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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무라카미 하루키 저 | 문학사상 | 2022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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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70125220 / 360쪽 133 x 1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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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책속에서> 나는 외동아이였다. 어린 시절의 나는 그 때문에 줄곧 열등감 같은 것을 느끼고 있었다. 나는 이 세상에서 말하자면 특수한 존재인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당연하게 가지고 있는 것을, 나는 가지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하고. p.9 그녀는 아버지가 가르쳐준 그런 일련의 작업을 하나하나 너무나도 진지한 표정으로 실행했다. 눈을 가늘게 뜨고 숨소리조차 죽였다. 나는 늘 소파에 앉아 그녀의 그런 동작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레코드를 수납장에 넣고 나면 시마모토는 그제야 내 쪽을 보고 여느 때처럼 살며시 미소 지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생각하곤 했다. 그녀가 다룬 것은 단순한 레코드판이 아니라 유리병 속에 넣어진 누군가의 연약한 영혼 같은 것은 아니었을까 하고 말이다. p17 나는 시마모토와 만나지 않게 된 후에도 그녀를 그리워하며 내내 생각했다. 사춘기라는 혼란으로 가득 찬 안타까운 기간 동안 나는 몇 번이나 그 따뜻한 기억으로 격려받고 치유받곤 했다. 그리고 나는 오랫동안 그녀에게 내 마음속의 특별한 부분을 열어두었던 것 같다. 마치 레스토랑의 구석진 조용한 자리에 예약석이라는 팻말을 살며시 세워놓듯이 나는 그녀를 위하여 그 부분만은 남겨두었다. 시마모토와 만나는 일은 이제 두 번 다시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p.29 하지만 그때의 나는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언젠가, 누군가에게,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깊은 상처를 입히게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인간이란 건 어떤 경우에는, 그 인간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히게 되는 것이다. p.44~45 필요한 것은 작은 일들의 축적이다. 단순한 말이나 약속뿐만이 아니라 작고 구체적인 사실을 하나하나 정성껏 쌓아가는 것으로 우리는 조금씩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그녀가 원하는 것도 결국 그런 것일 거라고 나는 생각했다. p.52 그것은 나라는 인간이 궁극적으로 악을 행할 수 있는 인간이라는 사실이었다. 나는 누군가에게 악을 행하고자 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동기나 생각이 어떻든, 나는 필요에 따라 제멋대로일 수 있었고, 잔혹해질 수 있었다. 나는 정말로 소중히 해야 할 상대에게조차 그럴듯한 이유를 대며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결정적인 상처를 줄 수 있는 인간이었다. p.73 누군가의 인생이라는 건, 결국 그 누군가의 인생인 거야. 네가 그 누군가를 대신해서 책임을 질 수는 없는 거라고. 여기는 사막 같은 곳이고, 우리는 모두 거기에 익숙해질 수밖에 없는 거야. p.121 “있잖아, 하지메.” 그녀는 말했다. “정말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어떤 종류의 일들은 되돌릴 수 없어. 한 번 앞으로 나가고 나면 아무리 노력해도 제자리로 돌아갈 수 없지. 만약 그때 뭔가가 조금이라도 뒤틀렸다면 그건 뒤틀린 채로 그 자리에 굳어버리고 마는 거야.” p.217 울 수 있다면 편안해질 텐데 하는 생각을 할 때도 가끔 있었다. 하지만 무엇을 위해서 울어야 좋을지 나는 알 수 없었다. 누구를 위해서 울어야 좋을지 알 수 없었다. 타인을 위해서 울기에는 나는 너무나도 나 자신밖에 모르는 인간이었고, 나 자신을 위해 울기에는 너무 나이를 먹어버렸다. p.229 나는 어디까지나 나 자신일 수밖에 없었어. 내가 안고 있던 뭔가 빠지고 모자란 결핍은 어디까지나 변함없이 똑같은 결핍일 뿐이었지. 아무리 나를 둘러싸고 있는 주변 풍경이 바뀌고, 사람들이 내게 말을 걸어오는 목소리의 톤이 바뀌어도 나는 한 사람의 불완전한 인간에 지나지 않았어. 내 속에는 늘 똑같은 치명적인 결핍이 있었고, 그 결핍은 내게 격렬한 굶주림과 갈증을 가져다주었어. 나는 줄곧 그 굶주림과 갈증 때문에 괴로워했고, 아마 앞으로도 마찬가지로 괴로워할 거야. 어떤 의미로는 그 결핍 그 자체가 나 자신이기 때문이지. p.307~308

저자 소개

  • 저자 : 무라카미 하루키
저자 :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
1949년 교토에서 태어나 와세다대학교 문학부를 졸업했다. 1979년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군조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데뷔했고, 1982년 장편소설 《양을 쫓는 모험》으로 노마문예신인상을, 1985년에는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로 다니자키 준이치로상을 수상했다.
1987년에 《상실의 시대》(원제: 노르웨이의 숲)를 발표, 유례없는 베스트셀러 선풍과 함께 하루키 신드롬을 일으키며 세계적 작가로 알려졌다. 1994년 《태엽 감는 새》로 요미우리 문학상을 수상했고, 2005년 《해변의 카프카》가 아시아 작가의 작품으로는 드물게 〈뉴욕타임스〉 ‘올해의 책’에 선정됐다.
그 밖에도 《스푸트니크의 연인》 《댄스 댄스 댄스》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먼 북소리》 《이윽고 슬픈 외국어》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1Q84》 《기사단장 죽이기》 등 많은 소설과 에세이가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2006년에는 엘프리데 옐리네크와 해럴드 핀터 등의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바 있는 프란츠 카프카상을 수상했고, 2009년에는 이스라엘 최고의 문학상인 예루살렘상을, 2011년에는 스페인 카탈루냐 국제상을 수상했다. 또한 2012년 고바야시 히데오상, 2014년 독일 벨트 문학상, 2016년 덴마크 안데르센 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하루키의 문학적 성취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역자 : 임홍빈
서울대학교 법대를 졸업한 후 취재와 해설기자 활동을 거쳐, 20여 년간 〈민국일보〉 〈한국일보〉 〈경향신문〉 등에서 논설위원과 논설주간 등 요직을 역임했다. 하버드대학교에서 신문학을, 도쿄대학교에서 국제관계론을 전후 2년 동안 연구했으며, 고려대학교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신문학을 강의했다. 1960년대 중반부터 8년간 신문 방송 간부들로 구성된 한국신문편집인협회 보도자유분과위원장을 4기 연임하며 언론자유 수호에 힘썼고, 2009년 제1회 베델(Bethell)언론상을 수상했다. (주)문학사상의 대표 및 편집고문을 역임하면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을 적극적으로 알려왔다. 편저한 책으로 《광복 30년-시련과 영광의 민족사 30년》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대통령의 안방과 집무실》 《사업가는 세상에 무엇을 남기고 가는가》 《어둠의 저편》 《렉싱턴의 유령》 《도쿄기담집》 《비 내리는 그리스에서 불볕천지 터키까지》 《비밀의 숲》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소녀들의 수난시대》 등이 있다.

목차

1. 열두 살의 첫사랑 07
2. 첫 키스의 추억 31
3. 혼자만의 세계에 갇힌 고립된 자아 46
4. 잔혹한 거짓말 63
5. 실망과 고독과 침묵 속에서 75
6. 기묘한 미행의 끝 86
7. 남는 것은 사막뿐 100
8. 다시 만난 흡입력 123
9. 사랑과 죄의식의 거리 147
10. 강물과 상황의 흐름 166
11. 껍데기뿐인 일상 187
12. 공기가 없는 달의 표면 209
13. 방황의 미로 231
14.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244
15. 캄캄한 밤바다에 내리는 비 278

작품 감상을 위한 노트 317
역자의 말 332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에 흐르는 음악 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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