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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9433383 / 172쪽 115 x 1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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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출판사 리뷰
‘시대적 정열’과 ‘진실성’ 시인 루쉰의 문학적 이상 《죽은 불》은 루쉰의 대표적인 산문시로 알려진 작품뿐만 아니라 그의 고전시를 포함시켜, 루쉰의 일생에서 시인으로서의 면모를 부각시키고 있다. 1900년 2월, 신학당 수학기에 쓴 〈아우들과 이별하며〉를 시작으로 1935년 12월에 쓴 〈을해년 늦가을에 무심코 짓다〉까지 담은 이 선집은 루쉰이 고전시로 시 쓰기를 시작하여 현대시 쓰기를 병행하다가 다시 고전시를 쓰는 여정을 보여줌으로써 루쉰의 문학관을 드러낸다. “보통 사람의 마음에도 시가 없을 수 없으니, 시인이 시를 짓는 것과 다르지 않다. 시는 시인의 전유물이 아니다. 시를 읽고 마음으로 이해하는 사람은 그 자신에게도 시인의 시가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는가? 시가 있기는 하지만 말로 표현하지를 못할 뿐인데, 시인이 대신 말로 표현하여 채를 잡고 현을 퉁기면 읽는 사람 마음속이 현에 공명한다. 그 소리는 영부에까지 울려 모든 감정 있는 생물로 하여금 아침 해를 바라보듯 고개를 들게 하고, 더 나아가서 아름다움과 위대함, 강력함과 고상함을 발양시켜 더러운 평화가 그로 인해 파괴될 것이다. 평화가 파괴되면 인도人道가 증대된다.” - <악마파 시의 힘을 논함> 루쉰은 1908년 봄에 발표한 〈악마파 시의 힘을 논함摩羅詩力設〉을 통해 자신의 문학적 지향인 ‘시대적 정열’과 ‘진실성’이라는 신문학의 이상적 명제를 처음 드러내며 시의 본질과 시의 정치적·계몽적 효용 등에 대해 논한다. 하지만 우리에게 루쉰의 문체로 잘 알려진 계몽적이면서도 전복적인 힘에 대한 믿음만이 루쉰의 유일한 시론은 아니다. ‘노골화된 정치적 파시즘의 횡행’ 속에 신시 창작에 대한 절망감, 그리고 자신에게 익숙한 구문화 미학의 영향 아래, 신시 창작을 포기하게 된 루쉰은 이렇게 회고하기도 한다. 나더러 시에 대해서 말하라니 실로 천문에 대한 이야기를 하라는 것이나 다름없이 무엇이라 말해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나는 한번도 연구해 본 일이 없으므로 속이 텅 비어 있습니다. - 더우인푸竇隱夫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1934년) 역사와 반응하며 변화하는 루쉰의 시 쓰기 루쉰의 시작법과 시에 대한 입장은 중국의 역사적 사건들과 함께 반응하며 변화한다. 선집에 소개한 33편의 시의 끝에 시를 지은 연도를 표기한 것은 이러한 흔적을 살피는 하나의 지표이기 때문이다. 《죽은 불》의 역자 김택규는 스스로 봉건 중국과 신중국이라는 역사 단계 사이의 중간물中間物이라고 여긴 루쉰이 일생 동안 지속해서 썼던 시를 통해, 문필가 루쉰에게서 시인의 특성을 다시 발견하길 바란다. 초기 고전시 창작 시기에 루쉰은 반청反淸운동과 함께 봉건 중국에서 탈피하고자 했으며 이는 〈전진가〉와 〈전투가〉 등 정치성을 짙게 띤 시로 나타난다. 이어서 1919년 5·4운동 이후 1927년 4·12정변에 이르는 시기까지 현대시 창작에 매진한다. 이 시기의 결과물이 우리에게 잘 알려진 《들풀野草》이다. 이 작품은 “산문과 운문의 중간적 특성을 지닌 산문시 형식의 이점을 이용하여”, “루쉰 자신의 서정성을 폭넓게 발휘할 수 있는 여지를 확보”했다. 1918년, 자신의 최초의 현대시인 〈꿈〉을 발표한 루쉰은 신문화의 적극적 수용과 함께 외국문학 수용 과정에서 습득한 “상징적 표현과 철학적 알레고리”를 실험하며, 자신의 미학적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고전시로의 회귀 익숙한 언어로 일상과 사회를 그리기 저우 선생은 눈을 감고 있어도 꼭 잠을 자는 건 아니었어요. 왕왕 이 때 묵묵히 시구를 읊조리곤 했어요. [...] 그분이 낮잠을 깨고 하는 첫 번째 일은 책상 앞에 앉아 쪽지 하나 를 꺼내고는 완성된 시구를 적는 거였어요. 한 연이나 혹은 두 연인 적도 있었으니까 반드시 한 편을 다 쓴 건 아니었어요. 그러고는 서랍 안에 넣어두었어요. 새로운 시구를 얻었을 때는 즉시 쪽지에 적어두었고, 새로운 시구가 안 나오는 날엔 쌓아둔 여러 시구들을 펴서 다시 읽어보고는 몇 구를 첨가해 한 편을 완성하기도 하고 맘에 안 드는 시구를 몇 자 고치기도 했어요. 또는 꾸깃꾸깃 뭉쳐서 휴지통에 버리기도 했고요. - 루쉰의 서거 후 쉬광핑許廣平 인터뷰, 〈옮긴이의 말〉 중에서 1927년 이후, 루쉰은 사회적 관계와 거리를 둘 수 있는 일상 공간에서 현대시보다 문언문 문학 토양에서 자란 자신에게 익숙한 고전시 창작으로 회귀한다. 신문단의 첨단에 서있던 루쉰의 이러한 행보는 일관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선집의 구성을 통해, 신문화의 전사의 모습을 한 루쉰으로만 그의 문학을 바라보는 편견을 걷어내고 시대의 경계에 놓인 중간자로서의 루쉰, 형식을 넘어 동시대의 정열과 함께 자신의 체험을 솔직하게 전달하고자 했던 시적 진실성을 추구하는 시인 루쉰으로 이해하는 단초를 마련해 보고자 한다.
아우들과 이별하며·1
연꽃송이
아우들과 이별하며·2내 사진에 부쳐판아이눙을 애도하며꿈사람과 시간《들풀》 서시가을밤그림자의 고별거지복수복수·2희망눈연아름다운 이야기죽은 불개의 질책잃어버린 좋은 지옥묘비문쇠약한 선의 떨림 의견 죽고 나서 이런 전사 마른 잎희미한 핏자국 속에서 한 가지 깨달음 긴 밤에 익숙해져 무심코 쓴 시 《방황》에 부쳐무제을해년 늦가을에 무심코 짓다
주 옮긴이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