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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 클래식

김성현 저 | 생각의힘 | 2022년 06월

씨네 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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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0955515 / 328쪽 / 396g / 130 x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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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 책 속으로> 고백하자면 언제나 영화는 ‘2지망’이었다. 대학에 다녔던 1990년대 초반, 이념의 시대가 썰물처럼 퇴조하기 시작했다. 그 자리에 거센 밀물처럼 밀려들어 온 것이 대중문화였다. 깃발과 과녁은 사라지고, 방황하는 청춘을 지극히 감상적이거나 회고적인 시선에서 묘사하는 후일담 문학이 넘쳤다. 과거의 한 페이지를 차분히 정리할 시간도 없이 숨 가쁘게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는 것 같았다. 그 첨병에 섰던 장르가 영화였다. 사회과학 서적을 손에서 슬그머니 내려놓은 학생들은 영화이론과 대중문화론을 입에 올리기 바빴다. 추세에 감히 맞설 생각은 없었지만, 때로는 그 아찔한 속도가 불편했다. 과속보다는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의식적으로 영화와 거리를 두려고 했던 것도 사실이다. _서문, 6쪽 영화감독인 리들리 스콧과 작곡가 바그너 사이에는 공통점이 적지 않다. 스콧이 〈에이리언〉 시리즈를 통해서 SF 영화를 문명론의 반열에 올려놓고자 했다면, 바그너는 오페라를 종합 예술로 격상시키고자 했던 야심가였다. 사랑과 배반의 통속적 드라마로만 간주됐던 오페라에 독일 신화와 전설을 결합해서 대사와 음악, 무대와 연출이 한데 어우러진 음악극으로 재정립하고자 했던 것이다. 스콧과 바그너는 영화와 오페라의 개혁가라는 격찬과 허장성세의 예술가라는 비판을 모두 받는다. _〈에이리언: 커버넌트〉와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 16쪽 〈컨택트〉는 〈매트릭스〉나 〈클라우드 아틀라스〉처럼 동양적 세계관이 두드러진 최근 SF 영화들의 특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영화 첫 장면에서 루이스는 불치병을 앓던 딸을 잃은 뒤 무의미한 일상을 보내는 것으로 묘사된다. “추억은 이상한 거야. 생각과는 다르게 기억이 돼. 우리는 시간에 너무 매여 있어. 그 순서에.” 이 장면에서 루이스의 독백을 따라 처연한 단조의 현악합주가 서서히 흐른다. 주인공의 상실감을 대변하는 이 선율은 영국 현대음악 작곡가 막스 리히터의 “온 더 네이처 오브 데이라이트(On the Nature of Daylight)”라는 곡이다. 리히터는 영국 왕립음악원에서 작곡을 공부한 뒤 오페라와 발레, 영화음악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면서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 _〈컨택트〉와 막스 리히터의 “온 더 네이처 오브 데이라이트”, 30쪽 영화든 음악이든 소리 높여 구호를 외쳐야만 민족주의가 구현되는 건 아니다. 서늘한 냉기 속에 따스한 온기를 감춘 경우도 있고, 냉정한 이성에 애절한 감상을 포개놓을 수도 있다. 영화 〈밀정〉과 〈슬라브 무곡〉처럼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도 〈슬라브 무곡〉은 영화와 절묘하게 어울리는 선곡이었다. _〈밀정〉과 드보르자크의 〈슬라브 무곡〉, 41쪽 체코 출신 소설가 밀란 쿤데라가 ‘첫사랑’의 대상이라고 고백한 작곡가가 있다. 고국 체코의 레오시 야나체크(1854~1928)다. 쿤데라는 체코의 민주화 열기가 소련군의 탱크에 짓밟혔던 1968년 ‘프라하의 봄’ 사태 이후 프랑스로 이주했다. 이 때문에 평소 쿤데라는 국경이나 이념의 장벽이 없는 범유럽주의자이자 세계주의자에 가깝다. 하지만 야나체크를 이야기할 때만은 여지없이 뜨거운 민족주의자로 변한다. “무엇을 통해서 내 고국이 내 미학적 유전자에 영속적으로 각인되었는지를 내게 묻는다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대답할 것이다. 야나체크의 음악을 통해서라고.” 쿤데라는 체코 출신의 작가 프란츠 카프카와 작곡가 야나체크를 “내가 태어난 조국에서 살았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두 예술가”로 꼽았다. _〈프라하의 봄〉과 야나체크의 현악 4중주, 53쪽 크레이그가 〈카지노 로얄〉에 이어 2008년 두 번째로 제임스 본드 역으로 출연한 영화가 〈007 퀀텀 오브 솔러스〉다. 남미에서 군사쿠데타를 획책하고 그 대가로 식수 공급권을 거머쥐려는 비밀조직 ‘퀀텀’의 음모를 막기 위해 제임스 본드는 예의 동분서주한다. 그 무대 가운데 하나가 오스트리아의 호반 도시 브레겐츠다. 매년 여름밤 이 도시의 호숫가에서 열리는 오페라를 배경으로 촬영한 것이다. _〈007 퀀텀 오브 솔러스〉와 푸치니의 〈토스카〉, 185쪽 쇼팽의 녹턴을 연상시킬 만큼 아름답고 서정적인 2악장을 듣던 아벨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한다. “음악이 그리웠소. 쇼스타코비치는 아주 위대한 작곡가요.” 이처럼 음악은 영화에서 긴장감을 잠시나마 누그러뜨리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냉전의 시대적 상황에서는 여러모로 의미심장한 대사이기도 하다. 쇼스타코비치는 냉전 당시 미국에서 소련 체제를 옹호하는 작곡가라는 낙인이 찍혔지만, 거꾸로 소련 내부에서는 형식주의자라는 비판에 시달렸다. 적국뿐 아니라 고국에서도 제대로 이해받지 못했던 작곡가의 처지는 스파이 아벨이나 변호사 도너번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장면을 통해서 영화는 체제와 이념으로 갈라진 진영 논리하에서 과연 상대의 진심을 온전하게 이해하는 것이 가능한지 되묻는다. _〈007 퀀텀 오브 솔러스〉와 푸치니의 〈토스카〉, 218쪽

저자 소개

  • 저자 : 김성현
저자 : 김성현
성악을 전공하고 평생 교사 생활을 했던 조부 덕분에 어려서부터 음악을 벗했다. 조부가 타계했을 때 손자에게 물려준 마지막 선물도 손때 묻은 클래식 음반들이었다. 그 영향으로 지금도 마음속 최고의 오페라는 푸치니의 〈토스카〉, 최고의 소프라노는 레나타 테발디,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는 정경화다.
『조선일보』 문화부 기자로 일하고 있다.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전 상임지휘자인 사이먼 래틀과 피아니스트 겸 명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의 전기를 번역했다. 성경을 바탕으로 클래식 종교음악을 소개하는 『바이블 클래식』, 일간지에 연재한 ‘클래식 ABC’ 코너를 바탕으로 『클래식 수첩』을 썼고, 유럽 8개국 21개 도시 42개 공연장에서 176편의 공연을 지켜보고 『365일 유럽 클래식 기행』으로 묶어냈다. 32편의 영화에 흐르는 클래식 선율을 주제로 한 『시네마 클래식』과 프랑스 문학을 뼈대로 한 오페라를 소개한 『봉주르 오페라』를 썼다. 또 현대음악 입문서 『오늘의 클래식』과 모차르트의 삶과 음악을 조명한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 『모차르트』를 썼다. 대중에게 클래식을 친숙하게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 ‘클래식 톡’을 운영하며 직접 관객과 만나는 강연 활동도 펼치고 있다.

목차

서문 … 6

1. 〈에이리언: 커버넌트〉와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 11
2. 〈얼라이드〉와 하이든 현악 4중주 〈황제〉… 20
3. 〈컨택트〉와 막스 리히터의 “온 더 네이처 오브 데이라이트” … 28
4. 〈밀정〉과 드보르자크의 〈슬라브 무곡〉… 36
5. 〈덩케르크〉와 엘가의 “님로드” … 45
6. 〈프라하의 봄〉과 야나체크의 현악 4중주 … 53
7. 〈맨체스터 바이 더 씨〉와 알비노니의 “아다지오” … 61
8. 〈버드맨〉과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 2번 … 70
9. 〈클라우즈 오브 실스 마리아〉와 파헬벨의 “카논” … 80
10. 〈피아니스트〉와 쇼팽의 발라드 1번 … 90
11.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와 베르디의 〈레퀴엠〉… 100
12. 〈시〉와 슈베르트의 〈보리수〉… 110
13. 〈아가씨〉와 라모의 〈하프시코드 모음곡〉… 120
14. 〈킹스맨 : 시크릿 에이전트〉과 엘가의 〈위풍당당 행진곡〉… 130
15. 〈기생충〉과 헨델의 〈로델린다〉… 141
16. 〈조용한 열정〉과 아이브스의 〈대답 없는 질문> … 151
17. 〈작은 아씨들〉과 슈만의 〈어린이 정경〉… 161
18.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과 푸치니의 〈투란도트〉… 172
19. 〈007 퀀텀 오브 솔러스〉와 푸치니의 〈토스카〉… 182
20. 〈양들의 침묵〉과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192
21. 〈스탈린이 죽었다!〉와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3번 … 202
22. 〈스파이 브릿지〉와 쇼스타코비치의 피아노 협주곡 2번 … 213
23. 〈엑스 마키나〉와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 … 223
24. 〈바이스〉와 번스타인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233
25. 〈킬링 디어〉와 구바이둘리나의 “기뻐하라!” … 244
26. 〈데어 윌 비 블러드〉와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 255
27. 〈언터처블: 1%의 우정〉과 베버의 〈마탄의 사수〉… 265
28.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과 비발디의 〈사계〉… 275
29. 〈소셜 네트워크〉와 그리그의 〈페르 귄트〉 모음곡 … 285
30. 〈원더우먼 1984〉와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296
31. 〈암살〉과 드보르자크의 〈신세계〉 교향곡 … 307
32. 〈씬 레드 라인〉과 포레의 〈레퀴엠〉… 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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