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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1114362 / 312쪽 / 312g / 128 x 19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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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첨단의 상상력, 세련된 감수성으로 현대의 증상을 일찍이 예견한 소설집 『호출』에 수록된 작품들은 크게 세 부류로 나뉜다. 첫째는 ‘거울에 비친 나’를 탐색하는 이야기들이다. 거울은 자신을 비추지만 엄밀히 따지면 그것이 자신 자체는 아니다. 「거울에 대한 명상」에서 ‘나’는 아내의 친구와 몰래 성적인 만남을 갖는 도중 버려진 차의 트렁크에 갇히게 된다. 그 안에서 ‘나’는 아내의 친구에게 자신의 거울이라고 믿었던 존재들에 대한 배반적인 이야기를 듣고 무너진다. 표제작인 「호출」에서는 통신기기인 삐삐가 거울 역할을 한다. 처음 보는 여자에게 삐삐를 건네는 상상을 하던 ‘나’ 역시 자신의 상상과 삐삐라는 거울 장치에 갇힌다. 「내 사랑 십자드라이버」와 「삼국지라는 이름의 천국」에서는 각각 기계와 컴퓨터게임이 거울 역할을 한다. 사회에서 소외된 인물들은 현실에서 무력한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기보다는 더 완전하게 만들어진 세계에 천착하지만 결국 현실을 벗어나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도마뱀」에서 ‘나’는 우연히 만난 남자가 준 도마뱀 모형 때문에 현실과 상상의 경계에서 혼란을 겪으며, 종국에는 그 경계가 허물어진다. 둘째 부류는 자기파괴 충동이 지배하는 이야기들이다. 「총」에서는 무장탈영병이 파멸적인 인질극을 벌인다. 편지 형식으로 쓰인 「손」에서는 사랑에 실패한 화자가 타인의 손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마지막에 그 집착은 자신의 손에 대한 파괴적 충동으로 이어진다. 「나는 아름답다」의 ‘나’는 ‘진짜 죽음’을 찍고 싶어하는 사진작가다. 우연히 버스에서 만난 여자를 따라 외딴섬으로 간 ‘나’는 여자의 비밀을 듣고 ‘진짜 죽음’을 찍게 된다. 마지막 부류는 믿고 있던 가치가 무너졌을 때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는 이야기들이다. 「전태일과 쇼걸」 「베를 가르다」 「도드리」에는 1980년대에 대학을 다니며 학생운동을 했던 과거를 가진 인물들이 나온다. 믿었던 이념이 무너지고 새로운 세상이 갑자기 나타난 상황에서, 인물들은 감상에 빠져 과거를 추억하지 않으려 애쓰면서도 어쩔 수 없이 감상에 빠져든다. 세기말의 『호출』과 현재의 『호출』 1997년 초판이 발행된 『호출』은 김영하가 1994년 11월부터 1997년 7월까지 약 3년 동안 쓴 단편을 모아 엮은 것이다. 소설 속 풍경은 리얼한 것 또는 리얼해야 하는 것이라 믿었던 1980년대 이념의 위상이 유토피아적 허구로 추락한 1990년대의 혼란과 허무를 나타낸다. 인물들은 현대사회의 피상적 삶과 소통 불능의 욕망에 좌절하거나 병적 나르시시즘과 자기기만에 사로잡혀 있다. 작가는 1990년대 일상의 지표를 드러내는 소재들을 차용하고 환상과 현실을 모호하게 뒤섞으며 폭력, 죽음, 에로티시즘이라는 주제를 전복적으로 탐구한다. 『호출』은 첨단의 상상력과 날렵한 호흡, 차갑고 세련된 감수성 등 김영하 문학의 특징들이 원형 그대로 남아 있는 1990년대 한국문학의 뛰어난 성과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다. 등단 이후 발표하는 작품마다 독자들의 열렬한 지지 속에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우뚝 올라선 김영하의 신세대적 패기와 비범한 역량이 녹아 있는 초기작들은 25년이 지난 지금 읽어도 여전히 새롭고 문제의식은 더 첨예하다.
거울에 대한 명상 007
호출 035
전태일과 쇼걸 059
삼국지라는 이름의 천국 085
도드리 115
베를 가르다 139
도마뱀 165
총 189
손 221
내 사랑 십자드라이버 241
나는 아름답다 271
개정판을 내며 301
2006년판 작가의 말 3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