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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7537530 / 196쪽 120 x 2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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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카뮈에게 영감을 준 작가
격동의 삶을 살아간 혁명가이자 문필가
보리스 사빈코프의 대표작
『창백한 말』
장동건, 이준호, 김상중 주연의 영화 〈아나키스트〉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너 제2의 사빈코프가 되고 싶다고 했지?’
사빈코프는 당시 많은 혁명가들의 목표이자 이상이었다. 수많은 권력자들을 공포에 떨게 한 절정의 암살 능력과 카뮈를 비롯하여 많은 문인들에게 영감을 준 그의 탁월한 글들을 보면 그럴 만도 하다. 하지만 사빈코프가 진정 혁명가들의 마음을 훔칠 수 있었던 이유는 따로 있다. 위계적 권력에 대한 그치지 않는 투쟁, 민중의 자유를 믿고 그것을 위해 온몸을 불살랐던 삶. 민중의 이름으로 혁명에 성공한 볼셰비키가 점차 권력 그 자체만을 탐하는 괴물이 되어가는 와중에도 사빈코프는 약자의 편에, 민중의 편에 서길 주저하지 않았다. 그는 바위보단 계란이 되길 택했고, 그래서 그의 삶은 숱한 고난과 고초로 가득했다.
테러리스트라는 무시무시한 직업에도 그의 모습은 우리에게 익숙하다. 그는 일제강점기사를 공부한 우리들이 연민과 존경의 감정을 안고 바라볼 수밖에 없는 독립운동가들과 많이 닮아 있다. 독립 운동을 통해 ‘영원한 쾌락의’ 삶을 살고자 한 이봉창 의사의 사진처럼, 사빈코프의 인생과 삶을 보면 범인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단단한 신념과 굵은 신경줄을 갖고 있을 것만 같다. 하지만 우린 『창백한 말』을 통해 고뇌하는 인간 사빈코프를 마주할 수 있다. 그는 민중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목숨은 내려놓으면서도, 그리스도의 목소리만은 쉽게 내려놓지 못한다. 무자비하게 권력자들에게 총탄을 박으면서도 자신의 살인이 그리스도 앞에서 정당화될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자문한다. 증오로 똘똘 뭉친 수류탄을 던지지만, 그는 이 수류탄이 세상에 진정 사랑을 퍼뜨릴 수 있을지에 대해 고뇌한다.
그런 의미로 그의 삶을 들여다봄으로써 우리는 독립운동가들의 마음속을 휩쓸었을 번민을 짐작해 볼 수 있다. 또한 사빈코프의 소설을 통해 우리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 우리는 ‘알을 깨고 세상에 나가려는 새처럼’ 각자만의 투쟁을 하고 있다. 모두의 인생엔 저마다의 좌절과 고뇌, 이상과 목표가 있다. 우리는 누군가를 증오하고 분노하며 때론 그것이 어떤 일의 강력한 동기가 되기도 하지만, 한편 우리를 꼭 안아줄 누군가를 간절히 원하는 연약한 존재이다. 그렇게 우리는 세상을, 우리 자신을 증오하고 사랑하며 각자만의 고유한 답을 찾게 된다. ‘『창백한 말』은 과거에서 온 미래의 소설이다’라고 말한 정지돈 작가의 말처럼, 이 소설은 우리네 삶의 힘든 여정에서도 끊임없이 그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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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이야기는 나, 조지 오브라이언이 모스크바에 도착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는 사회주의자로서 러시아 황실의 압제에 핍박받는 민중들을 해방하기 위해 테러를 행한다. 그의 이번 목표는 모스크바 총독이다. 그는 단원 바냐, 표도르, 하인리히, 에르나를 이끌고 총독 암살 계획을 세운다. 바냐는 인류를 사랑하기에 살인하고, 표도르는 증오하기에 살인한다. 하인리히는 사회주의라는 대의를 위해, 에르나는 사는 게 부끄럽기에 그들과 함께한다. 그중 주인공 조지 오브라이언은 가장 냉정하고 실력 있는 킬러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의 마음속엔 그 누구보다 깊은 고뇌가 자리하고 있다. 그는 사랑과 살인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한다. 하지만 총독 암살이 뜻대로 풀리지 않고 암살단이 실패와 위기를 맞게 되자 그에게선 걷잡을 수 없이 격렬한 증오가 자라나기 시작한다.
한편 여성 암살단원 에르나는 조지 오브라이언을 사랑한다. 조지는 그녀와 입을 맞추지만 그녀를 사랑하지는 않는다. 그에겐 오래전부터 사랑하는 여인이 있다. 그녀의 이름은 옐레나이다. 우연히 그녀를 모스크바에서 조우한 조지, 그에게 오랫동안 잠재워져 있던 사랑의 감정이 다시 되살아난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그녀는 이미 다른 남자의 아내이다. 그 둘은 위험한 만남을 이어가고 결국 강렬한 감정 앞에 결혼이라는 약속은 힘없이 무너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옐레나는 조지를 사랑하면서도 남편에 대한 사랑을 저버리지 않고, 조지는 이에 크게 분노한다. 조지 오브라이언은 살인하기 위해, 사랑하기 위해 살아간다. 하지만 그에게 남은 것은 희열이 아닌, 심연 같은 고뇌뿐이다.
추천사
보리스 사빈코프는 기록하고, 기록한 것을 지키고, 지키기 위해 행동하는 자였다.
삶의 끝까지 그는 저항하는 혁명가로 남았다.
사빈코프는 모든 권력에 저항한 진정한 민중주의자였다. (…)
(그의) 창백한 말은 무척 재밌는 작품이다.
- 정보라 (번역가·소설가)
누구나 한 번쯤은 인생 소설을 만나게 되는 법이다.
나는 매일 『창백한 말』을 읽고 필사했고 어느 순간부터 출구가 보이지 않던
내 소설도 거짓말처럼 써지기 시작했다. (…)
창백한 말은 과거에서 온 미래의 소설이다.
- 정지돈 (소설가)
책 속에서
우리는 아이들처럼 약하고 믿음이 모자라, 그래서 우리는 칼을 들지. 자신의 힘을 믿기 때문이 아니라 약하고 겁에 질렸기 때문에 칼을 드는 거야.
〈41페이지〉
사랑도 없고 평화도 없고 생명도 없다. 오직 죽음이 있을 뿐이다. 죽음은 왕관이고, 죽음은 가시관이다.
〈101페이지〉
나는 그녀를 원하고, 더 나은 그녀, 더 기쁜 그녀, 더 강한 그녀는 있을 수 없다. 내가 사랑하기 때문에 그녀는 아름답고 강하다.
〈116페이지〉
어째서 그런 다정함이 슬픔을 낳는가? 어째서 사랑이 기쁨이 아니라 고통을 주는가?
〈146페이지〉
어쩌면 그녀는 오직 사랑만을 사랑하는지도 모른다. 오직 사랑 속에 그녀의 빛나는 인생이 있고, 사랑을 위해 그녀는 세상에 태어났고 사랑의 이름으로 무덤에 들어갈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할 때면 마음속에서 포근한 악의가 일어난다.
〈156페이지〉
나는 사막의 돌 같다. 그러나 나의 손에는 날카로운 낫이 있다.
〈165페이지〉
어디가 끝인가? 나의 정당한 휴식은 어디 있는가? 피는 피를 부르고 복수심은 복수심으로 살아간다.
〈170페이지〉
1부
2부
3부
역자 해설(저항하는 지식인의 초상) - 정보라
추천사 - 정지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