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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0475938 / 432쪽 152 x 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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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한 인간의 실패가 위대한 ‘발자크 월드’를 만들었다
19세기 프랑스는 정치 체제가 7번이나 바뀌는 동안 한 체제가 20년을 유지한 적이 없을 정도로 말 그대로 정치적 격동기였다. 혼돈 속에서 “연대기적 역사를 쓰는 것을 거부하고 시대정신이 담긴 역사를 쓰겠다.”라고 주창한 발자크는, 나폴레옹이 검으로 이룬 것을 펜으로 이루겠다고 다짐한다. 첫 소설 『올빼미 당원들 그리고 1799년 브르타뉴』에서 반혁명 운동의 부정적인 면을 부각하고 대혁명의 의미를 강조면서 젊을 때 자유주의를 찬양했던 그는, 보수주의자를 자청하며 평등은 환상에 불과하고 똑똑한 지도자만이 나라를 이끌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7월 왕정이 발발하자 그 누구보다 귀족 계급이 무너지고 황금만능주의가 도래할 것임을 예견하기도 했다. 귀족의 무능함을 철저히 비판하면서도 누구보다 귀족이 되기를 갈망한 작가의 이중성은 인간 삶의 모순된 지점을 적확하게 드러낸다. 평생을 빚의 노예로 살았던 그는 누구보다 돈을 사랑하고 증오하기도 했다. 별다른 작품 발표 없이 삼류소설이나 써대던 발자크는 『결혼 생리학』의 출간과 함께 사교계 여인들을 사로잡고 세간의 관심을 받는다. 하지만 작품의 성공 이후에도 사치와 낭비, 부동산 투기와 연이은 사업의 실패로 그의 부채만 끝도 없이 쌓여만 갔다. 일생 채무자 신세를 벗어나지 못한 그는 빚을 갚기 위해 하루에 50잔 이상의 커피를 마시고 16시간 이상 글을 썼던 문학 노동자로 살아가야만 했다. 이렇게 자신을 혹사하면서 집필한 것이 바로 『인간극』인 것이다.
근대를 만들고 향유했고 관찰했던 발자크식 ‘백과사전’
지리학자 데이비드 하비에 따르면 도시 연구가의 입장에서 『인간극』을 읽는 것은 아주 놀라운 경험이다. 그는 도시 근대화가 1850년에 갑자기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말하면서 그 증거로 발자크가 묘사한 19세기 초반의 파리를 제시한다. 실제로 근대 도시 파리에 관한 연구는 이미 19세기 후반부터 활발하게 이루어졌을 뿐 아니라, 그 당시와 지금의 파리는 크게 달라진 게 없다. 발자크가 소설 『페라귀스』에서 묘사한 1820년과 1830년 당시 파리의 거리를 보면 알 수 있다. 왕실근위대 장교 오귀스트 드 몰랭쿠르가 사교계의 정숙한 여인 클레망스를 솔리가의 좁고 어두침침한 골목에서 목격하는 장면이 앞으로 일어날 사건을 암시한다는 점에서, 발자크에게 파리는 단순한 장소가 아닌 소설을 읽는 하나의 기호라 할 수 있다. “여기는 아름다운 여인인가 하면, 저기는 늙고 가난한 남자”인 파리. “여기는 새로운 왕조의 화폐처럼 아주 새것인가 하면, 이쪽 구성은 유행을 따르는 여인처럼 우아한” 파리는 말 그대로 ‘완벽한 괴물’의 형태를 띄우고 있다. 이렇듯 그는 파리를 인격과 감정 그리고 육체가 존재하는 하나의 생명체로 여겼다. 이처럼 발자크는 자신의 소설에서 행인의 발걸음을 추적하면서 인물들의 심리를 분석한다. 발자크 『인간극』은 역사, 정치, 경제, 문화, 과학, 예술, 법 등 19세기의 모든 것이 들어간 일종의 ‘백과사전’이라 할 수 있다. 『인간극』을 읽다 보면 19세기 당시 사람들의 삶의 양상은 물론 그 시대의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인물들은 200년 전 프랑스 사회에 그치지 않고,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 사이에서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다.
※ 이 책 『오노레 드 발자크ㅡ세기의 창조자』는 30년간 발자크에 몰두해온 송기정 교수 연구의 결정판이자 첫걸음이다. 욕망하는 주체로서의 인간에 대한 철저한 묘사와 여타 역사서가 묘사하지 못했던 당시 사회상에 대한 분석은 발자크를 사실주의 소설의 대가, 현대 소설의 창시자로 남게 했다. 이 책은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발자크의 진면목을 다시금 소개할 것이고, 책 한 권을 통해 발자크라는 위대한 작가와 프랑스 역사 더 나아가 19세기 사회를 알 수 있다는 것은 독자에게 큰 기쁨이 될 것이다.
<책 속에서 >
나의 어머니는 내 삶에서 모든 불행의 원인입니다.
- 한스카 부인에게 보낸 편지
발자크라는 거대한 숲을 헤매고 다닌 지 30년이 넘었다. 대학에서 19세기 프랑스 소설을 강의하면서 발자크의 『잃어버린 환상』을 읽었다. 처음으로 밤을 새웠다. 밤잠이 많아 아무리 바빠도 12시를 넘기지 못하던 나였다. 그러나 도저히 책을 놓을 수 없었다. 사랑과 질투, 배신과 복수, 대혁명 이후 권력의 이동, 자본주의의 도래, 출판 · 언론 · 극장의 타락상, 어음 위조, 과학적 발명과 그 성과를 가로채기 위한 대자본의 음모까지. 19세기 프랑스 사회의 모든 것이 그 소설에 담겨 있었다.
- ?서문? 중에서
발자크는 팔레 루아얄에서 루브르궁에 이르는 공간이 위험 지역이었음을 상기시킨다. 사기꾼들이 활개치는 그곳에는 악과 범죄가 우글거린다. … 소설의 시간적 배경이 된 1819년까지도 그곳은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위험 지역이었다. 루브르 박물관 앞, 지금은 피라미드가 우뚝 서 있는 광장의 200년 전 모습이다.
- ?제1장 발자크와 파리? 중에서
발자크는 이처럼 브르타뉴 농가의 비참함을 묘사하면서 봉건 제도와 그에 따른 농노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혁명은 사회의 모순을 타파하고 귀족의 특권을 없애기 위한 것이었지만 민중의 삶은 나아지지 않았다. 세금은 줄지 않았고, 살림은 더욱 궁핍해졌다. 귀족과 교회로부터 몰수한 국가 재산을 살 수 있는 사람은 몇몇 부르주아에 국한되었다.
- ?제2장 발자크와 프랑스 대혁명? 중에서
여전히 많은 빚이 남아 있음에도, 그는 인세로 들어오는 것보다 훨씬 많은 돈을 펑펑 썼다. 1831년 9월, 그는 고급 말과 마차를 샀고, 월 40프랑을 주고 전속 마부도 고용했다. 드 발자크라는 귀족 이름에 걸맞게 마차에는 발자크 당크라그 가문의 문장을 새겨넣었다. 그것은 그가 태어나기도 전에 그의 아버지가 차용했던 이름이다. 귀족병에 걸린 그로서는 아버지가 만들어낸 이야기를 진짜라고 믿고 싶었을 것이다.
- ?제3장 발자크의 정치관? 중에서
당시의 지적인 움직임 속에서 정신과 육체, 물질과 사유 사이의 새로운 관계 정립을 위해 발자크가 동물자기와 자기적 최면의 실험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웠다. 발자크는 인간의 영혼 안에서 벌어지는 일을 알 수 있다는 사실에 열광했다. 그가 남긴 편지들은 그가 최면술 현장을 방문한 경험이 있음을 증명했다. 빅토르 위고, 테오필 고티에 등과 함께 가보기도 했고, 에밀 드 지라르댕의 부인인 델핀의 인도를 받아 최면을 경험해 보기도 했다. 1832년 콜레라 유명 당시 최면 요법을 시도해보지 않았던 것을 후회했으며, 여러 번에 걸쳐 유명한 최면술사에게 어머니를 치료 받게 했다.
- ?제4장 19세기 과학과 발자크? 중에서
발자크 작품에서 결혼은 돈이다. 사랑이 없는 결혼은 가능하지만, 돈과 무관한 결혼은 없다. 사랑할지라도 지참금이 없으면 결혼할 수 없고, 지참금이 많으면 ‘사랑할 수밖에’ 없다. … 나폴레옹 시절 군인이었던 순진한 아버지는 아들에게 묻는다. “너 그녀를 사랑하니?” 아들은 답한다. “물론이죠, 아버지.” 그 한 마디에는 아마도 다음과 같은 의미가 담겨 있을 것이다. ‘무슨 그런 질문을 하세요? 지참금이 그렇게 많은데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죠?’
- ?제5장 발자크와 돈? 중에서
발자크는 재산 상속에 남다른 관심이 있었다. 평생 빚에 쪼들렸으니 상속이라는 주제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동료 문인 으젠 쉬가 아버지로부터 상속받는 것을 보며 얼마나 부러워했던가. 발자크는 부모로부터 상속을 기대할 수 없을뿐더러 유산을 물려줄 친척도 없었다. 돈 많은 과부와의 결혼을 꿈꿀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 ?제6장 발자크와 법? 중에서
물론 법은 공정하고 정의롭다. 그러나 법을 만들고 집행하는 주체는 인간이다. 그리고 인간은 완벽하지 않다. 자신의 욕망을 희생하고 야망을 포기하는 법관은 얼마나 될까? 우리는『인간극』에 등장한 법관 모두가 양심적이고 도덕적으로 완벽한 인간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
- ?제6장 발자크와 법? 중에서
온갖 이상한 물건이 가득한 골동품 상점, 괴상한 노인의 출현과 믿기지 않는 제안, 절대 능력을 부여하는 마법의 가족. 이 모든 것은 현실과는 거리가 먼 환상의 세계로 독자들을 이끈다. 가죽을 소유한 후 라파엘이 초대받은 대향연의 야단법석한 분위기 역시 환상적이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이러한 환상적 요소는 당시 현실을 드러내기 위한 하나의 메타포다. 팡파르를 불어대면서 정신없이 소리 지르고 휘파람 불며 노래하고 울부짖는 그 모습은 사실상 자본과 언론이 결탁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 ?제7장 <철학연구>의 소설들? 중에서
§ 서문
제1장 발자크와 파리
* 근대화 과정의 파리
*『페라귀스』와 파리
* 공간의 변화와 권력의 이동
제2장 발자크와 프랑스 대혁명
* 『올빼미당원들』의 탄생
* 역사는 어떻게 허구와 만나는가?
* 올빼미당 반란의 원인
* 발자크의 역사관: 프랑스 대혁명과 반혁명 운동에 대한 발자크의 평가
* 역사가 발자크
제3장 발자크의 정치관
* 1830년 이후 발자크의 정치적 행보
* 『랑제 공작부인』의 탄생
* 『랑제 공작부인』과 발자크의 정치관
제4장 발자크와 19세기 과학
* 과학의 시대 19세기
*『절대 탐구』와 화학
* 동물자기와 형이상학
* 『위르쉴 미루에』와 동물자기
* 『루이 랑베르』와 자기론
제5장 발자크와 돈
* 펠릭스 그랑데의 재산 축적과정: 『으제니 그랑데』
* 19세기 초 프랑스의 경제 구조 · 신용 거래와 금융 시스템
* 어음의 유통과 은행: 『세자르 비로토』
* 결혼과 지참금
* 결혼은 계약이다: 『결혼 계약』
* 몰락한 귀족과 부르주아의 결합: 『골동품 진열실』
* 정통 부르주아와 신흥 부르주아의 결함: 『노처녀』
제6장 발자크와 법
민사 사건의 예
* 금치산 선고 청구 사건: 『금치산』
* 유산 상속: 『위르쉴 미루에』
* 부재자의 신원 회복: 『샤베르 대령』
상사 사건의 예
* 『세자르 비로토』와 파산법
* 채무자의 신병 구속과 과도한 소송 비용: 『잃어버린 환상』
형사 사건의 예
* 『골동품 진열실』과 위조죄
* 『매음 세계의 영욕』과 살인 · 절도 혐의
제7장 <철학연구>의 초기 소설들
* 발자크의 가족 소설과 가족 내 폭력:
『엘베르뒤고』, 『영생의 묘약』, 『바닷가의 비극』, 『저주받은 아이』
* 인간의 한계 극복 의지:
『루이 랑베르』, 『미지의 걸작』, 『강비라』, 『절대탐구』
* <철학연구>에서 <풍속연구>로: 『나귀 가죽
『인간극』인물들
§ 책을 마치며
§ 참고문헌
§ 오노레 드 발자크 연보
§ 『인간극』
§ 찾아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