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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인이 기도할 때

고바야시 유카 저 | 소미미디어 | 2021년 10월

죄인이 기도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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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38404372 / 312쪽 / 406g / 135 x 1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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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책 속으로> 부조리한 상황에 쫓겨 자살할 마음을 먹은 사람이 있다면 ‘11월 6일 복수의 날’에 증오하는 상대를 매장해버리고 죽자! 이렇게 쓰고 나부터 앞장서는 것이다. 사람을 벌레처럼 취급했던 사람들은 그날이 올 때마다 벌벌 떨겠지. 지금까지 자신들이 경멸하고 궁지에 몰았던 상대가 보복하지는 않을까 두려워하며 전율하는 날이 될 것이다. 실제로 복수극이 많이 일어났으면 좋겠다. 그러면 조금쯤 이 세상에서 학교폭력이 줄어들지 모른다. 하지만 그날까지 기다릴 수 없다. 아니, 녀석이 기다려주지 않을 것이다. 이 녀석들의 폭력은 날이 갈수록 악랄해져 요즘 들어서는 목숨이 위험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소년이 폭행당해 사망했다는 뉴스나 기사를 볼 때마다 내일은 나겠구나 싶다. 험악한 사건이 많다며 한탄할 수 있다는 건 아직 행복한 세계에 있다는 증거다. _본문 13쪽 그들의 시선 끝에 피에로가 서 있다. 키가 작고 마른 체형이라 영 듬직하지는 않았는데 등을 꼿꼿이 펴고 있는 모습은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을 듯한 오라를 뿜어내고 있었다. 인간이 분장한 게 아니라 느닷없이 다른 세계에서 나타난 기묘한 생명체 같았다. 컬러풀한 복장 탓일까? 옅은 보랏빛 구름이 흘러가는 저녁노을 진 하늘에 위화감 없이 녹아들었다. 새빨간 머리는 사자처럼 치솟아 있었고 얼굴에는 피에로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싸구려 마스크가 아니었다. 특별 주문한 것인지 피부에 착 달라붙어 있었다. 눈 주위는 검게 칠했고, 오른쪽 눈에는 흘러내린 듯한 파란색 눈물이 덧그려져 있다. 중앙에는 광택이 감도는 둥글고 빨간 크라운 노즈. 그 아래에는 귀를 향해 불길할 정도로 두껍게 찢은 커다란 입술. 그 입술 안으로 하얗고 가지런한 조그만 이가 보였다. _본문 17쪽 “왜…… 나를 도와줬어요?” “너, 죽고 싶어?” 페니는 대답하는 대신 내게 질문을 던졌다. 녀석들에게 ‘이제 됐어, 죽여’라고 한 말을 들은 게 틀림없다. “가능하다면 녀석을…… 류지를 죽이고 나도 죽고 싶어요.” “안타깝네. 상대만 죽이면 되는데.” “사람을 죽이면 감옥에 가고, 그다음 인생은 어차피 힘들 테니까…… 살아봤자 의미가 없잖아요.” “완전범죄를 하면 되지.” “완전범죄? 그건 무리죠. 일본 경찰은 우수해요.” “내가 죽여줄게.” 청부살인? 농담이겠지. 설마 살인이 취미인 살인마일까? 조금 경계하면서 머리를 굴리고 있었더니 페니가 또 깔깔 웃어댔다. _본문 25쪽 자살의 진상을 알고 싶었던 우리는 장례를 마친 뒤, 시게아키가 남긴 노트를 들고 학교를 찾았다. 시게아키에게 뭔가 이상한 점은 없었는지, 괴롭힘을 당하진 않았는지 물었다. 하지만 담임은 “학교폭력이 일어난 일은 없다” “타박상은 체육 시간에 생긴 게 아닐까”라는 답을 되풀이했다. 확실히 그 노트만으로는 누구를 원망하며 목숨을 끊었는지 알 수 없었다. 담임은 입을 다문 우리에게 가시 돋친 말투로 물었다. “부모님은 혹시 모르셨나요? 시게아키 군이 고민하는 모습을 보신 적 없으세요?” 그 말에는 ‘학교만 원망하지 말라’는 원망이 담긴 듯했다.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으나 담임의 질문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무거운 공기가 실내를 감쌌다. 마지막에 걸려온 전화 말고는 특별히 이상한 점은 없었다. 아니다, 자기 목숨을 끊을 정도니 아무 일이 없었을 리 없다. 우리는 시게아키의 고통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_본문 72쪽 “살해 실행일.” “그건…… 나 혼자 결정할 수 없으니까.” “나는 언제든 상관없어.” “그럼 11월 6일이…….” 페니는 날카로운 시선을 던지며 내 말을 가로막듯 물었다. “그날까지 살아 있을 수 있겠어?” 페니는 내 팔로 시선을 떨어뜨렸다. 팔에는 류지한테 맞아서 생긴 찰과상과 타박상이 있었다. “녀석이 날 죽이지 않는다면…….” 나는 솔직히 대답했다. 돈도 더는 줄 수 없다. 학원 특별 강습을 받겠다고 거짓말해 아버지에게 받아내지 않는다면 11월 6일까지 버틸 수 없을 것이다. “실행일을 앞당기는 게 좋겠어.” 페니의 말을 듣는 순간, 가슴에 짙은 안개가 끼면서 묘한 감정이 부풀었다. 뭐지…… 이건 혐오감일까. 뭐가 싫지? 왜 망설이는 거지? _본문 128쪽

저자 소개

  • 저자 : 고바야시 유카
저자 : 고바야시 유카
어릴 때부터 영화 보기를 좋아했다. 26살에 회사를 그만두고 도쿄로 올라와 낮에는 아르바이트를, 밤에는 학교에서 각본 쓰기를 공부했다. 2006년 〈전속력 아저씨〉로 제6회 이사마스튜디오영화제 시나리오대상에서 장려상을 받았고, 당시 심사위원의 추천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이후 제1회 후지산·가와구치코영화제 시나리오콩쿠르 심사위원상(2008), 2010년에 MONO-KAKI 대상 시나리오 부문에 가작 입선했다. 2011년에 발표한 소설 《저지먼트》가 제33회 소설추리신인상을 수상하고 2016년 단편 〈사이렌〉이 제69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후보로 선정되면서 소설가로도 주목받는다.
고바야시 유카는 학교폭력, 종교적 문제, 무차별 살인, 아동학대 등 부조리한 현실 속에서 발생하는 피해자와 그 가족, 유족들의 이야기를 담담하면서도 생생하게 그리는 작품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다. 유족의 복수를 그린 데뷔작 《저지먼트》, 피해 아동의 구제를 다룬 《구원의 숲》, 학교폭력 피해자 간의 연대를 다룬 《죄인이 기도할 때》까지 소년에게 가해지는 폭력을 주로 다룬다. 시나리오 작가로 시작한 경력을 반영하듯 가슴을 울리는 대사와 저절로 머릿속에 영상이 떠오르는 묘사가 특기이다.

역자 : 민경욱
1969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역사교육과를 졸업하고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인터넷 관련 회사에 근무하며 1999년부터 일본문화포털 ‘일본으로 가는 길’을 운영했으며, 그것이 인연이 되어 전문번역가의 길을 걷고 있다. 또 일본 관련 블로그 ‘분카무라’를 운영하며 일본문화 팬들과 교류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요시다 슈이치의 『거짓말의 거짓말』, 『첫사랑 온천』, 『여자는 두 번 떠난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11문자 살인사건』, 『브루투스의 심장』, 『백마산장 살인사건』, 『아름다운 흉기』, 『몽환화』, 『미등록자』, 이케이도 준의 『은행원 니시키 씨의 행방』, 『하늘을 나는 타이어』, 이사카 코타로의 『SOS 원숭이』, 『바이, 바이, 블랙버드』, 누마타 마호카루의 『유리고코로』, 『9월이 영원히 계속되면』, 야쿠마루 가쿠의 『데스 미션』, 히가시야마 아키라의 『내가 죽인 사람 나를 죽인 사람』 고바야시 야스미의 『분리된 기억의 세계』 신카이 마코토의 『날씨의 아이』등이 있다.

목차

제1장 조우
제2장 붕괴
제3장 공모
제4장 결단
제5장 결행
제6장 심판
제7장 기원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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