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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항암월드 : 죽음의 문턱에서 마주한 신세계

홍유진 저 | 북오션 | 2022년 03월

웰컴 투 항암월드 : 죽음의 문턱에서 마주한 신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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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7996659 / 520쪽 / 676g / 141 x 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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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책 속에서> 다음날 의사가 엷은 미소를 띤 얼굴로 반갑게 맞았을 때, 지금까지 자신의 인생이 그래 왔듯이 모든 일이 결국엔 다 잘 풀릴 거라고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의사는 마치 기쁜 소식을 전하는 사람처럼 입을 열었다. “검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저, 괜찮나요?” “혈액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돼 분석 기관에 문의한 결과, 만성골수백혈병으로 나왔습니다.” “뭐라고요?” “만성골수백혈병입니다.” “백혈병… 이요? 제가 백혈병이라고요?” “네. 만성골수백혈병입니다.” “만성골수, 백혈병. 확실한가요?” “그렇습니다.” 어떻게 이런 무시무시한 말을, 저렇게 아무렇지 않게 내뱉을 수 있지? - 19쪽, ‘할머니가 옳았다’ 중에서 간호사들은 복도에 놓인 환자용 냉장고를 가끔씩 열어 보고 안에 든 음식을 모조리 내다 버렸다. 원칙적으로는 맞았다. 냉장고 안의 음식은 환자의 가글을 오염시키거나 벌레를 부를 가능성이 있었다. 하지만 집이 멀거나 환자와 보호자가 지방에서 올라온 경우, 환자 곁을 오래 비울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원칙은 현실을 따라가지 못했다. 식사도 샤워도 빨래도 힘든 이곳에서, 보호자들은 제대로 먹지도 씻지도 못한 채 팔걸이도 없는 낮은 의자 겸 침대에 모로 누워 쪽잠을 잤다. 배선실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이따금 모여 배달 음식을 시키거나 밥을 해 먹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컵라면이나 빵으로 끼니를 때웠다. 이렇게 항암월드에서는 보호자의 건강도 서서히 무너져 갔다. - 105쪽 ‘항암월드로 초대합니다’ 중에서 금희는 화장실에서 손에 휴지를 둘둘 마는 양에게도 말했다. “양아, 휴지 좀 아껴 써. 하루에 2롤밖에 안 채워 주는데 네가 그렇게 많이 쓰니까 매일 모자라잖아. 사람들이 휴지가 모자란다고 불평하고.” “엄마, 나 생리가 계속 쏟아지니까 이렇게 두껍게 안 하면 손에 다 묻는다고! 설사도 그렇고. 휴지가 모자라면 우리가 사서 여기에 두면 되잖아.” “엄마랑 아부지의 밥값도 모이니까 큰돈이라, 한 푼이라도 아껴 보자고 청소하는 정 여사한테 식권을 사는데… 휴지 값이 어디 애 이름이야? 그냥 조금만 아껴 써.” “엄마! 내가 오늘 죽을지 내일 죽을지도 모르는데, 휴지까지 아껴 써야 해? 내가 모아 둔 돈을 쓰라고! 그걸로 휴지를 잔뜩 살 수 있잖아! 왜 내 돈도 못 쓰게 하면서 나한테 휴지까지 아끼라고 해, 왜!” 양은 바락바락 소리를 질렀다. 그만큼 화가 났다. 이날 하루 종일, 금희와 양은 눈길도 안 맞추고 꼭 필요한 말을 빼고는 안 했다. - 320쪽 ‘우리는 모두 시한부 환자다’ 중에서 “…하, 양 씨의 이식 성공률은 여전히 50퍼센트입니다.” “네?” “50퍼센트가 낮은가요? 나는 낮다고 생각하지 않는데요?” “50퍼센트면… 높다고 느껴지진 않아서요.” 갑자기, 심해의 목소리가 올라갔다. “하양 씨는 만성골수백혈병의 급성기입니다. 이런 상태의 환자 5명 중 1명이 살아요! 여기까지 온 것도 대단한 거예요! 5명 중 1명에 비하면 지금의 50퍼센트는 결코 낮지 않다고 보이는데요? 이식을 준비하시지요.” 사람이 멀쩡히 살아서 앞에 있는데 여기까지 온 것도 다행이라는 말이 할 소린가. - 486쪽, ‘신의 기도’ 중에서

저자 소개

  • 저자 : 홍유진
저자 : 홍유진
글 쓰는 사람. 길냥이사랑단 대표. 백혈병(혈액암) 환우.
이화여대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하고 장학재단에서 일했습니다.
2013년 가을, 갓 서른을 넘긴 나이에 생존율 10%의 백혈병 말기 판정을 받고 어느 날 문득 마주친 죽음이 삶을 뒤흔드는 시간을 겪었습니다.
시한부 판정을 받은 뒤 극단적인 선택 또한 생각했지만, 마음을 다잡고 받은 1차 항암치료에서 암세포가 0%로 사라진 결과가 나와서 의료진도 놀랐다고 합니다. 이후 2차, 3차 항암 치료를 거쳐 2014년 5월에 골수이식을 받았습니다.
이식 후 암 투병 과정 중 산책길에 만난 삼색 고양이와의 신비한 묘연으로 길냥이사랑단을 만들어, 2018년 9월부터 재개발지역에 남은 길고양이들의 구조 활동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2020년 5월, 그동안 만난 길고양이들의 꿋꿋한 사연을 담은 동물 에세이 《길고양이에 꽤 진심입니다》를 출간했습니다. 사람과 길고양이는 서로 도우며 살아가고 있으며, 길고양이도 사람과 다를 바가 없다는 깨달음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서였습니다. 해당 재개발지역이 공사에 들어간 현재는 길고양이들을 돌보며 이웃 주민들과 길고양이가 함께 행복한 지역사회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골수이식 후 100일 뒤 검사에서 암 유전자가 0.06% 남아 있다는 결과를 얻어 여전히 매일 아침 항암제를 먹고 있지만, 다행히 2014년 12월 이후 만 7년 넘게 암 유전자 검사에서 음성을 유지하며 완치를 꿈꾸고 있습니다.
백혈병동에서 함께 격리 생활을 했던 환우 대부분이 세상을 떠났기에, 그들보다 생존율이 훨씬 낮았던 제가 왜 살아남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저 이전과 다르게 살아볼 기회가 주어졌음에 감사하며 오늘을 소중하게,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존재들과 하루하루를 보내려 합니다.
암 환우뿐 아니라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 거리두기와 격리 생활 속에서 외로운 이별을 맞이하는 코로나 시대의 인류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펴내고자 합니다.

목차

프롤로그 - 할머니가 옳았다
항암월드로 초대합니다
우리는 모두 시한부 환자다
에필로그 - 신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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