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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함메드 엘쿠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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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현
- 2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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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책 속으로 19세기 노동자들이 말하는 가장 보편적인 사실은 자신들에게 자유가 없다는 것이었다. 노동자이기 때문이기도 했고 노동자로서의 자유도 없었다. 그들은 고용주의 의지에 종속된 존재였다. 그가 누구든 고용주를 위해 강제로 일해야 했고, 일단 작업장에 들어가면 고용주가 행사하는 무소불위의 권력에 복종해야 했다. 이런 부자유(unfreedom)는 공화국의 시민이라면 온당히 누려야 할 자유를 원천적으로 침해받는 상태다. 진정한 시민이라면 예속이 없어야 하며 경제적 자립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 이런 주장을 펼친 노동공화주의자들은 자유에 대한 자신들만의 사유를 통해 임금노동 자체의 철폐를 주장하고 나섰다. 전성기를 구가하던 19세기 말, 이들이 내놓은 생각은 능동적이며 때로는 전투적이었던 수백만의 노동자들을 매료시켰다. 탄광과 철도산업, 구두 공장에서 사탕수수 농장에 이르기까지 이들은 노동공화주의의 지지자가 됐다. 19세기 최대의 노동자 정치조직인 노동기사단(the Knights of Labor)에 가입했고, 자유 쟁취라는 희망을 부여잡고 격렬한 저항을 벌여 나갔다. -5쪽. 노동공화주의는 (...) 제도정치가 아닌 노동/생활영역의 공화화를 전면에 제시해 [현대 공화주의가 놓치고 있는] 누락의 지점을 드러낸다. 거대한 담론이 아니라 ‘작고 구체적인(그러나 중요한)’ 삶의 측면을 직접 겨냥하며 갱신을 시도한다. 신자유주의에 대한 낡은 비판으로 자위하지 않는다. 일상 속 깊숙이 침투해 3생(생명·생존·생활)을 파괴하는 ‘식인 자본주의(cannibal capitalism)’의 사태(N. Fraser)를 직시하고 노동/생활의 지평에서 삶(생명)·경제(생존)·문화(생활)의 대안을 풍요롭게 모색한다. 공공선의 관점에서 비지배 자유, 협력과 연대, 시민적 덕성을 노동의 장에 구현함으로써 ‘공화적 생활세계’를 열어 낸다. 동시에 이 새로운 세계에 적합한 ‘사회적/윤리적 감각’을 창조함으로써 현대 공화주의의 갱신을 완성한다. (...) 이 책의 저자 고레비치는 이 비판적 사유의 기원을 노동기사단에서 찾는 데 일단은 성공한 것 같다. - 15쪽. 미국 노동 운동사의 한 장을 차지한 노동기사단은 노동의 장에 공화적 가치를 구현함으로써 개인적 해방과 사회적 공화를 꿈꿨다. 이론적 지도자였던 실비스(W. Sylvis)는 미국 혁명과 내전이 불완전한 정치혁명이라고 단언한다. 공화국이라는 정치 체제가 수립됐음에도 사회경제 체제는 임금노동제라는 새로운 형식의 노예제에 의해 지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비스는 공화 체제의 보편적 자유와 임금노동제의 종속노동은 불화할 수밖에 없거니와 종속노동을 폐지하기 위해서는 “자본주의 산업시스템에 공화주의 가치를 기입”해야 한다고 보았다. 불합리한 지배를 제거하고 노동자 스스로가 주체인 삶을 살아가는 존재로 거듭나는 것, 이것이 노동기사단의 궁극 목표다. - 16쪽. 이 목표[노동기사단이 구현하고자 제시한 목표]는 한 세기가 훨씬 지난 지금도 미완성이다. (...) 현대 자본주의의 작업장은 어떠한가. 작업장은 위험의 공간이다. 고용불안, 저임금, 과로사, 산업재해, 차별 등 노동자는 온갖 위험에 노출돼 있다. 노동조합이 잘 조직돼 있는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면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수단을 갖추고 있는 노동자는 드물다. 위험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태는, 종속적 임금노동 체제의 직접적 효과다. 임금노동 이외에는 다른 삶의 선택지가 제한된 상태에서 노동자는 계약노동이라는 ‘자발적’ 형식으로 위험의 공간에서 아슬아슬한 삶을 꾸려나갈 수밖에 없다. - 16쪽 공화주의를 재조명한 ??틴 스키너(Q. Skinner)는 “우리는 소극적 자유에 관한 두 개의 양립 불가능한 이론을 공화주의 전통으로부터 물려받은 셈이다.”라고 주장했다. 주류적인 사고인 자유주의는 자유를 ‘불간섭(non-interference)’으로만 파악한다. 반면, 공화주의는 자유를 ‘비지배(non-domination)’로 사고한다. 자유주의자는 타인이 실제로 우리의 선택에 간섭하는 경우만을 문제 삼는 반면, 공화주의자는 타인이 실제로 간섭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간섭이 이뤄질 ‘가능성’이 존재하는 조건까지를 넓게 고려한다. 타인의 의지에 좌우될 수밖에 없는 상황 자체야말로 부(不)자유의 핵심이라는 것이 공화주의 관점이다. - 48쪽 자유에 대한 이론으로써 공화주의가 갖는 비판적 유연성이 보편적으로 인정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화주의 이론가들 자신이 외려 그 역사적 계기 - 즉 공화주의는 이미 자신의 기원을 넘어 진화하고 있다는 사실 - 를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 영국의 지배와 통치에 저항해 자신들만의 고유한 공화적 자유 개념을 발전시킨 미국의 초기 공화주의자들은 과연 ‘예속과 굴종’에 대해 발본적인 질문을 제기했었는가? 아니면 이들 역시 아메리카 선주민과 노예들에 대해 사적인 지배를 허용하는, 자신만의 이익을 위한 자기통치 개념에만 관심을 기울였던 것은 아닌가? 혹시 식민지 미국의 이론가들은 타자의 자립 기회를 박탈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자립 기반을 강화하는, 자기들만의 독립을 추구했던 것은 아닌가? 이런 의심들 때문에 신공화주의는 어쩔 수 없이 불평등한 귀족정의 전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론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 50쪽. 고대 로마의 입법자들은 노예제를 폐지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아테네, 스파르타, 로마, 카르타고의 시민들은 자유를 갈망했지만, 그들이야말로 자기 노예들에게 가장 혹독한 법을 입안한 장본인이었다 - 볼테르. (...) 당시 고전 공화국에서 ‘자유를 가장 열망했던 사람’은 바로 노예 소유주들이었다. 그 후 반세기가 지나 프랑스 혁명을 거친 후, 뱅자맹 콩스탕(Benjamin Constant)은 같은 취지로 “만약 아테네에 노예가 없었다면 2만 명의 아테네 시민들이 매일 광장에 모여 토론하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라고 평했다. 이 평가는 비록 논쟁적이기는 하나 명백한 진실을 드러내거니와 공화주의 사상을 계승한 근대 이론가들이 해명해야 하는 문제임이 틀림없다. - 63쪽. 이 딜레마가 노예제와 자유의 패러독스다. 이 역설은 다음 두 가장의 논리적 모순에서 비롯된다. 첫 번째 가정은 공화적 자유는 자립을 가능하게 하는 사회적 조건으로 타인을 노예로 삼을 때만 비로소 자립이 가능하다는 전제다. 두 번째 가정은 인간존재는 평등하며, 따라서 법이 정하는 정치적 권리는 보편적이며 모두가 향유할 수 있는 가치여야 한다는 전제다. 특정 계급에만 자립을 허용하고 여타 계급을 특권층에 종속시키는 공화적 자유의 특권화는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보편주의와 논리적으로 모순된다. 그래서 역설이다. 이는 논리적 역설이자 윤리적 딜레마이기도 하다. - 65쪽. 신아테네(neo-Aristotelian) 공화주의자들은 “공화주의가 오랫동안 강조해 온 핵심은 시민권의 본질이 경제적 자립”이라고 주장한다. 경제적 자립은 시민적 덕성을 함양하고 정치적 참여를 위해 필요한 시간을 제공하는 필요조건이다. 이는 아리스토텔레스가 늘 강조한 바다. 그는 “자유시민은 반드시 ‘행정과 사법에 참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참여는 개개인이 훌륭한 시민으로서 역할하는 데 필요한 덕성 혹은 탁월함을 요구하거니와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를 ‘지배하고 지배받는 능력’으로 요약했다. - 72쪽. 로마의 자유인 ‘리베르타스’는 정치적 참여나 특정한 능력에 그리 큰 비중을 두지 않는 개념이다. 자유는 독립을 의미하지만, 그 독립성이 어떤 역량을 계발하거나 행사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여부는 관심사가 아니다. 로마식 자유는 아테네식 자유에 비해 훨씬 보편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 로마식 자유는 법적인 지위로서 자유를 의미하며 당시 확장하고 있었던 다민족 국가인 로마의 모든 구성원에게 허용된 것이었다. - 77쪽. 헤이튼은 정치 영역에서는 미국 혁명의 약속이 구현되고 있지만, 경제 영역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점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건국의 아버지들이 닦아 놓은, 보통선거권이라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이 중요한 가치가 바로 우리 독립의 토대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보통선거권 ‘안에서’ 우리는 진정한 자유와 누구에게나 부여되는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을 얻습니다. (...) 그러나 그 거대한 구조 ‘자체’는 ‘하나의 이상’일뿐 그 외에는 더 이상 아무 의미도 없다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도 말하지 않습니다. 우리 사회의 실체가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있습니까? 농장이나 채석장, 대장간, 공장을 한 번이라도 가본 사람이라면, 실제 우리 주위에서 벌어지는 일을 한 번이라도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가 ‘자유’와 ‘평등’이라는 신성한 목소리가 우리에게 실제로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 146쪽. “통치자나 정치가, 이론가들은 자본주의 산업시스템에 공화주의 원칙을 적용하는 것을 기피하고 있다. 공화주의의 근본 원칙이 무엇인지 잊었거나 거부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 228쪽. “협력은 고용주의 위협이나 지배, 모욕 따위에 어쩔 수 없이 굴복하게 만드는 궁핌에서 노동자를 자유롭게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소유권 자체가 아니라 통제권을 공유하는 협동조합 체제만이 작업장에 팽배한 고용주의 사적인 지배를 제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체제에 노동자는 자신의 집합적 권위에만 복종할 뿐이다. - 235쪽. ○추천사 필립 페팃(Philip Pettit)(프린스턴대학교 정치학과 교수, 호주국립대학 석좌교수) “이 책은 미국의 사회운동에 관한 논쟁적인 연구로, 공화적 자유 개념이 노동자의 지지를 바탕으로 발흥했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이 책을 통해 자유가 개방적 시장과 투명한 정부만을 지지하는 것이라는 전통적인 견해와 달리, 예속과 굴종에서 벗어난 고용과 노동조건을 위한 것임을 알게 된다. ‘기업 친화적인’ 정부가 대세인 시대에 꼭 읽어야 할 탁월한 비평이다.” 제이콥 리비(Jacob T. Levy)(맥길대학교 정치학과 교수) “알렉스 고레비치는 자유주의와 공화주의 사상의 관계에 대한 통념적 이해에 도전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점은 그가 ‘노동공화주의자’로 명명한 이들이 미국 자본주의와 임금노동에 대해 매력적이고 차별화된 비평을 수행했다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조명해냈다는 점이다. 이 책은 지적 흥미를 자극하는 매우 독창적인 작품이다.” 코리 로빈(Corey Robin)(브루클린대학교 정치학과 교수) “가끔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책이 나올 때가 있다. 그보다 더 드물게 우리의 사고방식을 변화시키고, 나아가 우리가 그동안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사실을 회의하게 만드는 책이 나오는데, 알렉스 고레비치가 바로 그런 책을 썼다.”
한국어판 저자 서문: 우리 시대의 노동은 자유로운가?
역자 서문: 노동공화주의를 읽는 하나의 방법
서론: 노예제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1장 노예제와 자유의 패러독스
노예제와 고대의 자유
딜레마에서 역설로: 노예제와 근대적 평등
자유노동의 내적 모순
2장 ‘자율계약과 독립적 노동자’: 방임적 공화주의의 전회
공화주의에서의 임금노동의 전사
자유노동의 위기
불간섭 자유의 공화적 기원에 대한 재검토
3장 ‘결핍이라는 칼’: 임금노동이 아닌 자유노동
농본주의적 공화주의
임금노동과 노동자 정당
노동가치설
“자산을 균등하게 배분하라”
4장 노동공화주의와 협력적 공화 체제
‘거짓 자유의 관념에서 벗어나기’ : 노동공화주의 총론
“자본주의 산업시스템에 공화주의 원칙을 기입하라”
노예제와 자유의 패러독스에 대한 재검토
5장 연대와 이기: 종속계급의 정치이론
시민적 덕성의 이론과 역사
시민적 덕성과 연대
시민적 덕성의 정치학 재검토
결론 아직도 멀기만 한 자유
참고문헌
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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