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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의 정치학을 위하여

바버라 아네일, 낸시 J. 허시먼 저 | 김도현 역 | 후마니타스 | 2023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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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4374337 / 632쪽 14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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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정치적인 것으로서의 장애 정치이론가들이 그들의 분석 작업에서 장애를 주요 관심사로 삼아야 할 실질적인 이유들이 존재한다. 자유주의 또는 민주주의 이론에 관여하고 있는 이들은 ‘시민권’이나 ‘인격’에 대한 자신들의 분석을 뒷받침하기 위해 대개 ‘이성’과 ‘능력’ 같은 개념들에 의존하고 있는데, 정의상 그런 개념들은 일정한 수의 장애인들을 해당 범주에서 배제하게 된다. - 본문 중에서 역사적으로 장애에 대한 정의는 시기에 따라, 또 지역에 따라 다양하게 내려졌으며, 또한 사회적·정치적 요구와 필요에 따라 달라졌다. 이런 측면에서, 이 책 1장에서 설명하고 있듯, 장애는 무엇보다 먼저 개인의 몸에서 나타나는 손상/결함(장애에 대한 의료적 모델)으로 정의되었다. 이 같은 관점에서 장애는 신의 징벌이거나, 개인적 불운(불행)의 차원으로 환원되었고, 장애인은 사회적·정치적 차원에서 비장애인과 동등한 위치에 있지 않은 열등한 존재로 간주되었다. 이후 1970년대 중반 이후로부터, 이 같은 의료적 모델에서 벗어나, 장애가 사회적·환경적 장벽의 문제에서 기인하는, 따라서 공공 정책을 통해 해소 가능한 문제로 인식되어 왔다. 장애에 대한 이 같은 사회적 모델은 장애가 그 자체로 사회적·정치적 차원의 문제라는 인식이 점점 더 늘어났음을 보여 준다. 이런 흐름은 장애에 대한 정의가 개인이 경험하는 신체적·정신적 문제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사회적·정치적 차원과 매우 밀접히 관련되어 있으며, 오늘날에는 장애에 대한 정의가 사회적 재화(가치)나 복지의 권위적 배분과 맞물려 있음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실제로, 한국에서 알코올의존증, 암 등은 장애로 정의되지 않는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2017년 이후 장애로 인정된다). 그렇다고, 장애를 사회적·정치적 차원으로 환원할 수는 없다. 외려 이 같은 환원은 치료나 재활, 특정 기술(말하자면, 장애가 있는 개인들이 더 넓은 사회에 잘 참여할 수 있도록 해주는)을 과도하게 특권화함으로써, 장애인을 더욱 주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장애를 사회적·정치적으로만 구성하는 것은 장애를 비실제적인 것으로 상정함으로써, 장애인들을 비실체화하고, 그들의 고유한 정체성을 부정하게 될 수도 있다. 『장애의 정치학을 위하여』는 장애를 바라보는 의료적 모델과 사회적 모델의 역사적 변화 과정을 살피고, 최근 등장하고 있는 신체와 환경의 상호작용적 관점에서 장애의 문제를 바라보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역설한다. 이와 관련해, 특히 1장 「정치이론과 국제적 관행에서의 장애」의 논의들은, 장애에 대한 상호작용적 이해가 장애 인권 관련 국제기구와 문서에서 먼저 등장했던 반면, 정치이론은 이 같은 변화와 흐름에 뒤처져 있는 현실이고, 이에 따라 정치이론이 외려 장애를 만들어 내는 언어적 환경의 일부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 ― 부정적인 언어(결함 같은)의 사용과 장애에 대한 귀속적 원인(불운, 불행 같은)의 상정을 통해서 ― 은 아닌지 묻고 있다. 나아가,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정치이론이 평등과 자유라는 핵심 개념에 대한 재정의를 통해서, 시민권에 대한 그 자신의 이해 속으로 장애인을 완전히 포함하는 긴 여정을 시작할 수 있기를 촉구한다. 장애를 만들어 내는 언어적 환경의 일부로서 정치이론 만일 자연의 정상적인 경로에서 벗어나 발생한 결함을 지니게 되면, 어느 누구도 그처럼 성숙한 정도의 이성에는 도달할 수 없으며, 그런 이유로 그는 아마도 법을 알 수 없을 것이다. … 그는 결코 자유인일 수 없으며, 결코 자신의 의지대로 처신하도록 허용될 수 없다. … 그리고 그와 같은 정신이상자와 백치는 결코 부모의 통치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없다. - 존 로크, 『통치론』 중에서 우리는 공정한 협력 시스템으로서의 사회라는 개념에서 시작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시민으로서의 인격체들은 정상적이고 충분히 협력적인 사회 구성원이 될 수 있는 모든 능력을 지닌다고 상정한다. … 우리의 목적을 위해 여기서 나는, 통상적인 의미에서 볼 때 정상적이고 충분히 협력적인 사회 구성원이 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영구적인 신체적 장애와 정신적 장애를 지닌 이들은 제쳐 둔다. - 존 롤스, 『정의론』 중에서 『장애의 정치학을 위하여』는 오늘날 자유민주주의적 가치의 근간을 설정한 중요한 정치사상의 고전들 역시 근대의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비장애인 주체를 정의하기 위해, 장애인에 대한 정의를 활용해 왔으며, 이를 통해 비장애인들을 정치적 주체에서 배제해 왔음을 명쾌하게 보여 주고 있다. 이런 비장애중심적 정치이론에서 장애인은 사회적 분업과 협력을 불가능하게 하는 존재로 간주되어 사회적·정치적 주체에서 배제되었다. 말하자면, 3장 「롤스의 정의론에서 장애의 부인과 그의 비판가들」에서 지적하듯, 롤스의 경우, 일차적으로 도덕적 행위 주체의 ‘정상적인’ 지적 능력에 대한 한계를 설정하기 위해 장애를 소환한 후, 이차적으로 사회 성원권과 정의에 대한 요구권에서 장애인을 배제하는데, 이 같은 ‘이중적 부인’(도덕적 행위 주체에 대한 부인, 사회 성원에 대한 부인)을 통해 롤스는 의도적으로 근대적·합리적 주체의 범주에서 장애 정체성을 누락시키고 있다. 『장애의 정치학을 위하여』에서 첫 번째 부분에 해당하는 1장부터 4장까지의 내용은 모두, 근대 서구 정치이론 내에서 이루어진 장애에 대한 과거 및 현재의 정의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문제적임을 분명히 보여 준다. 나아가 이 같은 문제적 정의들이 장애인의 정치적 권리 및 성원권과 관련해 대단히 심각한 결과로 이어짐을 밝히고 있다. 『장애의 정치학을 위하여』는 비장애인 중심으로 설정되어 있는 정치이론의 핵심 가정들에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며, 이를 시급히 재정의해야 할 필요성을 제시하고 있다. 장애가 이 사회에 던지는 도전 우리는 이 책이 다른 학자들로 하여금 가능한 모든 관점에서 장애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도록 초청하는 하나의 초대장 역할을 해주길 희망한다. - 본문 중에서 장애는 근대 계몽주의 철학의 기반을 이루었던 합리적·이성적 개인의 탄생에 활용되어 왔지만, 반대로 그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중요한 비판의 지점이자, 남성과 여성을 비롯한 다양한 성과 젠더, 백인, 흑인을 비롯한 다양한 인종은 물론이고 이와 교차해서 인간의 다양성에 대해 비판적으로 다시 사고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이는 장애가 개인이나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아닌, 개인이 부조리한 사회에 대응하고,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출발점을 제시한다. 예컨대, 5장 「울스턴크래프트, 홉스, 그리고 여성들의 불안에 존재하는 합리성」에서 아일린 보팅은 특히 불안에 대한 현대 의료계의 이해가 여성들이 불안의 생산적 잠재력을 인식하는 것을 가로막으면서(그에 따라 모두를 ‘환자’로 취급하면서) 그녀들이 불안을 다루는 데 어떤 식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쳤는지 고찰한다. 보팅은 의료계에 의해 전략적으로 사용되어 온 불안에 대한 부정적 정의들뿐만 아니라 오늘날의 지배적 내러티브(여성들 사이에서 급증하고 있는 불안이라는 ‘유행병’을 경고하는)를 무너뜨리며, 가부장제의 맥락 속에서 여성들의 불안이 전략적 의미를 지닌 정서적·정치적 역량으로, 그리고 가부장적 사회에서 여성들이 직면하는 도전들에 대한 합리적 반응으로 이해될 수 있음을 논한다. 불안이 합리적 측면과 감정적 측면 양자 모두를 지닌 것으로 올바르게 인식된다면, 불안은 타인에 대한 돌봄과 불확실성에 대처할 수 있게 하는 동시에 그런 불안이 생성되도록 조력하는 권력관계에 도전할 수 있도록 하는 도구로서 사람들에 의해 활용되고 존중될 수도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캐시 E. 퍼거슨은 6장 「난독증을 위한 선언」에서 난독증 사례를 활용해, 장애가 지닌 상호작용적 본질과 장애를 긍정적인 것으로 재고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유사한 시각을 제시한다. 난독증을 손상이 있는 학습자의 실패라기보다는 교육기관의 실패로 이해한다면, 그것은 장애라기보다는 신경다양성(neurodiversity)의 한 양상으로 재설정될 수 있다. 난독증이 이처럼 신경다양성, 다시 말해 인간 경험의 다양성 가운데 하나로 간주되고 나면, 그 해법도 바뀐다. 이런 논점들은, 장애를 손상과 한계만이 아니라 잠재적 이점으로서 주목해 온 장애학 학자들에게도 흥미로운 지점을 제기한다. 도널드슨과 킴리카 역시 7장 「비배제적 민주주의에서의 성원권과 참여를 다시 생각한다」에서, 시민권이 후견주의적 자선 모델을 넘어 장애인들이 자신들의 삶을 형성하고 지역사회에서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보호할 수 있는 정치적 권한을 갖는 모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심각한 인지장애를 지닌 사람들의 선호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참여라는 것은 (참여를 가로막는) 장벽을 제거하고 각 개체들에게 적합한 방식으로 참여를 적극적으로 촉진하는 데 국가가 능동적으로 관여하는 것을 전제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이 책의 두 번째 부분을 이루는 5장부터 11장까지의 논의들은, 장애가 현대사회와 정치 문제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는 방법을 보여 주며 가능한 길을 제시한다. 조금 자만하는 듯 들릴 수 있는 위험을 무릅쓰고 말하자면, 우리는 이 저작집에 실린 논문들이 시민권과 권력에 관한 기존의 정치이론들에 대해 미묘하고도 정교화된 비판을 제공한다고, 그리고 이는 다시 장애 정체성에 대해 좀 더 비배제적이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안적인 정의들, 원칙들, 이론들을 제시한다고 믿는다. 아이러니하지만 이런 대안들은 그 자신이 비판했던 근대 정치이론의 언어 ― 권리, 시민권, 평등, 자유 ― 를 용도 변경해서 재사용한다. 대안들이 제시하는 논변들은 각기 다르고, 몇 가지 합의점과 더불어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지점도 존재하지만, 그 메시지는 간명하다. 근대 정치이론의 핵심 원칙들 ― 특히 합리적이고 원자적인 개인이라는 이상화된 관념 ― 은 장애를 배제하지 않는 정치이론에 길을 열어 주기 위해 폐기되어야 하지만, 만인에 대한 평등과 자유와 정의라는 원칙은 돌봄의 공동체 내에 뿌리내린 개인들이라는 이해 속에서 유지된다는 것이다. 공동체와 환경은 오랫동안 장애인에게 물리적·지적 장벽의 원천이 되어 왔지만, 이 책의 논문들은 장애인이 시민으로 포함될 수 있고, 공동체를 그들 자신의 삶에 대한 권능강화의 매개체로 용도 변경할 수 있다는 희망의 실현을 돕는다. -본문 중에서

저자 소개

  • 저자 : 바버라 아네일, 낸시 J. 허시먼
엮음 : 바버라 아네일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교 정치학 교수이다. 정체성 정치와 정치사상의 역사에 관심이 있다. 『존 로크와 아메리카』John Locke and America(1996), 『페미니즘과 정치』Feminism and Politics(1999), 『다양한 공동체들: 사회적 자본의 문제점』Diverse Communities: The Problem with Social Capital(2006), 『국내 식민지: 내부로 시선을 돌리기』Domestic Colonies: The Turn Inward to Colony(2017) 등을 출간했고, 『성적 정의/문화적 정의』Sexual Justice/Cultural Justice(2006)를 공동 편집했으며, 정치이론에서 장애의 함의와 역할에 관해 여러 편의 논문을 썼다. 영국 정치연구학회가 『정치 연구』Political Studies에 게재된 최고의 논문에 수여하는 해리슨상, C. B. 맥퍼슨상(최종 후보), 킬럼 연구·강의상 등을 받았다. 벨라지오센터의 록펠러 석학 회원이다.

엮음 : 낸시 J. 허시먼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정치학 교수이자 동 대학교 앨리스 폴 젠더·섹슈얼리티·여성 연구센터 소장이다. 『자유의 주체: 자유에 대한 페미니즘 이론을 향하여』The Subject of Liberty: Toward a Feminist Theory of Freedom(2003)로 여성과 정치 분야 최고의 학술서에 수여하는 빅토리아 셕상Victoria Schuck Award을 받았고, 『근대 정치이론에서의 젠더, 계급, 자유』Gender, Class and Freedom in Modern Political Theory(2008), 『시민적 장애: 시민권, 성원권, 소속』Civil Disabilities: Citizenship, Membership, and Belonging(2015, 공동 편집)을 비롯해 페미니즘 이론과 장애 이론 분야에서 다수의 책과 논문을 출간했다. 프린스턴 고등연구소, 국립인문학기금, 전미학회협의회의 석학 회원이다.

역자 : 김도현
장애인언론 〈비마이너〉 발행인이자 노들장애인야학 교사이고, 노들장애인야학 부설 기관인 노들장애학궁리소 연구활동가이기도 하다. 『차별에 저항하라』(박종철출판사, 2007), 『당신은 장애를 아는가』(메이데이, 2007), 『장애학 함께 읽기』(그린비, 2009), 『장애학의 도전』(오월의봄, 2019)을 썼고, 『우리가 아는 장애는 없다』(그린비, 2011), 『장애학의 오늘을 말하다』(그린비, 2017), 『철학, 장애를 논하다』(그린비, 2020), 『장애와 유전자 정치』(그린비, 2021)를 우리말로 옮겼다. 2004년에 정태수열사추모사업회가 수여하는 제2회 정태수상을, 2009년에 김진균기념사업회가 수여하는 제4회 김진균상(사회운동 부문)을 받았다.

목차

서문 ― 데버라 스톤 15

서장_장애와 정치이론 ― 바버라 아네일·낸시 J. 허시먼 21
1장_정치이론과 국제적 관행에서의 장애: 평등과 자유를 재정의하기 ― 바버라 아네일 57
2장_비장애중심주의적 계약: 지적장애와 칸트의 정치사상에서 정의의 한계 ― 루커스 G. 핀헤이로 99
3장_롤스의 정의론에서 장애의 부인과 그의 비판가들 ― 스테이시 클리퍼드 심플리컨 167
4장_장애를 만들어 내는 장벽, 할 수 있게 만드는 자유 ― 낸시 J. 허시먼 205
5장_울스턴크래프트, 홉스, 그리고 여성들의 불안에 존재하는 합리성 ― 아일린 헌트 보팅 251
6장_난독증을 위한 선언 ― 캐시 E. 퍼거슨 291
7장_비배제적 민주주의에서의 성원권과 참여를 다시 생각한다: 인지장애, 아동, 동물 ― 수 도널드슨·윌 킴리카 337
8장_한나 아렌트와 장애: 탄생성과 세계에 거주할 권리 ― 로레인 크롤 맥크레이리 397
9장_단절된 존재들과 접속하기: 정신장애와 정치 혼란 ― 테리사 맨 링 리 445
10장_장애와 폭력: 민주주의적 포함과 다원주의에 대한 또 다른 요구 ― 조앤 트론토 495
11장_‘치료’와 ‘편의제공’을 다시 생각한다 ― 낸시 J. 허시먼·로저스 M. 스미스 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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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571
찾아보기 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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