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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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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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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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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편집후기]> 동물권을 처음 접한 건 2년 전 우연한 기회로 봤던 한 영상이었다. 동물권 활동가들이 갑자기 패스트푸드점에 들어가더니, 육식은 폭력이라며 피케팅을 하는 모습이 영상 속에 담겨 있었다. 당시 매장에 있던 직원과 즐겁게 식사하던 손님이 느꼈을 불편함은 나에게 쉽게 전이되었다. 가치와 신념을 떠나 방법적인 면에서 동의할 수 없었다. 그렇게 고작 2~3분 만에 나는 동물권과 동물권 활동가를 판단했고, 한 번 뿌리박힌 이미지는 좀처럼 지워지지 않았다. 그때만 해도 1년 후 그들과 동물권에 관한 책을 작업하게 될 거라 상상도 못했으며, 2~3분 만에 뿌리박힌 이미지가 바뀌는데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릴 줄은 더더욱 몰랐다. 인식의 변화는 한 번에 오지 않았다. 시작은 미약하고 느슨한 연결이었고 그 과정은 불편함과 혼란으로 가득 차 있었다. 언제나 비난은 쉽고, 이해와 공감은 어렵다. 지금 세상이 당연하고 어쩔 수 없다며 살아가는 건 너무나도 편하고 쉬운 일이고, 모두가 당연하다는 걸 잘못되었다며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운동의 방식이 잘못되었다고 활동가를 비판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지만, 그러한 비판을 감내하며 활동을 이어나가는 일은 무척 힘든 일이다.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는 이들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일 역시, 결코 쉬운 일은 아닐지도 모른다. 모두가 동의하는 세상의 이치(理致)에 의구심을 품을 때, 상상할 엄두조차 나지 않는 미래를 감히 떠올려 볼 때, 혼란은 필연적이다. 그리고 우리 사회는 언제나 이러한 혼란과 잡음, 소란스러움, 흔들림 속에서 조금씩 나아지곤 했다. 이 책은 육식이냐 채식이냐 이분법적인 잣대를 내밀고 있지 않다. 다만 우리가 너무 쉽게 손가락질하고 비난했던 어떤 이야기에 대해, 흥분을 가라앉히고 차분히 들어보길 권유하고 있다. 귀 기울여 들어도 100%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고, 불편하게 다가올 수도 있다. 하지만 개개인의 크고 작은 불편함이 모인다면, 불편함을 감내하고 이들에게 손을 내민다면, 우리는 분명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을 꿈꿀 수 있을 것이다. 동물들이 행복한 세상이 인간에게 불행할 이유는 그 어디에도 없다. <책 속에서> 우리는 새벽이가 알려주는 것들을 하나하나 기록할 것이다. 특별한 돼지가 아닌 우리와 같은 고유한 존재로서 새벽이가 차별적인 세상을 투쟁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새벽이의 평범한 진흙목욕이 사회를 향한 투쟁일 수밖에 없는 그 이유에 대해 기록할 것이다. 그리고 새벽이를 죽이려 했던, 그리고 죽으라 하는 세상에서 새벽이의 투쟁이 고립되지 않도록 더 많은 이가 연대해주기를 바란다. - 37p 이 사회에선 진짜 돼지의 모습을 볼 수 없는 반면, 분홍색 돼지는 쉽게 볼 수 있다. 핑크 돼지는 사회에서 쉽게 통용된다. 어릴 때부터 우리가 배우고 만나는 돼지의 이미지도 모두 분홍색이다. 곰돌이 푸의 소심한 피글렛, 돼지를 형상화한 수많은 귀여운 굿즈들. 심지어 ‘돼지고기’ 집 간판에 새겨진 캐릭터도 핑크 돼지다. 돼지가 분홍색인 이유를 포털 창에 검색해본다면, ‘돼지고기’가 덜 익은 것인지에 대한 정보만이 쏟아지는 게 지금 우리가 사는 현실이다. - 52p 새벽이는 강제개변된 탓에 체중조절에 계속 신경을 써야 하지만, 적어도 생추어리에 이주한 이후로는 몸이 훨씬 탄탄해지고 피부도 두꺼워지며 날렵해지기 시작했다. 미디어에서 곧잘 묘사되는 게으르고 뚱뚱하며 탐욕스러운 ‘돼지’는 그들이 겪은 학대로 왜곡된 모습일 뿐이었다. - 67p 생추어리는 분명 외부의 기대만큼 낭만적인 곳도, 낙원도 아니다. 그러나 감금시설에서 공개구조 된 새벽이가 새벽이생추어리에서 보여주는 극적으로 달라진 삶의 이야기는 부정할 수 없는 강력한 동물해방의 씨앗이다. 이곳은 본래 먹히기 위해서 태어난 존재라는 낙인을, 우리와는 근본적으로 다르게 태어난 존재라는 단절된 인식을 부숴버린다. 그리하여 인간들끼리 ‘우리가 소유했다’라고 착각하는 똑같은 땅 위에 갑자기 어느 한 곳을 울타리로 둘러싼 다음 ‘생추어리’라 부르는 이 급진적인 행동은 강력한 동물해방 운동이 될 것이다. - 77p 새벽이를 돌본다는 것은 새벽이의 삶을 함부로 통제하고 휘두르는 일이 아니다. 어떠한 경제적인 이윤을 내서 자본을 쌓기 위한 일도 아니며, 새벽이를 시혜와 동정의 프레임에 가두기 위한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봉사자’가 될 수 없고 ‘사육사’가 될 수도 없다. 그렇게 새벽이생추어리는 안식처이자 피난처의 공간이 된다. 새벽이가 오롯이 스스로를 돌보며 살아갈 수 없게 만든 이 사회에서, 새벽이의 일상은 곧 투쟁이 된다. 그 투쟁의 길에 연대하는 활동가와 새벽이의 관계는 선의로 불쌍한 이를 도와주는 일방적인 것이 아니다. 이 관계는 삶의 위치를 옮김으로써 인간과 동물을 가르는 위계적인 이분법에 저항한다. 그 순간 우리는 ‘동등한 동물’이 된다. - 98p 일정을 마치고 도살장을 나와 각자의 도시로 돌아왔을 때 피투성이가 된 나의 운동화 밑창으로 걷는 도시는 너무나도 깔끔했다. 길거리에는 이 시대 인간들의 과잉된 식량이자 유희가 되어버린, 내가 보고 온 시체 덩어리가 그대로 매대에 즐비해 있었다. 아무도 그 누구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아기돼지의 얼굴 가죽을 막 벗겨 담은 냉장고에는 해맑게 웃고 있는 아기돼지들의 얼굴 사진이 붙어 있었다. 도시의 간판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듯 심지어는 어딘가 기뻐 보이게 웃고 있는 돼지 캐릭터가 제 살점을 들고 먹으라 광고하고 있었다. 괴리된 도시는 어디에도 없었던 행복한 돼지를 앞선에 내세우며 여러분은 생각하지 말고, 안심하고, 의심하지 말고, 그저 많이, 더 많이 먹어 삼키라 하였다. 방금 전 내가 분명하게 보고 듣고 맡고 온 현실은 모두 거짓처럼 느껴졌다. - 126p 공개구조를 마치고 현장을 나와 돌아가는 새벽녘은 적막했다. 공개구조의 첫 단추를 꿰었다는 안도감보다 현장의 충격에 우리는 휩싸여 있었다. 그리고 새벽이, 노을이, 별이의 뒤로 남겨둔 수많은 엄마돼지 그리고 아기돼지를 생각했다. 우리가 자주 다니던 도살장 바로 근처에 위치한 종돈장이었다. 우리가 다시 만나게 된다면 그곳은 도살장 앞일 것이었다. 나는 정말 정말 참혹한 마음으로 조용히 울며 이 새벽녘을 잊지 않겠다 다짐했다. 그리고 끊임없이 당신들이 있는 곳으로 찾아갈 것임을, 여러분의 이야기를 어떤 방식으로든 사회에 전하고야 말 것임을 다짐했다. 슬픔에 가득 찬 차 안에서는 폭력의 현장에서 막 구조된 새벽이와 노을이의 목소리가 조용히 들렸다. - 150p 가져온 감자를 이들이 허겁지겁 힘겹게 먹고 있을 때 도살장 직원분이 다가왔다. 그리고 창자를 처리할 때 이물질이 나올 거라 곤란하다고 내게 건조하게 말을 건넸다. 내가 건넨 감자를 그는 허겁지겁 먹었지만, 내가 보지 못하는 도살장 벽 너머에서 그는 곧 끔찍하게 죽었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 그가 먹었던 감자는 처리 과정을 통해 잘린 창자에서 덩그러니 떨어져 나왔을 것이다. 그의 속살은 활동가들이 건네주었던 감자를 맛있게 먹었던 흔적이 싹싹 지워져 깔끔히 포장되어 판매되었을 것이다. 평범한 누군가가 조각난 그를 집어삼켰을 것이다. 잘린 그의 몸엔 분명히 있었던 그의 살고자 했던 그리고 고발하고자 했던 저항이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그것이 새벽이가 감자와 사는 현실이었다. - 161p 도살장 앞에서 소, 돼지, 닭, 그리고 인간이 함께 눈물 흘리며 슬픔을 주고받았다. 그렇게 나는 조금씩 조금씩 꿈틀거리며 동물해방 운동을 시작하였다. 경계가 뒤섞이며 허물어져 갔다. 나는 인간에서, 다시 동물이 되어갔다. - 205p 그날 도살장 앞에서 나는 어떻게 ‘애도’해야 하는지 어렴풋이 깨달았다. 나는 그날부로 매주 비질에 참여하여 도살장 앞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세월호가 단순한 ‘교통사고’라고 말하는 이들과 축산업이 ‘자연의 섭리’라고 말하는 이들이 겹쳐지기 시작했다. 도살장 앞 트럭 철창에 머리를 박는 돼지들의 몸부림, 줄줄이 들어갔다 금세 텅 비어 나오는 트럭들, 이것은 다름 아닌 우리 사회였다. ‘가만히 있으라’, 온 사회가 비명을 감추는 도살장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 210p <추천사> “세상은 ‘절도’라고 했고 그들은 ‘구조’라고 했다. 이것은 하나의 세계가 무너지고 새로운 세계가 태어나는 이야기, 인간이 죽고 동물이 태어나는 이야기, 인간이 동물로서 다시 태어나는 이야기다. 죽이는 것은 합법이고 살리는 것은 불법인 세상에서 희망은 폴리스라인 너머에 있었다.” 홍은전 · 『그냥, 사람』 저자 “동물과 온전한 모습 그대로 만나고 동등하게 관계 맺는 것은 이를테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거나 친구와 우정을 쌓는 것만큼이나 의미 있고 또한 필요한 일이다. 이 책은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그 당연하고 필수적인 일을 해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용기와 노력을 필요로 하는지를 보여준다. 다른 생명에게 자신의 삶을 빚지고 있는 모두에게 권한다.” 한승태 · 『고기로 태어나서』 저자 “공개구조는 종차별주의에 저항하는 가장 순수한 표현 방식 중 하나입니다. 축사 문지방을 넘고 철조망이 쳐진 울타리를 지나 누군가를 철창 밖으로 데리고 나오는 행위는, 단지 구조된 누군가의 삶을 변화시키는 행위일 뿐만 아니라, 대중으로 하여금 그 역시 재산이 아닌 고유한 삶을 가진 존재라는 사실을 마침내 깨닫게 만드는 행위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함께, 동물을 위해 세상을 바꿀 것입니다.” 알미라 태너 · DxE SF Bay Area 리더 “훔친 돼지만이 살아남는다, 다시 말해 나머지 돼지는 모두 죽는다. 공개구조가 주는 메시지는 불편하다. 디엑스이의 활동은 언제나 불편하다. 동물을 사랑해달라는 게 아니라 동물의 피와 고름으로 만들어진 일상이 잘못됐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정의에 대해 말하고 있다.” 강석영 · <민중의소리> 기자 “활동가들의 용기와 많은 이의 도움 및 연대로 새벽이생추어리가 만들어질 수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를 표합니다. 이 책을 통해 새벽이가 이 사회에서 가지는 의미가 잘 전달되어 많은 분이 새벽이의 삶과 함께하길 바랍니다. 무엇보다 차별의 무게를 고스란히 견디어낸 새벽이에게 미안하고 수고가 많았다고,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새벽이생추어리
들어가며 - 모두가 해방되지 않으면 아무도 해방될 수 없다
찐 감자와 바나나를 좋아하는 새벽이
사랑하는 새벽이
새벽이의 엄청난 송곳니
새벽이의 분홍빛
새벽이가 먹는 음식을 먹어
세상과 새벽이의 변화하는 관계
왜 생추어리인가?
생추어리 설립투쟁사 1 난민 새벽이, 빼앗긴 들을 점거하다
생추어리 설립투쟁사 2 ‘어차피 돼지가 살 곳 아니냐’는 말
생추어리 설립투쟁사 3 내몰린 운동에는 합리성이 없다
‘봉사’가 아닌, 삶의 위치를 옮기는 저항
돈(money)이 아닌 돈(pig)과 함께 살아가기
평범한 돼지 새벽이의 하루
우리의 철창을 넘어
새벽이가 온 곳
도살장 앞 또 다른 새벽이들
내가 저주하던 나의 모습 그대로
우리의 철창을 넘어
OPEN RESCUE, 공개구조
새벽이가 사는 세상
곱창 속의 감자
동물해방의 새벽
동물해방의 새벽을 알리며 나타난 이들
우리는 진정 새벽이를 인정하는가
노을이를 기억한다는 것은
학살의 한복판에서 치른 별이의 장례식
다른 인간의 슬픔으로 시작한 동물해방 운동
도살장 앞 명령, “가만히 있으라”
이미 일어나버린 동물해방
부록 - 왜 ‘DxE (Direct Action Everywhere), 어디서나 직접행동’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