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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49123479 / 716쪽 133 x 2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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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즈]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100]
반디앤루니스 리뷰
출판사 리뷰
▶ 인간이 신이 아니기에 벌어지는 이해하기 힘든 일들, 비극적인 참상 뒤에 자리한 이 세상의 양면성을 비춘다 열일곱 살 소녀 문빔은 살아남았다. 불, 피, 총탄이 휘날리는 끔찍한 총격전의 현장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다. 문빔은 울타리 밖으로, 이제껏 알지 못한 바깥세상으로 내몰린다. ‘주의 군단’ 집단 기지에서 불이 난 이후 ‘승천하지 못하고’ 살아남은 다른 아이들과 함께 보호 시설로 옮겨진 것이다. 불에 덴 상처를 치료받고, 아동 병원 정신과 의사 헤르난데즈 박사와 심리 치료 과정을 진행한다.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파견된 FBI 소속 칼라일 요원도 해당 과정에 투입된다. 문빔은 두 사람과 대화하며 존 신부가 통제하던 집단 내에서의 생활을 어렵지만 용기 내어 하나씩 하나씩 담담한 어조로 꺼내 놓는다. 하지만 문빔은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 바로 자신이 이 모든 일을 자초했다는 자책감과 존 신부를 살해했다는 사실이다. 진실과 거짓 사이에는 경계가 존재한다. 존 신부는 항상 그 경계를 굵고 검은 선으로, 단단하고 움직일 수 없는 선으로 묘사했다. 그러나 존 신부가 틀렸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내 생각에 그 선은 때로 너무 흐릿해서, 내가 어느 쪽에 서 있는지조차 알 수가 없다. -본문에서 『신이 죽은 뒤에』는 심리 상담이 진행되는 ‘지금’과 군단 내에서의 일화를 회상하는 ‘그때’가 교차하는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문빔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마치 실화처럼 생생하고도 선명히 다가온다. 사이비 종교 집단 내부의 생활과 규칙에 관한 구체적인 묘사가 이어진다. 권력욕에 휩싸여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급급한 사이비 교주의 악랄함과 평범성을 동시에 엿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선량한 면을 두루 보여 주는 신도들이 그릇된 믿음으로 인해 어떻게 범죄 행각에 가담하게 되는지 상세히 그려내며 인간의 양면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신이 아닌 이상 그 누구도 완벽할 수 없으며, 이 세상 모든 것은 양극단이 아닌 그 중간 어디쯤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밝혀 준다.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일들이 종종 벌어지는 세상을 이해하는 창구가 될 작품이다. 『신이 죽은 뒤에』는 우리에게 설교하지 않는다. 좋은 작품이 늘 그렇듯이, 대답보다는 질문을 던진다. 인간은 과연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지, 그러면서도 또 얼마나 강인한 존재인지. 인간에게 종교란 과연 무엇인지, 왜 어떤 인간은 종교를 앞세워 타인의 삶을 조종하고, 또 어떤 인간은 그에 굴복할 수밖에 없는지. -옮긴이의 말 중에서 ▶ 자신이 속한 세상의 종말 이후 표류하는 연약한 인물이자 앞으로 펼쳐질 삶을 찾아 나아가는 강인한 소녀의 생존기 헤르난데즈 박사는 조심스럽게 문빔의 마음의 문을 두드린다. 문빔이 느끼는 감정들을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다독여 주고, 끈질기게 문빔의 이야기를 들어 준다. 집단 내에서 자행된 끔찍하고 충격적인 사건에 대한 반응도 인간적이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문빔과 천천히 신뢰 관계를 형성한다. 심리 치료 과정에서 십 대 청소년 주인공 문빔의 연약하고도 강인한 면모가 돋보인다. 이제껏 알던 세상이 모두 거짓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문빔은 쉽게 상처받고 무너져 내렸지만, 살아 있는 한, 앞으로도 계속 살날이 펼쳐져 있는 이상 어떻게든 다시 일어서기 위해 용기 내는 강인한 인물이다. 문빔은 때로는 모순된 이야기를 들려주고 때로는 자기 자신을 격려하고 위로하는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불에 덴 상처가 아무는 동안 육체보다 더 깊게 상처입은 마음과 정신을 치유하는 데 집중한다. 고통스럽게 진실을 마주하는 한편 명석하게 상황을 받아들인다. 불안과 두려움, 공포에 처절하게 맞서며 한 걸음 한 걸음을 내딛는 문빔을 통해 작가는 가냘프고 미약할지언정 살아 있기에 발견할 수 있는 희망과 앞으로 나아가는 용기, 절실한 사랑의 힘을 일깨운다. 온 세상이 잿더미가 되었는데도 여전히 살아 있고 숨을 쉬고 있을 때, 비록 연약하고 불확실할지언정 미래가 있을 때, 웃는 것 말고 우리가 달리 무얼 할 수 있을까? -본문에서
“얘, 사람들이 죽었어. 아주 많은 사람들이. 이젠 얘길 좀 해야지.”
-p.17
양팔에 소름이 돋는다. 그 모든 일을 겪은 지금도 예언자의 목소리가 지닌 위력이 여전히 날 두렵게 한다. 그 절대적인 확신, 어떤 반박도 허용하지 않는 막강한 권위.
-p.32
군단의 규율은, 존 신부가 주님으로부터 직접 들은 내용을 그대로 우리에게 전달한 것이고, 그 규율은 마치 수술용 칼로 낸 상처처럼 내 뇌에 깊이 새겨져 있다.
-p.34
“네가 여기 있는 목적은 오직 최대한 빨리 네 삶을 되찾기 위해서야.”
-p.46
존 신부가 존 신부가 되기 이전에 어떤 사람이었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그는 존 신부이고, 중요한 건 그것뿐이다.
-p.114
“내가 바로 앞에 앉아 있는데도 박사님은 펜과 노트를 전부 다 펼쳐 놓고 나에 관해 글을 쓰고 있잖아요! 박사님이 뭘 하는지 무슨 글을 쓰는지 마치 내가 모를 거라는 듯이! 박사님은 항상 너무도 침착하고 박사님이 하는 모든 질문들은 너무도 이성적이고 이 모든 게 박사님한테는 그저 풀어야 할 하나의 퍼즐일 뿐이죠! 심지어 나조차도! 난 이 모든 일들을 실제로 겪었어요. 그게 나의 실제 삶이었으니까! 그걸 왜 이해 못해요?”
-p.171
아빠가 실제로 존재했다는 사실이 아빠가 죽었다는 사실보다, 그것도 죽기에는 너무 이른 나이에 죽었다는 사실보다 더 받아들이기 힘들다.
-p.175
더 이상은 그런 게 문제되지 않는다는 걸 안다. 적어도 존 신부가 말했던 것만큼 중요하지는 않다는 걸. 그러나 이성보다 더 깊이 새겨져 있는 것들도 있다.
-p.201
그 모든 것이 끝난 방식이, 그 이전에 일어난 모든 일을 더럽혔다. 마치 불길이 내 기억 속으로까지 번져서 샅샅이 태우고 그을리고 시커멓게 만들어 버린 것 같다. 현재가 과거를 독살한 것 같다.
-p.204
엄마의 모습이 나타난다. 내가 자라면서 싫어하게 되었던, 실망한 듯 늘 아래로 처져 있던 입꼬리. 왜 나는 엄마를 행복하게 해 주기에 충분하지 못한지, 왜 살아 있는 딸이 죽은 남편의 기억을 지우는 데 충분하지 못한지 생각하게 했던 그 표정.
-p.487
부모를 찾으며 아이들이 울고 비명을 지르는 소리에 가슴이 미어지지만 그래도 아이들은 살아 있다. 여전히 살아 있다. 중요한 것은 그것뿐이다. 온 세상이 불타는 지금 중요한 것은 오직 그것뿐이다.
-p.582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었어. 너무도 많은 삶이 파괴되었어. 그게 다 무엇 때문이지? 무언가를 절실히 믿고 싶어 하는 사람들로 가득 찬 사막 한 귀퉁이에서 어느 별 볼 일 없는 남자가 왕 행세를 하기 위해서?”
-p.648
나는 존 신부를 생각한다. 성스러운 것과는 거리가 먼 존 신부를 믿는 바람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삶이 파멸에 이르고 끝장났는지를 생각한다. 그의 실체를 꿰뚫어 본 나 자신이 뿌듯한 면도 있지만 그보다는 그 모든 것이 얼마나 큰 낭비였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얼마나 끔찍하고, 맹목적인 낭비였는지.
-p.680
내게 일어난 일들, 내가 본 것들을 기록해 둘 필요가 없다. 그것들은 사라지기를 거부하는 흉터처럼 내 안에 각인되어 있다.
-p.68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