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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전

홍인숙 저 | 서해문집 | 2022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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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2085609 / 260쪽 135 x 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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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춘향전》은 종종 ‘지조와 절개를 지킨 열녀 이야기’로 요약되는데, 성춘향은 순수하고 얌전하기만 한 여성이 아니다. 남녀 사이에 엄격했던 조선 시대에 몽룡과 따로 만나고 신분 상승을 기대하며 몽룡의 마음을 받아들인다. 기생의 딸이지만 당당한 태도로 일관한다. 〈사랑가〉를 노래하며 어르는 몽룡에게 “나는 어찌 이생이나 후생이나 밑으로만 되라 하오? 재미없어 못 쓰겠소” 하고, 어쩔 수 없이 헤어져야 한다는 말에 사납게 돌변하며 도리를 다하라고 요구한다. 눈 높고 도도한 이 소녀는 고난의 시간을 거치며 한층 단단해진다. 이별의 아픔을 인내하고, 자기를 잡으러 온 사령들을 침착하게 맞이하기도 하며, 변학도의 겁박을 매섭게 비판한다. 사또를 거절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월매의 후회에도, 거지꼴로 내려온 몽룡을 보고서도, 수청을 드느니 죽기로 결심한다. 몽룡과 함께하기로 한 ‘자기 자신에 대한 의리’를 지키려는 것이다. 열여섯 소녀의 목숨을 건 의지와 겁 없는 민중의 연대에서 꽃핀 영원불멸한 사랑 노래 춘향의 행동은 사랑이란 나로 살 수 있는 용기를 주는 가장 강렬한 감정 중 하나이며, 주체적인 선택임을 보여 준다. 서슬 퍼런 사또 앞에서도 겁 없이 춘향의 편을 들며 화를 내 주는 남원 사람들에게서는 연대라는 또 다른 결의 사랑을 발견할 수 있다. 《춘향전》은 애정소설에 그치지 않는다. 목숨을 걸고 자신의 ‘의지’를 지키는 춘향,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춘향을 ‘지지’하는 백성들, 신분의 벽을 ‘초월’해 정렬부인이 되는 결말은 많은 이에게 기쁨을 주며 이 작품을 영원한 고전으로 만들었다. 성장하는 한 소녀의 이야기, 부당한 권력에 같이 저항하는 이야기로서의 《춘향전》. 청소년 독자가 이 점에 주목할 수 있도록 당돌한 춘향과 생생한 묘사가 두드러지는 완판 84장본을 실었다. 판소리에서 온 각종 언어유희와 우리말 표현들은 《춘향전》을 끝까지 읽게 하는 매력이다. 악인인 변학도도 예외가 아니다. “어, 추워라. 문 들어온다, 바람 닫아라. 물 마른다, 목 들여라.” “네가 수절하면 우리 마누라는 기절할까.” 절묘하고 구성진 리듬을 살리고 찰진 말맛과 대구를 충실하게 전달하기 위해 문장의 길이와 끝맺음을 현대의 문체로 바꾸지 않았다. 대신 인물이나 지명 등에 관한 고사를 청소년 눈높이에 맞게 풀고, 매우 긴 경우 간결하게 다듬었다. 완판본이 복잡하고 어렵다면 경판 30장본을 통해 《춘향전》의 멋을 속도감 있게 즐길 수 있다. 퇴기 월매가 남편 성 참판에게 거침없이 이야기하는 첫 장면은 이 작품의 도전적 면모를 예고한다. “들으시오. … 무슨 죄로 일 점 혈육이 없으니 … 명산대찰에 기도해 아들이든 딸이든 낳으면 평생 한을 풀 것이오. 당신의 뜻은 어떠하시오?” 딸을 버리고 떠나려는 몽룡에게는 표독스럽기까지 하다. “남에게 못 할 일 그렇게 하지 마오. 애고애고, 설운지고. 못하지요. 몇 사람 신세 망치려고 안 데려간단 말이오. 도련님 대가리가 두 개 돋았소? 애고, 무서워라. 이 무정한 쇳덩이 같은 사람아!” 방자도 제법이다. 상전에게 은근슬쩍 말대꾸를 하고, 몽룡이 춘향 생각에 빠져 엉터리로 글을 읽자 장단을 맞춰 주며 더 우스꽝스럽게 만든다. 논일하던 농부들은 입을 모아 “원님이 음흉하여 철석같이 수절하는 춘향이에게 엄벌을 내렸으니 어떨 것 같은가? 구관의 아들인지 개아들인지는 한번 떠나고는 아무 소식이 없으니 그런 자식이 어디 있을까” 하고 비난한다. 의뭉스럽고 현실적인 월매, 능청스러운 방자, 양반의 폭정과 비정한 처사를 지탄하는 농부 등은 작품에 펄펄 나는 생기와 입체감을 더한다. 동시에 조선 민중이 원했던 이상과 쾌감이 무엇인지 명확히 드러낸다. 책 속에서 이때 도련님이 춘향을 애틋하게 보낸 후에 책방으로 돌아와서도 만사에 뜻이 없고 다만 생각이 춘향이라. 말소리 귀에 쟁쟁, 고운 태도 눈에 삼삼, 해 지기를 기다린다. … 《주역》을 읽으니, “원은 형코 정코 춘향이 코, 딱 댄 코, 좋고 하니라. 그 글도 못 읽겠다.” 《맹자》를 읽으니, “맹자께서 양혜왕을 뵈오니 왕께서 말하기를, 천 리 길을 멀다 하지 않고 오셨으니 춘향이 보시러 오셨나이까?” 《십팔사략》을 읽는데, “태고에 천황씨가 쑥떡으로 왕이 되어 섭제에서 나라를 일으키니 백성들이 저절로 교화되었으며 형제 열두 명이 모두 일만 팔천 살까지 살았다.” 방자가 여쭈되, “여보 도련님, 천황씨가 목덕木德으로 왕이 되었단 말은 들었으되 쑥떡으로 왕이 되었단 말은 금시초문이오.” _〈대학의 도는 춘향이에게 있다〉 중에서

저자 소개

  • 저자 : 홍인숙
편역 : 홍인숙
이화여자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고전여성문학을 전공했다. 고전문학 속 여성 서사를 비판적으로 읽어 내고 맥락을 재해석하는 작업에 관심을 갖고 있다. 홍익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며, 지은 책으로 《멋지고 당당한 조선의 여인들》 《열녀列女×열녀烈女》 등이 있다.

해설 : 김영희
전국국어교사모임 독서교육분과 ‘물꼬방’, 경기도중등독서교육연구회에서 공부하는 국어 교사. 학습 동아리 만들기를 즐긴다. 《우리들의 랜선 독서 수업》을 함께 썼다.

그림 : 비깔
설렘과 상상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홀이금하》 《조선가인살롱》 《푸른 머리카락》 등의 표지와 삽화를 그렸고 단편 웹툰 〈반짝이던 어느 날〉을 연재했다.

목차

머리말

완판 84장본 열녀춘향수절가
지극정성 드려 얻은 어여쁜 아이
이 도령의 광한루 봄나들이
그넷줄 갈라 잡고 치맛자락 번뜻하며
대학의 도는 춘향이에게 있다
평생 기약 맺은 날
어화둥둥 내 사랑아
뜻밖의 이별
임의 얼굴 보고지고
고집불통 변학도
수청을 들어라
옥에 갇혀 점을 치니
장원 급제한 이 도령
춘향 소식에 눈물 툭툭
서러운 재회
암행어사 출도야!
백년고락을 함께하다

경판 30장본 춘향전

해설 《춘향전》을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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