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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일기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저 | 박술 역 | ITTA | 2022년 09월

전쟁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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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9433574 / 424쪽 152 x 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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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지금 나는 거대한 발견에 이르는 길목에 서 있다.” 적군의 포격과 죽음의 위협 속에서 철학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단초를 발견하다 “내 작업은 논리의 기초에서 시작하여 세계의 본질까지 확장되었다.” - 1916년 8월 2일 일기 중에서 1차 세계 대전 참전은 비트겐슈타인의 일생에서 가장 결정적인 사건이었다. 유럽의 최상류 사회를 누비던 도련님은 금욕적인 구도자가 되어 미증유의 철학서 《논리철학논고》와 함께 돌아왔다. 막대한 상속금은 형제들에게 전부 나눠주었고, 철학계에서도, 빈 사교계에서도 자취를 감추었다. 대체 전쟁터에서 그는 무슨 일을 겪은 것일까? 가족의 증언처럼 전쟁을 겪으면서 성인(聖人)이 된 것일까? 아니면 러셀이 말했듯 신비주의자로 전락한 것일까? 수학 기초론과 논리학에 국한되어 있던 그의 사유가 전쟁을 거치면서 형이상학, 윤리학, 미학 등의 영역을 아우르는 위대한 철학의 반열에 올라선 것만은 사실이다. 그 스스로도 이 기간의 정신적 여정이 “논리의 기초에서 시작하여 세계의 본질까지 확장되었다”고 평가한다. 그래서 젊은 비트겐슈타인의 삶과 철학을 이해하는 일은 그가 치른 전쟁을 이해하는 데에서 출발한다. “진짜 전쟁은 이제 시작될 것이다. 그와 함께 삶도 시작될지 모른다! 어쩌면 죽음과의 가까운 거리가 삶의 빛을 가져다줄지도 모른다! 신께서 내게 깨달음을 주시길!” - 1916년 5월 4일 일기 중에서 전쟁 발발 당시 비트겐슈타인은 대학을 졸업한 상태였기에 일반병 징집 대상이 아니었고, 단년 복무 후 소위로 임관될 수 있었음에도 이등병으로 입대하기를 택했다. 가족의 죽음을 비롯해 러셀 및 무어와의 학문적 결별, 제도권 학계와의 불화 등으로 실존적 절망과 철학적 난관에 부닥치자, 새로운 인간이 되기를 소망하며 자신을 전쟁터로 내던진 것이다. 전장에서 그는 함께 생활하는 동료들과 불화를 겪으면서 타자와 세계의 존재를 온몸으로 직면하고, 죽음이 목전을 스쳐지나가는 경험을 숱하게 통과하며 실존에 관한 깊은 통찰에 도달한다. 종전 무렵에는 오스트리아군의 퇴각과 함께 이탈리아 전선에서 포로가 되고, 포로수용소에서는 참전 중에 써둔 노트를 바탕으로 《논리철학논고》를 완성한다. 이어 이 작은 책 한 권으로 철학의 모든 문제를 최종적으로 해결했다는 결론을 내린 뒤 학계를 떠난다. 《논리철학논고》는 논리를 통해 세계 전체를 파악하려는 시도인 동시에 그러한 시도가 갖는 한계에 대한 인식이기도 한데, 이는 그가 몸소 겪은 전쟁의 참상과 윤리적 문제가 결코 논리적으로 파악될 수 없는 대상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우리는 《전쟁 일기》의 이중 집필 체계에서 삶의 영역과 철학의 차원이 병존하면서 ‘말할 수 있는 것’과 침묵 사이의 미세한 균형점을 향해 수렴하는 모습을 발견한다. 발설과 침묵, 암호와 기호 사이에서 그려낸 언어와 세계, 논리의 본질에 관한 지도 조각들 실존적 고뇌와 철학적 사유의 가장 밀접한 만남 참전 시기 비트겐슈타인에게 가장 중요한 대화 상대는 몇 권의 책과 일기장이었다. 이들은 험난한 일상 속에서도 내면을 보존하고, 철학적 사유 속에 머물도록 하는 피난처가 되어주었다. 그는 톨스토이, 니체, 에머슨을 탐독하는 한편, 일기장 왼편에는 암호로 일상을 기록하고 오른편에는 《논리철학논고》의 초고를 써나간다. 이러한 암호화 기제는 철학적 사유를 심화하는 과정과 주위로부터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과정이 상당 부분 일치했음을 시사한다. 발설과 침묵, 암호와 기호 사이에서 고뇌하던 그에게 ‘문장이 사태를 표현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가’와 같은 물음은 훨씬 더 실존적인 층위에 있었을지 모른다.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죽음의 고비를 넘기는 동안 비트겐슈타인은 인생의 목표와 행복에 관한 성찰에 몰두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신, 죽음, 삶의 목적, 종교, 유아론, 도덕 등 가장 심오한 철학적 주제들에 대한 지적들이 한꺼번에 터져나온다. 이 시기는 그의 일생에서 보기 드문 폭발적인 영감과 통찰의 시간으로, 그간 침묵으로 일관했던 대상들에 대한 거침없는 사유를 보여주며 《논리철학논고》의 형성 및 그의 인생 전체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이룬다. 죽음에 대한 공포는 철학으로 승화되었으며, 그렇게 성립된 철학은 죽음의 공포를 무력화한다. 이 시기부터 철학적 내용과 사적 내용의 엄격한 분리는 더 이상 나타나지 않는다. 이제 비트겐슈타인은 ‘나’를 철학의 대상으로 삼으며 실존적 고뇌와 논리적 사유라는 두 영역을 화해시키고, 하나의 체계로 엮어내고자 결심한다. 이는 철학에서 이론과 실존이 조우하여 종교적·비의적 인식을 향하는 보기 드문 지점이다. “행복한 자에게는 두려움이 있을 수 없다. 죽음 앞에서도 마찬가지다. (...) 죽음은 삶의 사건이 아니다. 죽음은 세계의 사실들 중 하나가 아니다.” - 1916년 7월 8일 일기 중에서 이후부터는 사적 일기의 기록이 거의 정지하는데, 이는 비트겐슈타인이 실존적 고뇌를 철학적 사유와 융합하여 삶과 철학이 동떨어진 두 가지의 대상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났음을 보여준다. 즉 비트겐슈타인의 초기 철학관은 논리학에 대한 형식적인 사유에서 출발하여, 죽음의 경험에 이르러 비로소 실존적 층위와 결합되었다. 따라서 《논리철학논고》의 형성 과정은 고통받는 인간 비트겐슈타인이 논리철학자 비트겐슈타인과 서로 만나고 화해하는 과정과 일치한다고 할 수 있다. 《논리철학논고》에 대한 해석의 지평은 비트겐슈타인의 삶의 궤적 및 텍스트 형성 과정에 대한 이해를 통해 확장될 수 있으며, 반대로 인간 비트겐슈타인에 대한 이해 역시 그의 이론적·개념적 사유에 대한 연구를 통해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다. 《전쟁 일기》는 이 두 방향 모두에 활용할 수 있는 자료를 우리에게 제공해준다.

저자 소개

  • 저자 :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저자 :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
생전에는 전기 사상을 대표하는 《논리-철학 논고》(1921)만이 철학서로서 유일하게 출판되었으며, 사후에 가서야 그의 후기 대표작인 《철학적 탐구》(1953)를 비롯하여 《청색 책ㆍ갈색 책》(1958), 《수학의 기초에 관한 소견들》(초판 1956, 3판 1978), 《철학적 소견들》(1964), 《쪽지》(1967), 《철학적 문법》(1969), 《확실성에 관하여》(1969), 《심리학의 철학에 관한 소견들 I, II》(1980), 《문화와 가치》(초판 1980, 수정판 1994) 등이 출판되었으며, 《유고집》(2000)이 시디롬으로 발행되었다. 이외에도 《미학과 심리학 및 종교적 믿음에 관한 강의와 대화》(1966), 《수학의 기초에 관한 강의》(1976), 《철학적 심리학에 관한 강의》(1988) 등 그의 제자들이 기록한 강의록이 여러 권 출판되었다.

역자 : 박술
유년을 독일에서 보내고 뮌헨 대학교에서 철학과 문학을 공부했다. 육군사관학교 철학과 조교수로 근무했으며, 힐데스하임 대학교 철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12년 《시와 반시》 신인상을 수상했다. 옮긴 책으로 비트겐슈타인의 《전쟁 일기》, 니체의 《비극의 탄생》(공역), 노발리스의 《밤의 찬가/철학 파편집》, 트라클의 《몽상과 착란》이 있다.

목차

편집 의도
서문

전쟁일기
― 사적 일기
― 철학 일기

해제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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