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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4673952 / 312쪽 130 x 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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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2020년, 내일을 상상케 하는 눈부신 터닝 포인트!
등단 10년 이하의 젊은 작가들이 한 해 동안 발표한 중단편소설 중 가장 눈부신 성취를 보여준 일곱 편의 작품에 수여하는 젊은작가상. 지난 10년간 독자들과 상호작용하며 굳건한 신뢰를 쌓아온 이 상이 2020년대로 진입한 첫해 새로이 호명한 수상자는 강화길 최은영 이현석 김초엽 장류진 장희원이다. 다시 한번 젊은작가상을 거머쥔 작가들의 탄탄한 행보와 낯선 기대를 품게 하는 신예 작가들의 신선한 기운이 한 권의 책 속에서 조화를 이루게 되었다. 이들이 각자의 문학세계를 부단히 갱신한 끝에 탄생시킨 수상작들에는 현재를 박차고 새로운 내일로 뻗어나가려는 전복의 에너지가 응축되어 있다. 한 시절의 전환점에 서서 이전까지와는 다른 세계를 겨누며 쓰인 각각의 단편들에서 한국문학이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과 함께 다가올 미래를 고대하는 작가들의 고요한 열망 또한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 리뷰
강화길의 「음복(飮福)」은 가부장제하에서 모든 갈등을 간파해야만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아내의 삶을 아무것도 모를 수 있는 권력을 지닌 남편과 날렵하게 대비하며 전 세대 여성을 옭아매고 있는 거대한 구조를 들춰낸다. 새댁으로서 처음 참석한 시가 제사에서 낯설고 비호의적인 상황에 놓여 난처해하는 와중에도 한 가족의 갈등의 내력을 꿰뚫어보는 화자의 기민한 감각은 모든 여성들의 생존을 위한 공통감각이기도 하다는 것을 드러내 보이는 이 작품은 “한 번 읽었을 때보다 두 번 읽었을 때 가부장제 구조의 둔중한 배음(背音)이 서늘하게 들려오는 큰 작품”이라는 평을 받으며 대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최은영의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는 방황 끝에 꿈을 좇아 대학으로 돌아온 화자가 단단한 관점과 다정한 배려를 보여준 선배 여성 강사와 만나고 헤어졌던 애틋한 시절을 복원해내면서 때로 연한 빛처럼 희미해지기도 하지만 분명 존재하고 있는 여성 간의 유대를 아름답게 펼쳐 보인다. 이현석의 「다른 세계에서도」는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을 둘러싸고 뜨겁게 요청되어온 여성의 재생산권에 관한 고찰을 여러 여성들의 입장에서 다각도로 풀어내며 복합적인 사안을 둘러싼 어떤 사소한 갈등도 놓치지 않고 건져올린다. 김초엽의 「인지 공간」은 오직 상상을 통해서만 방문할 수 있는 가공의 공간을 설득력 있게 설정하고, 그 공간으로 상징되는 세계의 동일성으로부터 배제되고 소외된 존재만이 지닐 수 있는 특별한 의미를 도출한다. 장류진의 「연수」는 앞 세대 여성들에게서 독립하려고 애써왔음에도 문득 그들에게 기대고 싶어지기도 하는 순간 청년 여성이 경험하게 되는 복잡한 감정과, 그 감정들을 소화해낸 끝에 다시 홀로 나아갈 동력으로 삼는 강단을 경쾌한 문체로 그려나간다. 장희원의 「우리〔畜舍〕의 환대」는 촘촘히 짜놓은 구도 안에서 아들의 성 지향성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아버지가 아들의 찬란한 일상에 초대받았을 때 겪는 혼란감을 점차 고조시킨다. 우리의 안과 밖을 나누는 한, 어떤 존재든 혐오의 주체에서 그 대상으로 뒤집힐 수 있음을 소설은 차분한 어조로 경고한다. ◆ 김건형, 김녕, 이지은, 한설 평론가가 2019년 한 해 동안 발표된 대상 작품 이백오십여 편을 꼼꼼히 읽고 토론해 선별해주었고, 선우은실, 오은교, 조대한 평론가가 합류해 최종 선고 작업을 도왔다. 그렇게 열여덟 명의 작가가 쓴 스무 편의 작품이 본심 심사위원(강지희, 권여선, 서영채, 오정희, 전성태)에게 전달되었다. 수상작을 뽑아놓고 보니 김초엽, 이현석, 장류진, 장희원 네 분이 첫 수상자들이었다. 믿고 읽어온 작가들의 안정적인 약진과 더불어 이미 눈 밝은 독자들에게 발견되고 있는 신예 작가들이 조화롭게 섞여 있는 결과였다. 이후 대상을 선정하는 과정은 수월한 편이었다. 강화길 작가의 「음복(飮福)」은 한 번 읽었을 때보다 두 번 읽었을 때 가부장제 구조의 둔중한 배음(背音)이 서늘하게 들려오는 큰 작품이라는 의견에 다수가 동의를 표했다. 이 작가가 그간 치열하게 쌓아온 소설세계 속에서도 특별한 성취를 이루어낸 작품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지금 한국문학에 관심을 가지고 계신 많은 분들이 흔쾌히 고개를 끄덕일 거라 확신한다. 강화길 작가의 대상작을 비롯해 어디 하나 빠질 데 없이 좋은 작품들을 이렇게 소개할 수 있게 되어 충만하고 기쁘다. _‘심사 경위’ 중에서 * 『2020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1판에 수록되었던 김봉곤의 소설 「그런 생활」에 자신의 사적인 생활이 동의 없이 사용된 피해자의 문제제기가 있어 6쇄부터 해당 내용을 삭제하고 수정하였으나 그 사실을 명시하지 못했습니다. 이후 문제가 공론화된 뒤 작가가 상을 반납하였고, 심사위원들과 협의해 2판에서 해당 작품과 해설 및 심사평의 해당 내용을 삭제하였습니다. 피해자분과 독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립니다.
나는 늘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가 딸이었으면 좋겠다고. 그리고 부디 너를 위해 이것만큼은 내가 진짜로 선택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이다. 그래. 그래서 나는 그날 대답했던 거야. 이것이 너의 드라마, 복(福)이 되길 바라며.(『문학동네』 2019년 가을호) - 강화길, 「음복(飮福)」
어쩌면 그때의 나는 막연하게나마 그녀를 따라가고 싶었던 것 같다. 나와 닮은 누군가가 등불을 들고 내 앞에서 걸어주고, 내가 발을 디딜 곳이 허공이 아니라는 사실만이라도 알려주기를 바랐는지 모른다. 어디로 가는지 모르지만, 적어도 사라지지 않고 계속 나아갈 수 있다는 걸 알려주는 빛, 그런 빛을 좇고 싶었는지 모른다. 그리고 나는 그 빛을 다른 사람이 아닌 그녀에게서 보고 싶었다.(『릿터』 2019년 2/3월호) - 최은영,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당신이 없는 지금 이곳을 상상합니다. 당신의 어머니, 그러니까 나의 동생 해수가 나와 함께 정동길을 걸으며 서로가 꿈꾸었던 미래를 이야기하던 그때와 다름없이, 우리가 나란히 각자의 두 발로 자기만의 길을 걸어가는 모습을 말입니다. 당신이 없는 그곳에서도 당신에 대한 나의 사랑은 다르지 않으리라는 것을, 그 다른 세계에서도 당신에 대한 나의 사랑은 분명 굳건할 것임을,
당신이 이해하는 날이 오기를.(『문학동네』 2019년 겨울호) - 이현석, 「다른 세계에서도」
공동체의 미덕은 잊고 보내주는 것이었다. 한정된 인지 공간에 세계의 모든 기억을 남길 수는 없었다. 기록되는 것은 짧은 생을 살다 떠나는 사람들이 아니라 불변하는 것, 자연적인 것, 법칙과 이치들이어야 했다. 이브를 기억하기 위해서, 나는 인지 공간을 떠나야 했다.(『오늘의 SF』 2019년 1호) - 김초엽, 「인지 공간」
그전에도 엄마의 삼십 평생, 사십 평생에 가장 기쁜 순간들은 나로 인해 만들어졌다. 내가 반에서 일등을 하고, 원하던 대학에 들어가고, 장학금을 받고,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하고, 회계법인에 입사할 때마다, 엄마의 인생에서 가장 기쁜 순간이 차례로 갱신되었다. 나는 그럴 때마다 겨우 이런 일이, 결국은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손끝에서 결정되어버리는 일이, 일생의 가장 기쁜 순간씩이나 되는 그런 삶은 결코 살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곤 했다.(『창작과비평』 2019년 겨울호) - 장류진, 「연수」
마당엔 가로등도 하나 없었다. 건너편에서 집집마다 노란 불빛들이 일렁이고 있었다. 그는 아들이 저런 곳 중 한 곳에 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는 자신이 지금 너무나도 저쪽으로 가고 싶어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간절히 저쪽을 바라보고 있는 자신의 꼴이 우스웠다. 쌀쌀한 바람이 불었다. 그래, 난 분명히 용기를 냈어. 그는 들릴 듯 말 듯 작게 중얼거렸다.(『Axt』 2019년 3/4월호) - 장희원, 「우리〔畜舍〕의 환대」
대상 강화길 음복(飮福) … 007
최은영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 053
이현석 다른 세계에서도 … 103
김초엽 인지 공간 … 153
장류진 연수 … 191
장희원 우리〔畜舍〕의 환대 … 237
2020 제11회 젊은작가상
심사 경위 … 279
심사평 … 28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