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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1897524 / 99쪽 128 x 2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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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시인의 말
하얀 도화지에 찍은 점 하나로 시작된 삶에 대한 생각이 어느덧 서산에 걸렸다.
이즈음에 와서는 무엇을 기대했고, 무엇을 얻었으며, 무엇을 잃어버렸는가는 중요하지가 않다.
아직은 파랗게 혹은 노랗게, 빨갛게, 생김대로 물들어 가는 단풍의 마음으로 햇살과 구름과 바람에게 그저 고마워할 뿐이다.
추천사
삶은 늘 빈칸을 메우는 일이다. 새 원고지같이 허허로운 빈칸. 이 빈칸을 어떻게 채울 것인가? “우라질 놈의 이야기들/씨부럴 잡것들의 이야기들/즐비한” 세상을 어떻게 채워 나갈 것인가?(「빈칸, 빈칸, 빈칸」) 제주 올레길을 걷고 오름을 오르고 한라산을 등반한다. 그러나 삶은 여전히 빈칸이다. “생김대로 물들어 가는 단풍의 마음으로 햇살과 구름과 바람에게 그저 고마워할 뿐이다.”(「시인의 말」) 돌아가겠노라고 발길을 돌려도 머릿속에서 종이 울린다. 수구레국밥을 먹고 술에 취해도 삶은 여전히 빈칸이다. 걷고 또 걸어온 길이, 그 길의 발자국들이 바람에 지워지듯 흔적만이 남을 뿐이다. “먹이를 사이에 두고 붉은 혓바닥을 날름거리던 검은 고양이와 긴 수염을 곧추세운 흰 고양이가 잔뜩 몸뚱이를 웅크린 사이”를 우리는 걷고 있다(「흔적의 노래 1」).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직도 걷고 있다. 다시, 시라는 이름으로 “묵은 된장 뚝배기 같은 구수한/사람의 노래를 읊”는다(「다시, 시라는 이름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 여전히 “입 닫고, 귀 닫고, 눈 닫아도/귀싸대기가 벌겋게 뒤집어지는” 빈칸이다(「향일암 가는 길」). “오늘 걸어갈 길을 생각해 보면/기쁨도 슬픔도 모두가/하나인 듯한데”(「단풍 들었네」) 내 삶은 이명에 “귀를 열고 막는다고 되는 일도 아닌 듯싶”고 “눈을 감고 뜨는 일 또한 상관이 없는 듯하”다(「이명-달팽이 감옥」). 이 빈칸을 메우는 일은 언제 끝날 것인가? “정작, 새는 없고 어둠이 들고나는/환청만이 가득하다”(「이명-봄날」). “이즈음에 와서는 무엇을 기대했고, 무엇을 얻었으며, 무엇을 잃어버렸는가는 중요하지가 않다.”(「시인의 말」) 세상은 오리무중(五里霧中), 무엇을 채워 넣을 것인가? 꿈꾸듯이 아직 빈칸이다.
―성선경(시인)
시인의 말
제1부 생애
가시 - 11
찬란한 - 12
돌아가겠노라고 - 13
무화과 - 14
머릿속에서 종이 울렸다 - 15
거울 1 - 16
거울 2 - 18
거울 3 - 19
거울 4 - 20
별을 생각한다는 것은 - 21
이랴~이랴, 자랴~자랴 - 22
아라리 아라리요 - 24
그럼에도 불구하고 - 25
고요로움 - 26
어디 있을까 - 28
제2부 흔적
흔적의 노래 1 - 31
흔적의 노래 2 - 32
흔적의 노래 3 - 33
밥 1 - 34
밥 2 - 35
쓰레기들 1 - 36
쓰레기들 2 - 38
삼복(三伏) - 39
빈칸, 빈칸, 빈칸―비가 내리네 - 40
이명―달팽이 감옥 - 42
이명―봄날 - 43
이명―여름날 - 44
이명―좌우 - 45
요즘, 시(詩)들 - 46
고독은 - 47
제3부 바람
TV가 근거 없는 똥을 싸면 - 51
발치 - 52
내 친구 진한 씨 - 53
마두금의 노래 - 54
이사 - 55
변명 1 - 56
변명 2 - 57
매화 - 58
작약을 말하다―꿈 - 59
소풍 - 60
나의 우주는 - 61
그리움 - 62
창동 골목 - 63
다시, 시라는 이름으로 - 64
향일암(向日庵) 가는 길 - 66
제4부 섬
수구레국밥 - 69
단풍 들었네 - 70
가을날 - 71
세월 - 72
항아의 노래 - 73
섬 1 - 74
섬 2 - 75
섬 3 - 76
꽃, 적멸 - 77
이편한세상 16층 1 - 78
이편한세상 16층 2 - 79
시집을 읽다가 문득―노 시인에게 - 80
바람·꽃 - 81
날갯죽지 꺾인 새들을 보았네 - 82
만취―1979 부마항쟁을 기억함 - 84
해설 김영범 나직한 질문, 결연한 수치 - 8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