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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60273090 / 376쪽 128 x 1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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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책 속에서
“고인은 마지막으로 자신이 살고 싶은 시절로 돌아가서 1년간 지내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고인의 혼이 그 시절로 돌아가는 동안, 현재의 육체는 이곳 BCD 카페에 잠들어 있습니다.”
“피아노 연주를 좋아해서 어릴 적엔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었어요. 그런데 어른들을 보니 자신이 선택한 직장이면서도 출근하기 싫다, 일하기 싫다며 불평만 하는 거예요. 제가 좋아하는 피아노도 직업이 되면 싫어질까 봐 두려워서 고등학교 2학년 때 그만뒀어요. 이후로 취미로만 쳤는데, 이제 연주 안 한 지도 2년 가까이 되었네요. 자취방에 피아노가 없거든요.”
이 말을 하니 조금 슬퍼졌다. 피아노가 싫어진 것도 아니고 싫어질까 봐 그만두다니.
“여름 씨 말 들으니 좋아서 안 한다는 게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아요. 너무 소중해서 변하는 게 두려운 거죠? 그래서 원래 상태 그대로 지키고 싶은 거고. 그런데 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고 싶어요. 일이든 취미든 사람이든, 싫어질까 봐 무서워서 지금 좋아하지 못하는 건 좀 슬퍼요. 지금 즐기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아요.”
우리는 작은 사진기 화면을 함께 보기 위해 머리를 맞대었다. 이번엔 그의 심장 뛰는 소리도 함께 들렸다. 조용한 방에 있으면 평소 들리지 않던 시계의 초침 소리가 크게 들리듯, 덥고 한적한 벽화 마을엔 오직 우리 둘의 심장 소리만 크게 울렸다. 이 두근거림을 좀 더 느끼고 싶어서 다음 사진을 보자며 카메라 버튼만 하릴없이 눌렀다. 그러나 내 눈은 사진이 아닌 카메라를 잡은 그의 큰 손을 보고 있었다. 이 행복한 시간을 1초도 남김없이 누리고 싶었다.
“응. 널 행복하게 만드는 거면 시간을 투자해도 좋다고 생각해. 행복하려고 사는 건데 한 번뿐인 인생, 후회 없이 보내야지. 내가 오래 산 건 아니지만, 딱 하나 느낀 게 있다면 좋아하는 일을 미루지 말자는 거야. 언젠가는 하겠지, 하고 미루면 결국 못하게 되더라고.”
그의 말엔 전적으로 동의한다. 남들 눈치만 보고 해야 할 일들에 묶여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잊어버린 채 살았다. 우리는 모두가 죽는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내게 시간이 영원히 주어지는 것처럼 행동한다. 나 역시, 죽기 전까지 그랬다.
“교수님, 그럼 영원히 살아야 할 이 삶을 어떻게 사는 게 좋을까요?”
“아이처럼 살아야지. 아이는 ‘왜 이 놀이를 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을 제기하지 않아. 그저 재미있어서 놀 뿐이지. 아이처럼 삶이라는 놀이에 빠져서 그것을 즐겨야 해. 놀다 보면 내 삶의 주인이 되어 그 순간을, 그 인생을 사랑하게 되지. 아모르파티에서 ‘아모르’가 ‘사랑’이란 뜻이거든.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삶이야.”
‘난 네가 좋아서 인생 마지막 1년을 이때로 돌아왔어.’라는 말이 혀끝에 맴돌았다. 이 기분을 뭐라 설명해야 할까. 너무 행복하고 소중해서, 이 행복이 깨질까 봐 두려운 마음. 그런데 깨질 것을 알고 있기에 더욱 사무치는 그 마음.
우리는 첫 번째 생을 살 때면 생각한다. 과거로 돌아갈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렇게 살지는 않을 텐데. 하지만 실제로 그 기회가 주어지고 두 번째 삶을 살면서 느꼈다. 두 번째도 실수투성이구나. 여러 번 한다고 잘할 수 있는 건 아니구나. 그러니 처음이란 변명 대신, 최선을 다해 그 순간순간을 살아가야 하는 거구나.
프롤로그
BCD카페
너를 만난 여름
알 수 없는 그 계절의 끝
에필로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