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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7420566 / 324쪽 133 x 19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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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생의 무게가 소멸된 세계 『꿈』의 화자들은 죽음의 곁을 맴돈다. 「물오리 사냥」의 ‘나’는 “다른 실종자를 찾던 중에 실종된” 실종자를 찾기 위해 시간을 보내고, 「습기」에서는 가족 구성원의 자살을 둘러싼 여러 인물들의 증언이 이어지며, 「꿈」에서의 ‘나’는 외지인들이 셋이나 죽음을 맞은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어느 마을을 방문한다. 이처럼 의문의 살인·실종 사건의 해결을 맡은 인물, 가까운 이의 죽음으로 조사관에게 심문을 당하는 인물이라면 죽음의 원인을 파헤치거나 사건을 해결하는 데 관심을 두어야 마땅하겠지만 그들의 진술은 자꾸만 옆길로 새 버린다. 사건의 진실 따위는 어떠하든 상관없다는 듯이, 이상한 일도 조금만 다르게 바라보면 이상할 것도 없다는 듯이. 그들은 사건 자체보다는 죽은 이가 입었던 옷이나, 들오리와 물오리의 차이점 같은 사소한 것들에 궁금증을 갖는데, 그마저도 필요 이상의 열의를 보이지는 않는다. 그들에게는 오직 시간을 잘 죽이는 일만이 중요해 보인다. 정영문의 소설에서는 과한 열심도, 깊은 슬픔도, 눈물 나는 절망도 없이 삶이 지속된다. 삶을 구성하는 사건과 시간들에 ‘상식적으로’ 부여된 무게는 이렇듯 손쉽게 역전되고 소멸된다. ■황당함이 선사하는 힘 빠진 웃음 무겁기만 했던 생의 무게가 소멸된 공동의 시간에 남는 것은 ‘황당함’이다. 이 책의 표제작 「꿈」에서, 연달아 일어난 살인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파견된 ‘나’에게 마을의 의사는 이렇게 말한다. “몇 달 사이에 동일한 장소에서 세 명이 연달아 죽은 것이 그렇게 이상할 건 없죠.” 그러나 그 셋 모두 외지인이라는 점은 이상하지 않느냐고 ‘나’가 되묻자 의사는 다시 답한다. “그들 모두가 외지인들이라는 사실을 빼면 이상할 것도 없죠.” 정영문식 유머는 이렇게 작동한다. 언뜻 중요해 보이는 일들에 부여된 거짓된 무게를 해체하고, 이상할 것도 중요한 것도 없는 세계에 덩그러니 남겨졌다는 황당함을 선사하고, 그 황당함으로부터 힘 빠진 웃음을 유발하는 것. 정영문의 인물들은 문제될 것이 없는 문제에 대해 생각하고, 그 생각에 대해 끊임없이 중얼거리며 텅 빈 시간의 흐름에 몸을 내맡긴 채 그저 흘러간다. 어떤 꾸밈도 거짓도 없이 그저 중얼거리는 인물들은, 문학이 내보일 수 있는 삶의 가장 진실한 얼굴들이다. 접기
물오리 사냥 7
파괴적인 충동 47
아늑한 궁지 93
궁지 155
죽은 사람의 의복 199
습기 231
꿈 267
작품 해설│강보원(문학평론가) 296
탐정, 텔레비전, 농담, 그리고 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