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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것들 3 제주

시리즈 : 내가 좋아하는 것들 [2]

이희선 저 | 스토리닷 | 2021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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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8613182 / 192쪽 112 x 18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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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책 속에서 그때마다 한라산은 “사람들이 그리 원하는 제주에 네가 살고 있다”고, 그러니 “매 순간 감사하며 살아가라” 말하는 것 같다. 또 언젠가 그 넓은 품으로 놀러와 주기를 바라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오늘도 한라산 코스 중 가장 짧은 영실코스를 열심히 글로 오르고 있다. 11쪽 누군가 농담처럼 옛날부터 제주도에는 불의에 항거하고 유배 온 사람들이 많아 그 후손인 제주도민들이 많다는데, 아마 나도 그 기를 조금이나마 받은 걸까? 제주에 오니 입에 발린 말보다 입바른 소리를 더 하게 된다. “자이, 또 용심(화의 제주어) 내메. 조심허여.” 이제 난 돌부처 아닌 용심난 여자다. 17쪽 인생 첫 빨간 구두를 신고 출근한 날은 야근을 하면서도 괜스레 기분이 좋아 들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도로시처럼 뒷굽을 탁, 탁, 탁, 세 번 쳐보기도 했다. 아이 같아진 내 행동에 순간 웃음이 나왔다. 그 후로 빨간 컨버스 운동화도 샀으니 나이 들면 빨간색이 좋아진다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닌 듯하다. 22쪽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제주에서도 금능해수욕장은 특히 여름에 자주 가는 곳이다. 물 빠진 날은 수심이 깊지 않아 아이와 함께 놀기에도 좋고, 바닷가 근처 야영장에 그늘막 텐트를 쳐놓을 수도 있다. 아무리 더운 여름날에도 1~2시간 놀다 보면 입술이 파래질 정도로 체온이 떨어지는데, 해수욕장 근처 매점에서 각자 원하는 컵라면 하나씩을 고른다. 그러고는 텐트로 조심스레 들고 와 매점에서 얻은 라면박스를 밥상 삼아 맛있게 먹는다. 얼큰하고 뜨거운 라면으로 따스해진 몸은 다시 바다로 향할 힘을 준다. 해가 어스름해져 집에 갈 시간이 되면 10리터까지 담을 수 있는 휴대용 자바라 물통 하나로도 세 명이 씻기에 충분하다. 32쪽 돌하르방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꾹 다문 입술 속에 살짝 삐져나오는 미소를 느낄 수 있다. 마치 모나리자의 미소를 떠올려보듯이, 아주 오래도록 마음으로 본다면 말이다. 소리 내어 치아를 드러내 보이며 크게 웃을 수 없을 만큼 여러모로 힘들었던 제주도의 돌하르방처럼, 나 또한 목석같이 눈 감고 귀 닫고 입 다물며 살았지만 이제는 살짝 미소 지을 수 있을 것 같다. 38쪽 “흙탕물 안에 뭐가 있는지 몰랐다가, 가만히 두고 침전물이 가라앉으면 정작 그 안에 뭐가 있는지 보이는 것 같다.” 이 말은 제주도에 이주하니 뭐가 달라졌냐는 지인들의 물음에 언제나 인용된다. 그전에는 내가 누구인지보다 내가 누구와 있는지에 더욱 목을 맸다. 그래야 덜 외롭고 덜 슬펐다. 하지만 지금은 그 외로움이 내 삶을 지켜줄 뿐 아니라, 오히려 다채롭게 만들고 있음을 안다. 45쪽 암흑 같던 일제 강점기에 시인 윤동주가 별을 노래하듯,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을 제주에서는 쉬이 만날 수 있다. 제주 시내에서도 물론 볼 수 있지만, 가로등 하나 없고 밤 10시면 거의 모든 마을의 불이 꺼져 있는 시골집에서는 일명 ‘별밭’을 만난다. 54쪽 고통은 위로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느끼는 것이라 했다. 4.3 사건에 대해 제대로 알면 제주도 사람들이 왜 처음 보는 이들에게 입을 다물 수밖에 없는지, 속을 먼저 내어 주지 못하는지, 왜 남자가 그토록 귀한지, 제주여자들이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갈 수밖에 없었는지 해답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70쪽 제주도에는 세 종류의 사람들이 있다. 이곳에서 나고 자란 제주 토박이, 나와 같은 이주자, 그리고 잠시 관광하러 온 육지 사람이다. 마치 한 바구니에 감귤과 풋귤과 청귤이 뒤섞여 있는 것처럼 옹기종기 함께 모여 있다. 같은 것인 줄 알고 있는 청귤은 풋귤과 달리 아예 다른 재래종이고, 풋귤이 익으면 감귤이 된다. 108쪽

저자 소개

한라산은 매일 보지만 올라간 적은 없습니다. 제주 바다를 바라보는 것은 좋아하지만 수영은 못합니다. 퇴근하는 것이 좋아 회사에 출근하는 사람입니다. 인스타그램 ‘행복한니콜’을 운영하며 매일 읽고, 쓰고, 생각하고, 말하려 노력합니다. 매주 오름에 가지 않아도, 도민 맛집을 꿰차고 있지 않아도, ‘살어리 살어리랏다 제주에 살어리랏다’를 외치는 제주도민 7년차.

책 속에서

그때마다 한라산은 “사람들이 그리 원하는 제주에 네가 살고 있다”고, 그러니 “매 순간 감사하며 살아가라” 말하는 것 같다. 또 언젠가 그 넓은 품으로 놀러와 주기를 바라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오늘도 한라산 코스 중 가장 짧은 영실코스를 열심히 글로 오르고 있다.
11쪽

누군가 농담처럼 옛날부터 제주도에는 불의에 항거하고 유배 온 사람들이 많아 그 후손인 제주도민들이 많다는데, 아마 나도 그 기를 조금이나마 받은 걸까? 제주에 오니 입에 발린 말보다 입바른 소리를 더 하게 된다.
“자이, 또 용심(화의 제주어) 내메. 조심허여.”
이제 난 돌부처 아닌 용심난 여자다.
17쪽

인생 첫 빨간 구두를 신고 출근한 날은 야근을 하면서도 괜스레 기분이 좋아 들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도로시처럼 뒷굽을 탁, 탁, 탁, 세 번 쳐보기도 했다. 아이 같아진 내 행동에 순간 웃음이 나왔다. 그 후로 빨간 컨버스 운동화도 샀으니 나이 들면 빨간색이 좋아진다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닌 듯하다.
22쪽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제주에서도 금능해수욕장은 특히 여름에 자주 가는 곳이다. 물 빠진 날은 수심이 깊지 않아 아이와 함께 놀기에도 좋고, 바닷가 근처 야영장에 그늘막 텐트를 쳐놓을 수도 있다. 아무리 더운 여름날에도 1~2시간 놀다 보면 입술이 파래질 정도로 체온이 떨어지는데, 해수욕장 근처 매점에서 각자 원하는 컵라면 하나씩을 고른다.
그러고는 텐트로 조심스레 들고 와 매점에서 얻은 라면박스를 밥상 삼아 맛있게 먹는다. 얼큰하고 뜨거운 라면으로 따스해진 몸은 다시 바다로 향할 힘을 준다. 해가 어스름해져 집에 갈 시간이 되면 10리터까지 담을 수 있는 휴대용 자바라 물통 하나로도 세 명이 씻기에 충분하다.
32쪽

돌하르방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꾹 다문 입술 속에 살짝 삐져나오는 미소를 느낄 수 있다. 마치 모나리자의 미소를 떠올려보듯이, 아주 오래도록 마음으로 본다면 말이다. 소리 내어 치아를 드러내 보이며 크게 웃을 수 없을 만큼 여러모로 힘들었던 제주도의 돌하르방처럼, 나 또한 목석같이 눈 감고 귀 닫고 입 다물며 살았지만 이제는 살짝 미소 지을 수 있을 것 같다.
38쪽

“흙탕물 안에 뭐가 있는지 몰랐다가, 가만히 두고 침전물이 가라앉으면 정작 그 안에 뭐가 있는지 보이는 것 같다.”
이 말은 제주도에 이주하니 뭐가 달라졌냐는 지인들의 물음에 언제나 인용된다. 그전에는 내가 누구인지보다 내가 누구와 있는지에 더욱 목을 맸다. 그래야 덜 외롭고 덜 슬펐다. 하지만 지금은 그 외로움이 내 삶을 지켜줄 뿐 아니라, 오히려 다채롭게 만들고 있음을 안다.
45쪽

암흑 같던 일제 강점기에 시인 윤동주가 별을 노래하듯,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을 제주에서는 쉬이 만날 수 있다. 제주 시내에서도 물론 볼 수 있지만, 가로등 하나 없고 밤 10시면 거의 모든 마을의 불이 꺼져 있는 시골집에서는 일명 ‘별밭’을 만난다.
54쪽

고통은 위로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느끼는 것이라 했다. 4.3 사건에 대해 제대로 알면 제주도 사람들이 왜 처음 보는 이들에게 입을 다물 수밖에 없는지, 속을 먼저 내어 주지 못하는지, 왜 남자가 그토록 귀한지, 제주여자들이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갈 수밖에 없었는지 해답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70쪽

제주도에는 세 종류의 사람들이 있다. 이곳에서 나고 자란 제주 토박이, 나와 같은 이주자, 그리고 잠시 관광하러 온 육지 사람이다. 마치 한 바구니에 감귤과 풋귤과 청귤이 뒤섞여 있는 것처럼 옹기종기 함께 모여 있다. 같은 것인 줄 알고 있는 청귤은 풋귤과 달리 아예 다른 재래종이고, 풋귤이 익으면 감귤이 된다.
108쪽



목차

한라산, 클라이밍 말고 드라이빙 … 06
화내도 괜찮아 … 12
무모한 도전의 섬 … 18
세 마리 자반고등어가 되어 … 26
무심? 유심! 카드가 아닙니다 … 34
혼자만의 시간 속에 내가 보인다 … 40
별 헤는 푸른 밤 … 48
패션 테러리스트가 패셔니스타가 되기까지 … 56
4월 동백꽃에 아파하는 이 없게 … 64
대충해도 괜찮아 … 72
지천에 자연이 있다는 것 … 80
제주 책방의 멋에 취하다 … 88
싸우는 거 아니에요 … 96
귤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 104
하와이에 갈 필요 없어요 … 110
버킷리스트? 제주리스트! … 118
제주의 맛 … 126
울면 더 좋아 … 134
근데 뭐 필요한 거 없수꽈? … 140
친절의 반대말은 불친절이 아니에요 … 146
들쑥날쑥 영업시간 … 152
손심엉 고치 가게 … 158
주면 더 주는 기브 앤 테이크 … 164
벌레 친구들아, 반가워 … 170
동서남북 연세 살이의 꿈 … 176
나오며 … 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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