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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62101988 / 280쪽 148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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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최후의 사과나무 ‘오로라 2-241’
우리 손에는 여전히 사과 씨앗이 남겨져 있다
버드와 단비의 시점이 교차되며 전개되는 이야기에서 중심에 놓이는 것은 사과 농사다. 사과 농장을 한다는 것은 그냥 나무에 열리는 열매를 수확하는 정도로 간단한 일이 아니다. 가지를 치고 잎을 따주고 물을 대주는 등 사과를 제대로 키워내려면 쉴 틈이 없다. 사과꽃이 너무 일찍 피어도, 바람이 너무 불어도, 한밤중 열대야가 극심해도 문제가 생긴다. 매일매일이 힘겨운 노동과 근심걱정으로 채워진다. 문제는 날씨가 사람들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 토르월드에서 날아온 버드로서는 답답할 뿐이지만 단비네 식구들에게는 달리 방법이 없다. 진인사대천명. 그저 기다리고 간절히 바라고 문제가 생기면 수습한다. 하지만 겨울이 짧아 봄이 일찍 오고 이르게 피어난 사과꽃은 난데없이 내리는 눈에 맞아 얼어버린다. 2023년 대한민국에서 날씨는 사람들 편이 아닌 것 같다.
지구온난화로 사과를 키울 수 있는 지역이 점점 북상하고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날씨에 전전긍긍하는 단비네 식구들은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기후 변화란 너무 거대한 일이고 사과나무를 키우는 사람들로서는 어찌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미래에서 날아온 버드는 먼홋날 극지방의 얼음이 모두 녹아버리고 사과가 멸종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어른들은 토르월드에 대한 버드의 말을 믿지 않지만 단비는 믿는다. 믿으면서도 믿고 싶지 않아서 버드가 거짓말쟁이이기를, 버드가 찾는 비행슈트의 추진단추가 영영 발견되지 않기를 바란다. 사과를 더 이상 키워낼 수 없다는 것은 단순히 사과가 사라지는 데 머무르지 않고 단비네 사과 농장 같은 단란한 공동체 역시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토르사에서 날씨를 파는 일은 국지적인 영역에 머무를 뿐이고, 결국 날씨를 사고파는 일은 지구에서 일어나는 기후재앙에 대한 안간힘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버드가 믿고 있는 대로 토르는 인류를 구원하는 영웅일까? 세상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든 누군가는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고 더 많은 고통과 슬픔을 초래한다. 그리고 다른 누군가는 불가능한 일에 도전하거나 안 될 줄 알면서도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한다. 그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어서이다. 단비농장에서 241일 동안이나 머무르다가 토르월드로 돌아온 버드는 이제 과거가 되어 버린 단비의 이야기를 듣는다. ‘오로라 2-241’은 지구 최후의 사과 품종이었고, 그 사과를 키워낸 전설적인 농부가 바로 오단비였다는 사실. 단비가 괴물이 되어 버린 날씨에서도 살아남는 품종을 만들기 위해 평생을 바쳤다는 이야기를 들은 버드는 농장에서 가져온 사과 씨앗을 들고 다시 지구로 향한다.
『오로라 2-241』는 미래 사회의 놀라운 기술 발전과 사회상을 보여주기보다는 2023년 사과농장의 현실을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 미래에서 날아온 버드가 함께하기 때문에 사과 농장 사람들의 고군분투는 눈물겹고 서글프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단비 엄마를 비롯한 알마 이모, 메이 이모, 단비가 최선을 다해 사과를 키워내는 모습을 응원하게 된다. 비록 실패가 예정되어 있더라도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은 중요하다.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말에는 인간이 지닌 불굴의 의지가 담겨 있는 것이다. 게다가 모두가 알다시피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인류가 제 손으로 가져온 재앙 때문에 머지않아 비참한 종말에 이르게 될 것이라는 비관론이 대세인 듯하다. 기후 과학자들이 울부짖으며 탄소 배출을 줄이자고 외치고 공포에 질린 채 사태 추이를 지켜보는 사람들도 많다. 결국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수밖에 없다. 이 소박하고 아름다운 SF를 읽으면 저절로 주위를 돌아보게 되는 까닭이다.
토르월드 7
2023년 화양 27
다시, 토르월드 251
다시, 화양 271
작가의 말 27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