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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70520580 / 472쪽 128 x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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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재난으로 모든 것이 마비되어 가는 도시, 그럼에도 당신은 직장으로 향할 것인가? 이 소설은 2011년을 배경으로 중국 선전 지역에서 발발하여 ‘선 열병’이란 이름으로 불리는 전염병이 초래한 종말 전후의 상황을 뉴욕에 거주하는 20대 중국계 미국인 여성 캔디스 첸의 경험을 통해서 보여 준다. 캔디스 첸은 출판 컨설팅 업체 직원,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대형 출판사들의 의뢰를 받아 아시아의 공장에 성경 제작을 발주하는 ‘상품 코디네이터’이다. 언젠가는 사진 전공자로서의 감각을 살릴 수 있도록 예술 서적 부서로 이동하기를 희망하고 있지만, 실상은 해외의 열악한 노동 환경 따위에는 아랑곳하지 않는 클라이언트들의 무리한 요구를 맞추며 근무하기를 5년째다. 그러나 캔디스의 중국 거래처들이 선 열병으로 점차 문을 닫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뉴욕에 불어닥친 허리케인과 함께 도시 곳곳에 전염병이 전파된다. 회사가 운영을 축소하고 동료들이 가족과 함께 있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가는 가운데,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중국에 있는 친척들과의 교류도 완전히 끊어진 캔디스는 제법 큰 퇴직금을 약속받고 계약 종료일까지 직장에 남기로 결심한다. 헤어진 남자친구의 아이를 임신한 채로 인적이 끊겨 가는 도시의 정경을 ‘NY 고스트’라는 블로그에 담으며 여느 때처럼 출근을 이어 가는 캔디스. 그리고 열병이 바로 곁까지 다가온 그때, 마침내 계약 종료일이 도래한다. 원제인 severance에는 ‘단절’과 함께 ‘퇴직’이라는 의미가 있다. 잡지사를 그만둔 후 퇴직금에 의존하여 생활하면서 본격적으로 집필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작가 링 마는 2011년 시카고의 눈사태로 교통과 직장이 마비되는 상황을 겪으면서 ‘과연 재난이 닥쳤을 때 회사들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생각해 본 것이 작품의 계기가 되었다고 밝힌 바 있는데, 그 밖에도 허리케인 샌디, 사스 유행, 월스트리트 점령 시위,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 위기 등에서 영감을 얻은 장면들을 페이지 곳곳에 배치하며 고도화된 자본주의로 인해 현시대가 맞닥뜨린 문제들을 생생하게 드러낸다.(또한 실제 좀비가 등장하지 않음에도 자연스레 좀비 소설을 연상하게 하는 묘사는 조지 로메로의 영화와 「워킹 데드」의 영향이다.) 루틴에 갇혀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바치는 묵시록 열병에 걸린 사람들은 대체로 지난 수년, 수십 년 동안 내재화했을 것이 분명해 보이는 오래된 루틴과 몸짓을 그대로 모방하는 습관의 노예였다._본문 중에서 선 열병은 기억력이 점차 감퇴하다 결국에는 완전히 이지를 잃고 정상이었을 때 습관적으로 하던 행동을 생명이 소진될 때까지 반복하게 하는 병으로 그려진다. 재난이 닥친 상황에서도 늘 하던 일을 반복하는 삶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캔디스는 결국 뉴욕을 떠나 자신들을 선택받은 자들이라고 믿는 광신자 리더가 이끄는 생존자 무리에 합류한다. 그러나 피난처로 향하는 여정 중에 종말 이전에 누리던 문명의 흔적과 열병에 사로잡힌 환자들을 맞닥뜨릴수록 과거의 환영이 캔디스를 덮친다. 선 열병이 닥치기 전 목표를 찾지 못한 채 루틴을 반복하며 살아가던 일상으로, 그리고 여섯 살이었던 딸을 데리고 새로운 도시에 정착했던 부모에게로 거슬러 올라가는 그 기억들은 탈출구를 갈구하지만 홀로 설 용기를 내지 못하는 캔디스의 현재 모습과도 겹쳐진다. 부모의 바람이었던 “쓸모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시스템의 부속품으로서 충실하게 살아가던 캔디스가 예기치 않은 종말을 경험하며 도달하는 결론은 우리가 사는 세계와 그 안에서 살아가는 방식에 대하여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할 것이다.
프롤로그 9
1장 18
2장 47
3장 59
4장 100
5장 124
6장 131
7장 155
8장 165
9장 177
10장 194
11장 216
12장 233
13장 244
14장 246
15장 262
16장 277
17장 311
18장 339
19장 358
20장 376
21장 390
22장 401
23장 429
24장 437
25장 450
26장 458
감사의 말 47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