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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미메시스와 카타르시스, 문학예술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는 것은 곧 인간에 대한 이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시학』 6장에서 비극을 “그 끝까지 완결되어 있고 일정한 크기를 갖는 고귀한 행동의 미메시스(mimesis)”라고 정의하고 있다. 『시학』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이라 할 수 있는 ‘미메시스’는 라틴어로는 ‘imitatio’로 번역되었고 그에 따라 영어와 프랑스어, 그리고 국내의 번역에서도 대부분 ‘imitation’, 즉 ‘모방’이라는 낱말로 옮겨졌다. 그러나 뒤퐁록과 랄로는 지금까지의 모든 전통과 달리 미메시스를 ‘모방’이 아닌 ‘재현’으로 옮김으로써 미메시스 개념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시한다. 이들에 따르면 미메시스와 관련된 말들은 어원으로 볼 때 연극에서 말하는 재현 형태에 뿌리를 내리고 있으며, ‘모델’이 되는 대상과 생산된 대상 두 가지 모두를 가리킬 수 있다는 점에서 후자를 배제하게 되는 ‘모방’이 아닌 ‘재현’으로 옮겨야 한다. 이런 해석에 입각해 뒤퐁록과 랄로는 『시학』의 핵심 논제를 “시적 미메시스, 즉 사람의 행동을 언어로 재현하는 활동”으로 본다. 인간에게는 ‘재현’의 욕구, 무언가를 재현한 것을 보며 쾌감을 느끼는 성향이 있다. 『시학』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어떤 존재가 아름다운 것이 되려면, 그 구성 요소가 반드시 일정한 질서에 따라 배치되어 있어야 하며 필연성이나 있음직함에 의해 잘 조직된 줄거리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감정의 정화(카타르시스)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한다. 오늘날 스토리텔링의 규칙을 따르거나 혹은 변주하는 영화, 드라마 콘텐츠들이 끊임없이 생산되고 수많은 이들이 그것을 소비하며 울고 웃는다는 것이 바로 그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은 재현의 창작물을 통해 어떠한 진실을 단순히 바라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으로부터 배움을 얻고 감정의 정화를 느끼며 고유의 ‘시선’을 갖게 된다. 이것이 인간을 동물과 구분하는,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특성이다. ‘재현’이 우리에게 이토록 자연스러운 성향인 만큼, 재현의 기능에 주목하고 문학이라는 분야에 최초로 심미적 가치를 부여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을 읽는 것은 곧 우리 스스로에 대한 이해에 한 발짝 더 가까워지는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안과 밖으로 동시에 열린 텍스트, 『시학』 연구의 집대성과 재탄생 일반 독자들에게 『시학』을 깊이 있게 소개한다는 취지 아래 로즐린 뒤퐁록과 장 랄로가 기획한 이 책은, 『시학』이 제기하는 어려운 문제들과 텍스트 자체의 내적 긴장을 감추지 않으면서도 진부하지 않게, 하지만 성실하고도 명료하게 번역한다는 이중의 과제를 설정한다. 시학 원문 번역의 약 다섯 배에 달하는 방대한 양의 주해는, 유실된 것으로 추정되는 희극 부분에 대한 논란, ‘미메시스’와 ‘카타르시스’ 개념 등을 둘러싼 논쟁을 다룰 뿐 아니라 『시학』이 그 자체로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품고 있는 무궁무진한 텍스트임을 보여 준다. 이들의 주해는 문헌학적 주해에서 시작해 통사구조 분석 그리고 텍스트 내적인 구조로 나아가면서 서로 어긋나고 모순된 부분들을 전체적으로 드러낸다. 즉, 단순한 번역을 넘어 독자로 하여금 텍스트 해석이 제기하는 문제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길잡이 역할을 하는 것이다. 특히 이들은 『시학』 텍스트에서 이론가의 내적 담론과 실제 공연되는 작품들에 대한 비평적 성격을 띠는 역사가와 증인의 외적 담론 사이의 긴장에 주목한다. 예를 들어, 비극의 행동은 ‘필연성’이나 ‘있음직함’의 규칙을 따라야 하지만 실제 비극 작품에서는 (호메로스 같은 대시인의 경우에도) 관객의 감동을 극대화하기 위해 그 규칙이 파열되기 직전의 극한까지 행동을 몰고 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를 ‘파토스’의 정화 효과, “있음직하지 않음의 있음직함”이라는 역설적인 공식으로 풀어 나감으로써 어떤 이론을 정립하려는 이론가적 입장을 취하면서도 이론을 넘어서는 실제 작품들을 규명하기 위해 노력했음을 알 수 있다. 머리말에서 츠베탕 토도로프는 『시학』을 번역한다는 것은 하나의 해석이 될 수밖에 없으며, 그것도 “서로 매우 다를 뿐만 아니라 때로는 상반되는 여러 독서 행로들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것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뒤퐁록과 랄로의 작업은 이미 출판된 많은 『시학』 해설들을 대체하려는 것이 아니라 『시학』에 관한 기존의 번역 및 연구 성과들을 종합하는 한편, 상반된 견해들을 비판적으로 대조하고 때로는 새로운 해석을 제시함으로써 문제들을 제기하고 독자에게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 주려는 시도이다. 시학 연구를 집대성하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 한 권의 책을 통해, 철학 고전·문학 전문 연구자는 물론이고 일반 독자 또한 아리스토텔레스가 전하는 ‘이야기’라는 것의 본질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머리말…5
감사의 말…13
서문…14
약어… 43
제1장…44 제1장 주해…47
제2장…67 제2장 주해…69
제3장…75 제3장 주해…77
제4장…83 제4장 주해…87
제5장…107 제5장 주해…109
제6장…122 제6장 주해…126
제7장…165 제7장 주해…167
제8장…175 제8장 주해…177
제9장…183 제9장 주해…186
제10장…201 제10장 주해…202
제11장…204 제11장 주해…206
제12장…212 제12장 주해…213
제13장…218 제13장 주해…221
제14장…244 제14장 주해…247
제15장…261 제15장 주해…264
제16장…278 제16장 주해…281
제17장…292 제17장 주해…295
제18장…313 제18장 주해…316
제19장…338 제19장 주해…340
제20장…353 제20장 주해…356
제21장…395 제21장 주해…399
제22장…426 제22장 주해…429
제23장…449 제23장 주해…451
제24장…458 제24장 주해…462
제25장…479 제25장 주해…485
제26장…514 제26장 주해…517
옮긴이 해제…531
개념 색인…547
고유명사 색인…581
서지사항…59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