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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 않은 질문, 듣지 못한 대답 시각예술가 박혜수 작가 노트

박혜수 저 | 돌베개 | 2022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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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1438802 / 368쪽 127 x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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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질문이 사라진 시대, 속 깊은 심술쟁이 시각예술가의 질문들 『묻지 않은 질문, 듣지 못한 대답』은 질문을 꺼리는 시대, 솔직해서 ‘까칠하다’, ‘심술궂다’는 말을 종종 듣는 시각예술가가 독자들에게 곤란하지만 반드시 필요한 질문을 던지며, 그 대답을 찾아내는 감각을 ‘경험’하도록 만드는 책이다. 박혜수 작가는 스스로를 “궁금한 것을 못 참는 성격”이며 “꼭 들어야 할 말은 직접 묻고 들어야만 한다는 철학”(7쪽)이 있는 사람이라고 표현한다. 그리고 답변은 질문에 달려 있기 때문에 질문이라는 문제는 예술가들에게 평생의 숙제와도 같고, 개인으로서도 질문은 “‘나’의 자리를 짐작해보는 좋은 도구”라는 이야기로 이 책의 서두를 연다. 특히, 박혜수 작가의 직설은 다음과 같은 표현에서 빛을 발한다. “정말로 물어봤어야 할, 들었어야 할 이야기들은 묻히고 전혀 궁금하지도, 중요하지도 않은 시끄러운 소음들 속에서 속뜻을 헤아리는 것도 이젠 지친다. 사람들은 정말로 하고 싶은 얘기를 하지 못하고, 소중한 사람들에게 묻고 싶은 것을 묻지 못하고, 듣고 싶은 것을 듣지 못하며, 지레짐작하면서 혼자 병들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묻지 않은 질문’을 대신 묻고, ‘듣지 못한 대답’을 대신 들어보기로 했다.”(12쪽) 그래서 이 책을 펼친 독자들은 작가의 질문들을 붙잡고, 작가의 이야기와 작품 이미지와 전시에 참여했던 관객들의 이야기가 뒤섞이는 장소들을 지나게 된다. 1부는 “당신은 어떤 꿈을 포기했나요?”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과거의 ‘나’라는 문제를 다루며, 2부는 “헤어진 연인이 남긴 물건과 사연을 남겨주세요”라는 부탁에서 시작해 실연 수집 프로젝트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어지는 3부는 “첫사랑을 기억하시나요?”라는 질문과 함께, 공단지역 노동자들의 첫사랑 이야기를 중심으로 사랑의 기억들을 불러내며, “10대의 나, 80대의 나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나요?”라는 질문으로 시작하는 4부는 나이 듦과 고독사의 문제를 탐구한다. 마지막으로, “내가 갑자기 죽는다면,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기억할까?”라는 질문으로 여는 5부는 죽음에 관해, 코로나 유가족·요양원 직원·화장시설 장례사·병동 의료진들의 이야기와 작가 아버지의 죽음을 겹쳐놓고 독자들의 대답을 기다린다. 한국사회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 사라져간 것들을 위한 예술 『묻지 않은 질문, 듣지 못한 대답』은 상실과 애도에 관한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은 박혜수 작가가 개인적으로 천착해온 질문이자 프로젝트 이름이기도 한 ‘무엇이 사라지고 있는가?’에 대한 한 권의 답변이면서, 코로나19가 ‘우리’에게 더욱 증폭시킨 질문인 ‘어떻게 잘 이별할 수 있을까?’에 대해 사려 깊은 대답을 모색한 기록이라고도 할 수 있다. 꿈과 사랑을 떠나보내고, 나이가 들고, 죽음을 마주하게 되는, 인간의 보편적인 문제는 박혜수 작가의 작업, 그리고 이 책에서 지금의 한국사회라는 맥락 속에서 탐구된다. “한국사회는 어려움을 당했을 때에 ‘회복’을 너무 빨리 강요한다. 코로나 사태로 많은 유가족이 임종을 보지 못했고 강제로 장례를 생략당해도, 피해자들임에도 소리 내어 울지 못한다. 오랫동안 준비한 일들이 언제 다시 시작되는지 알지도 못한 채 하염없이 ‘기다려라’는 답변을 듣는 것도 이젠 공허하다. 시작조차 못 했는데 제대로 해내야 하는 나이가 되어버린 지금, 인생의 한 시기가 송두리째 사라져버렸는데도 우리는 ‘다시 시작’을 강요받는다.”(182~183쪽) 슬픔을 표현하지 못하고 애도의 기회를 박탈당하는 것은 코로나 유가족뿐만이 아니며, 그렇기에 우리에게 남겨진 해묵은 상처와 감정들을 잘 돌보고 떠나보내기 위해, 이 책은 예술가의 자리에서 개입한 흔적들을 담았다. 박혜수 작가는 ‘꿈의 먼지’ 시리즈로 사람들이 이루지 못해 버린 꿈들의 사연을 모았고, 정신을 다루는 세 분야의 전문가인 정신과 의사, 점술가(타로점), 예술가가 함께 상담 퍼포먼스 시리즈 ‘오래된 약국’을 작업했으며, 헤어진 연인들의 실연 물품과 사연을 모으는 프로젝트에 ‘실연 수집’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한편, 공단지역 노동자들의 첫사랑 기억을 되살리는 영상작품 <우리 기쁜 젊은 날>을 제작했고, 낭독 퍼포먼스 <당신으로부터 편지가 왔어요>에서는 관객들과 더불어, 10대(과거)의 나와 80대(미래)의 나를 함께 생각했다. 또한 아버지를 향한 개인적인 애도 작업 <아버지의 죽음>은 부산시립미술관 및『부산일보』와 함께한 부고 시리즈 ‘늦은 배웅’으로 이어져, 코로나 유가족들과 우리 사회가 기꺼이 같이 애도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냈다. 역설적이게도, 사라진 것들은 박혜수 작가의 작업들 속에, 그 작업의 일부이자 작가 노트인 이 책 속에 오롯이, 살아 있다. 『묻지 않은 질문, 듣지 못한 대답』은 보통은 사람들이 묻지 않는 질문들을 통해 우리의 “속마음”과 “진심”에 도달한다. 그리고 우리가 떠나보낸 것들, 잃어버린 것들, 사라져간 것들, 이별과 상실의 경험 속에서도 여전히 소중한 것들에 대해 되묻는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마지막 질문이자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반드시 답해야 할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당신은 당신을 좋아하나요?”(364쪽) 이 질문은 이 책의 앞표지 하단에도 적혀 있다. 추천사 김현경(인류학자), 오지은(음악가, 작가) 추천! 시보다 시작 노트에 더 눈길이 갈 때가 있다. 시작 노트는 시에 덧붙여진 메모에 지나지 않지만, 때로는 미처 시가 되지 못한 그 말들이 시 못지않은 존재감을 가지고 강렬하게 다가온다. 이 책도 비슷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는 미술관으로 이어지는 오솔길을 예술가와 함께 걷는 듯한 희귀한 경험을 할 수 있다. 그는 오랜 친구처럼 다정하게 조금 뒤에 우리가 보게 될 작품들에 대해 조곤조곤 설명해준다(난해한 작품으로 관객을 좌절시키면서 그 좌절을 즐기는 듯한 다른 작가들과는 딴판이다). 그의 이야기가 어찌나 재미있는지 우리는 이 산책이 언제까지나 계속되길 바라게 된다. 그래서 마침내 오솔길 끝에 이르렀을 때는 미술관이 닫혀 있건 말건 상관없어지는 것이다! ―김현경(인류학자, 『사람, 장소, 환대』 저자) 박혜수 작가는 외계인 같다. 지구인을 아주 사랑하는, 그래서 관심이 식지 않는 외계인. 그는 지구인의 마음을 끈질기게 모은다. 한 가지 마음을 10년도 넘게 모은다. '지구인들은 대체 왜 이러지?' 하면서. 지구인이 계속 되풀이하는 어리석음, 어딘가를 향한 사랑, 잃어버린 것, 그런 것들이 모이는 구멍이 박혜수 작가의 주머니에 있다. 모아 보니 아름답다. ―오지은(음악가, 작가)

저자 소개

  • 저자 : 박혜수
저자 : 박혜수
조각·설치 미술가이자 기획자, 작가로 활동 중인 시각예술가. 2000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20여 차례의 개인전을 열었고, 국립현대미술관과 서울시립미술관 등 국내외 여러 기획전에 참여했다. 《Now Here is Nowhere》《보통의 정의》《꿈의 먼지》《우리가 모르는 우리》《모노포비아─외로움 공포증》 등의 전시를 통해 시간, 꿈, 애정의 상실, 보통의 기준과 같은 보편적인 주제에 관심을 갖고 이를 작품으로 표현해왔다.
다양한 설문조사로 사람들의 이야기를 수집하는 사전 조사를 진행해오고 있으며, 일상에서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에 의문을 품고 시각화하는 작업 속에서 관객들이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자신의 일상에서 해답을 찾기를 바란다. 2019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후보에 올랐다.

목차

들어가며 누구에게 무엇을 물을까

Ⅰ. 꿈의 먼지
1. 버려진 꿈 2. 빌어먹을 꿈 3. 뻔한 주제, 특별할 것 없는 사람들 4. 심술쟁이 상담가 5. 오래된 약국 2011 6. 10년 뒤에도 변하지 않은 것들 7. 당신은 성장하고 있나요? 8. 버려진 꿈과 잃어버린 열쇠 9. 다시, 꿈

Ⅱ. 실연 수집
1. 익숙해지지 않는 이별 2. 상처받은 마음 3. 그와 나만의 비밀 4. 냉정과 열정 사이 5. 분홍 칫솔 6. 환상의 빛 7. 네 이름으로 날 불러줘, 그러면 내 이름으로 널 부를게 8. 책상 서랍 맨 아래 칸

Ⅲ. 사랑과 실연의 얼굴
1. 그 남자, 그 여자의 사정 2. 보고 싶은 얼굴 3. 걸을까, 뛸까, 아니면 멈출까 4. 기쁜 우리 젊은 날 5. 형태 씨의 사랑 6 서로;로서 7. 그 순간, 내 인생은 끝났다고 생각했습니다 8. 짧은 사랑, 긴 그리움

Ⅳ. 미래가 두려운 사람들
1. 내가 내게 묻다 2. 당신으로부터 편지가 왔어요 3. 라이프 인 어 데이 4. 세상을 파는 가게 5. 늙는 것도 사는 것의 연장일 뿐 6. 후손들에게

Ⅴ. 애도 일기
1. 늦은 배웅 2. 아침에 배달된 죽음 3. 애도의 중요성에 대하여 4. 아버지의 죽음 5. 마음의 준비 6. 낯선 이별 7. 죄책감, 스스로에게 가하는 형벌 8.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9. 꽃이 지는 시간

나가며 이별 후에 남은 것, 당신!
부록 프로젝트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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