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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60406368 / 384쪽 / 499g / 15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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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추천사> 두 가지 점이 빛나고 있다. 주인공이 아기 생일 때마다 자동차를 몰아 누비기가 그 하나로, 후일담 소설이 빠지기 쉬운 자의식의 늪이 이로써 어느 수준에서 극복되었다. 다른 하나는, 이 점이 중요하거니와, 상처 입은 사회를 치유하는 방법의 발견, 즉 아기 낳아 기르기가 그것이다. 아이를 통해 이념보다도 생명과 삶에서 대안을 찾은 것이다. _김윤식(문학평론가) 로드 픽션이 흔히 그렇듯 이 작품의 주인공 또한 여행을 통해 변화하고 성숙하는 과정을 거친다. 입때껏 남자의 눈을 통해서만 세상을 보아 버릇했던 구각을 탈피하고 자기 나름의 독자적인 시간을 획득한 다음 보여주는 선택의 결과라는 점에서 이 여성의 본디 자리로의 회귀는 한층 의미를 지닌다. _윤흥길(소설가) <본문에서> 아이에 대한 엄마의 책임과 돈을 벌어야 한다는 당위 사이에서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서 이쪽저쪽으로 늘 눈치만 살피며 대강대강 구렁이 담 넘어가듯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엄마가, 어른 하나 겨우 누울 수 있는 좁고 답답한 내실에서 자주 잠들어야 하는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선물, 그게 아이와 함께한 길 떠남이었다. _56쪽 간호사가 건네주는 아이를 처음 안아보던 순간, 수민은 혼란스러울 정도로 당황스러웠다. 그저 떨어뜨리지 않으려고 두 팔로 받아 안았을 뿐 그다음 엄마로서 제 아이에게 어떤 행동을 취해주어야 할지 알 수가 없어 오물거리는 작은 입만 들여다보고 있었다. 한 생명을 세상에 나오게 했다는 한 줄기 감격의 눈물 대신 수민은 전혀 예상치 못한 쑥스러움과 어색함에 아이의 손을 찾아 만지작거리고만 있었다. _59~60쪽 용케 울음소리로 아이를 알아낸다 하더라도 그건 여성에게 있다는 모성 본능이라고는 믿기지 않는다. 그저 가장 오랜 시간 동안 아이의 옆을 떠나지 않고 지킨 대가라고 생각할 뿐이다. _63쪽 그게 바로 당신의 한계라고, 어디선가 철호가 소리치는 것만 같다. 한계령의 한계란 한자어는 그저 찬 고개란 의미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벌써 알아버렸지만 한계령의 수민은 자유로울 수가 없다. _106쪽 거인도, 그 거인을 필요로 했던 시대도, 거인의 커다란 걸음도, 거인의 드넓은 그림자 안에 들어 있었던 그 모든 것들도 이제 사라지고 있다. 그것들이 사라진 자리엔 무엇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또한 도래할 것인가. _129쪽 스무 살 무렵엔 자신이 나중에 운전을 하게 될 거라고 꿈조차 꿔보지 않은 것처럼 여자가 차 사고를 당하고 인간적 대접을 받으려면 반드시 그 옆에 남자란 든든한 산이 버티고 있어줘야 한다는 현실 또한 전혀 생각해보지 못한 일이었다. _153쪽 “수민 씨, 살면서 이게 아니다 싶거나, 이게 사는 건가 싶을 때 차에 기름만 든든히 넣고 달리세요. 아무 생각 하지 말고. 달리고 싶을 때 달리고 쉬고 싶을 때 쉬고, 그렇게. 수민 씨는 속도광의 기질이 보이니깐.” _155쪽 누가 저 여자의 가치관 속에 남성은 여성보다 훨씬 우월한 존재라는 편견을 심어놓았을까. 태어나지도 않은 손자에 대해선 온갖 기원과 축복을 아낌없이 퍼부으면서도 정작 둘이나 있는 손녀들에 대해선 보고 싶다는 말 한마디 한번 쏟아내지 못하도록 누가 저 여자의 뇌를 통제하고 있는 걸까. _178~179쪽 저 남자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스무 살 때 계급제도와 여성의 소외에 대해 어떻게 이해했으며 서른이 넘었을 땐 가부장제 사회란 걸, 책에서가 아니라 이 땅에서 어떻게 몸으로 느꼈으며 지금은 당신 딸들의 미래에 대해 무엇을 보고 있냐고. _179쪽 술집으로 돈을 번 엄마의 피를 물려받은 여자, 밤늦게 시끄러운 음악에 맞춰 춤이나 추는 여자, 술이나 마시고 눈물이나 쏟는 리버럴한 여자, 언제 저 여자가 대열의 선두에서 각목을 들고 설친 적이 있나 할 정도로 눈이 크고 겁이 많은 여자. _244쪽 세상에 술만 한 위안이 없음을 깨닫게 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슬플 때나 기쁠 때나 아플 때나 건강할 때나 늘 함께하겠다고 서약했던 남편보다도, 주먹을 치켜올리고 동지가를 부르며 평생 이 길을 같이 가자고 피로써 맹세했던 동지들보다도, 술은, 잠들지 못하는 밤 인실의 말동무가 돼주었고 편안하게 쉬게 해주었다. _262쪽 여자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권력을 잡아보는 때가 바로 시어머니가 되는 순간이라고 했던가. _366쪽 아이와 누각에 걸터앉아 신우대 숲을 가르고 온 바람 소리를 듣는다. 이끼 낀 돌 사이로 돌돌돌 물소리를 듣는다. 그 어떤 자연과학자라도 이 능파각에 앉아 저 흐르는 물소리가 물의 흐름이 돌에 방해받아 생겨나는 물거품 파열음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진 않으리라. 그도 이곳에선 시간이, 세월이 멈춘 듯하다고 느낄 것이다. _368쪽 철호와 헤어지고서 수민은 결심했었다. 이제 내 눈으로 세상을 보자고. 인간은 자율적이고 주체적이어야 한다고 그렇게 외쳤으면서도 정녕 자신은 세상에 두 발로 서 있었던가. 배려란 이름으로 끊임없이 그의 눈치를 봤고, 실천이란 이름으로 그와 행동을 같이했었다. 그렇게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운동권의 사상 논쟁에서도 수민은 언제라도 한 번 자신의 목소리를 가졌던가. _374~375쪽
새벽에 길을 떠나다 · 7
그곳에는 그 노래가 있었다 · 24
천둥비 내리는 밤, 숲은 · 50
눈부신 세상, 거기 섬이 있다 · 67
아리랑 고개의 여인들 · 89
너의 서까래는 부서졌고 들보는 내려앉았는가 · 110
엄마, 어디 가? · 130
서른세 살의 여자란 · 159
누가 있어 나에게 길을 가르쳐준다면 · 183
로자, 로자를 꿈꾸던 여인 · 214
세월, 그 앞에 서면 · 229
자유란 늘 달리 생각하는 사람의 자유 · 252
떠나는 사람은 언제나 · 271
잿빛 하늘, 잿빛 가족 · 292
슬프거든, 강을 마셔라 · 309
외줄 위의 세 여자 · 324
가닿을 수 없는 그리움 · 341
돌아가는 길은 아름답다 · 358
작가의 말 · 38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