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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5814956 / 392쪽 145 x 2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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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세상에 나쁜 풀은 없다!
잡초는 인간이 만든 재앙이자 흑역사
산이나 들판에 피어 있는 들꽃은 그렇게 아름답고 반가울 수 없다. 그런데 그 꽃이 밭이나 정원에 들어오면 상황이 달라진다. 뽑고 뽑아도 또 나는 ‘이놈의 잡초’가 되어버린다. 잡초는 두 얼굴의 식물이고, 모순의 식물이다. 『미움받는 식물들』은 없애려고 하면 할수록 인간을 비웃기라도 하듯 더 번성하고 끈질겨지는 잡초의 저력을 보여준다. 또한 인간이 잡초를 없애기 위해 무슨 짓까지 마다하지 않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짚어나간다.
‘잡초’도, ‘잡초다움’도 고정된 개념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잡초라고 부르는 식물들에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인간 옆에서, 인간의 영향력을 받아 잡초가 되었다는 것이다. 인간이 농사를 지으려고 땅을 파헤치거나, 숲을 불태우거나, 길을 내고 공장을 지으려고 자연을 파괴하고 땅을 방치했을 때, 잡초는 그 틈을 파고들었다. 인간이 거슬리는 잡초를 없애려고 수를 쓸수록 잡초는 살아남을 묘수를 찾아냈다. 특히 제초제처럼 잡초를 없애려고 발명된 화학약품들은 하나같이 이 성가신 녀석들을 부추기기만 해서 더 큰 피해를 유발하고 더 통제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이 책은 인간이야말로 잡초를 만든 주범임을 설명하면서, 그렇게 잡초를 없애고 싶어 했으면서 결국 더 끈질기고 악독한 잡초를 만들어내고야 만 인간의 흑역사를 이야기한다. 그 흑역사의 동력은 자연을 통제할 수 있다는 오만함, 화학제품 같은 과학기술에 대한 맹신, 기업화된 농업과 탐욕스러운 자본의 논리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그래서 인간은 늘 잡초에게 발목을 잡힐 수밖에 없었다.
인류의 삶을 파고든
여덟 종의 흥미진진한 잡초 이야기
『미움받는 식물들』은 멸시받는 민들레, 한때 가치 있었던 어저귀, 과소평가된 망초, 불멸의 비름 등 ‘잡초의 역사’를 대표하는 여덟 가지 잡초를 엄선해, 그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준다.
특히 민들레는 잡초가 그저 생물학적 분류가 아니라 사회, 문화, 심리적 현상임을 보여준다. 한국에서 민들레는 그다지 심각한 잡초로 여겨지지 않는다. 건물 사이 공터나 길가에 제멋대로 피긴 해도 샛노란 꽃과 불면 날아가는 하얀 씨앗은 정겨운 인상을 준다. 하지만 미국인들의 반응은 다르다. 그들은 민들레를 공공질서를 해치고 사회적 체면을 훼손하는 악성 존재로 여긴다. 자기 집뿐만 아니라 이웃집 잔디밭의 민들레도 용납하지 못한다. 이 책의 저자 역시 민들레를 그냥 뒀다고 이웃의 협박을 듣고, 읍사무소에서 벌금을 물리겠다고 경고를 받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민들레는 딱히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식물이다. 독성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날카로운 가시가 돋친 것도 아니며, 집이나 잔디밭을 뒤덮어버리지도 않는다. 그저 작은 틈새에서 꽃을 피울 뿐이다.
그악스러운 것은 민들레를 대하는 인간의 태도다. 미국인들은 잔디밭의 민들레를 없애기 위해 특수 제작된 칼과 도구를 사용하고 얼음송곳, 황산, 등유, 화염방사기까지 동원했다. 화염방사기에 당한 민들레는 꽃과 잎을 잃었지만, 지표면 아래 뿌리는 남아 있기 때문에 곧 다시 새잎을 올려 보냈다. 삽질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는 행태지만, 사람들은 민들레가 타죽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이유로 이 방식에 만족했다고 한다. 화염방사기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도 인체에 유독한 제초제를 잔디밭에 뿌려댔다. 아이들과 반려동물이 뛰어놀고 있건, 제초제가 남성들의 생식능력을 떨어뜨리건 민들레만 없앨 수 있다면 상관하지 않았다.
이 책에는 그 외에도 쌍둥이 형제와는 달리 작물보다 잡초가 되길 선택한 기름골, 잡초를 죽이려던 제초제가 살인까지 불러온 사정을 보여준 비름, 전쟁과 함께 퍼져 한국 DMZ까지 장악한 돼지풀, 지금과는 다른 삶의 방식을 제안하는 강아지풀 등 다양한 잡초 이야기가 실려 있다. 인간과 엎치락뒤치락하며 멋진 승부를 보여준 잡초는 생물계의 악당이자 숨겨진 영웅이라고 할 수 있다.
공통점 많은 잡초와 코로나19 바이러스
잡초가 일깨우는 역사적 교훈
잡초의 진화는 2020년부터 세계를 휩쓸고 세계인의 일상을 바꿔놓은 코로나바이러스(COVID-19)와도 공통점이 있다. 잡초와 바이러스 팬데믹은 모두 진화생물학과 인간 행동의 교차점에서 발생했다. 잡초는 인간이 환경을 교란하고 식물을 이동시키고 경쟁 식물을 없애며 그들과 가까이 접촉할 때 발생했다. 바이러스도 마찬가지다. 종간 감염 역시 인간이 생태계를 교란하고 숙주의 천적을 죽이며 그들의 거주지를 침해했을 때 발생한다. 잡초가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 바이러스도 계속해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 책은 잡초의 역사를 설명하면서, 자연스럽게 인류가 환경에 끼친 영향을 살펴보게 한다. 인간은 지금껏 자연을 통제하고 지배할 수 있다고 생각해왔지만, 잡초가 보여주듯 인간의 시도는 번번이 실패해왔다. 코로나 팬데믹처럼 때로는 감당하지 못하는 전 지구적 재앙이 펼쳐지기도 했다.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선은 자연을 존중하고 공존의 방법을 모색하는 것뿐이다.
이 책의 저자가 잡초 이야기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잡초를 넘어 오늘날의 농업 시스템, 그리고 식생활을 비롯해 우리가 누리고 있는 현대적인 삶을 다시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기업형 농업과 현대인의 생활 방식에는 많은 문제가 숨어 있다. 세계적인 식량난, 농촌 붕괴, 농사를 지어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농부들, 몬산토와 같은 글로벌 기업의 시장 장악, 제3세계의 여성 노동 문제까지, 잡초에 얽힌 문제는 마치 땅속 뿌리줄기처럼 파고파도 끊이지 않고 줄줄이 이어진다.
잡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든,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해서든, 더 나은 먹거리를 위해서든 이제는 작은 변화를 시작해야 할 때다. 인간도 잡초가 했던 것처럼 변화하고, 적응하고, 다음 세대에 지혜를 물려줄 수 있다. 이 책이 전하는 잡초 이야기가 삶을 영위하고 음식을 먹고 자연을 즐길 때 더 나은 선택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머리말
Prologue_잡초라는 식물에 대하여
*
민들레
어저귀
기름골
플로리다 베가위드
망초
비름
돼지풀
강아지풀
*
Epilogue_사람이 있는 곳에 잡초가 있다
주석
참고 문헌
감사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