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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7716792 / 112쪽 / 112g / 13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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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책 속에서
[시]
<겨0울 승기천> _ 김민채
아파트 담을 끼고 플라타너스가 사열을 하고 있었는데요 아씨, 얼어붙은 골목에서 잠시 휘청했는데요(고백건대 자주 휘청합니다) 그 휘청이라는 거, 잘못 낚이면 평생을 볼모 잡힌다고요 오늘 아침, 때아닌 서리꽃이 만개했는데요 순식간에 겨울이 와버렸더라고요 바람이 나뭇가지를 휘어잡고 몇 시간째 잉잉거리는데요 승기천 따라 핀 상고대도 그 소리에 바짝 귀 세우고 더 무거운 쪽으로 기울었는데요 플라타너스 잎사귀가 바스락 허공을 흔들어 놓지 뭐예요 상고대 사이를 누비던 청둥오리 한 쌍 물을 박차고 날아오르는데요 아씨, 그때 물을 깨우고 말았는데요 슬몃 보았을까요 강의 눈, 강도 가끔은 운다고 누가 말했는데요 강이 쩡쩡 소리 내는 날 숨죽여 그 소리 듣다 보면 어느새, 길어 올린 물 한 바가지 그게 목구멍까지 차올라 찔끔찔끔 닦아 내야 한다는데요
<우연한 꽃길> _ 문향연
아파트 흰 담장에 빨간 장미 넝쿨
이슬비 흩뿌려진 꽃길에
분홍 셔츠 입은 사람
작은 몸집으로 천천히 걸어왔어요
절룩거리며 무거운 가방을 들고
좁은 길에서 마주쳐
얼른 차도로 내려 길을 양보하는
당신은, 꽃길을 걷는 노숙인?
낡고 얼룩진 차림에 하루치 우주가 담긴 듯하여
5월의 유목민일까
소인국 방랑자일까
붉은 장미꽃잎 떨어져 주단을 깔아
우연한 꽃길의 공상 꾸러미
풀어보려다
허공에 발끝 삐끗했어요
<벼랑> _ 최종월
당신이 다 읽지 못하고 덮어둔 바다가 벼랑의 무릎을 밤새 두들기네요 무릎은 늘 욱신거려요 바다는 결코 잠들지 않으니까요 벼랑 위 샛길에서 우리 마주친 적 있지요 서로 눈길을 바라볼 수는 없었어요 길이 좁고 해안의 벼랑은 높았으니까요 서로의 발소리만 기억하지요 다 읽었나요? 나는 오늘도 우리가 읽던 그 바다를 다 읽지 못하고 덮었어요 당신이 기르는 어둠에서 뽀얀 발가락이 쏘옥 나오고 있나요? 어둠에서 싹이 트면 눈부실까요? 눈이 아려 수액 같은 물이 흐를 거예요 물이 흐르는 곳으로 발가락이 뻗네요 당신이 기르는 어둠을 보러 갈게요 바다를 다시 펼쳐 읽을 거예요
05\t여는 글\t임경순
연백의 바람소리
15\t함동선
봄은 동사다 | 가을 편지 | 오늘 | 인연설 | 유둣날 뻐꾸기 울음은 | 밤섬의 숲 2 | 간이역 3
혜화시동인
29\t김민채
나를 생각한다는 사람들은 한마디씩 한다 | 겨울 승기천 | 찔레꽃가뭄 | 불면증 | 요이 땡 | 을왕리 | 십리포
41\t문향연
귀뚜라미를 죽였어요│모자를 눌러 써요│우연한 꽃길│열대야│가을 산국│아득한 입장입니다│당신 토할 거 같아요
51\t윤혜정
금오도│번개│그녀의 파라솔│둑방을 걷다│바다로 출근하는 여자│세발자전거│공사 중
59\t최종월
국자 생각│초대받은 날│어머니의 골목│석공│파르마콘│밥알의 우화│벼랑
73\t이연분
폭설│잊어버리고 산다는 건│속달 우편│겨울행│사랑, 그 그리움의 나무│붉은 문장│연
85\t이병화
하우스 하우스│구두 오른쪽 뒤축이 갸우뚱한 이유│마트에 가지 않을 이유│거리 두기│꽃무덤│깍두기│진달래꽃
95\t임경순
시계가 날 때리기 시작해요│책식주의│실로넨│돌탑│소리의 체온│, ......│소리 그리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