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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가난 : 새로운 빈곤, 오래된 과제 (개정판)

김수현외공저 저 | 한울아카데미 | 2022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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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46081581 / 320쪽 / 448g / 152 x 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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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책 속으로 빈곤은 추상적인 개념이며, 사회적인 합의를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빈곤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때는 보통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되지 않은 상태를 나타내는 어떤 기준선을 정하여 빈곤 여부를 판단한다. 그 기준선이 바로 빈곤선이다. _ 24쪽 사회복지가 발달한 선진국에서는 보통 본인이 거주하는 주택은 빈곤 여부를 판단하는 범주에서 배제한다. 직접 살고 있는 주택은 아무리 비쌀지라도 임대를 주지 않는 한 거기서 필요한 소득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단지 주택이 있다면 주거비가 덜 들기 때문에 주거비를 지원해주는 제도의 대상에서 제외할 뿐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살고 있는 주택도 빈곤 여부를 판단하는 데 중요하게 고려한다. 그 결과 소득이 전혀 없는데도 별로 비싸지 않은 주택 한 채를 소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생계급여를 받지 못하는 노인들이 생겨난다. _ 36쪽 이웃의 빈곤을 그냥 내버려둘 수 없는 이유가 ‘억제할 수 없는 동정심’이나 종교적 실천 또는 천부적 인권에 대한 믿음에서 출발했다 하더라도, 이것만으로 각 사회의 빈곤 대책을 설명할 수는 없다. 동정심은 대개 빨리 사라진다. 우리가 사회제도로서 빈곤 대책을 세우는 데에는 동정심이나 문명국가의 부끄러움 이상의 구조적 이유가 있다. 즉, 극심한 빈곤이나 빈부 격차는 사회의 질서와 안정을 해칠 수 있고, 나아가 국가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지속적이고 제도화된 빈곤 대책은 동정심을 넘어 사회를 건강하고 안전하게 유지하려는 ‘이기심’이 작용한 결과인 것이다. 그만큼 빈곤에는 사회 전체가 문제 삼아야 하는 무엇인가가 있다. _ 50쪽 가난은 개인의 불행이나 사회의 생산성 훼손뿐 아니라 민주주의의 위기를 부른다. 가난과 절망에 빠진 사람들은 자신의 정치적 권리 행사에 무관심해지거나 적절한 판단력을 잃기 쉽다. 생존 문제 해결에 급급한 상황에서 시민으로서의 의무와 권리는 먼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미국에서 흑인의 투표 참여율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후보로 나왔던 지난번 선거는 예외이지만) 백인보다 10~15% 정도 낮고, 비슷한 정도로 히스패닉계가 흑인보다 낮다. 글자를 읽을 수 없는 문맹과 마찬가지로 정치적 문맹이 많은 것이다. 특히 최근 선진국의 빈곤 현상은 불법체류, 이민 등과 같이 시민권 부재 문제와 연결된 경우가 많다. 따라서 빈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야말로 정당한 시민권을 부여하는 일이라고 볼 수 있다. _ 54~55쪽 빈곤 문제에 대한 관점은 개인과 구조의 양단을 사이에 두고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다. 어떤 부분에서는 개인의 문제, 또 어떤 부분에서는 구조의 문제가 더 설득력 있게 다가오기도 한다. 그러나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든 빈곤을 개인의 일로만 내버려둘 수 없다. 동정심 때문이든, 생산성 유지를 위한 이기적 심산에서든, 아니면 평등주의로의 체제 개혁을 지향하기 때문이든, 국가와 사회는 빈곤 문제에 개입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경제의 변동성이 심화되고 누구라도 빈곤의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에 놓이면서, 빈곤은 이제 모두의 문제가 되었다. 외환위기 이후 급속히 상승한 빈곤율은 본인의 의지나 노력과 무관하게 수많은 사람들이 빈곤의 위험에 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결코 나와 무관한 일이 아닌 것이다. _ 58쪽 서구의 경험에서 보듯이 노인 빈곤의 거의 유일한 해결책은 국가의 사회복지제도다. 이제 우리도 노인 빈곤을 해결하기 위해 국가가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예컨대 캐나다처럼 모든 노인에게 최저생활이 가능한 정도의 기초연금을 제공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은 우리나라의 급속한 고령화 속도를 고려했을 때 국가의 재정 부담과 국민의 조세 부담을 증대시킬 수밖에 없다. 이러한 방법이 당장 어렵다면 적어도 빈곤한 노인의 최저생활만큼은 국가가 보장해야 한다. 무엇보다 현재 빈곤한 노인 중에는 자녀가 있거나 살고 있는 집 또는 자동차가 있어 국민기초생활보장급여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80%에 이른다. 이러한 노인의 최저생활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부양의무자 기준에서 부양 능력이 있다고 판정하는 기준을 대폭 상향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_ 103쪽 1970년대 이전 출생한 세대 중에는 특히 절대 빈곤의 결손가정에서 성장해 10대 초반에 사회로 진출한 사람이 많아 한계계층이 누적되어 있다. 단적인 예가 쪽방이나 여인숙, 고시원 등지에서 오랫동안 혼자 생활하는 사람들로, 그 숫자는 수만 명으로 추산된다. 절대 빈곤의 여진이 강하게 남아서 일종의 사회적 취약계층군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사회경제적 계기에 따라 노숙인이 급증하는 사태를 막을 수 없는 것이다. IMF 외환위기 이후 노숙인이 갑자기 늘어난 것은 바로 오랫동안 단신으로 생활해온 한계계층들이 거리로 내몰렸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노숙인 중 고령자가 많은 현실은 이들이 젊은 시절 노후를 대비할 여건이 안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우리나라의 높은 노인 빈곤율과 그것의 배경이 되는 연금 등 사회보장제도의 공백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_ 116~117쪽 우리의 사회안전망은 새로운 이웃인 결혼 이주 여성을 대상에서 배제한다. 빈곤한 사람들의 최저생활을 보장하는 대표적인 사회안전망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다. 그런데 결혼 이주 여성은 이 제도의 급여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있다. 이들이 혜택을 받으려면 한국 국적을 취득하거나 한국 국적의 자녀를 양육해야 한다. 하지만 결혼 이주 여성이 한국 국적을 취득하려면 체류 기간이 2년을 넘어야 한다. 한국 국적의 자녀를 양육하려면 출산을 해야 하는데, 출산은 생물학적으로 결혼 후 일정 기간이 지나야 가능하다. 이러한 이유로 아무리 빈곤해도 결혼 이주 여성은 일정 기간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에 따른 생계비를 지원받을 수 없다. _ 141쪽 빈곤 지역은 빈곤층이 사회에서 배제된 결과이면서, 빈곤을 영속화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빈곤층이 밀집한 지역은 물리적 환경만 나쁜 것이 아니다. 서구의 일부 연구에서는 빈곤층이 밀집한 지역에 독특한 하위문화가 형성된다고 보아왔다. 잦은 음주나 마약중독, 실업 지속, 복지 의존 같은 이른바 빈곤 문화가 만연해 있기 때문에, 오히려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세대에 걸쳐서 빈곤이 누적된다고 본다. 그러나 그 이유를 묻지 않는다면 사회적 희생자를 다시 비난하는 꼴이 되기 쉽다. 가난한 사람들은 빈곤한 생활 경험이 오랜 시간 누적되면서 삶에 대해 나름의 적응 기제를 갖는데, 이러한 적응 방식이 결국 앞에서 언급한 특성을 만들어낸다. 즉, 빈곤 문화가 빈곤의 원인이 되었다고 하기보다는 빈곤이 빈곤 문화의 원인인 셈이다. 이렇게 형성된 문화가 다음 세대에게 영향을 주는 것도 부정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들을 비난할 수는 없다. _ 182쪽 국내 노동시장의 노동유연성 증가 및 공장의 해외 이전에 따른 상시적 실업 위기와 고용 불안정은 자영업자의 증가로 이어진다. 고용 불안정과 재취업의 어려움으로 근로자들이 자영업을 선호하게 되는 것이다. 자본주의 발전 과정에서 임금 근로자가 증가하고 자영업자가 감소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다. 우리나라도 1980~1990년대 중반까지는 자영업자 비중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하지만 1997년 말 외환위기 이후 자영업자 수는 줄지 않고 전체 고용의 24% 내외로 정체 상태에 있다. 문제는 도소매업 및 서비스업 등 많은 자영업자들이 진출하는 분야도 대형화·전문화되어가고 있으며, 그에 따라 영세자영업의 성공 가능성이 매우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 결과 2003년 이후 영세자영업자들이 몰락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_ 199쪽 중요한 것은 현재 여성의 경제활동 상황이 ‘차별의 결과’인지 아닌지 하는 출발점 논의를 분명히 하는 것이다. 여성은 분명히 일과 가정이라는 이중의 질곡 속에 빠져 있고, 이것이 다양한 방식으로 여성에 대해 차별적 제약을 만들어내고 있다. 미국에서도 보이지 않는 ‘유리 천장’이 문제될 정도인데 우리는 오죽하겠는가. 그런데 이러한 차별의 시정은 ‘여성에게만 도움이 된다, 아니다’라는 식의 남녀 갈등만 조장하는 인터넷 토론 수준에 그쳐서는 안 된다. ‘남성은 군대, 여성은 출산’이라는 식의 ‘고통 자랑하기’ 이분법으로는 결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것이다. _ 226쪽 가족은 일할 수 없는 사람의 빈곤을 충실히 책임져왔는가? 2010년 현재 가족이나 친척으로부터 받은 사적 이전소득을 포함해 소득이 최저생계비보다 적은 사람은 전체 인구의 12.58%인데,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급여를 받은 사람은 4.47%다. 달리 말해, 전체 인구의 8.11%는 빈곤한데도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급여를 받지 못한 것이다. 이들 중 일부는 부양의무자가 있다는 이유로 급여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실제로, 빈곤하지만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급여를 받지 못하는 사람 중 25.7%가 부양 능력이 있는 부양의무자가 있기 때문에 급여를 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이는 결국 빈곤한 사람 중 상당수가 가족과 국가 모두로부터 부양을 받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_ 240쪽 한 사회에서 계층 이동의 정도는 그 사회가 얼마나 건강한지를 측정하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계층 이동의 가능성이 줄어들면 계층 간 갈등과 반목이 심화되고 사회적 불안이 커진다. ‘내 편’과 ‘네 편’이 분명하게 구분되고 계층 및 계급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한다. 결과적으로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는 한편, 공공정책에 대한 지지 기반도 약화될 수밖에 없다. 상층과 하층의 구분이 뚜렷해지면 언제나 ‘남’일 뿐인 빈곤층을 지원하기 위한 상층의 비용 부담 의사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빈곤 문제가 나의 일이 아닌 것이 된다. _ 249쪽 나라마다 빈곤 문제에 대응하는 수준이 다른 것은 바로 그 자체에 사회 전반의 모습이 투영되어 나타나기 때문이다. 시장소득을 기준으로 산출한 빈곤율과 조세 및 사회정책이 반영된 가처분소득을 기준으로 산출한 빈곤율의 차이가 큰 나라일수록, 즉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빈곤 문제를 해결하려는 나라일수록 빈곤 극복과 불평등 해소를 위한 사회적 합의 수준이 높다. 그리고 이러한 경우에 빈곤 극복과 예방을 사회정책의 영역에만 맡겨두지 않고 경제정책을 비롯한 제반 국가정책에 반영해 실시한다는 특징을 보인다. _ 280쪽

저자 소개

  • 저자 : 김수현외공저
저자 : 김수현
세종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에서 부동산정책, 주거복지 등을 가르치다가 현재는 잠시 휴직하고 서울연구원 원장을 맡고 있다. 서울대학교에서 주택정책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참여정부에서 사회정책비서관, 환경부 차관 등을 지내면서 현실 사회정책의 역할과 한계에 대해 고민했다. 주요 논저로 『위기의 부동산』(공저), 『주택정책의 원칙과 쟁점』, 「철거민이 본 철거」 등이 있다.

저자 : 이현주
현재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일하고 있다. 서울대학교에서 사회복지 분야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최근에는 차상위 빈곤층과 사회복지행정 전달체계에 관한 연구에 집중해왔다. 그동안의 빈곤 연구를 정리해 「우리나라 빈곤실태와 정책적 함의」라는 보고서로 발표했다. 빈곤 현장과 만나면서 일선의 사회정책이 더욱더 인간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더욱 강하게 갖게 되었다.

저자 : 손병돈
현재 평택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서울대학교에서 사회복지정책 분야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함께 잘 사는 사회와 이에 보탬이 되는 사회복지를 꿈꾸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빈곤과 사회복지정책이며, 한국 사회복지의 특성 및 발전 방향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주요 논저로 『사회복지정책론』, 『빈곤론』(공저) 등이 있다.

목차

1부 빈곤이란 무엇인가

1장 빈곤의 뜻과 쟁점

2장 빈곤이 왜 문제인가

3장 우리나라 빈곤의 현주소


2부 가난의 모습

4장 가난한 노인들

5장 거리의 빈곤: 노숙인

6장 새로 이웃이 된 사람들의 빈곤: 결혼 이주 여성, 탈북자 등

7장 가난을 더 힘들게 하는 주거 빈곤

8장 가난은 모인다


3부 왜 가난해지는가

9장 일을 해도 가난해지는 구조

10장 가난은 여성에게 더 쉽게 찾아온다

11장 일하기 어려운 사람은 더 쉽게 가난해진다

12장 대를 잇는 가난


4부 빈곤 넘어서기

13장 빈곤 극복의 꿈과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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