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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6943325 / 324쪽 / 421g / 148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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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에코페미니즘적 삶의 세계로의 귀의
―디아스포라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다―
조동선 / 작가
이 소설은 단편소설 『데스벨리』(미국 LA에서 디아스포라적 삶을 살아가는 한국 여성의 기약 없는 삶을 형상화)로 등단한 김민경 작가의 첫 장편소설로 현대자본주의 문명에 의해 황폐해져 가는 미국 인디언 부락인 나바호족의 한국인 출신 여성 추장의 삶을 형상화 하고 있다.
화자 김두산과 간접 화자인 피드질 두 사람의 시점으로 1970년대 가부장제적 폭력의 희생양이 된 순이라는 여자의 한국에서의 삶과 포천 미군 기지촌에서 만난 나바호족 출신 미군병사와 결혼한 후 미국으로 이주하여 ‘째진 눈’이라는 이름에서 ‘네헤마’(우리들의 어머니)라는 이름으로 거듭나 나바호족 한 지파의 추장으로서의 삶을 기둥 줄거리로 삼고 있다.
LA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화자가 한국인 출신 여성 추장 ‘네헤마’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 주된 이유는 물론 관광상품 개발이라는 목적에 있었지만 ‘네헤마’의 한국에서의 삶이 가부장제적 희생양이 된 자신의 누이의 삶과 겹쳐 보이기도 해서 였다.
이 소설의 실질적인 주인공 네헤마의 이주는 자유로운 낭만적 노마드가 아니라 목숨을 건 이주였고, 그 공간은 신산한 삶의 현장이면서 또한 에코페미니즘적 공간이기도 하다.
주지하다시피 여성들은 항상 자기 삶을 지키고 공동체를 안전하게 하고자 노력하는데 동력이 되어왔다. 에코페미니즘은 생태학(ecology) 과 여성주의(feminism)의 합성어로 생태주의와 페미니즘을 동시에 지향하는 사상이다. 따라서 페미니즘의 목표와 생태학운동의 목표가 같다는 데에서 출발한다. 다시말해 자연해방과 여성해방을 주장하는 에코페미니즘은 자연에 가해지는 폭력과 여성에게 가해지는 억압이 서로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인간이 자연을 타자화하고 착취하는 방식과 기득권층 남성이 여성을 타자화하고 착취하는 방식에서 그 공통점을 엿볼 수 있다. 여성 및 자연을 물질적으로 착취하는 행태가 자본주의 가부장제와 구조적으로 얽혀있기 때문이다.
네헤마가 ‘순이’라는 이름으로 살았던 포천 주둔 미군부대 기지촌에 대해서는 굳이 배경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않아도 독자들은 짐작이 가리라 믿는다. 순이가 미국 인디언 나바호족 출신 병사와 결혼하여 이주한 공간인 ‘붉은절벽아래 부락’ 은 애리조나 주 북동부와 콜로라도 남서부 접경지역에 펼쳐진 계곡으로 그곳은 자본주의 문명과 그 제도의 침투를 받으면서 점차 퇴락의 길에 접어든 곳이다. 그곳에서의 네헤마는 대자연 속에서 질박하고 자유롭게 자연친화적인 삶을 사는 원주민들 속으로 동화해 들어가려고 부단히 애써도 어딘가 겉돌지만 끝내는 그들 세계로의 귀의하는 삶을 보여준다.
이 소설의 구조는 화자의 현재진행 서사를 겉 이야기로, 피드질을 간접 화자로 해서 들려주는 ‘네헤마’라는 한국 출신 여성 인디언 추장의 지나온 삶을 속 이야기로 한 일종의 액자형(정확하게는 격자용)플롯으로 이루어져 있다. 1970년대에서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현재의 시간대에 과거를 교직하면서 네헤마가 겪었던 일들을 회고해가는 격자형에 가까운 구성으로 되어있다.
이 소설을 읽고 난 뒤의 여운은 에코페미니즘적 삶을 살다간 네헤마의 캐릭터와 자연에 대한 묘사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찮아 보이는 세목에서 실존적 의미를 이끌어내는 통찰력이 현실과 과거를 반추하는 화자를 비롯해서 네헤마의 남편 피드질과 그의 자녀들, 화자와 피드질의 매개 역할을 하는 로빈, 부락에서 교감하며 살아가는 원주민들의 이야기 속에 잘 녹아있다. 게다가 붉은절벽아래 부락의 퇴락해가는 황량한 풍경 등 작가의 시선이 조그마한 변화도 놓치지 않을 만큼 섬세하고 서정적인 문체의 묘사력은 독자를 끌어들이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 소설에는 많은 은유와 상징과 장치들, 예컨대 나바호족 인물들의 이름짓기와 그들의 주거인 호건의 구조, 노간주나무와 유카, 특히 네헤마의 환경인자를 묘사한 분꽃과 봉선화 등 그 이미지들이 살아있어 머릿속에 선명하게 각인된다.
네헤마가 카지노 업체 유치 찬성에서 원로들의 반대의견에 동조하는 쪽으로의 생각의 변화를 통해 에코페미니즘적 삶의 세계로의 진입을 묘사한 것은 에코페미니즘의 좋은 텍스트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성장 일변도의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가 초래한 빈부의 양극화 현상, 지구온난화에 의한 환경파괴,?코로나19?팬데믹 등이 전 지구적 재앙으로 이어지고 있는 이 시대에 자연과 공존하는 삶을 지향했던 네헤마의 캐릭터는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1. 프롤로그
2. 우연히 닿는 것
3. 여기가 어딘가
4. 민들레 홀씨되어
5. 스물세 번째 타-칠(작은 식물, 3월)의 달
6. 부락 탐방의 시작과 끝
7. 긴 여정
8. 스물세 번째 닐-치-쪼(큰 바람, 11월)의 달
9. 피드질
10. 내 슬픔을 함께 짊어지고 갈 사람
11. 도정(道程)의 시작
12. 해원(解寃)
13. 마음으로 쓰는 편지
14. 토템 폴
15. 에필로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