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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67140272 / 216쪽 130 x 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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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작가의 말 중에서>
소설 속 주인공 재연은 외로움을 많이 탑니다. 혼자 있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모르기에 늘 함께 있어줄 누군가를 바랍니다. 자신과 함께 시간을 보내줄, 고독을 잊게 해줄 누군가를요. 그런 주인공에게 ‘친구를 빌려준다’는 서비스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하면서도 매력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다행히 요즘 저는 혼자 참 잘 지냅니다. 기본적으로 OTT는 끼고 살고요, 책이나 만화도 빼놓지 않고 챙겨봅니다. 머리가 안 돌아간다 싶으면 일부러 인터넷 강의를 수강한다든가 체력을 높이기 위해 조깅도 합니다. 이런 걸 가리켜 ‘혼자력이 높다’고 하더라고요.
갑자기 당신의 혼자력은 안녕하신지 궁금해집니다. 혼자 있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시나요? 잘 못 지내고 계신다고요? 그렇다면 제가 좋은 서비스를 소개해 드려야겠군요. 절친 대행이라는 서비스가 있는데…….
― 조영주
‘가격 대비 성능의 비율’의 준말인 ‘가성비’는 언뜻 계산적인 말 같지만 감정과 연결한다면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감정은 정확히 가격을 매길 수 없기 때문이다. 가성비를 생각할 때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새 감정을 염두에 둔다. 좋아하는 사람과 먹은 음식은 맛있게 여겨지고 싫어하는 사람과 먹은 음식은 끔찍하게 느껴지듯이 감정이 상하면 가성비는 떨어진다. 제아무리 고가의 여행일지라도 불쾌하고 힘들었다면 손해를 본 느낌이 들 것이고 가성비 좋은 여행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몇 년 전에 다녀온 태국 여행을 떠올리며 소설을 썼다. 여행을 그리 즐기는 편이 아니었지만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해외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갈 수 없다고 생각하니 더욱 가고 싶었다. 코로나가 잠잠해져서 마스크를 벗고 거리를 활보할 수 있을 때 한 번 더 태국 땅을 밟아보고 싶다. 오랜 시간 기다려 떠나는 태국 여행은 분명 ‘가성비 갑’일 테니까.
― 김의경
결혼할 때 저의 지상 목표는 최대한 돈을 적게 쓰는 것이었습니다. 세월이 흐른 지금 저희 집 화장실 싱크대는 수평이 맞지 않고 마루 장판은 고양이가 뛰어오를 때마다 훌렁훌렁 들뜨며 식탁 다리는 흔들거리고 30여 년 동안 교체한 적 없는 창틀에서는 바깥바람이 술술 새어듭니다. 당장 돈을 아끼는 데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가격 대비 고성능’을 얻는 데는 보기 좋게 실패한 셈입니다.
오래 산 집의 장판이 들뜨고 식탁이 흔들거리는 것은 제대로 된 물건을 사지 못해 일어난 불상사일 수도 있지만, 살아온 세월을 생각하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가성비를 추구하지 못했을 때의 분한 마음도, 가성비를 획득할 때의 짜릿한 희열도 모두 인생을 조금이나마 덜 외롭게 꾸며 주는 것이라고, 요즘은 그렇게 생각하려 합니다.
― 이 진
가성비란 말이 생긴 게 언제부터인지 생각해 봤습니다. 거창하게 보면 태어날 때부터 우린 우리의 쓰임새를 안고 태어난다는 점에서 각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가 아닌가 싶네요. 그런데, 이 가성비에 관한 개념이 우리의 인생 계획에서 최우선 목표가 되어버렸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작품을 쓰는 내내 제법 우울하다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태어난 것 자체가 가장 우수한 성능을 장착한 것일진대, 그게 아니라 자라면서 경쟁하고, 비교하고, 비교당하면서 점점 한 개인이 상품이 되어가는 게 아닌가 하는 씁쓸한 마음을 한 편의 소설에 담아봤습니다.
― 주원규
「그리고 행성에는 아무도 없었다」는 미래를 배경으로 한 작품입니다. 수백 년, 아니 수천 년이 지나, 인간이라는 종족 자체가 멸종하는 그 순간까지 인간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을 죽이거나 괴롭히거나 속이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경찰이 등장하고, 재판을 통해 처벌을 하지만 그걸로 범죄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횟수를 줄이는 정도에 불과하겠죠. 그래서 저는 미래에도 인간의 본성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미래가 무조건 낙관적이고 장밋빛일 리는 없으니까요.
― 정명섭
<본문 중에서>
당신의 혼자력은 안녕하신가요?
노인이 된다는 것은 어쩌면 하루 종일 하이힐을 신고 다니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건 다시는 벗지 못할 하이힐이다. 다시는 벗지 못할 높은 하이힐을 신고 걸어가는 것이 인생이라면, 늘 위태위태할 수밖에 없는 게 삶이라면, 버스의 봉처럼 기댈 수 있는 누군가가 있었으면 좋겠다.
― 조영주, 「절친대행」 중에서
태국 팸투어에 선발된 파워블로거 윤지, 공짜 여행의 맛은?
호텔에 들어와 보니 세상에 이렇게 다정하고 따뜻한, 그리고 안전한 기분이 드는 장소가 또 있을까 싶었다. 낯선 나라에서 여자 혼자 여행을 하면서 신변의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 장소는 단연코 호텔밖에 없을 것이다. 안전은 돈으로만 보장받을 수 있는 걸까.
― 김의경,「두리안의 맛」중에서
서울 한강뷰 아파트는 못 사더라도, 식기세척기는 사야겠어!
혼수 장만은 기본적으로 쇼핑이되, 좀처럼 만져볼 일 없는 목돈을 짧은 기간 정당하게 펑펑 써도 되는 초대형 쇼핑이었다. 빈집에 물성을 지닌 것들을 차곡차곡 채워 넣는 쾌감, 둘이 함께 살 집에 신접살림을 장만하는 달콤함은 인생에서 한 번뿐인 신선한 경험이었다.
― 이 진,「빈집 채우기」중에서
2005년생 고등학생들이 만들어 나가는 좌충우돌 조기 은퇴 모임
우린 이미 인생 루저가 되어버렸다. 어른들이 내버린 쓰레기나 치우며 살아가는 인생이 되어버렸다고. 그럼 어떡해? 어차피 헬조선에서 살 거라면 경제적 독립이 최우선이야. 그러기 위해선 무조건 배워야 해? 교과서? 선행 학습? 그런 건 다 집어치워. 진짜 독립을 위해 진짜 돈 버는 법을 지금부터 배워야 해. 지금도 늦었거든.
― 주원규,「2005년생이 온다」중에서
외계 행성에 불시착한 사람들, 누가 탈출 우주선에 오르게 될까?
어쨌든 한 사람만이 이 행성에서 탈출할 수 있다는 결론이었다. 자신이 가장 쓸모 있는 존재라는 걸 증명해야 한다는 사실에 사람들의 표정이 복잡해졌다. 남의 죽음을 생각하기에는 나의 생존이 더없이 중요했던 것이다.
― 정명섭,「그리고 행성에는 아무도 없었다」중에서
절친대행 _ 조영주
두리안의 맛 _ 김의경
빈집 채우기 _ 이 진
2005년생이 온다 _ 주원규
그리고 행성에는 아무도 없었다 _ 정명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