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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6463601 / 508쪽 / 715g / 148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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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87년을 전후해 한국사회의 성격을 분석하고 변혁의 방향과 주체를 설정하려는 논의가 분출하면서 민족문학론을 둘러싼 논의도 격화되었다. 제1부는 이 시기 민족문학운동의 쟁점을 검토하고 작품분석과 함께 이념을 정립하는 글들이다. 「민중·민족문학의 새 단계」(1985)는 80년 광주항쟁 이후 5년, 민중역량의 성장과 함께 민족문학이 새로운 단계에 이른 것이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 문학적 성과만 아니라 사회과학의 민중 논의와 국내경제적·대외적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민족문학이 그 직전에 와 있지만 아직 새 단계에 올라서지 못했다고 진단한다. 새 단계로의 비약은 ‘각성된 노동자의 눈으로 오늘의 현실을 보는 참다운 민중·민족문학의 작품들이 얼마나 나오느냐’에 달려 있으며, 이는 구체적 의식을 새로운 형식으로 나타내는 작품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노동문학의 빛나는 성취로 각광받던 박노해 시집 『노동의 새벽』에 대해 “만만찮은 새로움의 문턱까지”(47면) 와 있다는 평가도 이런 인식에서 비롯한다. 한국문학이 새로운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는 인식은 6월항쟁 이후에 이루어진다. 「통일운동과 문학」(1988)은 고은의 『만인보』 황석영의 『무기의 그늘』 등 기성 작가들의 작품과 함께 정도상·방현석·김한수 등 새로운 작가세대의 성장에서 새 단계 진입의 신호를 읽어내는 한편, 김석범·이회성·김달수·김학철 등 재일·연변 작가들의 작품, 『민중의 바다』 『꽃파는 처녀』 등 북한 출판물을 포함해 넓어진 민족문학의 지평을 살펴본다. 이는 ‘새 단계’ 이후, 6월항쟁 이후 운동의 관점을 세우는 작업과 연결된다. 저자는 계급모순과 민족모순이 복합된 분단체제의 특수성을 과학적으로 인식하고 민족해방을 지상과제로 삼거나 계급모순을 선결과제로 제시하는 관점을 지양할 것을 요청하는데, 이런 시각은 80년대 더욱 격화된 논의의 장에서 소시민적 관점으로 공격받았다. 「지혜의 시대를 위하여」(1990)와 「민족문학론과 분단문제」(1987, ‘덧글’ 1990)는 김명인·조정환 등을 비롯한 이런 비판들의 관념성을 지적하고 89년 이래 현실사회주의권의 격변을 주시하면서 분단사회의 민중이 발휘할 더욱 큰 힘과 지혜에 기대를 건다. 이때의 지혜는 과학과 결합된 지혜, 전인류의 삶을 슬기롭게 이끌 “실력의 지혜”이다. 제3세계 민중·민족문학의 관점에서 서양문학을 어떻게 이해하고 연구할 것인가는 저자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온 또 하나의 주제다. 제2부는 이 주제로 외국문학 연구자, 문학 독자 등 다양한 청중을 대상으로 행한 강연과 토론의 기록이다. 「민족문학과 외국문학 연구」 「외국문학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는 우선 독자와 연구자 모두에게 세계문학\u003d서구 열강의 문학이라는 생각을 넘어설 필요를 일깨운다. 이런 생각은 제국주의적 문화침략의 일환으로 수용된 서양문학 고전을 지금 우리의 현실과 연관시켜 읽는 주체적인 읽기로 이어지며, 서양문학 내부에서 가려져온 민중적·제3세계적 유산을 발굴, 재조명하고 공유하는 적극적인 노력을 요청하는 데까지 나아간다. 식민지 경영에 적합한 작품을 선별, 보급하는 제국주의의 전략을 시기별로 개관하고 신식민지 시대의 문화논리로서 포스트모더니즘의 허구성을 논한 것이 「신식민지 시대와 서양문학 읽기」이다. 시대에 걸맞은 지혜로운 서양문학 읽기를 주문하는 한편 미국 민중에게 포스트모더니즘의 무국적성을 극복하고 진정으로 세계적인 문화를 창조할 임무가 있음을 밝히는 대목에서 참된 국제주의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제3부 작품론·작가론에는 문학현장에 밀착해 비평활동을 해온 저자의 날카로운 분석이 돋보이는 실제비평을 담았다. 「80년대 소설의 분단극복의식」에서는 80년대 분단을 소재로 한 문학이 유행처럼 되어버린 가운데서도 정작 분단극복의식이 제대로 형상화된 작품이 드문 점을 지적하며 이런 관점에서 송기숙 소설집 『개는 왜 짖는가』의 성과를 분석한다. 「살아 있는 김수영」 「살아 있는 신동엽」은 두 시인의 20주기를 맞아 간행한 시선집 발문과 기념강연문으로, 민족문학의 관점에서 두 시인의 시세계를 전체적으로 고찰한다. 특히 「살아 있는 김수영」은 모더니스트·자유주의자로만 알려진 김수영 시를 재해석하며 김수영식 민중의식을 짚어냄으로써 시대를 거듭해 읽히는 글이다. 『만인보』 1권과 9권 출간에 붙인 발문과 서평, 독특한 형식의 서사시 『푸른 겨울』의 발문 등이 함께 묶였다. 민족문화운동의 실천적 관심사와 진리 탐구를 연결하고 민족문학 논의의 과학성과 실천력을 더하는 작업이 제4부에 묶인 글들이다. 「학문의 과학성과 민족적 실천」은 민족문학·문화운동은 당대 최고의 세계관을 지향하고 진리에 대한 최상의 관심을 실현하는 것이어야 하며, 따라서 민족운동의 실천적 요구에 직결된 학문적 논의는 과학적 인식의 원동력임을 밝힌다. 예술작품의 고유성을 절대시하거나 부정하는 태도에 맞서 맑스주의의 고전적 도식인 ‘토대-상부구조론’을 재조명하고, 작품이 구현하는 진리와 과학의 진리 간의 관계를 고찰한 것이 「작품·실천·진리」다. 마지막 글 「언어학적 모형과 문학비평」은 프레드릭 제임슨의 『언어의 감옥』에 담긴 구조주의 언어학 모형 비판을 비판적으로 소개한다. 구조주의·탈구조주의의 텍스트 분석의 성과를 맑스주의 해석학으로 수렴, 지양하려는 제임슨의 노력을 평가하는 한편, ‘민중적 창조성의 산물이자 그 담보로서의 언어’라는 인식이 뚜렷하지 못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30여년의 시차를 두고 이 평문들을 다시 읽는 것은 치열했던 지난 시간을 정리하는 일만이 아니고 역사의 긴 흐름 속에 있는 오늘의 현실과 우리 문학의 현단계를 성찰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분분한 논쟁 속에서도 복합적 현실에 대한 복합적 인식을 견지하며 과학적 인식과 실천의 근원을 밝히는 이 글들의 문제의식이 여전하다. 지금 다시 읽어도 유효한 이 치열한 질문들은 새로운 독자에게 가닿아 우리 문학의 중요한 길잡이로 길이 남을 것이다.
개정판을 내면서
초판 머리말
제1부
민중·민족문학의 새 단계
민족문학의 민중성과 예술성
오늘의 민족문학과 민족운동
한국의 민중문학과 민족문학에 관하여
통일운동과 문학
지혜의 시대를 위하여
민족문학론과 분단문제
제2부
민족문학과 외국문학 연구
외국문학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신식민지 시대와 서양문학 읽기
영미문학 연구와 이데올로기
제3부
80년대 소설의 분단극복의식: 송기숙 소설집 『개는 왜 짖는가』를 중심으로
『만인보』에 관하여
살아 있는 김수영
살아 있는 신동엽
서사시 『푸른 겨울』의 성취
제4부
학문의 과학성과 민족적 실천: ‘인문과학’의 문제와 관련하여
작품·실천·진리: 민족문학론의 과학성과 실천력을 높이기 위해
언어학적 모형과 문학비평: 『언어의 감옥』에 대한 비판적 소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