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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2322681 / 592쪽 14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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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20세기 초 유럽을 휩쓴 제1차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이라는 팬데믹의 그늘 아래서 도발적이고 획기적인 그림과 자유분방한 삶으로 끊임없이 루머를 양산하며 논란을 몰고 다닌 천재 화가 에곤 실레. 그 뒤에는 그의 작품에 영감을 주고 세상에 주목받는 예술로 탄생시키는 데 한 몫을 한 여성들이 있었다. 그들은 보수적인 1900년대 초 유럽 사회에서 도전적이며 에로틱한 과감한 자세를 취하며 에곤 실레의 그림에 큰 영감을 주었고, 그의 예술을 지지하고 삶을 지탱해 주기도 했다. 에곤 실레의 화려한 명성과 작품 뒤에 가려진 이 여성들은 누구였고, 에곤 실레의 삶과 예술에서 어떤 의미를 가졌을까?
『욕망의 불꽃, 에곤 실레와 뮤즈들』은 에곤 실레의 작품에 영감을 주고 그의 작품이 화려하게 꽃을 피우는 데 큰 역할을 한 네 뮤즈들의 불꽃같은 삶과 에곤 실레를 둘러싼 열정적인 사랑을 그린 소설이다. 에곤 실레 작품의 모델이자 동생인 게르트루드 실레, 아내인 에디트 하름스와 그녀의 언니 아델 하름스, 그의 모델로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연인 발리(발부르가) 노이질의 삶을 토대로 이야기를 재구성했다.
이 책은 망상에 사로잡혀 가장 소중한 것을 잃고 후회로 가득한 삶을 살아가던 노년의 아델 하름스의 기억으로부터 출발해, 네 파트로 나누어 에곤 실레를 처음 만난 젊은 시절의 아델, 게르트루드, 발리, 에디트, 각각의 입장에서 에곤을 둘러싼 사랑과 그녀들의 삶을 그리고, 그 뒤에 아내 에디트를 잃고 에곤 실레가 숨을 거두기까지의 마지막 순간을 담았다. 마지막 장에는 네 여성에 대한 역사적 기록이 담겨 있다.
에곤 실레는 당시 유명세를 떨치던 구스타프 클림트가 자신의 작품을 이미 뛰어넘는 천재 화가라고 인정할 만큼 예술적 재능이 뛰어났던 오스트리아 표현주의 화가다. 그는 인간의 성적 욕망, 죽음에 대한 공포, 불안에 휩싸인 인간의 육체를 거침없고 과감하게 묘사하면서 보수적인 유럽 사회에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게르트루드 실레는 오빠 에곤 실레와 아주 친밀한 관계였고, 어릴 적부터 그의 모델이 되어 주었으며, 그를 위해 누드로 자세를 취해 주기도 해 논란이 되었다.
에디트 하름스는 에곤 실레의 아내로, 조용하고 보수적이었으며, 25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스페인 독감으로 사망했다. 사망할 당시 그녀는 임신 6개월 상태였다. 에곤은 그의 뮤즈이자 힘들 때 그를 지탱해 준 연인 발리를 버리고 편리를 위해 에디트와 결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책의 작가 소피 헤이독은 에곤과 에디트가 발리의 환영을 안고 어떻게 결혼생활을 해나갔을까 하는 호기심, 그리고 에곤의 작품에 그려진 에디트의 긴장한 모습을 보며 그 뒤에 감추어진 그녀의 감정이 어떠했을지 궁금증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발리는 몹시 가난했고 돈을 벌기 위해 화가의 모델로 일했으며, 구스타프 클림트의 모델로 에곤을 만나게 되었다는 소문이 있다. 그녀는 이 책에서 에곤이 가장 힘든 시기에 자신을 희생하며 그를 지지하고 지탱해 주는 조력자이며 독립적인 여성으로 등장한다.
아델 하름스는 에디트의 언니, 즉 에곤의 처형으로 열정적인 여성으로 그려졌다. 아델은 부유한 가정에서 컸으나 전쟁 이후 몹시 궁핍한 생활을 했고, 결혼도 하지 않았다. 작가 소피는 에곤의 그림 속 열망으로 가득 찬 아델의 불타는 눈동자를 보며 동생의 남편을 위해 모델 일을 하는 것에 대해 아델이 어떻게 느꼈는지, 그에 대해 어떤 감정을 품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고, 그 결과 하름스 자매 사이의 갈등을 만들어 냈다.
소피는 이 책에 등장하는 네 여성을 자신의 삶에 적극적이고, 에곤 실레에게 그저 휘둘리는 것이 아닌, 자신의 의지대로 삶을 조정하는 독립적인 여성들로 묘사한다. 소피는 에곤 실레와 관련된 소설들 속에 등장하는 여성들이 종종 소극적인 모습으로 묘사되고, 에곤이 그들의 역할을 덤덤하게 받아들이는 듯 느껴져서 이야기를 새로이 쓰고 싶었다고 한다.
이 책을 통해 예술에 대한 에곤 실레의 열정과 신념, 매혹적이며 독립적인 네 여성의 삶과 에곤에 대한 열정적인 사랑뿐 아니라 변화하는 유럽 사회의 모습, 전쟁과 팬데믹이 사회와 사람들에게 미친 영향, 여성과 예술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인식 등도 살펴볼 수 있다.
작가는 이 책으로 뛰어난 신인 작가들에게 주어지는 ‘인상적인 신인 작가상(Impress Prize)’을 수상했다.
책 속에서
‘그’가 이름을 부르던 말투가 생각났다. 이름을 속삭여 줬을 때의 전율과 한때 그 안에 담겼던 약속과 그녀도 알고 있는, 그것이 일으켰던 욕망. 이 환상의 소리는 오래도록 마비되어 있던 부분을 건드렸다. 환희를 일으키는 부분 말이다.
“아델?”
누군가의 얼굴이 그녀를 내려다볼 때, 그녀는 벅차오르는 가운데 자기 이름을 기억해 냈다.
“아-데-르.”
의식을 점점 잃으면서 그녀는 반복해서 그 이름을 말했고, 피투성이에 찢긴 얼굴 위로 미소가 번졌다.
“맞아, 그거야. 굳이 알고 싶다면, 내 이름은 아델이야. 아델 하름스. 절대로 잊어버리지 마.”
--- p.15
“나만 바보 같았어? 오빠는 어떻고? 오빠의 모델이었던 릴리아나는? 루머가 내 귀에까지 닿지 않았다고 착각하지 마. 엄마는 그 모든 걸 모르는 척하셨어. 적어도 안톤은 나와 결혼하고 싶어 해. 아기의 아빠가 될 거야. 그것만 봐도 오빠보다는 나아.” 게르트루드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나는 성녀가 아니야. 하지만 남자들이 결과는 생각도 하지 않고 자기 좋은 대로 뭐든지 하는 동안 우리 여성들은 완벽하고 순결해야 한다고 요구받지.”
에곤은 반격하려 했으나 게르트루드는 할 말이 더 남았다.
--- pp.273~274
아델은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는 모두 에곤에게 위대한 영감을 주길 바랐어. 하지만 확실히 발리는 그의 작품을 빛내는 원동력이었지. 내가 인정했던 것보다 더 좋은 여인이었어.”
“발리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요?”
“나도 몰라. 그저 나보다는 더 운이 좋았길 바랄 뿐이야.”
아델은 그림 속 여인을 자세히 관찰했다. 한때 품었던 그 모든 질투는 희미해졌다.
“어쩌면 발리가 결국엔 행복을 찾았을까요?”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우리 중 누구도 에곤과의 만남에서 상처 없이 진정으로 벗어나지 못했지.”
--- pp.290~291
발리 엄마의 불만은 여자로 태어났다는 저주와 가난하게 태어났다는 저주, 아예 태어났다는 것 자체의 저주에 있었다.
“엄마가 언젠가 명료한 순간에 내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어요.” 발리는 엄마의 거칠고 붉은 두 손을 떠올리며 말했다. “평범한 남자의 아내가 되지 말고, 감사할 줄 모르는 자식들의 엄마가 되거나 집안일들로 고생하며 세월을 보내지 말아라. 내 삶에는 존엄이란 게 없어. 기회가 보이면 붙잡고, 용기를 갖고,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걸 했다고 해서 절대 자책하지 말아라.” 발리는 한숨을 내쉬었다. “엄마의 충고를 따르려고 해요. 결혼과 모성은 저와는 상관없어요.”
--- p.310
· Prologue
· 아델
· 게르트루드
· 발리
· 에디트
· 에곤 실레
· Epilogue
· 역사적 기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