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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5965473 / 160쪽 178 x 2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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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이토록 구체적인 전쟁의 얼굴
전 세계 수백만 독자가 사랑한
『안네의 일기』 완전판 그래픽 노블
시작과 결말을 아는 이야기가 이토록 새로울 수 있을까.
- 양다솔(『가난해지지 않는 마음』 작가)
세계의 많은 사람은 전쟁을 겪어보지 않았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이 순간에도 전쟁 상황에 놓여 있다. 전쟁이란 어떤 것일까. 일상에서 비유로 흔히 쓰이는 ‘전쟁’이라는 말이 일상이 된다면, 지금까지 누리고 이루고 바라고 믿었던 모든 것이 한순간에 무너지고 사라진다면, 순간순간 목숨을 지키는 일이 그날의 과업이 된다면, ‘내일’이나 ‘꿈’ 같은 단어들을 더는 떠올릴 수 없게 된다면 어떤 마음으로 살아야 할까. 아무 잘못 없이, 아무 영문도 모른 채 벌어진 현실 앞에서. 다 자란 성인에게도 참혹한 전쟁의 일상을 열세 살 여자아이의 몸으로 견디면서도 한 사람으로서 꿈꾸기를 멈추지 않은 안네 프랑크의 이야기가 그래픽 노블로 탄생했다.
사랑하는 키티,
누구에게도 내 속마음을 털어놓지 못하지만
네게는 다 말할 수 있으면 좋겠어.
네가 날 위로하고 지지해주면 정말 좋겠어.
-1942년 6월 12일 일기 중에서
안네 프랑크는 1929년 6월 12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암마인에서 유대인 가정의 둘째로 태어났다. 안네는 자신 있고 쾌활한 성격으로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았으며, 언어에 재능을 보여 작가와 언론인이 되기를 꿈꾸기도 했다. 열세 살 생일 선물로 받은 흰색과 빨간색 체크무늬 일기장에 ‘키티’라 이름 붙이고 내밀한 이야기를 털어놓기 시작할 때만 해도 안네는 자기 앞에 어떤 생이 펼쳐질지 예상하지 못했다. 나치의 유대인 박해를 피해 독일에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이주한 안네의 가족은 네덜란드가 나치에 점령되며 1942년 7월부터 면적 약 100제곱미터의 부속 건물에서 은신 생활을 시작했다. 안네 가족을 포함해 여덟 사람이 함께 숨어 지내며 생필품이나 바깥소식을 외부에 있는 조력자에게만 의지해야 하는 비참한 환경 속에서 안네는 매일같이 발각과 죽음의 공포를 견디며 마음 깊은 곳의 생각과 감정을 일기에 숨김없이 기록한다.
『안네의 일기』는 사춘기 소녀의 혼란한 내면에 관한 이야기이자 전쟁 동안 고통받고 죽어간 수백만 유대인에 대한 이야기이다. “아돌프 히틀러 본인을 제외하고 당대의 누구보다 나치 시대를 잘 알리는 사람은 안네 프랑크일 것”이라는 역사가 앨빈 로젠펠트(Alvin Rosenfeld)의 말처럼 『안네의 일기』에는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특별한 시기, 한정된 공간에 거주했던 유대인들의 일상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열세 살 소녀가 썼다는 점을 믿기 어려울 정도로 안네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은 성숙하고 서정적이며, 문장이 매우 간결하면서도 세밀하다. 연민과 유머가 풍부한 것은 물론 성인에게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자의식이 드러난다.
사랑하는 키티,
우린 걸핏하면 절망 어린 목소리로 되묻곤 해.
전쟁은 왜 하는 걸까?
사람들은 왜, 도대체 왜 평화롭게 살아갈 수 없는 걸까?
왜 이렇게 계속 파괴하는 걸까?
-1944년 5월 2일 ~ 5월 5일 일기 중에서
이 책에는 1942년 6월 12일부터, 은신처가 발각되어 체포되고 수용소로 끌려가기 사흘 전인 1944년 8월 1일까지 안네의 생활이 기록되어 있다. 가족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오토 프랑크는 작가가 꿈이었으며 종전 뒤 일기를 출판하고 싶어 했던 안네를 위해 1947년 안네의 일기를 출간하고, 수익금 전액을 자선과 교육 활동에 사용했다. 1963년에는 안네 프랑크 재단(Anne Frank Fonds Basel, AFF)을 설립해 자신의 유일한 포괄적 상속 기관으로 지정했다. 오토 프랑크 사후 『안네의 일기』 저작권을 소유한 안네 프랑크 재단은 기존 판본에서 삭제되고 편집되었던 내용을 모두 복구해 1991년 무삭제 완전판을 출간했다. 일기는 전 세계 65개 언어로 번역, 출판되어 70년 이상 전 세계인에게 감동을 주고 있으며, 특히 오늘날의 젊은 독자는 수십 년 전 10대 소녀의 언어로 쓰인 일기에서 자신을 발견한다.
1945년 3월경 독일 베르겐벨젠 포로수용소에서 티푸스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안네는 세상과 인간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좋은 점을 찾아낼 수 있”다는 안네의 믿음은 전쟁도 인간 내면의 밝은 빛은 빼앗을 수 없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내 소망은 죽어서도 영원히 사는 것”(Ich will fortleben auch nach meinem tode)이라는 안네의 말은 주문처럼 현실이 되었다.
추천사
『안네의 일기』에는 숫자로 기록되는 추상적 전쟁이 아닌 은신처에서 점점 낡아가는 옷, 식탁보, 이불, 빗, 면도솔에 켜켜이 묻은 인간의 감정을 그린 전쟁의 구체적인 얼굴이 있다. 밖에서 공습 사이렌이 울리고 떨어지는 500톤의 폭탄에 건물이 흔들려도 은신처의 사람들은 진짜 커피와 케이크를 먹으며 시내를 걷고 싶어 한다. 달빛조차 볼 수 없는 방에서 안네는 ‘되고 싶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며 자신을 둘러싼 것들에 ‘내재한 아름다움’을 들여다보며 삶을 온전히 살아냈다. ‘가끔 우울한 적은 있어도 절망한 적은 없었던’ 안네 프랑크가 쓴 이 탁월한 글은 전쟁의 기록을 넘어 생을 향한 빛나는 의지와 영감으로 충만하다.
- 김보라 (영화 〈벌새〉 감독)
안네는 생의 비밀을 알고 있다. 그저 살아 있는 것이 진정으로 사는 것은 아님을. 안네는 끊임없이 씀으로써 삶을 다짐한다. 궁핍, 냉소, 기쁨 그리고 사랑과 분노를 쓴다. 쓰면서 살아난다. 깨어난다. 다르게 살기로 한다. 계속 나아가기로 한다. 안네는 가장 어둡고 좁은 공간에서 가장 넓고 밝은 세계로 유영한다. 소녀의 언어로 시대를 쓴다. 시대의 광기 속에서 안네의 말들은 생을 비춘다. 온몸으로 생을 사랑함으로써 죽음을 무른다. 자꾸만 다시 태어나 우리에게로 온다. 시작과 결말을 아는 이야기가 이토록 새로울 수 있을까. 나는 안네가 쓸 수 있었을 일기들을, 우리가 쓰게 될 일기들을 상상한다. 모두 위태로운 생 앞에 있다. 쉼 없이 닥쳐드는 재난과 절망 가운데서 시대를 넘어 안네가 전해주는 마음은 여전히 유효하다. “약속할게. 무슨 일이 있어도 계속 나아가겠다고.” 지금을 사는 모든 소녀가 이렇게 약속해준다면 더 바랄 것이 있을까.
- 양다솔 (『가난해지지 않는 마음』 작가)
머릿속에서 쉽게 떠나지 않을 놀라운 작품. 활자와 이미지가 더할 나위 없이 어우러진 장면이 너무 많아 일부 장면만 언급하기 힘들다. 안네의 환상과 감정을 그려내는 방식은 하나같이 이 그래픽 노블이 얼마나 독보적으로 뛰어난지 보여준다. 전 세계 교실에서 이 그래픽 노블이 읽힐 날이 머지않았다.
- 뉴욕 타임스 북 리뷰
안네가 일기에 써낸 유머, 사색, 비판, 활력이 눈앞에 그대로 펼쳐진다. 안네의 여러 상상력과 감정을 이미지로 그려낸 이 책은 이 일기가 무의미한 파괴에 대한 것이 아니라 영원히 살아 숨 쉬는 젊은 여성에 대한 증언임을 보여준다.
-월 스트리트 저널
익숙해진 이야기에 이토록 성공적으로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안네가 고군분투했던 환경을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 당신의 마음은 안네의 짧고 비극적인 삶에 한 번, 안네가 이루지 못하고 상상에만 그친 장면을 보는 순간 또 한 번 무너져내릴 것이다.
-허프포스트
이 책에서 크고 어두운 눈의 소녀로 그려진 안네는 어떤 존재보다 강하고 사랑스러운 들풀처럼 피어난다. 재치, 자의식, 환상이 풍부하게 자라나는 10대의 한가운데서 안네의 아름다움과 파괴되지 않는 힘은 그녀의 운명을 더 공포스럽게 한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비극으로 얼룩진 삶 속에서도 안네는 항상 자신에게 충실했다. 이 책에 그려진 안네의 환상은 안네가 혹독한 현재를 떠나 결코 오지 않을 미래로 탈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한편 우리에게 대량학살의 맨얼굴을 상기시킨다.
-북리스트
“깊은 잠으로도 구원은 주어지지 않고” “꿈은 여전히 살며시 들어선다”. 꿈에서만이라도 자유롭고 싶었던 전쟁의 그림자들. -커커스리뷰
현대의 고전. - 타임스
책 속에서
사랑하는 키티, 누구에게도 내 속마음을 털어놓지 못했지만 너에게는 다 말할 수 있으면 좋겠어. 네가 날 위로하고 지지해주면 정말 좋겠어.
---p.11
난 가끔 이런 상상에 빠지곤 해…. 나는 스위스에 있어. 아빠 친척이 알프스 인근에 구입한 대저택에서 아빠와 한방을 쓰고 있지. 숨어 지내는 기간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을 땐 이런 몽상이라도 해야 하지 않겠니….
---p.43
오늘 미프가 바깥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끔찍한 소식을 전해줬어. 이웃에 사는 유대인이 게슈타포에게 끌려가는 걸 눈앞에서 봤는데, 아무것도 도와줄 수 없었대. (…) 베스테르보르크라는 곳은 들리는 소문만으로도 아주 무서운 곳이야. 그곳엔 마실 물은커녕 먹을 것도 거의 없대. 하루 한 시간만 수도를 사용할 수 있고 화장실과 세면장도 1,000명당 하나꼴이래. 영국 라디오에서는 모두 독가스로 살해당한다고 보도하고 있어. 어쩌면 그게 가장 빠르고 손쉽게 죽는 방법인지도 몰라.
---pp.44~45
자루 하나가 터지는 바람에 갈색 콩이 비처럼, 아니 우박처럼 와르르 쏟아져 내렸어. 그 소리가 어찌나 크던지 죽은 사람까지 벌떡 일으킬 기세였다니까. 처음엔 폭격을 맞았다고 생각했어. 다들 콩알을 일일이 주워 모아야 했어. 언젠가 콩 한 알이 아쉬울지도 모르잖아.
---p.109
날이 어두워지면 선량하고 무고한 사람들이 우는 아이를 데리고 줄지어 걸어가는 모습이 자주 보여. 걷고 또 걸어서 거의 쓰러질 지경이지만 누구 하나 봐주지 않아. 병자와 노인, 어린아이와 아기까지 예외 없이 죽음을 향해 행진하다니까.
---p.52
시간이 지나서 마음이 좀 가라앉으면 다시 평소처럼 농담도 하고 장난도 칠 수 있겠지. 마냥 우울해한다고 뭐가 나아지는 것도 아니고, 바깥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잖아. 게다가 우리 은신처를 ‘우울한 곳’으로 만들어서 뭐가 좋겠니. 하지만 이젠 뭘 하든 떠난 사람들에 대한 생각을 떨칠 수가 없어. 웃음이 나오다가도 불현듯 내가 이렇게 유쾌하게 지내도 되나 싶어 부끄럽기도 해. 그렇다고 온종일 울며 지내야 하는 걸까? 아니, 그럴 수는 없어. 이런 암담한 기분은 결국 사라질 거야.
---p.208
보다시피 난 요즘 몹시 우울한 상태야. 무엇 때문에 촉발됐는지 꼬집어 말할 순 없지만 아무래도 두려움 탓인 것 같아. 겁이 나서 아무것도 못하겠어. 불안감과 우울감을 이기려고 날마다 신경안정제를 복용해. 하지만 약을 먹고 잠에 빠져들어도 편치 않아. 그때부턴 악몽에 시달리니까.
---p.85
우리가 사는 세상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상상할 수조차 없어. “전쟁이 끝나면”에 대해 떠들긴 하지만 터무니없는, 결코 실현될 수 없는 공상을 떠벌리는 것 같아.
---p.87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좋은 점은 찾아낼 수 있어. 그걸 찾는다면 행복을 점점 더 많이 발견하고 기운을 차릴 수 있어. 행복한 사람은 남들도 행복하게 해주는 법이야. 용기와 신념이 있는 사람은 불행에 짓눌려 비참하게 죽지 않아!
---p.113
사랑하는 키티, 우린 걸핏하면 절망 어린 목소리로 되묻곤 해. 전쟁은 왜 하는 걸까? 사람들은 왜, 도대체 왜 평화롭게 살아갈 수 없는 걸까? 왜 이렇게 계속 파괴하는 걸까? 영국은 더 크고 더 성능 좋은 폭격기와 폭탄을 만들면서… 왜 한편으론 재건을 위해 새로운 주택을 지어대는 걸까? 왜 전쟁을 위해선 날마다 몇백만 달러씩 쓰면서… 의학 발전을 위해선 한 푼도 안 쓰는 걸까? ---p.134
지금까지 가끔 우울한 적은 있지만 절망한 적은 없어. 은신처 생활을 위험과 낭만이 가득한 흥미로운 모험으로 생각했고, 온갖 고초와 궁핍을 일기에 기록할 부가적 요소라고 생각했거든. 다른 여자들과는 다른 삶을 살겠다고 굳게 다짐했어. 평범한 아줌마로 늙어가지 않을 거야. 여기에서 겪는 일들이 흥미로운 삶을 꾸려가는 데 좋은 밑거름이 될 거야. 몹시 위험한 순간에도 어떻게든 좋은 면을 포착해 웃어넘기는 건 오로지 이런 희망 때문이야.
---p.135
혼돈과 고통과 죽음의 토대 위에서는 희망을 쌓아 올릴 수 없어. 나는 점점 더 황폐되어가는 세상을 지켜보고 있어. 기어이 우리마저 멸망시킬 천둥소리가 점점 더 가까이에서 들려. 몇백만에 달하는 사람들의 고통이 뼛속까지 느껴져. 그렇지만 얼굴을 들고 하늘을 바라보면 왠지 세상이 다시 좋아질 것 같아. 그때까지는 어떻게든 꿈과 이상을 붙잡고 있어야 해. 어쩌면 그것들을 실현할 날이 정말로 올지도 모르니까!
---p.14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