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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6837662 / 320쪽 14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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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개인과 가족, 일과 사랑, 상실과 체념과 극복 서른 살 생일을 앞둔 그에게 닥친 느닷없는 것들 “오늘 아침에 점심 먹으러 들르라는 고모의 쪽지를 받았다. 나는 이게 무슨 뜻인지 안다. 일요일이면 빠짐없이 저녁을 먹으러 들르는데 오늘은 수요일이니까 이게 뜻하는 바는 하나뿐이다. 진지하게 나누고 싶은 대화가 있다는 것. 그녀의 의붓딸인 케이트에 관한 안 좋은 소식이든 나에 관한, 장차 내가 해야 할 일에 관한 심각한 얘기든 극히 엄숙한 분위기일 것이다. 누구라도 겁을 집어먹을 만한 일인데, 그래도 실토하자면 아주 불편할 일은 없을 전망이다.” -15쪽 사업가인 고모부의 배려로 뉴올리언스 외곽에서 주식 중개소 지점을 맡아 운영하는 스물아홉 살의 빙크스 볼링은 자신이 설정한 틀 안에서 무탈하게 일상을 반복하는 남자다. 자신을 키워준 고모로부터 독립해 살면서 그저 잦고 깊이 없는 연애, 영화 감상, 주식 중개가 전부인 목적 없는 나날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던 그에게 서른 살 생일을 일주일 앞둔 마디그라 축제 기간 중에 일상의 균열이 조금씩 감지되기 시작한다. 사고로 약혼자를 잃은 뒤 정서적으로 불안해진 사촌 케이트의 일탈, 그녀를 돌봐달라는 고모의 부탁, 예기치 않게 떠맡겨진 시카고 출장, 그리고 새로 들어온 비서 섀런 킨케이드에 대한 흠모. 안정과 틀을 중시하는 그에게 닥친 일상의 동요, 그는 서른을 앞둔 지금 틀 안의 자신과 틀 밖의 자신 사이에서 이런저런 선택과 다짐의 기로에 놓여 있다. 『영화광』은 주인공 빙크스 볼링이 일과 사랑과 사람, 다양한 삶의 가치에 대해 일인칭 현재 시점으로 숙고하는 일종의 관찰기다. 일찍부터 인생의 우여곡절을 겪고 실존적 고민에 깊이 빠졌던 저자의 이력답게 이 소설은 한두 개의 개념으로 일축될 수 없는, 시시각각 변하고 지각되는, 행복과 불행이 번갈아 오는 삶이란 것이 무엇인지에 관해 깊이 있는 성찰을 시도한다. 여기엔 가족과 땅으로 대표되는 남부의 전통적 가치와 개인과 도시로 대표되는 현대적 가치의 충돌이 있고, 일과 사랑의 충돌이 있고, 이 사랑과 저 사랑 사이에서 방황하는 자아의 충돌이 있고, 만남과 헤어짐의 충돌이 있고,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자신과 미래로 나아가야 할 자신의 충돌이 있다. 이 모든 충돌이 겉으로는 시큰둥하고 말수 없지만 속에는 다정함과 친절과 애수와 유머를 간직한 주인공 빙크스 볼링의 독백으로 서술된다. 무사안일해 보이지만 알 수 없는 소외감으로 갈대처럼 심란한 삶. 숱한 기억과 고민과 역사의 총체인 개인의 삶은 곧 보편적 우주이며, 따라서 해답도 그 안에 있을 거라는 실존주의적 믿음이 『영화광』의 더없이 일상적인 이야기 속에 담겨 있다. 미국 남부의 정서를 담되 철저히 비남부적인 소설 타성적인 남부의 관습 대신 새로운 관습을 세운 소설 “매우 남부적이면서도 포크너로부터 최대한 멀리 있는 소설. 이 전미도서상 수상작은 삶의 혼돈에서 한발 벗어나 행복과 불행의 밀접한 관계를 반추하는 것만큼 인간적인 주제는 없다는 헨리 제임스의 다그침을 완벽한 어조, 완벽한 문장으로 환기시킨다. 당신은 웃게 될 것이고, 울게 될 것이다.” -리처드 포드(퓰리처상 수상 작가) 대농장, 공동체, 전통적 가치, 인종문제와 계급 문제 등을 다뤄온 이른바 남부 소설이 미국 소설의 전부라고 말할 순 없지만 남부 소설을 빼고는 미국 소설을 말할 수 없다. 너새니얼 호손, 에드거 앨런 포, 윌리엄 포크너, 플래너리 오코너, 유도라 웰티. 후발 주자인 미국 문학을 세계문학의 경지로 끌어올린 작가들 중 많은 이는 남부 사람이었고 그들의 작품에는 흥망성쇠와 반목과 가치관의 충돌이 가장 첨예했던 격전의 땅 남부가 담겨 있다.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생활을 그린 워커 퍼시의 『영화광』은 당당히 그 전통의 선상에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 그의 소설은 남부의 전통을 아예 이탈하는데, 워커 퍼시 자신보다 아홉 살 아래인 플래너리 오코너조차 남부 소설의 유산인 고딕과 그로테스크함을 물려받아 현실의 비현실성을 다뤘던 것과 달리 『영화광』은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지극한 개인적 시점으로 관찰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사회 이전에 개인이 있고 비현실 이전에 현실이 먼저인 탁월한 현대성이 있다. 그리고 여기에는 기괴함보단 경쾌함이 있다. 『영화광』은 영화와 연애와 농담을 좋아하는 젊은이조차 마음속에 품고 사는, 이해되지 않는 소외감이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 하는 데 질긴 눈길을 보낸다. 『영화광』에는 주인처럼 손님처럼 찾아드는 행불행이 비관습적으로, 따뜻한 어조로 담겼다. 이전에 남부 소설 하면 떠오르던 고딕적 특징들을 과감히 떨쳐낸 덕에, 혹은 남부 소설의 어두운 분위기를 밝게 돌린 덕에 『영화광』은 사회와 구조와 이념 너머의 이야기, 즉 실존의 이야기를 할 수 있었고 결국 남부라는 한정된 땅에 가둘 수 없는 소설이 되어, 워커 퍼시의 열렬한 추종자임을 자처하는 리처드 포드와 그 이후의 작가들로 이어지는 일상 문학의 암묵적 계보를 이룰 수 있었다.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5장
에필로그
후기_폴 엘리
옮긴이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