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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젤과 그레텔의 섬

미즈노 루리코 저 | 정수윤 역 | ITTA | 2022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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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9433390 / 136쪽 115 x 1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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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상처와 슬픔, 그 원형적 기억에 대해 내 안에 잠들어 있는 한 아이가 눈을 뜬다. ―127쪽, 시인의 말 전쟁이 공식적으로 끝난다 해도 사람들의 내면 세계에서는 쉽게 끝이 나지 않는다. 시인 안에 잠들어 있던 한 아이는 눈을 뜨고 색채와 소리와 냄새로 가득한 이야기를 들려주다가 “불안을 견딜 수 없어 걸핏하면 낮인지 밤인지도 알 수 없는 어둠의 귀퉁이로 달아나 숨어”버렸다. 《헨젤과 그레텔의 섬》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섬은 시인의 의식 깊은 곳에서 떠오른 어린 시절의 섬이다. 폭력과 기근으로 둘러싸인 숲에 남겨진 남매의 발자국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필연적으로 함께 길을 잃게 될 것이다. 그 지점에서 숲의 정경을 둘러보면 미즈노 루리코가 쌓아 올린 판타지의 성을 마주하게 된다. 깊은 숲속에서 양치식물의 포자가 금빛으로 쏟아지는 소리가 났다 부뚜막 안에서 마녀가 되살아나고 있었다 그이의 호주머니에 더는 빵 부스러기나 조약돌이 남아 있지 않았다 그렇게 짧은 여름의 끝에 그이는 죽었다 그것은 작고 투명한 유리잔 같은 여름이었다 그런 여름을 사람들은 사랑이라 부르는 듯했다 ―21쪽 〈헨젤과 그레텔의 섬〉 중에서 우리의 손이 우리도 모르게 그려나간 그 생명체들은 어디서 온 것일까 나무의 집 내부는 그들의 가쁜 숨소리로 가득하다 그들을 빛 속으로 데리고 나오기 위해서는 단 한 줄의 선 단 하나의 점을 더하는 것으로 충분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겐 그만한 시간이 없다 ―47쪽 〈나무의 집〉 중에서 코끼리, 도마뱀, 새, 물고기 등 이 책에 등장하는 여러 주체들은 생명으로서 동등한 무게와 가치를 지닌다. 이들이 한데 모여 만드는 유토피아와도 같은 풍경 은 우리가 오래 전에 잊은 한 시절의 정서에 가닿게 만든다. 미즈노 루리코가 상연하는 동화적인 시 세계는 개인의 내부에 잠재되어 있는 “번역도 통역도 할 수 없는 침묵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어린 날 아직 이름 붙이지 못한 슬픔과 공포, 막연한 두려움이 거기에 있다. 여름의 따갑고 투명한 태양빛 아래 비극은 더욱 선명하고 고요한 섬에선 망가진 오르간 소리와 비명이 울려 퍼진다. 미즈노 루리코와의 만남을 기억하며 정수윤 번역가는 옮긴이의 말에서 “땅속에 뿌리를 내리고, 대지에 열매를 맺으며, 창공으로 뻗어나가는 나무와 같이, 하늘과 땅을 잇는 우주적이고 자연적인 존재로서 살아가는 것이 결국 우리 인간의 숙명이 아닐까. 나무에서 책으로, 책에서 사람으로 사람에서 다시 자연으로의 순환을 생각하게 하는 이 한 권의 시집은, 가늠하기 어려운 우주적 거리를 넘어 오늘의 당신에게 왔다.”라고 말한다. 그의 말처럼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길 때 우리는 “느릿한 나선형 음계를 타고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곳으로 무한히 흘러”가는 미즈노 루리코의 섬을 상상하게 될 것이다. (…) 나는 곧바로 번역 작업에 몰두했다. 덤으로 시인과 숱한 메일을 주고받으며 서로를 알아가는 즐거움 속에서 지난 계절들을 보냈다. 이렇게 이 책은 태어났다. 지금 이 순간, 나는 시인과 내가 만나기까지의 우주적 거리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작가와 번역가 사이의 거리도, 책과 독자 사이의 거리도 마찬가지로 수많은 인연을 동반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우리가 한 권의 책을 손에 들기까지 얼마나 많은 우연한 만남이 교차하는지 생각해 보면, 달과 지구가 만나는 일만큼이나 신비롭고 즐거운 일이 아닐까 싶다. ―2016년 역자 인터뷰 중에서 ?다 시인선 전 세계 낯모르는 시인들의 총서입니다. 우리말에만 치중하여 원어를 무시하거나 해석과 주석에 사로잡혀 시의 언어를 잃은 ‘외국 시집’을 지양하고, 한 권의 ‘시집’으로서 아름답게 읽힐 수 있도록 시의 이미지와 호흡, 리듬과 분위기를 옮기는 데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저자 소개

  • 저자 : 미즈노 루리코
저자 : 미즈노 루리코
1932년 도쿄에서 태어나 도쿄대학교 불문과를 졸업했다. 1964년 직장을 그만두고 지인들과 모임을 만들어 르네 기요의 《흰 말》 등 동화 번역을 시작했다. 1974년 샹송 콘서트 《동물도감》의 작사를 맡았으며, 1977년 첫 시집 《동물도감》을 출간했다. 1983년 두 번째 시집 《헨젤과 그레텔의 섬》을 발표, 이듬해 이 시집으로 H씨 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이외에도 시집 《라푼젤의 말》, 《개암나무색 눈의 여동생》, 《고래의 귀이개》, 《유니콘이 오는 밤에》 등이 있다.

역자 : 정수윤
경희대학교를 졸업하고 와세다대학교 대학원에서 일본근대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번역 시집으로 미야자와 겐지의 《봄과 아수라》, 이바라기 노리코의 《처음 가는 마을》, 사이하테 타히의 《밤하늘은 언제나 가장 짙은 블루》 등이 있으며, 저서로는 고전 시 와카를 엮고 옮긴 산문집 《날마다 고독한 날》과 장편 동화 《모기소녀》가 있다.

목차

Ⅰ
헨젤과 그레텔의 섬
도라의 섬
모아가 있던 하늘
코끼리 나무 섬에서
나무의 집

Ⅱ
등대
시간 1
시간 2
그림자
언덕
그림자 새
귀
물고기
뱀
물고기의 밤
회색빛 나무

Ⅲ
봄의 모자이크
알
분주한 밤
그림자 샐러드
말과 물고기

시인의 말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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