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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2621050 / 248쪽 / 350g / 148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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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이 소설의 표제작이자 김동혁의 등단 소설인 「언터처블 내 인생」은 실제 ‘언터처블’인 인도 여인을 내세워 그 닮은꼴의 운명인 ‘대머리’ 사내 ‘나’가 자신에게 덮씌워진 ‘언터처블’ 운명에서 스스로 ‘안녕 언터처블!’로 전화(轉化)하는 과정을 그려냈다. 이 소설은 인간은 모두 나름의 운명을 타고 났으며 그것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운명론 또는 운명결정론과 연계된 것으로 보인데, 이는 얼마간 2020년대의 시대적 흐름에서는 다소 낯설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운명론적 세계관이라고 할까 하는 이런 주제는 문학 전통에서 매우 유서 깊고 근원적이라 할 만하다. ‘신탁(oracle, 神託)’이라는 이름 아래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를 취하게 될 것’이라는 운명을 지고 태어난 한 왕이 끝내 운명의 회로에 휩싸여버린 ‘오이디푸스 신화’가 그러하고, 타고난 운명에 대결하다 패배한 인물을 담은 김동리의 많은 소설들이 그러하다. 근대소설은 당대 현실의 모순된 상황을 그 삶에서 실패한 캐릭터로 구조화하는 장르인바 이것에 운명론이 투영되면 그 상황과 인물은 보다 더 본질적인 관계와 연루될 수밖에 없다. 김동혁의 소설이 바로 그렇다. 그 인물들은 현실의 삶은 물론이고 그 이전 단계에서부터 인물 자신이 감히 저항할 수 없는 환경에 놓인 것으로 설정돼 있다. 「언터처블 내 인생」에서 ‘대머리’와 ‘불가촉천민’이라는 운명적 인물들, 「아화」에서 모성의 부재와 결핍에서 성장하면서 심각한 내적 갈등에 시달려온 주인공 등이 작가가 가진 운명론적 세계관의 산물임을 확인했다. 이에 비해 「감은사」는 ‘감은사 터’와 ‘수몰지구’ 등 역사 속에서 실종된 지역을 복원해 내면서 우리가 사는 지금의 상황이 오래 진행된 그 역사의 연장선에 있다는 일종의 역사주의적 세계관에 좀 더 가까이 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역시 폭넓게는 고대로부터 지속적으로 주어진 상황에 현재의 ‘나’가 놓인 것이라는 운명론적 세계관과도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 있는 셈이다. 이들에 비해 「부스」나 「급발진」의 시공간적 배경은 운명이나 역사라는 차원에서는 보다 현실 문제에 치중해 배치된다. 한편, 김동혁의 소설은 작중의 배경으로 대구, 영천, 경주라는 실제 지역공간을 다룬다는 점도 특별하다. 주요 인물들이 이 지명과 관련한 지역에서 살았거나 해서 그곳을 찾아가거나 다녀가는 행로를 드러낸다. 가령, 「아화」는 제목 그 자체가 경주시에 속하는 ‘아화’라는 지명을 뜻하며 실제 무대는 ‘경주시 아화면 건천리’가 된다. 아화는 경주 외곽의 면단위 마을로 기차역도 남아 있다. 「감은사」 역시 경주의 유적지로 최근 들어 복원을 통해 옛 모습의 일단을 가늠할 수 있는 장소다. 작중 ‘나’의 어머니가 투병 중인 곳은 옛 친정집을 수몰해 완공한 영천댐 근처의 요양원을 설정돼 있는바, 이중 영천댐은 역시 실재하는 공간이다. 이 두 편에 등장하는 경주박물관은 한국 대표 박물관임은 말할 것도 없다. 그 밖에 지명이 제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언터처블 내 인생」의 국내 공간은 대구, 「부스」 역시 대구 인근, 「급발진」은 경주 아래 울산쯤으로 이해된다. 김동혁의 소설은 이처럼, ‘나’와 더불어 ‘우리’ 모두는 지금 여기 눈앞에 있으나 그것은 역사로부터, 현실의 조건으로부터 운명처럼 엮인 존재로서 각자의 지역에 튼튼히 뿌리내려 살아 있는 실체가 됨을 알려준다. 전문가의 말 근대소설은 당대 현실의 모순된 상황을 그 삶에서 실패한 캐릭터로 구조화하는 장르인바 이것에 운명론이 투영되면 그 상황과 인물은 보다 더 본질적인 관계와 연루될 수밖에 없다. 김동혁의 소설이 바로 그렇다. 그 인물들은 현실의 삶은 물론이고 그 이전 단계에서부터 인물 자신이 감히 저항할 수 없는 환경에 놓인 것으로 설정돼 있다. 이 소설의 표제작이자 김동혁의 등단 소설인 「언터처블 내 인생」은 실제 ‘언터처블’인 인도 여인을 내세워 그 닮은꼴의 운명인 ‘대머리’ 사내 ‘나’가 자신에게 덮씌워진 ‘언터처블’ 운명에서 스스로 ‘안녕 언터처블!’로 전화(轉化)하는 과정을 그려냈다. 〔……〕 작중의 배경으로 대구, 영천, 경주라는 실제 지역공간을 다룬다는 점도 특별하다. -박덕규(소설가, 문학평론가)의 해설 「운명은 어떻게 극복되는가」 작가의 말 고도의 변두리를 찾아가 묵묵히 이런저런 지면에 발표한 후 꽤나 긴 시간 동안 묵혀 두었던 소설들을 이제야 한 곳에 모아 첫 소설집을 묶었다. 여기에 수록된 소설들 중 거의 절반은 발표한 지 육칠년을 훨씬 넘긴 것들이다. 소설집을 출간하기로 결심하고 출판사에서 교정본으로 보내온 원고를 다시 읽으며 나는 ‘그 시절’ 생각에 빠지곤 했다. 돌이켜보면 그 시절의 나는 자신에게 그리 친절하지 못했고, 또 내 삶이 초라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되도록 나를 둘러싼 일상적 공간 속에서 벌어지는 서글픈 단상에 집중하려는 자장(磁場)을 벼려두고 있었고, 고도(故都)의 변두리를 자주 찾아가 묵묵히 시간을 보내다가 돌아오는 일을 반복했던 것 같다. 그런 시간들이었다. 그런 시간들이 내게 소설을 남겨주었다. 부족한 능력이었지만 만성질환자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챙기는 약처럼 꼬박꼬박 나는 소설을 썼다. 그때의 나는 소설 때문에 힘들었지만 소설을 쓰고 있다는 자존심으로 버틸 수 있었다. 다른 이들의 출근길에 맞춰 소설을 쓰려고 나서는 아침의 발걸음은 무거웠다. 어딘가에 소속되어 무언가 지정된 일을 해보고도 싶었다. 하지만 다른 이들의 퇴근길에 맞춰 하루치의 원고를 다 쓰고 돌아오는 나의 발걸음은 생각보다 가벼웠고 밤의 공기는 상쾌했다. 나는 소설 덕분에 저녁이 즐거운 호사스러운 한 세상을 보낸 것이다. 앞으로도 삶과 창작은 그리 녹록치 않겠지만 나는 소설을 계속 쓸 작정이다. 그리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귀가하겠다. 여전히 나는 소설과 여러 사람들에게 기대어 살고 있습니다. 먼저 사반세기의 시간 동안 저의 스승이 되어 주시고 이 책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신 박덕규 교수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우리 가족들은 친가, 처가 할 것 없이 대구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신천변에 옹기종기 모여 삽니다. 조금만 길을 나서도 가족들이 살고 있는 집에 이를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고 보니 가족이 모여 사는 것이 얼마나 따스하고 든든한 일인지 자주 깨닫습니다. 큰 병환을 이겨낸 빙모 김명혜 님의 건강과 평안을 기원합니다. 푸근하고 인자한 미소가 오래도록 계속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부족한 자식들을 그늘 아래 두고 있어 아직도 큰살림을 살아야 하는 어머니와 아버지께는 늘 죄송스럽지만, 덕분에 지금의 나와 내 식솔의 삶이 평온하다는 것을 늘 가슴깊이 새기고 있습니다. 감사한 마음을 항상 잊지 않고 열심히 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제 책을 읽는 모든 분들의 행복을 기원합니다. 2023년 2월 김동혁
작가의 말 4
언터처블 내 인생 11
아화 37
부스 69
급발진 113
감은사 137
죽을 먹는 사람 159
카드섹션 183
변기에 손을 담근 날 213
해설 : 운명은 어떻게 극복되는가(박덕규) 23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