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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특집 리뷰 : 계보의 계보
《서울리뷰오브북스》(이하 《서리북》) 7호의 특집 주제는 ‘계보의 계보’이다.
현재는 과거의 어떠한 점, 선, 면이 이어져 온 결과인가? 현재의 지식과 기술, 예술, 산업, 경제 등의 기원과 최초는 어디서부터, 어떻게 구성되는가. 《서리북》 7호에서는 근대와 현대를 잇는 여러 분야의 ‘계보’를 살핀다. 오늘날 여전한 영향력으로 사람들에게 깊이 각인 남긴 것들이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과거의 과거의 과거를 회상하며, 그 과정을 들여다본다. ‘계보’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잇는 통로를 발견하는 것은 어쩌면, 보다 나은 미래를 그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홍성욱, 김두얼 편집위원과 하남석, 현시원, 김작가 등 다섯 명의 필자가 이번 호 특집 서평을 썼다.
“내가 읽는 이 전기의 원형을 만든 사람은 누구인가?” 홍성욱은 「인물을 통해 찾는 우리나라 기술 발전의 계보」라는 글에서 『뮌헨에서 시작된 대한민국의 기적』과 『전길남, 연결의 탄생』 두 권을 살폈다. 각각 김재관, 전길남이라는 “걸출한 인물”의 전기인 두 책을 통해 ‘전기’의 의미를 좇는다. 독자로서, “위대한 인물”의 전기를 어떻게 비판적으로 소화할 수 있을지 지혜를 공유한다.
“‘비판적 중국학’의 과제는 무엇인가” 하남석은 「비판적 중국 연구를 고민하다」에서 김희교의 『짱깨주의의 탄생』을 들여다본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SNS에서 추천해 화제가 된 이 책은, 반중과 혐중의 감정이 팽배한 오늘날 한국 사회에 “용감하게 맞서”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라는 나라, 이 나라의 언론, 민주주의, 학문 등을 저자의 프레임만으로 바라보기에는 한계가 있음을 지적한다.
“이 책이 다루는 핵심 문제는 경제 정책이 ‘어떻게’ 형성되어 왔는가이지 ‘누가’ 만들었느냐가 아니다.” 김두얼은 「‘긴 50년대’의 복권?」에서 정진아의 『한국 경제의 설계자들』의 서평을 썼다. 그는 저자가 1950년대 한국을 ‘국가 주도 산업화 정책과 경제개발계획’의 기원으로부터 새롭게 정의 내린 것에 동의하면서도, 사료 해석의 오류나 제목의 적절성, 역사적 상황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책이 더 나아가지 못한 점에 대해 짚는다.
“1960년대의 레스토랑은 2022년, 아트페어의 부스와 입장권으로 변화했다.” 현시원은 「미술과 시장은 어디에서 만나는가」에서 『시장미술의 탄생』, 『미술시장의 탄생』 두 권을 비평한다. 한국 사회에서 “오늘날, 미술시장을 둘러싼 과도한 열기와 자본의 쏠림 현상”의 이유를 10년 간격으로 출간된 두 책에서 찾아본다. 1920년대 즉, 근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미술과 시장이 어떻게 만는지 여러 사례와 함께 제시하며, 지금의 역동적인 미술시장에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진다.
“우리에겐 케이팝이 전부가 아니다.” 김작가는 「한국 대중음악의 통사를 다시 쓰다」에서 『한국 팝의 고고학』(전4권)의 서평을 썼다. 그는 이 책이 1960-1990년대까지의 한국 대중음악사의 ‘계보’이자 “연대기”를 유일무이하게 엮어 냈다고 높이 평가한다. 책은 증보판으로 출간되어 다시 한번 화제를 모았다. 그는 특히 현재 케이팝의 뿌리가 된 1990년대 한국 대중음악사를 써내려 갔다는 점에서 이 책의 의의를 찾는다.
리뷰 : 책으로 세상을 보다
「리뷰」에서는 《서리북》 편집위원을 포함해 각 분야의 전문가 필자들의 시의성 있고, 심도 깊은 서평들이 이어진다.
김영민은 「진실은 사라졌는가」에서 지난 6호에 『마르탱 게르의 귀향』 서평을 쓴 데 이어 권내현의 『유유의 귀향, 조선의 상속』과 『가짜 남편 만들기, 1564년 백씨 부인의 생존전략』의 서평을 썼다. 16세기 프랑스에서 벌어졌던 ‘마르탱 게르의 귀향’ 사건과 비슷한, 조선 시대 ‘유유의 귀향’ 사건에 대해 진상을 각각 다르게 밝혀 낸 두 책의 야심적 시도를 비평한다.
김태진은 「능동과 수동, 지배와 피지배를 넘어」에서 고쿠분 고이치로의 『중동태의 세계』를 읽는다. “행위자가 과정의 바깥에 있느냐 안에 있느냐의 문제”를 다루는 ‘중동태’에서 책임, 당사자성, 자기배려 등의 키워드를 “중동태로 읽어 내는” 고쿠분 철학의 묘미를 소개한다.
김남시는 「미술사를 뛰어넘는 이미지의 힘」에서 조르주 디디 위베르만의 『잔존하는 이미지』를 비평한다. 이 책은 미술작품을 넘어서는 ‘이미지’의 역사와 이를 “인간의 심층적 관계”로 사유하고자 했던 아비 바르부르크의 이미지론의 핵심을 ‘잔존’ 개념에서 찾는다. 또한 평자는 이 책의 번역이 여러 면에서 아쉬움을 보인다고 가감 없이 지적한다.
박진호는 「인공지능이 인간을 더 닮으려면?」에서 『2029 기계가 멈추는 날』의 서평을 실었다. “인간을 뛰어넘는 인공지능”에 대한 세간의 과도한 관심과 기대 속에, 독자로 하여금 현재 인공지능 기술로 “할 수 있는 일과 한계”를 신중하게 돌아보게 하는 데 이 책의 효용이 있다고 말한다.
심채경은 「개념과 정의의 숨바꼭질―누가 명왕성을 사랑했나」에서 Welcome Back, Pluto의 서평을 실었다. 저자는 2006년 국제천문연맹에서 ‘명왕성을 행성에서 제외한’ 결정에 대해 “과학적이지도, 설득력”이 있지도 않다며, 이를 반박한다. 그러나 평자는 이 주장의 배경에 명왕성을 발견한 미국의 정치적 의도가 감추어져 있는 것은 아닌지 문제제기한다.
이마고 문디: 이미지로 읽는 세계
“질주하는 인민들은 어떤 운명을 겪고, 어떤 삶을 겪게 되는가?”
「이마고 문디」에서 김홍중은 ‘인민의 삶’을 관찰하고, ‘인민’이 무엇인지 영화로써 답하고자 했던 지아장커 감독과 그의 작품을 살펴본다. 지아장커로 일컬어지는 중국 영화 제6세대 감독들은 “톈안먼 사태를 체험하고, 개발주의의 빛과 어둠을 직시”한 세대이며, 선배들의 그림자를 넘어 “실제 인민들을 재발견”했다는 평을 듣는다. 「소무」, 「플랫폼」, 「임소요」 등 ‘고향 3부작’과 「스틸 라이프」까지, 지아장커는 그의 작품을 “인민에게 보내는 헌사”로서 만들어 낸다. 김홍중은 특히 ‘이미 사라졌지만 아직 완전히 소멸하지 않는 세계가 야기하는’ 기멸감(旣滅感)이라는 감정을 제시해, 「스틸 라이프」의 작품세계를 비평한다.
디자인 리뷰
「디자인 리뷰」에서는 북 디자이너 정재완이 「전쟁과 북 디자인―《도정월보》의 인포그래픽 디자인」이라는 제목의 디자인 비평을 실었다. 그는 1950년대 창간되어 공무원뿐 아니라, 여러 지식인과 문화예술인의 관심을 끌었던 《도정월보》를 북 디자이너의 관점으로 비평한다. 사진(‘도정화보’)과 일러스트레이션, 다이어그램 등 당시 기술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 잡지가 “정보를 시각화”했던 방법 등을 통해, ‘전쟁과 북 디자인’ 그리고 ‘한국 디자인의 DNA’까지 가늠해 본다.
Book & Maker : 서점의 낭만과 일상
책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 「북&메이커」에서는 유유 출판사의 사공영 편집자가 「독자의 공부를 돕는 책을 만듭니다」라는 글을 썼다. “꾸준히 읽는” 사람을 구체적인 독자로 두고 책을 만드는 그는, 책과 서점과 독서의 본질을 좇으며 ‘책 만드는 일’의 본질이 무엇인지 고민한다. 출판사에서 발행하는 뉴스레터와 정기구독자 등을 모집하는 일도 ‘편집의 일’로 여기며 오늘도 독자를 돕기 위한 책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문학: 풍성한 읽을거리
「문학」에서는 단편소설과 에세이 등 총 3편의 글이 실렸다.
소설가 최제훈은 「드림캐처」에서 꿈을 통해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다소 암울한 미래를 그린다. 화석연료가 고갈되고, 기후변화로 인해 전기가 품귀해진 미래 어느 날, 여러 이유로 “몰래 꿈을 꾸고 싶은 사람들”의 말할 수 없는 사정을, 죽음과 이별의 키워드로 담담히 그려 냈다.
국립과천과학관장 이정모는 「이 책들을 다 어이할꼬?」에서 공직생활을 6개월 앞두고 개인적으로 소장한 2천여 권의 책의 향방에 대해 고민한다. ‘집에 가지고 들어가기, 책을 위한 집을 마련하기, 최소한만 남기고 팔기, 묶어서 중고책방에 판매하기’ 등 다양한 선택지를 생각해 본다. 그가 결정한 가장 좋은 해결책은 무엇일까?
예스24 MD 손민규는 「책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었나」에서 ‘종이책을 읽는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개인의 역사를 돌아보며 찾아간다. “왜 나는 책을 읽었을까. 아직도 읽고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어린시절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갖가지 책을 읽으며 남겨진 삶의 흔적이 어떤 쓸모가 있었는지 추적한다.
“한국에도 서평 전문지가 필요합니다.”
‘어떤’ 책을 ‘왜’ 읽어야 하는가? 2022년 3월, 창간 1주년을 맞은 《서울리뷰오브북스》는 그 답을 서평에서 찾는다. 12인의 편집진은 오랜 토론을 거쳐서 주제와 책을 선정하고 서평을 쓴 뒤에, 이를 내부에서 돌려 읽으면서 비판을 듣고, 이를 반영해서 글을 고친다. 타인의 책을 비평하고 비판하듯이, 자신들의 글도 같은 비판의 과정을 거친다.
서평 전문 계간지 《서울리뷰오브북스》는 ‘좋은 서평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한국에도 역사와 전통이 살아 있는 서평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아 탄생했다. 사회학, 인류학, 경제학, 자연과학, 역사, 문학, 과학기술사, 철학, 건축학, 언어학, 정치학, 미디어 등 각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12명의 편집위원이 뜻을 모았다. 중요한 책에 대해서는 그 중요성을 제대로 짚고, 널리 알려졌지만 내용이 부실한 책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며, 주목받지 못한 책은 발굴해 소개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좋은 책은 무엇인가에서, 좋은 서평은 무엇인가로!”
『서울리뷰오브북스』 편집실에서∥권보드래
특집 리뷰 : 계보의 계보
인물을 통해 찾는 우리나라 기술 발전의 계보 ∥홍성욱
비판적 중국 연구를 고민하다―『짱깨주의의 탄생』이 남긴 것들 ∥하남석
‘긴 50년대’의 복권? ∥김두얼
미술과 시장은 어디에서 만나는가 ∥현시원
한국 대중음악의 통사를 다시 쓰다 ∥김작가
이마고 문디 : 이미지로 읽는 세계
리얼 스스로 말하게 하라―지아장커의《스틸 라이프》를 향하여 ∥김홍중
리뷰
진실은 사라졌는가 ∥김영민
능동과 수동, 지배와 피지배를 넘어 ∥김태진
미술사를 뛰어넘는 이미지의 힘 ∥김남시
인공지능이 인간을 더 닮으려면? ∥박진호
개념과 정의의 숨바꼭질―누가 명왕성을 사랑했나 ∥심채경
디자인 리뷰 전쟁과 북 디자인―《도정월보》의 인포그래픽 디자인 ∥정재완
BOOK&MAKER : 서점의 낭만과 일상
독자의 공부를 돕는 책을 만듭니다 ∥사공영
문학
드림캐처 ∥최제훈
이 책들을 다 어이할꼬? ∥이정모
책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었나 ∥손민규
신간 책꽂이
지금 읽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