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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0738132 / 368쪽 130 x 1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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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책 속으로
시나리오 쓸 때를 회상해 봅니다. 나는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다섯 소녀의 이야기를 쓰겠다는 결정을 했고 고양이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영화의 배경은 인천으로 정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그런 생각에 도달한 것은 아닙니다. 차츰차츰 다가간 것 같습니다. 그때 나는 두 소녀가 나오는 호러 영화와 세 명의 중년 여성이 나오는 로드 무비도 함께 구상했습니다. 세 개의 아이디어를 듣던 제작사 대표님은 두 소녀가 나오는 호러 영화를 만들자고 했습니다. 친구들도 다섯 소녀와 고양이가 나오는 영화는 특색이 없는 거 같다고 반대하였습니다. 그때의 나는 이런 영화도 저런 영화도 다 잘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주변의 적극적인 반대에 부딪히니 점점 다섯 소녀의 이야기를 더 하고 싶어졌고, 그녀들을 옹호하기 시작했습니다.
왜 소녀들이 영화의 주인공이면 안 된다는 건가.
그동안 이런 영화가 전혀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영화를 만들어야 하는 거 아닐까.
시름이 깊어졌습니다.
- p. 38 정재은 감독 ‘잘 있었니? 잘 지내니?’ 중
그리고 이십 년이 지나 이 영화를 다시 보니 그때는 미처 보지 못한 부분이 새삼스럽게 다가왔다. 특히 이 영화에는 ‘포스트 IMF’의 풍경을 그려낸 최초의 영화라는 수식이 붙어야 하지 않나 싶을 정도였다. 포스트 IMF의 정서를 동시대에 이렇게 정확히 그려내다니 정말이지 놀라운 영화다.
(...) IMF가 사회초년생 여성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전무하다시피 했다. IMF는 모두의 고통이었지만, 그중에서도 젊은 여성들의 일자리를 극단적으로 바꾸어놓았다. 나는 당시 졸업을 앞두고 있던 차였는데 거짓말처럼 눈앞에서 여학생들에게만 취업 문이 닫혔다. 과마다 몇 장씩 돌아다니던 추천서는 여학생에게 추천서가 가봤자 어차피 취업이 안 되니까 낭비 아니냐는 이유로 여학생에게는 돌아오지 않았다. 하지만 아무도 젊은 여자들의 생계에는 관심이 없어 당시 우리들은 ‘여대생먹고살기대책위원회’를 만들었다. 국가는 IMF를 졸업했어도 여전히 우리의 세계는 망해있었는데 아무도 그것을 알지 못했다.
- p. 189 권김현영 '망해버린 세상에서, 〈고양이를 부탁해〉 - 포스트 IMF 시대상을 그린 최초의 영화' 중
집에서는 아웃사이더, 집 밖에서는 인사이더인, 배를 타고 흘러다니고 싶다고 해맑게 말하는 태희. 그는 내게 몽상가라기보단 열심히 길을 찾는 사람으로 보였다. 태희 같은 사람들을 그냥 엉뚱한, 현실성 없는 꿈을 꾸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성인이 되었으니 일단 잡생각은 집어치우고, 어떻게든 안정적인 직장을 갖고, 남들과 비슷한, 보편적인 길을 가는 것이 현실적인가? 그렇지 않은 길을 가는 사람을 비현실적이라고 말하는 사회는 나는 별로다. 실현 가능성이 없는 꿈을 꾼다고 말하는 것도 나는 별로다.
- p. 248 배두나 '태희에 관한 짧은 숙제 - 어쩌면 몽상가, 아마도 길을 찾는 사람' 중
그 누구도 우리가 만든 것들에 관심을 가져주지 않으니, 친구들끼리라도 서로 나누면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노트에 그린 그림, 직접 만든 옷을 설명하고, 직접 지은 시를 읊거나, 클래식 기타를 연주하고, 찍은 사진들을 차례대로 선보이는 식이었다. 즐겁고 소중한 경험이었고, 그 자리에 함께했던 사람 중 나를 포함 몇몇이 이것들을 하나로 합친 무언가를 시작해 보기로 했다.
그날 이후 나는 학교로 돌아가지 않았고, 새로운 곡들을 쓰며, 친구들과 함께 공연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렇게 1년여가 흘렀을 즈음 정재은 감독을 만나게 되었다. 막걸릿집, 바 등지에서 몇 차례의 공연을 이어오고 있었을 뿐, 정규 음반은 고사하고 쓸만한 데모 음반도 없었으며, 스튜디오 레코딩 경험조차 전무했던 우리에게 감독님은 자신이 만들고 있는 영화의 음악을 맡아 달라고 얘기했다. 뜻밖의 제안에 기쁨보다는 ‘이 사람 미친 게 아닐까’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 p. 255 조태상 '이 아픔을 넘고 싶어' 중
2021
잘 있었니? 잘 지내니?: 정재은
2001
- 〈고양이를 부탁해〉 시나리오
- 스토리보드- 시놉시스/등장인물
잘 지내니?
- 대부분 우울하고 가끔은 행복했던: 복길 (칼럼니스트)
- 난 너를 믿는다는 말이 준 위로: 강유가람 (영화감독)
- 망해버린 세상에서, 〈고양이를 부탁해〉 - 포스트 IMF 시대상을 그린 최초의 영화: 권김현영 (여성학자)
- 고양이가 본 인천: 구영민 (건축가)
- 인천 삼국지 거리: 김정연 (만화가)
2001년의 장면, 2021년의 글
- 포토 코멘터리: 정재은
잘 있었니?
- ‘태희’에 관한 짧은 숙제: 배두나 (배우)
- 별의 친구들: 백은하 (백은하배우연구소 소장)
- 이 아픔을 넘고 싶어: 조태상
- “내가 해낸 것이 비로소 자랑스러워졌다고 해야 할까요?” 정재은 감독 인터뷰: 이다혜, 정재은
부록
〈고양이를 부탁해〉 소품집
〈고양이를 부탁해〉가 다녀온 영화제
〈고양이를 부탁해〉를 만든 사람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