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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때는 자작나무를 탔다 : 제2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김연 저 | 한겨레출판 | 2021년 09월

수상도서 당선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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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60406368 / 384쪽 / 499g / 15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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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추천사> 두 가지 점이 빛나고 있다. 주인공이 아기 생일 때마다 자동차를 몰아 누비기가 그 하나로, 후일담 소설이 빠지기 쉬운 자의식의 늪이 이로써 어느 수준에서 극복되었다. 다른 하나는, 이 점이 중요하거니와, 상처 입은 사회를 치유하는 방법의 발견, 즉 아기 낳아 기르기가 그것이다. 아이를 통해 이념보다도 생명과 삶에서 대안을 찾은 것이다. _김윤식(문학평론가) 로드 픽션이 흔히 그렇듯 이 작품의 주인공 또한 여행을 통해 변화하고 성숙하는 과정을 거친다. 입때껏 남자의 눈을 통해서만 세상을 보아 버릇했던 구각을 탈피하고 자기 나름의 독자적인 시간을 획득한 다음 보여주는 선택의 결과라는 점에서 이 여성의 본디 자리로의 회귀는 한층 의미를 지닌다. _윤흥길(소설가) <본문에서> 아이에 대한 엄마의 책임과 돈을 벌어야 한다는 당위 사이에서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서 이쪽저쪽으로 늘 눈치만 살피며 대강대강 구렁이 담 넘어가듯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엄마가, 어른 하나 겨우 누울 수 있는 좁고 답답한 내실에서 자주 잠들어야 하는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선물, 그게 아이와 함께한 길 떠남이었다. _56쪽 간호사가 건네주는 아이를 처음 안아보던 순간, 수민은 혼란스러울 정도로 당황스러웠다. 그저 떨어뜨리지 않으려고 두 팔로 받아 안았을 뿐 그다음 엄마로서 제 아이에게 어떤 행동을 취해주어야 할지 알 수가 없어 오물거리는 작은 입만 들여다보고 있었다. 한 생명을 세상에 나오게 했다는 한 줄기 감격의 눈물 대신 수민은 전혀 예상치 못한 쑥스러움과 어색함에 아이의 손을 찾아 만지작거리고만 있었다. _59~60쪽 용케 울음소리로 아이를 알아낸다 하더라도 그건 여성에게 있다는 모성 본능이라고는 믿기지 않는다. 그저 가장 오랜 시간 동안 아이의 옆을 떠나지 않고 지킨 대가라고 생각할 뿐이다. _63쪽 그게 바로 당신의 한계라고, 어디선가 철호가 소리치는 것만 같다. 한계령의 한계란 한자어는 그저 찬 고개란 의미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벌써 알아버렸지만 한계령의 수민은 자유로울 수가 없다. _106쪽 거인도, 그 거인을 필요로 했던 시대도, 거인의 커다란 걸음도, 거인의 드넓은 그림자 안에 들어 있었던 그 모든 것들도 이제 사라지고 있다. 그것들이 사라진 자리엔 무엇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또한 도래할 것인가. _129쪽 스무 살 무렵엔 자신이 나중에 운전을 하게 될 거라고 꿈조차 꿔보지 않은 것처럼 여자가 차 사고를 당하고 인간적 대접을 받으려면 반드시 그 옆에 남자란 든든한 산이 버티고 있어줘야 한다는 현실 또한 전혀 생각해보지 못한 일이었다. _153쪽 “수민 씨, 살면서 이게 아니다 싶거나, 이게 사는 건가 싶을 때 차에 기름만 든든히 넣고 달리세요. 아무 생각 하지 말고. 달리고 싶을 때 달리고 쉬고 싶을 때 쉬고, 그렇게. 수민 씨는 속도광의 기질이 보이니깐.” _155쪽 누가 저 여자의 가치관 속에 남성은 여성보다 훨씬 우월한 존재라는 편견을 심어놓았을까. 태어나지도 않은 손자에 대해선 온갖 기원과 축복을 아낌없이 퍼부으면서도 정작 둘이나 있는 손녀들에 대해선 보고 싶다는 말 한마디 한번 쏟아내지 못하도록 누가 저 여자의 뇌를 통제하고 있는 걸까. _178~179쪽 저 남자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스무 살 때 계급제도와 여성의 소외에 대해 어떻게 이해했으며 서른이 넘었을 땐 가부장제 사회란 걸, 책에서가 아니라 이 땅에서 어떻게 몸으로 느꼈으며 지금은 당신 딸들의 미래에 대해 무엇을 보고 있냐고. _179쪽 술집으로 돈을 번 엄마의 피를 물려받은 여자, 밤늦게 시끄러운 음악에 맞춰 춤이나 추는 여자, 술이나 마시고 눈물이나 쏟는 리버럴한 여자, 언제 저 여자가 대열의 선두에서 각목을 들고 설친 적이 있나 할 정도로 눈이 크고 겁이 많은 여자. _244쪽 세상에 술만 한 위안이 없음을 깨닫게 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슬플 때나 기쁠 때나 아플 때나 건강할 때나 늘 함께하겠다고 서약했던 남편보다도, 주먹을 치켜올리고 동지가를 부르며 평생 이 길을 같이 가자고 피로써 맹세했던 동지들보다도, 술은, 잠들지 못하는 밤 인실의 말동무가 돼주었고 편안하게 쉬게 해주었다. _262쪽 여자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권력을 잡아보는 때가 바로 시어머니가 되는 순간이라고 했던가. _366쪽 아이와 누각에 걸터앉아 신우대 숲을 가르고 온 바람 소리를 듣는다. 이끼 낀 돌 사이로 돌돌돌 물소리를 듣는다. 그 어떤 자연과학자라도 이 능파각에 앉아 저 흐르는 물소리가 물의 흐름이 돌에 방해받아 생겨나는 물거품 파열음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진 않으리라. 그도 이곳에선 시간이, 세월이 멈춘 듯하다고 느낄 것이다. _368쪽 철호와 헤어지고서 수민은 결심했었다. 이제 내 눈으로 세상을 보자고. 인간은 자율적이고 주체적이어야 한다고 그렇게 외쳤으면서도 정녕 자신은 세상에 두 발로 서 있었던가. 배려란 이름으로 끊임없이 그의 눈치를 봤고, 실천이란 이름으로 그와 행동을 같이했었다. 그렇게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운동권의 사상 논쟁에서도 수민은 언제라도 한 번 자신의 목소리를 가졌던가. _374~375쪽

저자 소개

  • 저자 : 김연
저자 : 김연
1963년 전남 광주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다. 1997년 《나도 한때는 자작나무를 탔다》로 한겨레문학상 수상, 상금으로 가평 두밀리 골짜기에 집을 짓고 마당에 자작나무 한 그루 심었다. 장편소설 《함께 가자 우리》, 《섬은 울지 않는다》, 《그 여름날의 치자와 오디》, 《나의 얼토당토않은 엄마》, 여행서 《딸과 함께 유럽을 걷다》 등을 썼다. 국제작가프로그램(IWP)에 참여한 인연으로 미국 아이오와대학에 방문학자로 ‘방문’했다. 아이오와시티, 노스캐롤라이나의 채플힐을 거쳐 지금은 조지아주 애틀랜타로 흘러들어와 고군분투 중이다.

목차

새벽에 길을 떠나다 · 7
그곳에는 그 노래가 있었다 · 24
천둥비 내리는 밤, 숲은 · 50
눈부신 세상, 거기 섬이 있다 · 67
아리랑 고개의 여인들 · 89
너의 서까래는 부서졌고 들보는 내려앉았는가 · 110
엄마, 어디 가? · 130
서른세 살의 여자란 · 159
누가 있어 나에게 길을 가르쳐준다면 · 183
로자, 로자를 꿈꾸던 여인 · 214
세월, 그 앞에 서면 · 229
자유란 늘 달리 생각하는 사람의 자유 · 252
떠나는 사람은 언제나 · 271
잿빛 하늘, 잿빛 가족 · 292
슬프거든, 강을 마셔라 · 309
외줄 위의 세 여자 · 324
가닿을 수 없는 그리움 · 341
돌아가는 길은 아름답다 · 358

작가의 말 · 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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