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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덕수 포스터북 나는 이렇게 쓰였다

리덕수 저 | 알마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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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9923494 / 196쪽 / 529g / 170 x 3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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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책속에서> “리덕수의 작품들은 “나는 이렇게 쓰였다”와 “나는 이렇게 썼다” 사이에 놓여 있다. ‘쓰였다’의 수동이 ‘썼다’의 능동으로 변하도록 만드는 일, 이것이 이 책에서 시도된 ‘고쳐 그리기’의 핵심을 보여준다. ‘쓰인’ 작품에서 행하는 주체는 북한의 지배 권력이고, 화가는 단지 권력에 복무하는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그 언어는 수령의 옹위와 체제의 수호와 동원의 명령과 적대의 표현으로 가득하다. 북한에서 나온 떠돌이 예술가 리덕수는 그 언어를 ‘쓰다’를 통해 하나씩 혁신해 간다.” P.13 “정치의 구호가 개인의 삶을 완전히 압도하는 현실일지라도, 권력의 거대서사만으로 한 개인의 언어를 모두 채우는 것은 불가능하다. 삶에는 “꽃에 이르는 길”이 숨어 있고, 하늘에는 “빛나는 하나의 태양”이 있고, 잘 익은 “열매가 주렁”진다. 권력의 언어에서 꽃은 혁명의 꽃이고 태양은 수령의 얼굴이며 열매는 생산 목표의 달성이지만, 개인의 언어에서 꽃과 태양과 열매는 좋은 삶과 작은 행복의 상징일 뿐이다. 삶의 기쁨을 만드는 건강한 노동, 하루치 보람을 충전한 몸이 안식할 훌륭한 살림집, 정성스레 잘 꾸민 마을 등을 누리려는 마음을 모조리 정치에 동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국가 단위에선 권력이 강하지만, 개인 단위에선 일상이 강하다. 일상은 투쟁을 안온으로, 위기를 희망으로, 스펙터클을 루틴으로 바꾼다. 이 마음이 남북 화해와 통일의 갈망을 불러일으킨다. “경의선 철길 따라 세계로” “직통선, 최고의 통화 품질로 잘 들리는가”. 우리한테는 “좌우합작 시대의 새건축물”이 필요하다. ‘쓰였다’의 언어는 적대이나 ‘썼다’의 언어는 평화다.” P.14 “실향 2세대 리덕수의 작업을 통해 북한의 선전화는 남한의 아방가르드 미학과 결합한다. 그림들의 강렬한 선동성은 여전히 북한 미술의 특징을 담고 있으나 색감, 구성, 표현 등에서 더 이상 북한 미술일 수 없고, 남한의 아방가르드 미술 문법은 작품의 현대성을 담보하나 구성, 조형, 구호 등에서 더 이상 남한 미술일 수 없다. 남북한 양쪽의 미술 언어들이 조각나고 분열해서 합쳐져서 리믹스remix 된다. 그러나 언어가 뒤섞여 “부유하고 문화적인 성과를 낳”는 곳에서 새로운 전위가 나타난다. 원본을 반복하고 재현하면서 이를 비틀고 덧붙이고 재배열해 원본과 새로운 양식을 창조하는 ‘밈 아트meme art’는 이 시대의 한 첨단이다. 리덕수는 리믹스 되기 어려운 표현문법으로 이루어진 북한 선전화를 남한의 시각언어로 재현하고, 그 선동 구호의 자리에 남한 인민생활의 비참과 고통과 희망을 끼워 넣음으로써 현대적 밈을 창조해낸다. 멋진 예술가가 있다면, 작품은 전혀 다른 토양에서 뿌리를 내리고 열매를 주렁지게 맺을 수 있다. 아마도 우리는 이 책에서 그런 작품과 만난 듯하다.” P.15 “‘약전略傳’은 한 사람의 생애에 대한 대략의 기록이라는 뜻이고, 그렇다면 그 사람의 생년월일이나 유년시절의 성장기 같은 걸 엉성하게나마 조사해서 기록해야 할 텐데, 그런 건 모른다. 아마 앞으로 알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건 많은 우연이 도와줘야 할 일이다. 일단 쓴다. 기억력이 쇠퇴하고 있어서 그나마의 기억조차 나날이 흐려지고 있고, 또 이 기억과 저 기억이 마구 뒤섞이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그 사내를 처음 만난 건 네덜란드의 항구도시 로테르담에서였다. 2002년이었다. 꽤 오래전 일인데도 연도를 정확하게 기억하는 건 그해에 한일 월드컵이 있었기 때문이다. 너무 먼 도시, 어중간하게 오래전 이야기라 감이 안 잡힐 것 같으니 배경설명을 좀 해두는 게 좋겠다.” P.141 ““사실 여기 온 건 고흐의 그림도 그림이지만, 삼층 컴퓨터실에 있다는 공부 프로그램을 보고 싶었던 게 주요 목적입니다. 고흐가 채택한 구도, 사용한 물감, 그 색깔들에 대해서까지 컴퓨터로 일일이 파헤쳐놓았다는 걸 듣고 그걸 어떻게 했는지 꼭 보고 싶었단 말입니다.” 그래서 사내는 다시 한 번 손을 씻은 뒤 컴퓨터 앞에 앉아 그 ‘공부 프로그램’ 을 찬찬히 살펴봤고, 그걸 마친 뒤에야, 뮤지엄을 떠나기 전에 본격적인 비린내 제거작업에 들어갔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사내는 그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과 자신의 감상, 문제점, 대안에 대해 설명을 이어갔다. 사내의 말에 따르자면, 그 프로그램이 좋긴 하지만 그림의 색상을 직접 보여주면서 언어로 설명을 하기 때문에 컴퓨터 앞에 앉아 그 그림을 보고 있는 게 아니면 사실은 제대로 배우기가 어렵고, 그림을 보고 있는 동안에도 모호하다는 문제가 있었다. 그가 제시한 해 결방법은 이런 것이었다. “예를 들면, 이건 그냥 예인데요, 판톤 칼라 시스템이라는 게 있습니다. 색상을 수치화시켜놓은 거예요. 이걸 장사하는 사람들이나 인쇄하는 사람들은 이미 다 쓰고 있는데, 아예 그림교육에도 활용하자는 겁니다. 이게 숙달되면 색을 숫자로 다 표현할 수도 있어요. 예를 들어서, 지금 이 실내공간은 대략 5104C, 3920 C, 2311C, 0647 C 로 구성돼 있단 말입니다.” P.153 ““이 선생은 ‘필로우 북’이라는 게 뭔지 아시오?” “글쎄요, 전 그 영화를 대충 보다 말아서… 가까이 두고 읽는 책 그런 거 아닌가요?” “아, 남조선 지식인들은 왜 이렇게 무식한 거요?” 리덕수가 킬킬거리면서 말했다. “필로우 북이란 말이요, 일본에서 ‘마쿠라 노 소시’라고 하는 겁니다. 일기 같은 걸 말하는 건데, 근데 왜 굳이 필로우 북이라고 해야 하느냐,” 리덕수는 담뱃갑을 모로 세우더니 그 위로 볼펜을 비스듬하게 얹어놓고는 말을 이었다. “일본에서 옛날에 베개라는 건 이렇게 나무로 높게 만들었단 말입니다. 베고 눕기도 했지만 비스듬히 베면서 기대는 물건이었는데, 그게 한쪽에 이렇게 서랍이 달려 있었단 말이요.” 리덕수는 담뱃갑을 열고 담배를 한 대 꺼냈다. “그리고 그 안에 이 일기장 같은 걸 늘 넣어두고 생각날 때마다 꺼내서 쓰고, 전에 써놓은 걸 다시 읽어보고, 그랬던 거란 말입니다. 그 영화에서 출판사 하는 왜놈 영감탱이가 사람 껍질로 만든 책을 넣어뒀던 것처럼 말이요.” 리덕수는 담배를 내게 건네더니 자기도 하나 꺼내 물었다. P.156 “리덕수의 포스터는 북한 선전화에서 흔히 볼 수 있듯 진지하거나 무겁거나 교훈적이거나 교조적이지 않다. 오히려 북한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핑크나 블루 계열의 솜사탕 같은 컬러는 달달하다. 그래픽 아트 영역에서 보면, 리덕수의 포스터들은 니콜라스 보너Nicholas Bonner가 2017년 런던 파이돈 출판사에서 출간한 《Made in North Korea: Graphics from Everyday Life in the DPRK》의 이미지를 연상시킨다. 영국 출신인 보너는 1993년부터 베이징을 기반으로 10년 동안 관광객으로 북한을 방문하면서 호텔에서 받은 팸플릿이나 비누 케이스 등 북한의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물건들의 포장지나 디자인 상품들을 개인적으로 수집해왔다. 리덕수의 작품들은 보너의 수집 자료에서 볼 수 있는 북한의 시각문화나 그래픽 장치 등과 유사한 형식을 보여주지만, 남북한 어디서든 가독성 있는 문구를 통해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갈라진다. 리덕수의 포스터에서는 내셔널리즘은 막을 내리고 공적 언어 이면에 숨겨진 개인의 목소리나 열망, 그리고 틈새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P.189~190

저자 소개

  • 저자 : 리덕수
저자 : 리덕수
냉전의 무대, 분단의 희생자, 실향 2세대로 남북한의 공존을 상상하며 활동 중이다. 북한의 선전화를 편집 재구성해 남한 출판 미술에 뒤섞어 펼쳐내는 좌우합작 미술 전시를 한다. 2021 DMZ Art & Peace Platform(uni마루_파주), 상어, 새로이 일주하다(세화미술관_서울)등의 전시를 했다.

저자 : 장은수
읽기 중독자. 출판평론가. 서울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으며, 민음사에서 오랫동안 책을 만들고,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현재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로 주로 읽기와 쓰기, 출판과 미디어 등에 대한 생각의 도구들을 개발하는 일을 한다. 저서로《출판의 미래》《같이 읽고 함께 살다》 등이 있으며,《기억 전달자》《고릴라》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저자 : 고영범
평안북도 출신의 실향민 부모님 밑에서 1962년 서울에서 나고 자랐다. 한국에서 다닌 대학에서는 신학을, 미국에서 다닌 대학원에서는 다큐멘터리 제작을 공부했다. 대학원을 마친 뒤 십수 년 동안은 이런저런 방송용 다큐멘터리와 광고, 단편영화를 만드는 한편으로 영화와 광고 등의 편집자로 일했고, 그 후로는 번역과 글쓰기를 주로 하고 있다. 번역으로는 단행본《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1, 2》《레이먼드 카버: 어느 작가의 생》《불안》《별빛이 떠난 거리》《나는 다시는 세상을 보지 못할 것이다》를 비롯해 희곡 <스웨트> <오슬로> <예술하는 습관> 등이 있고, 쓴 것으로는 단행본 《레이먼드 카버》와 희곡 <태수는 왜?> <이인실> <방문> <에어콘 없는 방> <서교동에서 죽다> 등이 있다. 첫 장편소설《서교동에서 죽다》가 곧 출간될 예정이다. 현재 미국에 살면서 집안의 실향민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저자 : 서윤후
2009년《현대시》로 등단했다. 시집《어느 누구의 모든 동생》《휴가저택》《소소소 小小小》《무한한 밤 홀로 미러볼 켜네》와 산문집《방과 후 지구》《햇빛세입자》《그만두길 잘한 것들의 목록》이 있다. 제19회 ‘박인환문학상’을 수상했다.

저자 : 정연심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예술학과 교수. 미국 뉴욕대학교의 인스티튜트 오브 파인 아트(IFA, Institute of Fine Arts)에서 미술사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뉴욕주립대학교(FIT, 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 조교수와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에서 개최된 <백남준 회고전>의 리서처를 역임했다. 2018-2019 미국 뉴욕대학교 풀브라이트 펠로우(Fulbright Fellow)로 선정되었으며, 2018년에 광주비엔날레 <상상된 경계들Imagined Borders>의 큐레이터로 참여했다. 지은 책으로《현대공간과 설치미술》이 있으며,《Collision, Innovation and Interaction: Korean Art from 1953》《비평가, 이일 앤솔로지》《Lee Bul Dissident Bodies》등을 공저(편)했다.

목차

서문 북한 선전화와 남한의 아방가르드가 만나다 / 장은수 ..7

포스터
북한포스터 나는 이렇게 썼다 ..21
지금 여기 꽃에 이르는 길 ..23
멋진 신세계를 열어 나가자! ..25
조국강토를 아름답고 살기좋은 락원으로 ..27
6시 내고향을 록음방초 우거지게 ..29
시기를 노치지말고 씨를 뿌리자! ..31
열매는 온 나라에 주렁졌다! ..33
최고의 선물 빨리받아 들이자 ..35
빛나는 하나의 태양 ..37
내 삶이 닻을 내린 곳 ..39
일심단결하여 취업을 끝까지 완성하자 ..41
공장 안팎을 알뜰히 가꾸자! ..43
오늘 더 많이 생산하였는가 ..45
납기는 생명 품질은 자존심 ..47
품질은 타협이 없다 생산성 향상 극대화 ..49
질좋은 제품이 폭포처럼 쏟아지게 하자! ..51
왠지모를 고품질 ..53
위대한 대장정 외화벌이운동 ..55
영광스러운 수출을 늘이자 ..57
4차 기술혁명운동을 더욱 힘있게 벌리자! ..59
철저히 일하며 배우자 ..61
지피지우기 백전백승 ..63
성심성의로 다시 한번 비약을 일으키자 ..65
로보물자는 근로자의 높은 열의와 로력 ..67
불금로동은 궁국의 애국로동이다 모두다 불금로동에로! ..69
택배수송을 용감 민첩히 하자 고객은 분초를 다투어 기다린다 ..71
감격과 기쁨을 자아내는 임금인상과 물가인하 ..73
잘 살며 일하고 있는가 ..75
원두를 단호히 분쇄하자 ..77
새시대건설의 돌파구를 힘있게 열어제끼자! ..79
좌우합작 시대의 새건축물을 창조하자 ..81
우리들에게 훌륭한 살림집을 더 많이! ..83
한푼두푼모아 저금한 돈 돼지사고 집 샀네! ..85
대출계획을 어김없이 수행하자 ..87
우리나라 곳곳에 휴양소를 더 많이 건설하자 ..89
최고의 통화품질로 잘 들리는가 직통선 ..91
경의선 철길따라 세계로 ..93
청년들이여 앞장서서 세기적 기적을 창조하자 ..95
믿음직한 청년 보람찬 청년이 되자 ..97
창의 륭복합 혁신 심장으로 받들자 ..99
극력의 로력적성과 ..101
잠간만 자력갱생은 우리의 정신 ..103
도래할 공동체 우리 민족은 하나이다 ..105
우수한 일당 백의민족 ..107
녀성들은 훌륭한 일’군 ..109
착취없고 압박없는 우리의 사회제도 ..111
민족면역의날 슬기로운 대중생활 ..113
민족해장의날 내몸을 잘 보호관리하자 ..115
내일의 행복을 불길높여 더욱 꽃피워나가자! ..117
친형제와 같이 사랑하고 원호하자 ..119
좌우를 막론하고 뜻깊은 만남 모두찬성 ..121
유쾌한 공동체의 창조적 로력은 내일을 개조한다! ..123
명랑한 생활의 창조는 정연한 마음에서 ..125
문화 생활은 나의 힘 ..127
녀성들은 훌륭한 춤’군 ..129
위대한 예술의 탄생을 열렬히 환영합니다 ..131
영구 불멸의 친선으로 새로운 전환을 일으키자 ..133
개선문 축원의 꽃물결 ..135
부유하고 문화적인 성과가있으라! ..137
나를 아껴쓰자요! ..139
나는 이렇게 쓰였다 ..141

소설 / 고영범
필로우 북_리덕수 약전 ..143

시 / 서윤후
반영원 ..177
시 실안개 때로는 죽여주는 것 ..180
시 오렌지 산책과 레몬 비 ..182
시 밤그늘 속에 앉아 있으면 나는 무엇으로 보이나요 ..184시
나는 이렇게 쓰였다 ..186

비평 / 정연심
우리는 그 안에서 새로운 상상을 꿈꾼다 ..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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