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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1438574 / 216쪽 14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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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올리브색처럼 싱그럽게, 민트색처럼 산뜻하게
유별난 모습에서 특별한 마음을 발견하는 반짝이는 순간들
소명이의 말에 나는 활짝 웃어 보였다. 아무도 이상하다는 말을 안 믿어 줘서 나는 내가 이상한 줄 알았는데. 이야기한 적도 없는데 소명이가 내 마음을 알아줬다는 게 좋았다.
―「흔들리는 것보다는 부러지는 게 낫다」
『올리브색이 없으면 민트색도 괜찮아』에 실린 소설들이 긴 여운을 남기는 까닭은 ‘문구’라는 취향에 대한 이야기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문구를 통해 한 사람의 숨겨진 모습을 발견하는 과정을 담았기 때문이다. 구한나리 소설 속 인물들은 프린트를 스테이플로 철하면 종이에 구멍이 난다며 더블클립으로 반듯하게 묶는가 하면, 빌린 지우개의 모서리를 닳지 않게 쓰고 손으로 깨끗이 닦아 돌려준다. 누군가는 무심코 넘길 사소한 행동들은 이 모습을 눈여겨보고 그 안에 담긴 속마음을 알아보는 이가 있어 의미를 띤다. “어떤 문구는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을 설명한다.”라는 정지혜(사적인서점 대표)의 추천사는 적확하다.
여기에 실린 아홉 편의 소설들은 문구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 외에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모두 미처 몰랐던 친구의 숨겨진 모습을 발견하고, 사랑스러운 면을 깨닫는 이야기라는 것이다. 조금 특별한 우정과 아직 어렴풋한 애정 사이 어디쯤에 위치한 감정들은 그래서 더욱 설레기도 한다. 등장인물의 성별을 명확히 단정 짓기 어려운 중성적인 이름들은 독자가 선입견에 얽매이지 않고 조금 더 자유롭게 작품을 읽을 수 있도록 돕는다.
한 글자, 한 글자 정성껏 글씨를 쓰듯,
한 걸음 한 걸음 꿈을 향해 성장하는 이야기
나는 어쩐지 소명이가 학예제에서 날 보고 관심을 갖게 된 이유를 알 것만 같았다. 소명이도 축구를 그만큼 열심히 해 온 거다. 그래서 알아보는 거야. 어떻게든 최선을 다하려고 애쓰는 얼굴을. 시합에서 내 눈에 채소명밖에 보이지 않았던 건 소명이가 축구를 제일 잘하는 선수여서가 아니라, 한순간 한순간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다. 열심히 해 온 사람은 알 수 있다. 그 순간에 온 힘을 다하는 사람의 얼굴을, 모를 수가 없다.
―「흔들리는 것보다는 부러지는 게 낫다」
표제작 「올리브색이 없으면 민트색도 괜찮아」의 주인공 태경은 상고를 나와 혼자 힘으로 대학에 다니고, 꿈을 찾아 문구 회사에서 일하는 엄마의 삶을 존경한다. 태경이 아이들 사이에 인기 있는 제트스트림이나 사라사 펜을 쓰지 않고, 모리스 펜을 고집하는 데에는 엄마에 대한 애정이 담겨 있다. 때로는 학교생활에 외로움을 느끼기도 하지만, 태경에게는 엄마처럼 제힘으로 자신의 삶을 단단히 꾸려 가겠다는 꿈이 있다.
「시와 수필과 나와 만년필 세 자루」의 민진은 엄마의 반대로 예술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했지만, 만년필로 시를 쓰는 친구 연서와 가까워지면서 다시 글을 쓰고 싶다는 꿈을 품는다. 어린 시절 펜글씨를 배울 때처럼 정해진 글씨를 따라 쓰는 것이 아닌, 마음속에서 우러난 글을 쓰면 종이 위를 걷는 기분이 든다는 민진의 고백은 무언가를 간절히 꿈꿔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법하다. 민진은 중학생 때와 달리 이번에는 엄마의 반대에도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 지금은 같은 꿈을 꾸는 친구가 곁에 있기 때문이다.
「흔들리는 것보다는 부러지는 게 낫다」의 주인공 성주는 언제나 돋보이는 언니 권민주와 가족의 관심을 독차지하는 남동생 권형주 사이에 낀, 있는 듯 없는 듯한 아이다. 성주는 스스로 못하는 건 없지만 잘하는 것도 없는 어중간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세상에 단 한 명, 채소명만은 성주가 얼마나 애써 왔는지 알아본다. 성주 역시 축구부인 소명이가 눈에 띄는 이유는 축구를 제일 잘하는 선수여서가 아니라 한순간 한순간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어서였다는 것을 깨닫는다.
스테이플러가 화자가 되어, 문구의 관점에서 자신의 반려 인간과의 관계를 그린 「스테이플러가 있으면 무섭지 않아」도 색다른 재미를 전한다. 정든 주인의 손길이 뜸해져 속상한 스테이플러와, 그 스테이플러의 숨은 능력을 찾아 준 시영이의 교감이 독자를 미소 짓게 한다.
「올리브색이 없으면 민트색도 괜찮아」의 마지막 장면에서 태경은 그동안 거리감을 느끼던 친구 이민영이 전해 준 볼펜에서 민영이 쥐고 있던 부분이 따뜻하다고 느끼며 살며시 웃는다. 『올리브색이 없으면 민트색도 괜찮아』는 남들과 달라 유별나다는 말을 들어 본 이들에게 네 마음은 유별난 게 아니라 특별한 거라고, 다정한 눈짓을 건네는 소설집이다.
추천사
『올리브색이 없으면 민트색도 괜찮아』는 “문구가 다 거기서 거기지.”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보여 준다. 문구 하나에 얼마나 많은 의미가 담겨 있는지를. 평소에 펜을 눌러 쓰는지, 심이 굵은 게 좋은지 가는 게 좋은지 따져 묻는 과정은 그 자체로 자신을 알아 가는 계기가 된다. 어떤 문구는 꿈을 꾸게 한다. 만년필로 정성껏 시를 쓸 때처럼. 어떤 문구는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을 설명한다. 줄을 그을 땐 꼭 자를 써서 반듯하게 긋고 지우개 가루가 쌓이면 잘 모아서 휴지로 싸 뒀다가 버린다는 문장만으로, 우리는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 펜, 클립, 점착 메모지, 스테이플러……. 어떤 이에겐 한낱 문구 용품일 테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에게는 취향을 드러내는 도구이자, 타인과 연결되는 창구이자, 성장을 기념하는 특별한 증거가 된다. 문구를 통해 누군가의 순정하고 내밀한 세계를 들여다보는 즐거움이 이 책 안에 있다. 책을 덮으며 괜히 내 필통을 뒤적거려 본다. 내가 자주 쓰는 펜이 뭐였더라.
_정지혜(사적인서점 대표)
올리브색이 없으면 민트색도 괜찮아 7
삼각형이 아니라 삼각기둥이라고 수민은 말했다 31
프린트를 모을 때는 더블클립이나 날클립이 좋아 55
시와 수필과 나와 만년필 세 자루 77
점착 메모지는 격자무늬 노란색으로 101
가을 정원의 다이어리 123
중요한 노트는 반드시 복사를 해 둘 것 149
스테이플러가 있으면 무섭지 않아 167
흔들리는 것보다는 부러지는 게 낫다 189
작가의 말 212
소설 속에 등장한 문구 소개 2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