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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 멀티플 의료실천에서의 존재론

아네마리 몰 저 | 송은주, 임소연 역 | 그린비 | 2022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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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76828941 / 328쪽 152 x 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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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다중적인 존재로 산다는 것은 책임을 나누며 산다는 것이다 바디 멀티플, 즉 ‘다중신체’라는 말은 일견 모순되어 보인다. 우리는 누구나 하나의 몸을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내가 하나인 이상 몸 또한 하나다. 그렇다면 여기서 몸이 다중적인 존재라는 것은 무슨 뜻일까? 하나의 질병, 그리고 그 상태를 겪는 하나의 몸이 실재하기 위해서는 환자와 의사가 서로를 필요로 해야 한다. 환자가 의사에게 증상과 고통을 말하지 않는다면, 그리고 의사가 의학적 설명과 진단 도구 그리고 치료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질병은 존재할 수 없다. 즉 ‘실재’는 ‘실행’에 따라 좌우된다. 그러나 병원에 환자와 의사만 있는 것도 아니다. 간호사, 테크니션 등의 실천에 따라 질병과 몸의 실재는 또 달리 다중화될 수 있다. 따라서 의료 현장은 하나의 몸과 질병에 대해 의사와 환자 그리고 테크니션 등이 서로 다른 해석을 하는 경합의 장이라기보다, 그들이 함께 실행한 여러 개의 몸과 질병이 공존하고 때로 충돌하지만 ‘연결되는’ 존재론적 정치의 장과 다름없다. 몸과 질병은 과학(의학)·철학·사회학 등이 어떤 보편적/이분법적 틀로 고정시킬 수 없다는 몰의 주장은, 누구도 나의 몸과 질병을 완전히 통제하거나 설명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무엇이 치유인가에 대한 기준, 무엇이 건강이고 무엇이 ‘정상 상태’인가에 대한 기준이 각 주체마다 상이함에도, 우리는 기존의 사회문화적 기준과 과학기술학적 진단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곤 한다. 그러나 『바디 멀티플』에서 드러내는, 온갖 진단과 검사에도 불구하고 다중적으로 실체화되어 제대로 포착할 수 없는 몸을 보다 보면, 이 세상 모든 존재에 대해 우리는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하며, 누군가의 생명과 안녕에 개입한다는 것은 판단과 정의 내리는 일이 아니라 “같이 조정하며 책임을 나누는 일”이 되어야 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서로 다른 존재, 서로 다른 사유 간의 횡단과 포용이 요구되는 시대에, 이 교훈은 도래하는 시대를 향한 큰 도약이 되어 줄 것이다. 실천과 문헌은 어떻게 만나는가? 경험주의 철학 연구를 가능하게 한 횡단의 시선 이 책은 두 개의 텍스트, 즉 상위텍스트와 하위텍스트가 병치되어 진행된다. 먼저 일반적인 본문에 해당하는 상위텍스트는 저자가 의학이 신체와 질병을 다루는 방식을 성찰하기 위해 직접 병원에서 행한 경험주의 철학 연구, 즉 ‘실천지’적 탐구의 기록과 ‘몸의 존재론’이 전개되는 텍스트다. 여기서 몸의 존재론이란 몸을 어떻게 ‘아는가’에 대한 사유가 아니라 몸 그 자체에 대한 사유로, 이를 통해 몰은 말과 앎이 아닌 실천과 함(doing)에 주목하며, 앞서 설명한 실천에 따라 다중적으로 실체화되는 몸을 진료 기록과 환자/의료진 간 인터뷰 등을 곁들여 생생하게 보여 주고 있다. 상위텍스트가 경험적인 자료라면, 하위텍스트는 그러한 경험주의 철학 연구의 필요성을 낳게 한 문헌들에 대한 텍스트다. 철학, 인류학, 과학, 기술 연구, 페미니스트 이론, 사회학, 정치학 등 다양한 분과의 문헌들이 언급되고 참조되는 이곳에서 서구학문이 지금까지 몸과 질병을 다뤄 온 방식들의 양상 및 한계 또한 파악할 수 있다. 나아가 하위텍스트는 이 책의 문제의식에 대한 본보기가 되는 문헌들을 제시하고 그것들을 상위텍스트와 공명하게끔 하여, 독자로 하여금 이 책을 낳은 지적 전통 ‘위에’ 올라설 수 있게 한다. 이렇듯 두 텍스트 사이 횡단은 몸과 고통에 대한 인식론적 접근뿐만 아니라 연구 방식 자체에 대한 배경을 파악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그야말로 ‘다중적’인 성찰이다. 또한 이 평행하는 두 텍스트를 통해 실제 프로젝트가 실행될 때 과학적 연구와 문헌학적 접근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독자가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강력한 교육의 도구가 되기도 한다. 신유물론 담론 속에서 빛나는 존재론적 연구 『바디 멀티플』이 포착하는 다중성은 단순히 자연이 복수로 존재할 수 있다는 다원주의가 아니다. 몰은 이를 “여러 겹으로 접혀 있지만, 다원적이지는 않다”고 표현한다. 이는 잘 알려진 “하나는 너무 적고 둘은 너무 많다”라는 과학기술학자 도나 해러웨이의 말과 상통하는 것으로, 그것이 구성주의적 전회 이전 경직된 실재론이나 생물학적 결정론 혹은 과학주의로의 회귀도 아니고 자연상대주의도 아님을 분명히 보여 준다. 모두가 신유물론을 이야기하는 지금. 비인간, 물질, 사물, 자연, 몸 등 존재 자체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이 시점에서 그동안 해왔던 구분법과 표준화를 거부하는 몸과 질병에 대한 인식을 담은 아네마리 몰의 책을 만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고 자연스러워 보인다. 물질적 세계에 대한 구래의 구분법들을 극복하여 존재들의 실천적 역량을 확장하고자 하는 것이 신유물론이라면, 이 책은 그것이 어떻게 구체적으로 가능한지, 실천적 연구에 대한 방법론으로서의 대안을 제시해 준다.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 없는 방식으로 병과 의료행위를 보고, 철학과 과학을 사유하는 『바디 멀티플』. 이 책이 성취하고 있는 과학과 사회, 자연과 문화, 인간과 비인간, 의사와 환자… 의 이분법적 구분을 없앴을 때 우리에게 찾아오는 전혀 새로운 인식의 영역은 우리를 초과하며, 그로 인해 이 책은 철학과 의학, 사회학을 완전히 다른 경지로 이끈다.

저자 소개

  • 저자 : 아네마리 몰
저자 : 아네마리 몰
네덜란드의 인류학자이자 철학자, 과학기술학자. 위트레흐트대학교에서 철학과 의학으로 석사학위를, 흐로닝언대학교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6년 트벤테대학교 정치철학 소크라테스 교수를 거쳐 2010년부터 현재까지 암스테르담대학교의 몸인류학(anthropology of the body)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의료에서의 차이들』(Differences in Medicine, 공저)에서 실천을 중심으로 서구 의학이 일관적이고 단일한 분야라는 신화를 깨는 작업을 시작했고 『복잡성들』(Complexities, 공저)에서는 여러 과학학자의 글을 통해 단순함과 복잡함의 이분법 너머 실천 속 복잡성에 주목했다. 실천과 존재론에 대한 관심을 본격적으로 펼쳐 낸 저서이자 첫 단독 저서인 『바디 멀티플』로 몰은 2004년 과학기술학 분야의 가장 권위 있는 학술단체인 ‘과학의 사회적 연구 학회’(Society for Social Studies of Science)에서 주는 루드비크 플레츠크(Ludwik Fleck) 도서상과 의료인류학 분야의 대표적인 학회지 중 하나인 『건강과 병의 사회학』(Sociology of Health & Illness)에서 수여하는 도서상을 수상했다. 이후 의료 현장의 돌봄에 대한 문제의식을 발전시켜 『돌봄의 논리』(The Logic of Care)를, 최근에는 음식과 먹기에 관심을 두고 『이론에서의 먹기』(Eating in Theory)를 펴냈다. 일찍부터 실천과 실재의 다중성에 관심을 두고 연구해 온 몰은 인류학과 과학기술학의 접점에서 ‘존재론적 전회’를 주도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역자 : 송은주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런던대 SOAS에서 번역학을 공부했다. 현재 이화여대 인문과학원 학술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며, 2014년 유영번역상을 수상했다. 옮긴 책으로는 『순수의 시대』, 『선셋 파크』, 『시스터 캐리』, 『시대의 소음』, 『우리가 날씨다』 등이 있고, 지은 책으로는 『당신은 왜 인간입니까』, 『포스트휴먼이 몰려온다』(공저) 등이 있다.

역자 : 임소연
과학기술학 연구자. 인간향상기술과 몸, 신유물론 페미니즘, 과학기술과 젠더 등을 주제로 강의와 연구를 해왔다. 국제학술지 『민족과 인종연구』, 『의료인류학』, 『과학의 사회적 연구』 등에 단독 및 공저 논문을 발표했고, 『겸손한 목격자들』(공저), 『21세기 사상의 최전선』(공저), 『과학기술의 시대 사이보그로 살아가기』 등의 책을 썼다. 현재 동아대학교 기초교양대학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목차

서문 5

1장 질병을 행하기 ― 19
분야들 간의 움직임 19 · 사람들의 관점들 28 · 실천의 실재 38 · 누가 행하기를 하는가? 49

2장 다른 동맥경화증들 ― 61
결코 홀로가 아닌 61 · 근본이 되는가 아니면 뒤따라가는가 72 · 대상들 84 · 어느 위치인가? 92

3장 조정 ― 101
지역적 정체성들 101 · 하나의 실재가 이긴다 105 · 합성 그림 122 · 번역 131 · 조정 149

4장 분배 ― 153
분리된 지역성들 153 · 진단과 치료 155 · 적응 기준 167 · 단계와 층 178 · 혈액이 있는 장소 188 · 다른 편과 다른 위치들 199

5장 포함 ― 205
하나의 전체로? 205 · 신체의 껍질을 벗기기 209 · 긴장과 루프 217 · 통합된 마찰들 229 · 간섭 242 · 존재론들 253

6장 이론을 행하기 ― 257
과학은 어떻게 관계 맺는가 258 · 의심 270 · 누구의 정치학 279 · 무엇의 정치학 288 · 선택을 넘어서 297 · 임상의학 302

옮긴이 해제 309
참고문헌 314
색인 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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