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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 아가씨

슈테판 츠바이크 저 | 남기철 역 | 빛소굴 | 2023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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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8088529 / 432쪽 120 x 2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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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전쟁에 청춘을 빼앗긴 여자, 크리스티네 일생일대의 마법 같은 순간을 마주하다 자정을 알리는 종이 친 뒤 시작되는 신데렐라의 진짜 이야기 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황폐해진 오스트리아의 한 시골 마을, 클라인-라이플링. 그곳 우체국에는 매일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직원이 있다. 그녀의 이름은 크리스티네. 스물여덟 살의 그녀는 한창 청춘이 꽃피는 시절을 전쟁에 빼앗기고 하루하루를 근근이 살아간다. 전쟁은 청춘뿐 아니라 하나뿐인 오빠와 아버지까지 앗아갔으며, 그녀는 지금 몸이 성치 않은 연로한 어머니를 모시고 있다. 매일 똑같은 쳇바퀴를 도는 크리스티네의 표정은 늘 창백하고 메말라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체국으로 전보 한 통이 날아든다. 스위스 휴양지에서 자신의 이름 앞으로 발송된 전보였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타성에 젖어 있던 크리스티네의 일상에 작은 균열이 생겼다. 어머니에게 자초지종을 물어보니, 이미 오래전 미국으로 떠난 뒤 상류층이 된 이모가 스위스의 호화 호텔로 크리스티네를 초대한 것이었다. 하지만 혼자서 거동도 못 하는 어머니를 두고 떠날 수는 없는 일. 게다가 우체국을 여닫을 직원은 저 하나뿐이다. 일면식도 없는 이모를 이제 와서 만난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 걱정이 많고 조심스러운 크리스티네는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 어머니에게 등 떠밀려 이모를 만나러 간다. 클라인-라이플링을 떠나본 적 없던 크리스티네는 스위스로 향하는 기차에서부터 신비로운 황홀경에 빠진다. 너른 대지, 상쾌한 바람, 낯선 사람들……. 처음 맛보는 해방감이었다. 하지만 들뜬 기분도 잠시, 스위스 호텔에 도착한 그녀는 곧바로 후회한다. 한눈에 봐도 고급스러운 옷과 장신구를 걸친 귀부인들, 크리스티네는 꿈도 못 꿀 숙박비를 자랑하는 호텔 룸, 몸과 마음에서 자연스러운 여유로움을 풍기는 투숙객들 사이에서 크리스티네의 낡은 등나무 가방과 허름한 옷차림, 어색한 몸짓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당장이라도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이제 와서 이모와 어머니를 실망시킬 수는 없다. 크리스티네를 알아본 이모가 따뜻하게 환대해 주지만, 이모 역시 그녀의 누추한 행색이 부끄럽긴 마찬가지다. “불쌍한 것! 자기가 얼마나 촌스럽게 옷을 입었는지 정작 자신은 그것도 모를 거예요. 망할 놈의 전쟁이 오스트리아 사람들을 모두 망쳐놓았어요. 가엾은 것!” 하지만 크리스티네를 변신시켜 주는 일쯤은 이모에게 아무것도 아니다. 이모의 옷을 빌려 입고 머리 스타일을 꾸미고 아름다운 장신구를 두른 크리스티네는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보인다. 호텔 방에서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충격으로 아득해진 그녀는 넋을 잃는다. 이것이 진정 나인가? “여자는 놀라 호흡을 가다듬었다. 꿈에서조차 이토록 젊고, 아름답고, 우아하게 차려입은 자신을 상상한 적이 없었다. 선이 분명한 붉은 입술, 섬세한 눈썹, 물결치는 금발 아래로 훤하게 드러난 목이 돋보였다. 하늘하늘한 드레스에 감춰진 맨살이 새롭게 느껴졌다. 여자는 거울에 비친 여자가 정말 자신인지 확인하려고 거울 앞으로 더 가까이 다가갔다. 그러나 너무 가까이 다가서거나 갑자기 움직이면 그 황홀한 모습이 사라질까 봐 두려워서 저절로 미간이 떨렸다.” 이후 크리스티네의 일상은 백팔십도 바뀐다. 내성적이고 수줍었던 태도 역시 생기발랄하고 적극적으로 바뀌었다. 모두가 그녀에게 춤을 청하고, 식사에 초대하고, 데이트를 간청한다. 꿈결 같은 시간 속에서 크리스티네는 지금껏 잊고 살았던 쾌락과 여유를 만끽한다. 심리소설의 대가, 츠바이크의 장편 걸작 『우체국 아가씨』 타고난 이야기꾼이 이끄는 한 인간의 처절한 드라마 하지만 츠바이크는 자신의 주인공이 변신에 도취된 채 영원한 신데렐라로 남도록 놔두지 않는다. 신데렐라에게 자정이 있듯 크리스티네의 여행도 급작스레 끝나게 된다. 달리는 기차에서 바깥으로 떠밀린 듯 한순간에 깨져버린 일생일대의 휴가. 백일몽에서 깨어난 그녀는 하는 수 없이 시골 우체국으로 되돌아온다. 하지만 한번 황홀경을 맛본 이에게 시골 생활은 따분하고 무식하고 촌스럽기만 하다. 허무에 찌든 현실은 크리스티네를 미치기 직전으로 몰고 간다. 소설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크리스티네가 변신하기 전과 변신한 상태, 그리고 변신이 끝난 후. 츠바이크는 각 부분을 마치 서로 다른 세 단편처럼 보일 만큼 색다른 감정선과 전개로 이끌어간다. 그리고 말미에 이르러 독자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충격적인 결말을 조우하게 된다. 어떤 학자들은 『우체국 아가씨』가 미완의 유작이라고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존하는 원고의 결말은 독자에게 짙은 여운을 남긴다. 크리스티네의 삶은 오히려 죽지 않고 독자의 상상 속에서 생생하게 살아 숨 쉰다.

저자 소개

  • 저자 : 슈테판 츠바이크
저자 : 슈테판 츠바이크
슈테판 츠바이크는 1881년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에서 유대인 부모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섬유 공장을 경영하던 아버지 모리츠는 독일어 외에도 영어와 프랑스어를 능숙하게 구사했고, 은행가의 딸인 어머니 이다 역시 국제적인 감각을 지닌 여성으로서 이탈리아어에 능통했다. 이처럼 좋은 환경과 빈의 문화적 분위기에서 성장한 츠바이크는 어린 시절부터 연극과 오페라를 감상하거나 많은 고전 작품을 탐독하면서 문학적 감수성과 예술적 재능을 키워 나갔다.
1900년에 츠바이크는 빈 대학교 철학과에 입학했으나 학업보다는 글쓰기에 몰두하면서 작가로서 준비 작업을 시작한다. 일찍이 보들레르와 베를렌의 시에 심취한 츠바이크는 이듬해인 1901년 시집 『은빛 현』을 발표하지만, 이후 시가 자신의 영역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소설과 전기(또는 평전)에서 훨씬 더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소설집 『에리카 에발트의 사랑』을 시작으로 단편소설 「불타는 비밀」, 「모르는 여인의 편지」, 「광란」, 소설집 『감정의 혼란』 등을 발표하며 유럽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거듭나게 된다. 츠바이크 소설의 매력은 섬세하고 유려한 문체에서 연유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인간의 내적인 감정과 심리를 순간적으로 포착하여 서술하는 그만의 특유한 재능에서 나온다. 여기에 시적 감각을 바탕으로 하는 성애 묘사와 에로티시즘적 소설은 동시대의 어느 산문작가도 따를 수 없을 만큼 당대에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게 했다.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후엔 히틀러를 피해 대서양을 건너 미국으로, 그리고 다시 브라질로 건너갔다. 하지만 전쟁과 나치즘으로 인해 점차 인류에 대한 희망을 잃어버리게 된 그는 자포자기의 심정을 노트에 적은 뒤, 부인과 함께 약물 과다복용으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1942년 2월 22일, 그의 나이 60이었다.

역자 : 남기철
건국대학교와 동대학원에서 독어독문학을 전공했으며, 독일 마르부르크 대학교에서 수학했다. 『테레제, 어느 여인의 일대기』와 슈테판 츠바이크의 『우체국 아가씨』를 비롯해 『거의 모든 시간의 역사』, 『완벽의 배신』, 『아이를 낳아도 행복한 프랑스 육아』를 번역했고, 츠바이크의 『이별여행』을 공역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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