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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6029991 / 272쪽 / 354g / 152 x 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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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책속에서> 의원님은 전형적인 정치인이었다. 정치를 모르는 용철에게 전형적인 정치인이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정의를 내리기 어려웠지만, 느낌이 그랬다. 그는 말투는 노련했고 위기상황에선 두루뭉술하게 말하는 법을 알았다. 그러면서 필요한 자리에는 꼭 참석했고 어떤 상황에서도 태연자약하게 웃음기 띤 얼굴을 잃지 않았다. 좀 안 좋게 말하면 능글맞고, 좋게 말하면 영리하다고 볼 수 있을 터였다. 용철은 그런 의원님 밑에서 하나하나 정치를 배워나갔다. 정치판에는 다양한 스타일의 국회의원들이 있었다. 실력이 있는데 겸손하기까지 한 의원. 겸손하지 않으면서 실력도 없는 의원.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의원. 찰떡같이 말해도 개떡같이 못 알아먹는 의원. 다행이도 용철이가 모시는 의원님은 실력도 있고 겸손했다. 용철이가 개떡같이 보고해도 찰떡같이 이해했다. 그러나 그 속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용철이 처음 배운 것은 ‘국회의원은 겉과 속이 다르다’는 말의 의미였다. 예전엔 그것이 속물적이고 부패한 국회의원을 멸칭하는 말로 이해했다. 하지만 그것은 정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필수로 갖춰야 하는 하나의 자질이었다. 대중 앞에서 드러내는 공약이나 발언은 항상 정도를 걸어야 했으나 그것을 이루기 위해 항상 정도를 걸을 수는 없었다. 뒤로는 온갖 암투가 벌어지는 곳이 정계였다. 대의를 이루기 위해 때로는 속임수도 필요하고 타협과 줄다리기도 필요했다. 이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이 그랬다. ‘완벽한 정의로움’은 영화 속에나 있는 말이었다. 12월에 대한민국을 이끌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했다. 의원님의 예언대로 되었다. 용철이는 의원님이 신통력이 있어 보였다. 흐름을 읽는 눈이 뛰어난 의원님이었다. 의원님이 용철이에게 말씀하셨다. “정치판에서 출세하려면 정치판의 흐름을 읽어야 하네. 멈추어 있는 것 같아도 움직이고 있는 그 흐름을 볼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지. 엄동설한(嚴冬雪寒) 개울물이 꽁꽁 얼어 있어도 얼음장 밑에서는 또 다른 개울물이 끊임없이 흐르고 있지 않은가? 그 흐름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생기면 정치판에서도 출세할 수 있다네.” - 본문 59~61p “박 사장이 보내서 왔습니다.” 키와 코가 큰 사내는 의원님이 단잠을 자던 키 높은 파티션 안 소파에 앉았고, 의원님은 용철이를 불러 귀에 대고 속삭였다. “파티션 안에 있는 동생이 자네에게 사인을 주면, 심부름을 하게.” 키와 코가 큰 사내는 용철이 손바닥에 손가락으로 숫자를 그렸다. 그러면 용철이는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기사가 차 트렁크를 열었다. 빳빳한 지폐다발이 눈에 들어왔다. ‘실탄’이었다. 용철은 떨리는 손으로 숫자만큼의 실탄을 미리 구입한 가방에 넣어 키와 코가 큰 사내에게 전달했다. 남의 눈에 띄지 않도록 주위를 살펴가며 심부름을 했다. 국회의원들의 차량만 20년 넘게 운전해 눈치가 9단인 운전기사는 주차장 가장 후미진 구석에 트렁크가 담장에 바짝 닿을 정도로 세워놓았다. 용철이가 나타나면 트렁크를 열어주었고, 용철이는 실탄 다발을 가방에 주워 담고는 바로 트렁크를 닫았다. 의원님은 창가에 서서 상황을 두세 번 지켜본 뒤 키와 코가 큰 사내에게 한마디 던지고 사무실을 나갔다. “신분 확인 잘하게.” 키와 코가 큰 사내는 찾아오는 사람들의 신분을 일일이 확인한 후 실탄을 전달하고 사인을 받았다. 10분 간격으로 오는 사람들 은 사무실에 들어오면 예외 없이 첫마디가 “박 사장이 보내서 왔다”였다. 다람쥐가 쳇바퀴를 돌 듯 사무실과 주차장을 오가던 용철이의 속옷이 어느새 땀으로 젖었다. -본문 86~87p 어느 날 노부부가 의원실을 찾아왔다. 할아버지는 용철이를 보자 화가 잔뜩 난 목소리로 말했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장성한 외아들이 있어요. 며칠째 하혈을 하고 있어서 집 근처 병원 여러 곳을 찾았는데 모두 대학병원으로 가라고만 하면서 제대로 된 치료를 해 주지 않아요.” 노부부는 치료해 주지 않는 이유를 자신들이 기초생활보호대상자이기 때문에 병원 입장에서 돈이 되지 않아 그랬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병원들의 처사에 부아가 치밀어 일단 아들을 집에 데려다 놓고 국회의원님에게 하소연하러 왔습니다.” 흥분한 노부부를 달래면서 용철이가 말했다. “지금까지 거쳐 오신 병원들을 모두 얘기해 주세요.” 노부부가 불러주는 병원 이름을 용철은 하나하나 받아 적었다. 그리고 병원들의 전화번호를 114를 통해 일일이 확인했다. “민원문제로 병원장님과 통화를 원합니다.” “실례지만 어떤 민원일로 원장님을 찾으시죠?” “설명 드리자면 좀 길어요. 원장님께 직접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면 우선 원무과장님과 통화하세요.” 용철이는 원무과장에게 노부부가 병원으로부터 당한 내용을 얘기하고 국회의원실에 이러한 민원이 접수되어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한마디 덧붙였다. “응급환자를 거부했으니 의료법 위반혐의로 당국에 고발조치 하겠습니다.” 화들짝 놀란 원무과장은 확인하고 바로 연락을 주겠다고 답했다. 용철은 똑같은 방법으로 노부부가 거쳐 온 나머지 네 곳의 병원에 일일이 전화를 걸었다. 병원 측은 일제히 약속이라도 한 듯 확인하고 전화를 주겠다는 말을 했다. 30분도 채 지나지 않아 노부부가 다녀온 모든 병원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통화했던 원무과장에 서부터 어디서는 병원장이 직접 전화를 걸어오기도 했다. 그들은 모두 앰뷸런스를 보내줄 터이니 자기네 병원으로 오라고 했다. “할아버지, 가시고 싶은 병원으로 가세요. 치료 잘 해 준답니다.” - 본문 136~138p <추천사> ‘여의도정치’ 현장관찰 생생기록 배병휴 전) 매일경제신문 주필 ‘국회외전’(國會外戰)이라니 의회정치의 본관인 국회의사당 밖에서 벌어지는 정치 장면을 뜻할 것이다. 저자가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여의도정치’의 현장을 오랫동안 목격한 관찰자이다. 한마디로 ‘국회외전’이란 부정, 부패로 뒤얽힌 돈과 권력의 난장판쯤으로 지적된다. 저자가 이를 소설형식을 빌어 고발한 실전형 글이다. 저자는 평소 학식과 인격으로 존경받을 만한 분들이 국회에 들어가면 모두 쌍욕을 먹는 것이 바로 잘못된 정치풍토 때문이라고 규정한다. 소설 속의 주인공 ‘용철’은 가난한 태생으로 학창시절 1등의 성적으로 반장이 됐지만 학교 선생님의 불공정, 차별교육을 경험한다. 또 부잣집 딸로 무법자처럼 행세한 학우의 어머니가 담임선생에게 돈 봉투를 건네는 장면도 목격한다. 군에 입대하여 최전방에 근무할 때 심술궂은 내무반 고참의 등쌀에 시달린 전우가 의문사하여 이를 중대장에게 고발했지만 오히려 핀잔만 받았다. 중대장이 “그는 정·재계와 연줄이 닿는 병사”라며 그냥 단순 안전사고로 처리하는 것을 보고 ‘이건 결코 아니야’라고 생각했다. 대기업에 입사했다가 6개월 만에 퇴사하고 목적 없이 도서관을 들락거리던 시절, 주일예배 후 난생처음으로 국회의원과 악수할 기회가 있었다. 그때 “시간 나면 의원회관으로 한번 오라”는 한마디를 듣고 국회의원 보좌관이 되어 여의도정치의 겉과 속을 들여다보게 됐다. 국회의원이란 입법권과 국가예산 심의권을 행사하는 명예와 권력이 너무나 막강하다. 반면에 늘 표밭갈이로 상갓집 조문 등으로 뛰다 보면 자정이 넘어 귀가하는 팔자다. 이 같은 국회의원을 보좌하고 수행하는 비서역의 고달픔과 중노동은 말할 필요가 없다. 국회의원이 국민 세금 낭비하는 공무원을 꾸짖고 정부기관 입법 로비와 민간단체들의 각종 청원을 처리하는 활동은 매우 감동적이고 위력적이다. 무엇보다 매년 예산심의에 앞서 정부기관 업무를 자세히 들여다보는 국정감사 활동이 가장 빛난다. 자연히 의원 보좌관들도 바쁜 기간이라 국정에 간접적으로 참여하는 보람도 느낀다. 주인공 용철은 대통령 선거철이 다가와 보좌하던 의원 덕으로 대선 캠프에 한발을 올려 후보 전용버스에 동승하여 전국을 누비는 정치행사를 참관할 수 있었다. 마침내 대선 결과는 승리였다. 이 결과 보좌해 온 의원이 당선인 최측근으로 신생 최고권력의 실세로 꼽혔다. 이에 순식간에 온갖 민원과 면담요청이 쇄도했다. 면담 민원이란 건축, 사건처리, 승진, 대출, 취업 알선 등 가지각색으로 넘쳤다. 덩달아 보좌관을 만나자는 민원도 쏟아져 들어와 하룻저녁 식사를 세 차례나 하고 핸드폰 배터리를 3번씩 충전해야 할 만큼 반짝 분주하기도 했다. 선거기간 중 열심히 뛴 사람들이 대통령직 인수위에 참여하기 위해 다투고 어떤 이는 “BH(청와대) 간다”는 소문도 나왔다. 그로부터 보좌했던 의원은 집권당의 실세로 좋았던 시절을 누렸다. 그러나 5년 세월도 금방처럼 지나갔다. 뜻밖에도 모셨던 의원이 다음 총선에서 낙선하여 실로 ‘돌고 도는 세상’임을 실감해야만 했다. 결국 이런저런 정치현장 참관 및 관찰기록이 넘쳐 ‘국회외전’을 엮어 정치지망생들에게 조언을 보내고 싶었다. 저자는 돈, 권력, 학벌, 인맥 등으로 국민과 국정을 가지고 노는 뒤죽박죽 여의도정치가 개선되지 않는 한 국회외전은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해 준다.
서문6
1장
소년의 세상
보이스카우트12 웅변16 어머니합창단18 무법자21 신체검사24 영아원29 특권32 도벽36 고스톱45
2장
승자독식
죽돌이58 기회비용64 국감75 실탄81 염소90 표93 택시투어96 아날로그198 아날로그2102 디지털105
3장
추악하게 아름답게
여자친구110 명자114 지갑119 야동121 특활비127 배132 협박136 모내기139 검사주도(檢事酒道)142 돈 많은 과부147 Run기자 Fly관료154 나와바리(동물의 점유 지역)159 노가다와 국회의원165 원숭이와 국회의원170 물 반 쓰레기 반175 양아치183 임명장186
4장
눈먼 돈 눈 달린 돈
꿈192 범방195 공짜는 없다203 거시기209 검사청탁214 돌고 도는 세상220 눈먼 돈 눈 달린 돈224
5장
공수래 공수거
호갱 입문230 호갱1236 호갱2240 호갱3243 호갱4250호갱 탈출253
출간후기1260
출간후기226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