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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70370116 / 256쪽 / 486g / 170 x 2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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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이토록 서늘한 외로움, 그렇게 달콤한 고독.
사진 속에서 모두, 혼자가 되는 일.
번잡하고 시끄러운 세상에서 혼자 가만히 셔터를 누른다는 것
사진은 어쩌면, 본질적으로 좀 고독한 행위가 아닐까 생각했던 적이 있습니다. 카메라의 작은 뷰파인더에 처음 눈을 가까이 가져갔을 때였을 겁니다. 그 안에는 칠흑같이 어두운 공간이 있고, 작게 반짝이는 숫자와 선들이 있으며, 왠지 비현실적으로 고요하게 빛나는 작은 스크린이 있습니다.
카메라의 어둠 속에 떠오르는 세상의 모습은 눈으로 보는 것과 기묘하게 같고 또 다릅니다. 마음을 정하고 손가락을 뻗어 셔터를 누를 때, 즉 세계가 사진으로 변하는 순간에, 우리는 모두 혼자가 됩니다. 그 마지막 순간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은 카메라를 들여다보고 있는 한 명뿐이니까요.(스마트폰 화면을 다같이 바라보며 포즈를 취하는 우리들은, 사진의 역사에서 대단히 낯선 존재들입니다)
보스토크 매거진 12호《모두의 혼자》는 사진 속에서 ‘혼자’가 되는 이들의 모습을 다룹니다. 쓸쓸한 눈빛으로 카메라를 바라보는 이들의 사진으로 가득 채워진 잡지가 아닐까, 하고 생각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사진은 원래 ‘홀로, 나와 함께’ 놀기 참 좋은 장난감이거든요. 우선 이번호의 권두 화보인 사진가 ‘Arkitek’이 찍은 섬세하고 투명한 사진들이 그 좋은 예입니다. IT회사를 다니는 직장인인 그는 카메라를 들고 자신의 방에 놓인 사물들과 천천히 시간을 나눕니다. 그가 바라보는 텅 빈 냉장고 속의 사과 한 알, 생수 한 병은 평소와 다른 존재감으로 다가옵니다.
온라인에서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는 일본의 젊은 사진가 미야자키 이즈미는 자신의 얼굴 사진을 가지고 끊임없이 장난을 칩니다. 자기 눈 속에서 태연스럽게 카메라 렌즈를 바라보는 자신의 얼굴이나, 양쪽으로 쩍 갈라진 자신의 얼굴, 자기 머리 위에 새가 둥지를 틀고 나비가 날아다니는 우스꽝스러운 모습 등은 기발하고 유쾌합니다.
함께 있을 때의 기이한 고독감,
그리고 그것을 추적하는 카메라들
어쩌면 북적이는 도시에서 수많은 이들과 함께 있을 때야말로 우리는 ‘혼자’가 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이번호에 수록된 에세이《홀로, 나와 함께》를 쓴 김정선은 빈방에서 다른 이들이 자신을 발견해주기를 기다리던 유년의 기억을 떠올립니다. 자신의 존재를 까맣게 있고 있는 문 밖의 다른 이들이 자신을 기억해주기를 바라며 매달리듯 집중하는 일을 포기했을 때, 비로소 ‘나’를 느끼고 들을 수 있었다고. 혼자 있을 때야말로 나는 ‘나와 함께’ 있다는 것을 가장 잘 느끼게 된다는 그의 글은 묘한 공감을 불러 일으킵니다.
이번 보스토크 매거진은 군중 속에서 ‘혼자’ 있는 다양한 이들의 모습을 추적하는 다양한 사진 작업들을 수록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의 사진가인 마이카 엘란(Maika Elan)은 ‘렌탈 시스터’ 오구리 아야코와 함께 자신의 방에 자신을 가둔 이들, 즉 일본의 히키코모리들을 깊숙이 취재합니다. 그의 관점은 히키코모리를 마냥 부정적으로만 보지 않습니다. 한 개인이 히키코모리가 되기까지의 속내부터 히키코모리에서 벗어나는 의지까지 포용하는 그의 작업은, 히키코모리를 일종의 라이프스타일이자 한 개인의 결정으로 새롭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또한 외롭게 분투하며 일자리를 찾는 자신의 친구를 사진으로 기록한 오카모토 히로시, 뉴욕 거리에서 출퇴근하는 사람들의 옷에 잡힌 주름과 땀으로 인해 생긴 얼룩만 베어내듯이 보여주는 루이스 드 벨, 매일매일 사람들을 만나는 일본의 택시기사들이 하루 종일 ‘혼자’ 지내는 공간인 운전석을 감각적으로 보여주는 영국의 사진가 댄 설리까지, 다양한 작가들의 카메라가 담아낸 고독의 모습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다양하고 풍부한 읽을거리,
그리고 34년의 시간을 가로지르는 두 북디자이너의 이야기
위에 설명한 작업들을 포함해서 이번《모두의 혼자》특집은 모두 열네 편의 사진 작업과 여덟 편의 읽을거리를 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기가 직접 만드는 ‘오직 하루만을 위한 작업물’을 서로 나누어 갖는 행사인 ‘Zine Night’에 대한 에디터 겸 사진가인 박의령의 글에서부터, 요리사 박찬일과 시인 유계영의 개성 넘치는 에세이, 미투 이후 아라키 노부요시가 잃어버린 의미와 현대 예술가 울라이의 자기 분열을 각각 세밀하게 파헤치는 김현호와 김신식의 비평들까지, 이번 특집의 읽을거리들은 어느 때보다도 다양한 스펙트럼을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사진과 영화의 접면을 읽어내는 영화평론가 유운성, 사진을 활용하는 동시대 한국 미술가들을 직접 인터뷰하는 시각문화 연구자 윤원화 등으로 구성되는 밀도 높은 연재 코너들은 언제나 보스토크 매거진의 자랑입니다. 특히 이번 ‘사진집 아나토미’ 코너에서는 한국 최초의 북디자이너인 정병규와, 출판사 ‘사월의눈’의 북 디자이너인 정재완이 함께 등장해서 34년의 간격을 두고 각자가 만든 건축가 김중업의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공들여 준비했습니다. 1984년에 출간된《김중업 : 건축가의 빛과 그림자》와 2018년의《김중업 다이얼로그》에서 건축가 김중업이라는 한 인간과 그가 만들어낸 건축의 세계를 두 디자이너가 어떤 고민을 지니고 어떻게 ‘책’이라는 형태로 만들어내는지를 생생하게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특집 │ 모두의 혼자
001 Vacantly _ Arkitek
010 At The Room _ 최나랑
018 Artificial Tears _ Evelyn Bencicova
040 나와의 채팅 _ 유계영
044 Solitude Place _ Lucas Zimmermann
054 Separation _ Laura Pannack
062 홀로,나와 함께 _ 김정선
068 요리인의 고독 _ 박찬일
072 Tokyo Taxi _ Dan Sully
082 Cartographies _ Louis De Belle
090 아무도 몰랐다 _ 김인정
094 Recruit _ Hiroshi Okamoto
110 It Felt Safe Here _ Maika Elan
118 백일몽 안의 괴물 _ 김현호
126 나는 울라이다 _ 김신식
134 There Are Two Me _ Izumi Miyazaki
144 Camouflage _ Cherine Fahd
152 Pics Or It Didn‘t Happen _ Arvida Bystrom
160 꿈속의 파티: ‘혼자’를 쓰는 책읽기 _ 최원호
173 오늘밤 여기서 오직 하루 만을 위한 작업물을 들고《Zine Night》에 갔다 _ 박의령
186 Danchi _ Cody Ellingham
194 Restricted Areas _ Danila Tkachenko
205 [스톱-모션] 얼굴 중의 얼굴, 강상우의《김군》_ 유운성
210 [화면 조정 시간] 김익현, 시차 속에서의 사진 _ 윤원화
224 [사진집 아나토미] 34년의 시간, 두 북디자이너의 김중업 _ 정병규 x 정재완
247 [도킹! 2018] 의외로 괜찮은 순간들, CDAPT 인터뷰 _ 이기원
256 [에디터스 레터] 불러본다, 생각했다 _ 박지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