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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주평전 : 태양에 바래면 역사가 되고 월광에 물들면 신화가 된다 (양장)

안경환 저 | 한길사 | 2022년 05월

이병주평전 : 태양에 바래면 역사가 되고 월광에 물들면 신화가 된다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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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5676514 / 992쪽 / 1,305g / 14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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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비극으로 마감한 동갑내기 김수영 1968년 6월 15일 불과 몇 시간 전까지 이병주와 함께 술을 마시다 폭언을 퍼붓고 자리를 박차고 나간 김수영이 버스에 치여 세상을 떠난다. 김수영의 때 이른 죽음에 이병주가 관여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후세인들은 이병주를 미워했고 이병주는 그 미움을 고스란히 받아냈다. 이병주와 김수영은 생전에는 가까운 관계가 아니었지만 사후에는 도봉산 중턱에 두 사람의 문학비가 지척에 서 있다. 마치 이병주가 죽어서도 24년 먼저 떠난 김수영에게 상석을 내주어 미안한 마음을 표한다는 듯이. 한국이 낳은 가장 뛰어난 이야기꾼 프랑스 문학 전공자로 자처한 이병주는 나폴레옹이 검으로 이룬 업적을 자신은 펜으로 이루겠다던 발자크처럼 탄탄한 이야기 전개와 구성을 바탕으로 자신은 ‘한국의 발자크’가 되겠다는 야심을 키웠다. 이병주와 발자크의 생애는 서로 닮은 점이 많다고 한다. 이병주의 문학사상을 형성하는 데 중심이 된 대가들이 여럿 있다. 그중에서 대표적 3대 거인으로 니체, 도스토옙스키, 사마천을 들 수 있고 그외에 발자크, 알퐁스 도데, 앙드레 지드, 사르트르, 루쉰, 그리고 다산 정약용의 영향을 받았다. 이병주의 대중소설 내지는 ‘통속소설’이 동시대작가들의 작품과 결정적인 차이는 그의 대중소설에는 어김없이 시대현실에 비판적인 지식인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이들 지식인 주인공 내지는 주역의 입을 통해 사회적 자의식과 세태비평이 빠짐없이 등장하며, 광범위한 범주의 지식인 딜레탕트가 개입한다. 특히 정치의식을 드러내는 소설들은 저널리즘적 대중성을 짙게 드러내면서, 대중의 교양 욕망, 사회와 정치현실에 대한 비평적 시각과 욕망을 유도하고, 텍스트를 통해 대리만족을 구하는 대중독자의 기호를 충족해주었다. 『산하』(1~7)는 이승만 시대를 그린 대하 실록소설이다. 작품의 주인공 이종문은 맹목적인 이승만 숭배자다. 경상도 김해 출신 노름꾼 이종문은 무작정 상경하여 도박 실력을 십분 발휘해 재산을 모으고 회사를 이승만에게 바치고 대통령의 양자가 되고 건설회사의 거부가 되고 국회의원으로 영화를 누리다 몰락한다. 『관부연락선』(1~2)은 학병문학의 효시로 이병주 최초의 장편소설이자 대표작으로 당시까지 한일 관계를 다룬 작품의 백미로 인정받는다. 그가 남긴 수많은 작품 중에 유독 이 작품만이 평단의 지속적인 관심과 주목을 받아왔다. 작품이 다룬 시기는 후속 작품 『지리산』과 유사하다. 『지리산』은『관부연락선』의 속편으로 인식된다. 『관부연락선』이 학병 체험에 기반을 둔 ‘허구적 사실’이라면, 『지리산』은 ‘만약 그때 학병에 지원하지 않았더라면’이라는 가정 하에 쓴 ‘사실적 허구’다. 『지리산』(1~7)은 격동기의 현장을 다루면서 역사적 사건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평가의 가능성을 열어둔다. 일제하의 창씨개명, 친일 유명인사의 행위에 대한 평가, 독일의 프랑스 침공, 스페인 내전, 일본 공산당의 움직임, 문학, 교육제도, 군국주의 철학, 천황제 등에 대한 논의가 담겨 있다. 해방 후에는 미군정, 농촌문제, 건준과 인공, 그리고 남북분단에 이르는 과정, 과격 폭동, 소시민적 부르주아 의식, 혁명적 인간상, 서대문형무소의 모습 등 시대적 삽화들이 만화경처럼 어우러져 있다. 이들 삽화는 궁극적으로 반공을 위한 기초자료 역할을 한다. 특히 여순 반란사건과 러시아혁명, 제주 반란사건의 분석은 탁월한 역사적 혜안을 느끼게 한다. 이런 역사적 비극의 뿌리를 다루면서 작가는 극한적인 대립 상황에서도 인간은 인간일 수밖에 없으며, 그 어떤 상황에서도 극단적인 비극은 예방될 수 있다는 신념을 작품 전편에 투영한다. 『그해 5월』(1~5)은 한마디로 박정희 정권 18년에 대한 정치적 단죄를 위해 쓴 것이다. 역사 드라마 속에 자신에게 내린 부당한 재판의 판결문을 전제하는 등 시종일관 박정희에 대한 개인적 원한을 감추지 않았다. 몇몇 장면에서는 이병주의 정치적 소신과 함께, 그 소신을 지켜나가는 데 수반된 인간적 고뇌를 감지할 수 있다. 『바람과 구름과 비』(1~10)는 이병주 역사소설의 백미로 세상과 시대에서 소외된 주변부의 비천과 비루함을 제 운명으로 타고난 인물들이 세상을 뒤바꿀 한마음으로 작당하여 결사에 이르는 것이 이 장편소설의 중심서사다. 작품의 중심인물들은 하나같이 박복한 사람들로 혁명가의 기질을 운명적으로 타고났다. 역사를 불신하고 현실에 분노하다 이병주는 산천을 사랑하는 양민이 전쟁의 두려움 없이 일상의 평화를 누릴 수 있는 영세중립국을 염원하고, 자유와 평등이 조화를 이루는 사회 민주주의를 신봉하여 스웨덴과 같은 복지국가를 꿈꿨다. 그는 참된 지식인의 색깔은 흑도 백도 아닌 회색이고. 회색은 포용의 색이라면서 자신만의 회색 정원을 가꾸었다. 후진국 작가로 출발해 중진국 작가로 떠난 이병주는 역사에 대해 격렬하게 분노했다. 나라가 불행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상은 진보하기 마련이다. X세대, MZ세대 등 끝없는 분절에도 불구하고 세대를 이어 연면하게 전승되어야 하는 미덕은 인간 자체에 대한 사랑과 포용이다. 문학이 세대를 넘어 전승되려면 상상의 고리가 이어져야만 한다. 이병주는 이른바 주류문학의 기준으로 볼 때 그를 기릴 이유만큼이나 미워할 이유도 많았다. 그러나 그가 작가로서 한국문학사에 기여한 공로는 결코 가볍지 않다. 그는 평론가나 동료문인의 작가가 아니라 오로지 독자만을 섬긴 작가였다. 지은이 안경환은 문자와 이성의 시대에 작가는 지상의 스승이었고, 나아가 신의 세계로 이르는 길을 인도하는 사제였기 때문에 작가는 광범한 면책특권을 누려야 한다고 소신을 밝힌다. 작가의 특권과 특전을 최대한으로 존중하는 사회, 그런 사회야말로 인간이 참주인이 되는 세상이 온다는 것이다. 안경환은 또한 문학작품은 시대의 거울이자 개인과 공동체 삶의 성찰을 담은 경전이라는 점도 강조한다. “사랑이 없는 사상은 메마르고, 사상이 빠진 사랑은 경박하다”라고 믿었던 그 시대 사랑과 사상의 만화경으로서 이병주의 작품들은 중요한 문화유산으로 남아 있다. 비록 그가 작품으로 받아낸 시대의 사상과 대중의 기호는 더 이상 현세 독자의 몫은 아닐지라도 되돌아볼 시대의 거울로서는 더없이 소중한 자료다.

저자 소개

  • 저자 : 안경환
저자 : 안경환
1948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났다. 부산고를 나와 1970년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했다. 서울대 대학원,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로스쿨을 거쳐 산타클라라대 로스쿨에서 법학박사학위를 받았고 1983년부터 1987년까지 미국 워싱턴 D.C.와 캘리포니아주 변호사로 일했다. 1987년 귀국하여 2013년까지 서울대학교 법과대학(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면서 헌법, 영미법, 인권법, 인권사상사, 법과 문학 등 다양한 주제를 강의했다.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학장, 한국헌법학회 회장, 제4대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국제기구조정위원회(ICC) 부의장을 역임했고, 정년퇴임 후에는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초대 이사장을 지냈다. 한국인 최초로 국제인권법률가협회(ICJ) 위원으로 활동 중이며, 여성권익디딤돌상(2004)과 대한민국법률가대상에서 인권부문(2012)을 수상했다.
인문학적 소양과 통합적 지성의 배양을 강조하는 이 시대의 문필가로서 《법과 문학 사이》(1995), 《법, 영화를 캐스팅하다》(2007)와 같은 교양서는 물론, 《조영래 평전》(2006), 《황용주:그와 박정희의 시대》(2013), 《윌리엄 더글라스 평전》(2016) 등 3권의 인물 전기도 썼다. 《동물농장》(2013), 《두 도시 이야기》(2015), 《바틀비/베니토 세레노/수병, 빌리 버드》(2015) 등의 영미 문학작품을 번역한 바 있으며, 이 외에도 전공인 법학을 비롯한 수많은 사회비평서가 있다.
이 책은 오랜 시일에 걸쳐 셰익스피어 법률 주석서를 준비하고 있는 지은이가 사전에 펴내는 《법, 셰익스피어를 입다》(2012), 《에세이, 셰익스피어를 만나다》(2018)에 이은 셰익스피어 에세이 3부작의 완결편이다.

목차

사랑과 사상의 거리를 재다
김윤식 교수님 영전에 바칩니다 33

제1부
출생에서 학병까지(1921-43): 식민지 청년의 이중자아
1. 산과 강과 바다를 함께 품은 작가의 고향, 하동 45
2. 진주농업학교 부적응 자퇴생 83
3. 선망과 좌절의 도시 교토 97
4. 자유의 공간 교토 119
5. 일제의 인재양성제도 159
6. 스페인 내전과 인민전선사상 183

제2부
학병시절(1944-45): 누구를 위한 출정인가
7. 소주 60사단: 용병의 비애 203
8. 1945년 상해: 혼란 속의 희망 233
9. 학병은 친일부역자였나 271

제3부
되찾은 산하(1946-64): 두 개의 조국
10. 교사 시절: 좌익과 반동 사이 291
11. 아비규환: 6·25 전후의 진주 315
12. 마산, 나그네의 고향 339
13. 실록소설 『산하』와 이승만 정권 367
14. 부산, 주필 시대의 예낭 389
15. 감옥과 작가의 탄생 417

제4부
위대한 변신(1965-79): 작가의 탄생
16. 이병주 문학의 원형 『소설 알렉산드리아』 445
17. 학병문학의 효시 『관부연락선』 467
18. 김수영의 죽음: 1968년 6월의 비극 479
19. 민족의 성산(聖山) 지리산 495
20. 실록소설 『남로당』 521
21. 박정희 정권, 『그해 5월』 539

제5부
전두환 시대: 민족의 불행으로 탄생한 정권
22. 1980년 개헌: 이병주의 모순투성이 헌법관 581
23. 유폐된 반영웅: 백담사의 전두환 597
24. 『전두환 회고록』: 운명적 선택이라는 모순 615
25. 이병주와 이문열, 황석영: 제도교육의 한계를 극복한 문인들 661

제6부
인간관계: 특별한 친구들
26. 청년의 목숨을 구해야 한다: 박희영과 강신옥 675
27. 침묵 속에 떠난 이후락: 박정희의 제갈조조 695
28. 진주 친구들: 김현옥과 이병두 713
29. 이병주의 여인들 725

제7부
작품과 작가론
30. 독서 대가 이병주 761
31. 역사소설 789
32. 이병주의 대중소설 823
33. 이병주, 법과 문학의 선구자 851
34. 불교도의 산 사랑 865
35.『소설 장자』, 동양 고전의 종합 평가서 889
36. 두 도시 이야기: 파리, 뉴욕 909

제8부
아듀, 조국이여, 산하여
37. 떠나보내기 931

그는 역사를 불신했다, 그리고 현실에 분노했다
책 끝에 붙이는 말 967

이병주 연보 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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