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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니체가 내 삶을 흔들었다

장석주 저 | 문학세계사 | 2022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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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70755205 / 288쪽 152 x 2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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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등 푸른 고등어 같던 스무 살 때, 니체를 만나다 ‘춤추는 별이 되기 위해서는 그대 스스로의 내면에 혼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_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장석주 시인은 가난한 집 5남매 중에서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런 주제에 낙후된 가정 경제를 일으키는 대의에는 무관심한 채 쓸데없는 시에 빠져 빈둥거리니, 주변 인물이 다들 뜨악했다. 그는 풍차를 향해 창 들고 돌진하는 라만차의 기사 돈키호테와 같은 동류 취급을 받았다. 이웃들은 꿈도 대의명분도 없이 빈둥거리는 나를 손가락질하며 비웃었다. 부모 형제들과 불화는 아니지만, 얼굴 마주치면 불편해서 외면했다. 그럼에도 그는 뻔뻔하게 청계천 헌책방을 순례하며 사들인 책을 읽고, 밤새워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시를 쓰곤 했다. 물론 그런 일은 일어날 수도 없고 일어나지도 않았다. 시인의 스무 살 푸른 영혼은 바닷속을 달리는 등 푸른 고등어 떼처럼 싱그러웠다. 하지만 그의 스무 살은 비루하고, 비루하고, 또 비루했다. 스무 살 무렵, 직장을 가져 본 적 없이 남루한 동복 하나로 1년을 버티며 음악 감상실 등지를 떠돌며 책을 읽고 글을 쓰던 장석주 시인은 피의 본성인 듯 시와 철학에 이끌렸다. 무지몽매와 혼돈 속에서 허우적대던 장석주 시인은 철학에서 필요한 것을, 무엇보다도 젊음의 약동하는 피를 수혈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랬으니 헌책방을 순례하며 시집과 철학책을 구해다 읽고, 시립 도서관에 처박혀 늘 먼 곳을 생각하며 하염없이 책 읽기에 빠져들었을 것이다. 철학을 향한 열정과 지속적인 독서가 그에게 영향을 끼쳤고, 삶을 긍정적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그때, 프리드리히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만났다. 장석주 시인은 그 책을 여러 번 읽었다. 니체의 철학은 방황하던 스무 살의 말랑말랑한 청년의 뇌에 벼락처럼 꽂혔다. ‘나는 얼마나 나태하게 살아왔는가! 나는 내 앞에 펼쳐진 전쟁을 회피하느라 바빴다. 내가 원하는 것은 전쟁이 아니라 평화라고 말하면서 전쟁을 피해 도망을 다녔다. 하지만 그것은 나르시시즘에 빠져 사는 자의 비겁한 변명에 지나지 않았다.’고 회고하는 장석주 시인은 “평화가 아니라 승리를 갈망하라.”고 말하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으며 여러 번 탄식했다. 니체의 책들이 굶주린 짐승처럼 그르렁거리는 인식 욕구를 채워 주는 한편 시인의 절박한 내적 필요에 응답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가 없었다. 그런 면에서 니체와의 만남은 운명이 된 사건이 되었다. 환자이자 의사이고, 붓다이자 명민한 제자인 니체에게서 장석주는 많은 것을 배웠다. 웃는 법, 춤추는 법, 운명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고향을 떠나 사는 법, 고독을 견디는 법, 병(病)이라는 불안과 맞서 싸우는 법을 배우고, 괴물과 싸우면서 괴물이 되지 않는 법, 낙타처럼 순응하는 길은 거부하고 사자처럼 ‘아니오!’라고 말하는 법, 내면에 혼돈을 품고 어린아이처럼 순진무구한 놀이 속에서 삶을 긍정하고 기쁨을 얻는 법을 배웠다. 니체는 평생 한곳에 머무르지 못한 채 여기저기를 떠돌았다. 유럽의 고산 지대를 떠돌고, 호수를 산책하며, 지중해의 도시에 머물렀는데, 장석주 시인은 니체가 방랑의 흔적으로 남긴 철학의 미로를 헤매었다. 그런 삶을 살았기 때문에 니체는 자기를 “방랑하는 자이자 산을 오르는 자”라고 말할 수 있었을 것이다. 니체는 속삭인다. “나는 너의 미로다.”라고. 그는 굶주린 자가 젖과 꿀에 탐닉하듯이 니체 철학의 정수를 정신없이 들이키며 철학이 건네주는 황홀과 도취 속에서 부정의 정신에서 긍정의 정신으로 돌아섰다. 그러자 어느 순간 삶의 얽힌 매듭들이 주르륵 풀렸다. 청년 장석주는 더 이상 삶을 버거워하며 우울감에 빠지거나 주눅 들지 않았다. 그건 다 니체에게서 오는 “높은 곳의 공기”, “강렬한 공기”가 내 정신에 미친 좋은 영향 때문이었다. 지금, 니체를 읽어야 하는 이유 이 세상에 너무 일찍 온 철학자 니체는 누구보다도 살아 있음을 기뻐하고 생을 사랑한 사람이다. 지금 우리가 니체를 읽어야 한다면 저자는 그 이유를 백 가지도 넘게 말할 수 있다고 말한다.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꼽자면, 니체 철학이 우리 내면의 삶과 의지를 비춰 볼 수 있는 거울이라는 점이다. 자기 삶을 분쇄하고 그것을 뭉쳐서 만든 거울이란 어떤 기물인가? 나는 일찍이 ‘거울’에 대해 이렇게 썼다. “자기의식으로서의 거울, 내면적 삶이 시작되는 지점으로서의 거울, 건강과 육체를 돌보는 자아로서의 거울, 여명과 번개로서의 거울.” 이 혼돈의 시대에 필요한 것이 바로 그 거울이 아닌가? 니체는 자기라는 거울에 비친 세계를 보여 준다. 니체는 거울-세계가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것, “힘과 힘이 만나는 파장의 유희로서 유일한 것이기도 하고 여러 개이기도” 한 것, “몰려오는 힘과 흘러넘치는 힘의 바다”인 것, “자기 모습의 밀물과 썰물”인 것, “결코 만족하지 않고 싫증 내지 않고 지치지 않는 생성”이라고 말한 바 있다. 세계가 바로 권력에의 의지이고, 우리 자신이 바로 그것이라고 말한다. 세계의 거대한 불모성에 머리를 쿵 박은 뒤 청년 장석주는 이 세상에 쓸모가 없는 존재라는 결론을 내린다. 내 나이 19세 때다. 삶과 농담을 버무리고, 아무 야심도 품지 않은 채 떠돌던 그 시절 한 청년에게 벼락처럼 내리꽂힌 니체를 의심하고, 의심하고, 또 의심했다. 그의 사유와 철학을 의심하고, 그의 고독과 순수함을 의심했다. ‘니체는 기괴한 환상을 조합해서 늘어놓는 사기꾼이 아닐까? 그는 전대미문의 가짜 우상 파괴자가 아닐까?’ 하지만 천둥벌거숭이로 세상에 팽개쳐진 그가 ‘차라투스트라’를 만나 한 줄기 영감과 모종의 힘을 얻었다는 사실조차 부정할 수는 없었다. 긍정이라는 축복 속에서 웃고 춤추는 차라투스트라! 장석주 시인은 미래는 어둡고, 불안은 늘 내면의 가장 연약한 곳을 찌르던 그때 차라투스트라를 보고 웃음을 배웠다. 그는 웃음의 화관을 씌워 준 니체 ? 차라투스트라에게로 개종을 결심한다. 니체는 자기 빛 속에 사는 자, 춤과 웃음을 가르치는 자, 인간을 넘어선 인간이다. 초인, 바로 ‘차라투스트라’라는 초유의 존재를 빚어낸 것이다. 차라투스트라는 이 세상에 가장 완전한 ‘혼’이다. “가장 긴 사닥다리를 가지고 있는 혼, 가장 깊숙한 곳까지 내려갈 수 있는 혼―자기 자신 속에서 가장 멀리 달리고 방황하며 방랑할 수 있는 혼, 기꺼이 우연 속으로 뛰어드는 가장 필연적인 혼”이다. 제 안에 격류와 역류, 건강과 병을 동시에 품은 ‘혼’을 나는 얼마나 사랑했던가! 차라투스트라는 오랫동안 장석주 시인에게 ‘내가 되고자 하는 궁극의 푯대, 내 앞길을 비추는 별’이었다. 니체라는 ‘낯선 정신’과의 우연한 만남 이래 니체라는 별을 바라보며 어두운 길을 헤쳐 지금 여기에 도착했다. 왜 니체의 책을 이토록 오랫동안 읽어 왔던가? 시인은 그저 니체 철학이 좋았다고 말할 수 있을 뿐이다. 시인의 안에 피에 대한 기질적 이끌림, 혹은 니체를 향한 동경이 있었을 것이다. 장석주 시인은 지금까지도 니체의 철학책을 머리맡에 두고 읽는다. 늘 다른 깨달음을 느끼면서.

저자 소개

  • 저자 : 장석주
저자 : 장석주
산책자 겸 문장노동자, 인문학 저술가. 1955년 충청남도 논산에서 태어나고, 서울에서 청소년기를 보내며 성장했다.
197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하고,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문학 평론이 입선하면서 문단에 나왔다. 그동안 ‘고려원’의 편집장을 거쳐 출판사 ‘청하’를 설립해 13년 동안 편집 발행인으로 일했다. 2002년부터 동덕여자대학교, 명지전문대학, 경희사이버대학교 등에서 강의하고, EBS와 국악방송에서 〈문화사랑방〉, 〈행복한 문학〉의 진행자로 일했다. 그밖에 KBS 1TV 〈TV-책을 말하다〉 자문 위원, 『조선일보』 〈이달의 책〉 선정 위원으로 일하고, 한국시인협회 사무총장으로 활동했다.
동서 고전에 대한 독서력을 바탕으로 『세계일보』에 〈인문학산책〉을, 『신동아』에 〈크로스인문학〉을, 『월간중앙』에 〈일상반추〉와 〈인류의 등대를 찾아서〉 등을 연재하고, MBC 라디오에서 〈인문학카페〉를 1년 동안 꾸렸다.
그밖에 『톱클래스』, 『출판문화』, 『한국경제』, 『매일경제』, 『조선비즈』 등에 칼럼을 쓰고, 현재 『조선일보』에 〈장석주의 사물극장〉을 연재 중이다. 『이상과 모던뽀이들』, 『일상의 인문학』, 『들뢰즈 카프카 김훈』, 『마흔의 서재』, 『동물원과 유토피아』, 『철학자의 사물들』, 『나는 문학이다』, 『글쓰기는 스타일이다』, 『일요일의 인문학』, 『단순한 것이 아름답다』, 『사랑에 대하여』, 『은유의 힘』, 『가만히 혼자 웃고 싶은 오후』, 『조르바의 인생수업』 같은 감성이 깃든 문장과 인문적 통찰이 돋보이는 책을 잇달아 내며 주목을 받았다.
아울러 금융연수원과 국립 중앙도서관을 비롯한 대학교, 기업체, 공공 도서관에서 300회 안팎의 초청 강연을 했다. 애지문학상(2003), 질마재문학상(2010), 동북아역사재단의 독도사랑상(2012), 영랑시문학상(2013), 편운문학상(2016), 한국슬로시티 본부와 전주시가 주는 슬로어워드(2017) 등을 수상했다.

목차

서문 : 등 푸른 고등어 같던 스무 살 때

1부

에케 호모 : 이 사람을 보라!

2부

그대는 들개로 울부짖으며 살겠는가?
모든 것은 가고 되돌아온다
그대는 왜 짐깨나 지는 짐승이 되었나?
우리는 줄타기 광대다
삶이라는 주사위 놀이
아모르 파티 : 운명을 사랑하라
환자이자 의사였던 철학자
니체는 왜 불교도가 아닌가?

3부

철학자에게 행복을 묻다
인생은 비극인가, 희극인가?
남녘의 바다에서
궁극의 물음
차라투스트라는 왜 고향을 떠났을까?
사는 게 왜 이래?
야생 늑대로 살아라
철학자는 왜 독수리를 반겼을까?
비둘기 떼와 웃는 사자
국가는 어느 경우에 우상이 되는가?
세상이 당신과 함께 웃을 때

4부

철학자는 왜 산책을 좋아할까?
우리는 두려움의 탐색자
사랑은 비처럼 내린다
허물을 벗지 못하면 뱀은 죽는다
조용한 말이 폭풍을 일으킨다
철학자가 나무에서 배우는 것들
당신의 이기주의가 오류임을 인식하라
인생이란 대단한 게 아니다
춤추고 웃어라!
무덤이 있는 곳에만 부활이 있다
정오는 왜 위대한가?

니체의 생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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