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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에 가서 불탄다

노태맹 저 | 문학동네 | 2023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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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4690157 / 76쪽 130 x 2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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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이번 7차분 개요는 다음과 같습니다. 1982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최문자 시인이 1989년 문학세계사에서 출간한 첫 시집 『귀 안에 슬픈 말 있네』를 34년 만에 문학동네포에지 61번으로 복간합니다. 1987년 『세계의문학』으로 등단한 장옥관 시인이 2006년 문예중앙에서 출간한 네번째 시집 『달과 뱀과 짧은 이야기』를 17년 만에 문학동네포에지 62번으로 복간합니다. 1981년 『문학사상』으로 등단한 이사라 시인이 1988년 문학사상사에서 출간한 첫 시집 『히브리인의 마을 앞에서』를 35년 만에 문학동네포에지 63번으로 복간합니다. 1990년 『문예중앙』으로 등단한 노태맹 시인이 1995년 세계사에서 출간한 첫 시집 『유리에 가서 불탄다』를 28년 만에 문학동네포에지 64번으로 복간합니다. 1997년 『문학과비평』으로 등단한 양선희 시인이 2001년 문학동네에서 출간한 두번째 시집 『그 인연에 울다』를 22년 만에 문학동네포에지 65번으로 복간합니다. 1990년 『현대시세계』로 등단한 이홍섭 시인이 1998년 문학동네에서 묶었던 첫 시집 『강릉, 프라하, 함흥』을 25년 만에 문학동네포에지 66번으로 복간합니다. 1990년 『작가세계』로 등단한 김상미 시인이 1993년 세계사에서 출간한 첫 시집 『모자는 인간을 만든다』를 30년 만에 문학동네포에지 67번으로 복간합니다. 199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함명춘 시인이 1998년 문학동네에서 묶었던 첫 시집 『빛을 찾아나선 나뭇가지』를 25년 만에 문학동네포에지 68번으로 복간합니다. 2001년 『시와시학』으로 등단한 류인서 시인이 2009년 문학동네에서 묶었던 두번째 시집 『여우』를 14년 만에 문학동네포에지 69번으로 복간합니다. 1998년 『문학사상』으로 등단한 고찬규 시인이 2004년 문학동네에서 묶었던 첫 시집 『숲을 떠메고 간 새들의 푸른 어깨』를 19년 만에 문학동네포에지 70번으로 복간합니다. 문학동네포에지는 파스텔톤의 열 가지 컬러로 출간됩니다. 해설이 따로 실리지 않는 시집 시리즈, 추천사도 따로 박히지 않는 시집 시리즈, 시인의 약력과 시인의 자서와 시인의 시로만 꿰는 시집 시리즈, 시인의 시 가운데 미리 보기로 어떠한가 싶어 고른 한 편의 시를 책 뒷면에 새겼습니다. 문학동네포에지는 시간을 거슬러 찬찬히 행하는 시로의 이 뒤로 걷기를 통해 파묻혀 있을 수밖에 없었던 시집을 발굴하고, 숨어 있기 좋았던 시집을 골라내며, 책장 밖으로 떨어져 있던 시집을 집어 서가에 다시 꽂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음으로써 한국 시사를 관통함에 있어 필요충분조건이 되는 시의 독본들을 여러분들에게 친절히 제공해드릴 참입니다. 출발의 본거지는 제각각 달랐으나 도착의 안식처는 모두 한데로, 문학동네포에지 안에서 유연성 다해 섞이고 개연성 있게 엮인 가운데 한 차에 열 권씩 펼친 시의 병풍은 저마다 다양한 개성으로 저마다 독특한 양식으로 저마다 특별한 사유로 시리즈라는 줄자에서 보다 큼지막한 테두리로 우리를 시라는 리듬 속에 재미 속에 미침 속에 한껏 춤추게 할 것입니다. 포에지(Poesie)는 프랑스어로 ‘시’를 뜻하는 말이지만 크게는 ‘시, 라는 정신, 시, 하는 태도’까지 어떤 정취로 그만의 격으로 느껴지고 보이길 바랐습니다. “옛 시집을 복간하는 일은 한국 시문학사의 역동성이 현시되는 장을 여는 일이 되기도 할 것”(문학동네포에지 기획의 말)이라는, 우리 스스로 선언한 책임과 의무의 말이 실은 얼마나 큰 무게인지 모르지 않습니다. 올해는 문학동네 30주년을 맞아 문학동네시인선 200번과 문학동네포에지 100번을 출간할 계획 중에 있습니다. 시를 사랑하는 독자들의 책장에 꽂혀 오래 사랑받을 수 있는 시집들을 펴내겠습니다. ■ 기획의 말 그리운 마음일 때 ‘I Miss You’라고 하는 것은 ‘내게서 당신이 빠져 있기(miss) 때문에 나는 충분한 존재가 될 수 없다’는 뜻이라는 게 소설가 쓰시마 유코의 아름다운 해석이다. 현재의 세계에는 틀림없이 결여가 있어서 우리는 언제나 무언가를 그리워한다. 한때 우리를 벅차게 했으나 이제는 읽을 수 없게 된 옛날의 시집을 되살리는 작업 또한 그 그리움의 일이다. 어떤 시집이 빠져 있는 한, 우리의 시는 충분해질 수 없다. 더 나아가 옛 시집을 복간하는 일은 한국 시문학사의 역동성이 드러나는 장을 여는 일이 될 수도 있다. 하나의 새로운 예술작품이 창조될 때 일어나는 일은 과거에 있었던 모든 예술작품에도 동시에 일어난다는 것이 시인 엘리엇의 오래된 말이다. 과거가 이룩해놓은 질서는 현재의 성취에 영향받아 다시 배치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현재의 빛에 의지해 어떤 과거를 선택할 것인가. 그렇게 시사(詩史)는 되돌아보며 전진한다. 이 일들을 문학동네는 이미 한 적이 있다. 1996년 11월 황동규, 마종기, 강은교의 청년기 시집들을 복간하며 ‘포에지 2000’ 시리즈가 시작됐다. “생이 덧없고 힘겨울 때 이따금 가슴으로 암송했던 시들, 이미 절판되어 오래된 명성으로만 만날 수 있었던 시들, 동시대를 대표하는 시인들의 젊은 날의 아름다운 연가(戀歌)가 여기 되살아납니다.” 당시로서는 드물고 귀했던 그 일을 우리는 이제 다시 시작해보려 한다. ■ 시인의 말 20여 년 만에 시집을 다시 읽었다. 허구와 싸우고 혁명을 꿈꾸던 나의 젊은 시절이 어리석기도 하고 가련하기도 하다. 그때와 지금이 많이 달라 보이지는 않으니 나는 아직도 어리석고 가련하다. 불타버리지 않은 이 장작더미를 다시 쌓아놓는 것이 무슨 의미인가 싶지만 기억은 아직도 불타고 세계는 아직도 아프다. 나는 나의 시가 늘 완전히 다 타버린 흰 재가 되었으면 좋겠는데, 그럴 수 있을지 모르겠다. 2022년 겨울 노태맹

저자 소개

  • 저자 : 노태맹
저자 : 노태맹
1990년 『문예중앙』을 통해 등단했다. 시집 『유리에 가서 불탄다』 『푸른 염소를 부르다』 『벽암록을 불태우다』 『이팝나무 가지마다 흰 새들이』가 있다.

목차

시인의 말
개정판 시인의 말

유리(里)에 가면 / 겨울 산 / 당신의 사랑은 푸른 물속에서 / 제너럴셔먼호에 대한 기억 / 푸른 단도(短刀)를 위하여 / 우리 붉게 불타는 가시덤불 숲으로 / 전갈춤 / 유리에 가서 불탄다 / 유리는 불탄다 / 금빛 물고기 유리를 삼키고 / 유리는 유리처럼 빛나고 / 음나무 아래 푸른 칼을 / 붉은 꽃을 버리다 / 제강(帝江)을 기다리며 / 마른 버드나무 가지 후려치며 / 내 뱃속에는 녹슨 칼이 산다 / 노을에 목놓아 울다 / 눈꺼풀 이야기 / 매화를 읽다 / 덩굴장미 손을 풀고 / 석기시대는 이미 갔다 / 다시 제강을 기다리며 / 붉은 옷고름 풀리며 그대 / 하루종일 TV만 본다 / 들끓던 강물 잠잠해지고 / 현(玄)을 설(說)하다 / 개들조차 불행하다 / 물고기를 찾아서 / 여기 목어의 시커먼 내장 길게 내걸리는 / 붉은 거미를 만나다 / 세석강에 가서 울다 / 나는 소리 내어 읽는다 / 나는 잘못 읽는다 / 젖은 편지를 읽다 / 젖은 편지를 찢다 / 다시 젖은 편지를 읽다 / 텅 빈 경전에 오르다 / 제석봉을 내려오다 / 푸른 달 앞에 서다 / 책을 덮자 어둠이 왔다 / 밥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 / 선인장(仙人掌)을 버리다 / 콩나물밥을 시켜 먹다 / 컴퓨터가 생(生)을 선(禪)하다 / 나는 내 우산을 잃어버렸다 / 저녁 바다를 건너다 /
이제 침묵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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