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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 추천사 >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의 대부분은 아마도 개인이 유전자와 환경의 상호 작용의 결과물이라는 불편할 만큼 애매한 명제를 받아들이게 되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인간의 모든 사고 과정을 담당하는 뇌의 생성 과정에 유전자가 어떻게 개입하는지에 대해서 대충이라도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바로 이 중요하고도 어려운 문제에 도전하는 것이 신경유전학이다. 비록 대학원생이지만, 저자 곽민준은 《아주 긴밀한 연결》에서 유전자의 기본적인 원리부터 유전자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정신질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일반인도 크게 힘들이지 않고 이해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한다. 뇌와 유전자에 관한 연구 결과물이 사회의 모든 분야에 파고드는 이 시대에 꼭 읽어야 할 필독서임이 분명하다.
★★★★★ 이대열(존스홉킨스대학교 신경과학과 석좌교수, 《지능의 탄생》 저자)
유전학은 어렵다. 오랜 시간에 걸쳐 수많은 연구자들이 달려들어 차곡차곡 쌓아 온 지식은 그렇게 쉽사리 이해할 수가 없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얘기다. 하지만 이해할 수 없다고 마냥 오해하도록 둘 순 없다. “관상은 과학”이라는 말이 유행하는 사회에서 과학적인 사고와 논리적인 대화를 기대하긴 어렵다. 그래서 어떤 학자들은 포기하지 않고 대중과의 벽을 허물기 위해 노력한다. 곽민준 작가 역시 포기하지 않는 학자 중 한 명이다. 그의 글을 따라 유전학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며 맥락을 살펴보자. 유전자에서 행동에 이르는 “아주 긴밀한 연결” 속 숨겨진 고리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 이원영(극지연구소 선임연구원, 《펭귄의 여름》 저자)
< 책 속으로>
신경세포 네트워크와 시냅스에 관한 연구는 신경유전질환 정복에 아주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뇌 네트워크를 이해하여 얻을 수 있는 통찰은 이뿐만이 아니다. 사실 뇌세포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살펴보는 것은 ‘나’의 정체성을 찾는 과정과도 아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_프롤로그: 유전자에서 행동까지, 29쪽
생명 시스템에서 하나의 유전자와 하나의 행동이 정확히 일대일로 대응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 하나의 유전자가 여러 행동에 영향을 주고, 하나의 행동이 여러 유전자의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단순히 어떤 유전자가 어떤 행동을 결정한다고 콕 집어 말하기는 어렵다. 행동의 유전적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유전자 하나, 행동 하나를 짝지어 그 연관성을 살피기보다는 여러 관련 유전자와 행동 특성 간의 연관성을 함께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
_2장 유전자의 내밀한 역사, 78~79쪽
생명과학 분야에도 암흑물질처럼 분명히 존재하기는 하지만 그 역할과 정체를 알지 못해 앞으로 연구할 거리가 무궁무진한 것이 한 가지 있다. 바로 DNA의 암흑물질이라 불리는 비암호화 DNA(non-coding DNA)다. 비암호화 DNA는 단백질을 만드는 설계도로 작용하는 염기 서열을 제외한 DNA의 나머지 부분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DNA 중 유전 부호가 아닌 부위를 부르는 말이다. 그럼 우리 몸에는 비암호화 DNA가 몇 퍼센트 정도나 있을까? 5퍼센트? 10퍼센트? 놀라지 마시라. 무려 98퍼센트가 비암호화 DNA다.
_3장 단순한 유전자가 그리는 복잡한 생명체, 89쪽
내가 나의 정의를 뇌에서 찾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다른 세포들과 달리 뇌의 신경세포(뉴런)는 사람이 태어날 때 만들어져 교체도 재생도 되지 않고 평생 쭉 유지된다. … (중략) … 뇌가 나를 정의한다고 생각하는 두 번째 이유는 평생 유지되는 뉴런들이 일생 조금씩 변화하면서 우리의 삶을 기록하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면, 다른 뉴런과 연결되는 시냅스가 조금씩 바뀌는데, 이 과정에서 우리의 모든 경험과 지식이 뇌 네트워크에 기록된다. 따라서 우리 뇌 속 연결은 살아오며 경험한 모든 흔적을 저장하게 된다.
_4장 뇌와 신경, 시작이 반이다, 123쪽
잘못된 유전자라는 것은 세상에 없다. 유전자 돌연변이의 사전적 정의는 전체 인구의 10퍼센트 미만이 가지는 흔하지 않은 유전자 염기다. 따라서 돌연변이를 가졌다는 것은 다수와 유전 정보가 조금 다르다는 것일 뿐 특별한 문제나 잘못이 있다는 뜻이 아니다. 어차피 개개인의 유전 정보는 모두 조금씩 다르지 않은가? 사실 우리는 모두 돌연변이다.
_6장 자폐, 질환 혹은 개성, 181쪽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의 정체성을 ‘기억’에서 찾는다. 내가 살아오면서 겪은 모든 경험과 그중 머릿속에 아직 남아 있는 기억이 ‘나’를 정의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내 뇌의 어딘가에 저장되어 있는 기억을 없애는 것이 가능하다면 반대로 기억의 저장소에 거짓 사건을 진짜 기억인 것처럼 주입할 수 있다면, 조작된 기억을 가지고 살아가는 ‘나’를 과연 진짜 ‘나’라고 말할 수 있을까? 너무 어려운 질문이다.
_7장 엔그램, 숨겨진 기억의 저장소, 201~202쪽
새들이 부르는 다양한 노래는 생물학적으로 상당히 흥미로운 행동이다. 사람과 비슷하게 발성 기관을 갖추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몇 안 되는 사례이기도 하다. 다른 동물들도 소리로 의사를 전달하지만, 새나 사람처럼 복잡하고 다양한 이야기는 하지 못한다. 따라서 새의 발성을 연구하면 인간의 의사소통을 생물학적 관점에서 이해하기 위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이는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질환을 이해하는 데도 활용될 수 있다.
_7장 노래 속의 신경과학, 263쪽
《이기적 유전자》를 읽고, 언어의 마술사 같은 도킨스의 그럴싸한 이야기에 혹해 유전자 결정론에 빠진 많은 이들은 사람의 모든 행동과 특성을 유전자만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위험한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중 일부는 유전학을 자신들의 인종차별, 성차별을 합리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했다. 잘못된 지식이 잘못된 도덕적 관념을 합리화하는 데 쓰이다니, 이래서는 100년 전 유대인을 학살한 우생학과 지금의 유전학이 전혀 다를 바가 없지 않은가?
_에필로그: 유전학과 우생학 그 사이 어딘가, 291쪽
프롤로그_유전자에서 행동까지 ···7
제1부 다윈에서 유전자 가위까지: 유전학의 역사
1장 모든 것의 시작 ···35
2장 유전자의 내밀한 역사 ···63
3장 단순한 유전자가 그리는 복잡한 생명체 ···88
제2부 뇌에서 나를 발견하다: 신경발생유전학
4장 뇌와 신경, 시작이 반이다 ···121
5장 나폴레옹도 앓았던 뇌전증 ···144
6장 자폐, 질환 혹은 개성 ···172
제3부 행동에서 인간을 마주하다: 신경행동유전학
7장 엔그램, 숨겨진 기억의 저장소 ···199
8장 시간의 유전학 ···227
9장 노래 속의 신경과학 ···260
에필로그_유전학과 우생학 그 사이 어딘가 ···282
참고문헌 ···3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