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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8613182 / 192쪽 112 x 18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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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책 속에서 그때마다 한라산은 “사람들이 그리 원하는 제주에 네가 살고 있다”고, 그러니 “매 순간 감사하며 살아가라” 말하는 것 같다. 또 언젠가 그 넓은 품으로 놀러와 주기를 바라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오늘도 한라산 코스 중 가장 짧은 영실코스를 열심히 글로 오르고 있다. 11쪽 누군가 농담처럼 옛날부터 제주도에는 불의에 항거하고 유배 온 사람들이 많아 그 후손인 제주도민들이 많다는데, 아마 나도 그 기를 조금이나마 받은 걸까? 제주에 오니 입에 발린 말보다 입바른 소리를 더 하게 된다. “자이, 또 용심(화의 제주어) 내메. 조심허여.” 이제 난 돌부처 아닌 용심난 여자다. 17쪽 인생 첫 빨간 구두를 신고 출근한 날은 야근을 하면서도 괜스레 기분이 좋아 들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도로시처럼 뒷굽을 탁, 탁, 탁, 세 번 쳐보기도 했다. 아이 같아진 내 행동에 순간 웃음이 나왔다. 그 후로 빨간 컨버스 운동화도 샀으니 나이 들면 빨간색이 좋아진다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닌 듯하다. 22쪽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제주에서도 금능해수욕장은 특히 여름에 자주 가는 곳이다. 물 빠진 날은 수심이 깊지 않아 아이와 함께 놀기에도 좋고, 바닷가 근처 야영장에 그늘막 텐트를 쳐놓을 수도 있다. 아무리 더운 여름날에도 1~2시간 놀다 보면 입술이 파래질 정도로 체온이 떨어지는데, 해수욕장 근처 매점에서 각자 원하는 컵라면 하나씩을 고른다. 그러고는 텐트로 조심스레 들고 와 매점에서 얻은 라면박스를 밥상 삼아 맛있게 먹는다. 얼큰하고 뜨거운 라면으로 따스해진 몸은 다시 바다로 향할 힘을 준다. 해가 어스름해져 집에 갈 시간이 되면 10리터까지 담을 수 있는 휴대용 자바라 물통 하나로도 세 명이 씻기에 충분하다. 32쪽 돌하르방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꾹 다문 입술 속에 살짝 삐져나오는 미소를 느낄 수 있다. 마치 모나리자의 미소를 떠올려보듯이, 아주 오래도록 마음으로 본다면 말이다. 소리 내어 치아를 드러내 보이며 크게 웃을 수 없을 만큼 여러모로 힘들었던 제주도의 돌하르방처럼, 나 또한 목석같이 눈 감고 귀 닫고 입 다물며 살았지만 이제는 살짝 미소 지을 수 있을 것 같다. 38쪽 “흙탕물 안에 뭐가 있는지 몰랐다가, 가만히 두고 침전물이 가라앉으면 정작 그 안에 뭐가 있는지 보이는 것 같다.” 이 말은 제주도에 이주하니 뭐가 달라졌냐는 지인들의 물음에 언제나 인용된다. 그전에는 내가 누구인지보다 내가 누구와 있는지에 더욱 목을 맸다. 그래야 덜 외롭고 덜 슬펐다. 하지만 지금은 그 외로움이 내 삶을 지켜줄 뿐 아니라, 오히려 다채롭게 만들고 있음을 안다. 45쪽 암흑 같던 일제 강점기에 시인 윤동주가 별을 노래하듯,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을 제주에서는 쉬이 만날 수 있다. 제주 시내에서도 물론 볼 수 있지만, 가로등 하나 없고 밤 10시면 거의 모든 마을의 불이 꺼져 있는 시골집에서는 일명 ‘별밭’을 만난다. 54쪽 고통은 위로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느끼는 것이라 했다. 4.3 사건에 대해 제대로 알면 제주도 사람들이 왜 처음 보는 이들에게 입을 다물 수밖에 없는지, 속을 먼저 내어 주지 못하는지, 왜 남자가 그토록 귀한지, 제주여자들이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갈 수밖에 없었는지 해답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70쪽 제주도에는 세 종류의 사람들이 있다. 이곳에서 나고 자란 제주 토박이, 나와 같은 이주자, 그리고 잠시 관광하러 온 육지 사람이다. 마치 한 바구니에 감귤과 풋귤과 청귤이 뒤섞여 있는 것처럼 옹기종기 함께 모여 있다. 같은 것인 줄 알고 있는 청귤은 풋귤과 달리 아예 다른 재래종이고, 풋귤이 익으면 감귤이 된다. 108쪽
그때마다 한라산은 “사람들이 그리 원하는 제주에 네가 살고 있다”고, 그러니 “매 순간 감사하며 살아가라” 말하는 것 같다. 또 언젠가 그 넓은 품으로 놀러와 주기를 바라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오늘도 한라산 코스 중 가장 짧은 영실코스를 열심히 글로 오르고 있다.
11쪽
누군가 농담처럼 옛날부터 제주도에는 불의에 항거하고 유배 온 사람들이 많아 그 후손인 제주도민들이 많다는데, 아마 나도 그 기를 조금이나마 받은 걸까? 제주에 오니 입에 발린 말보다 입바른 소리를 더 하게 된다.
“자이, 또 용심(화의 제주어) 내메. 조심허여.”
이제 난 돌부처 아닌 용심난 여자다.
17쪽
인생 첫 빨간 구두를 신고 출근한 날은 야근을 하면서도 괜스레 기분이 좋아 들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도로시처럼 뒷굽을 탁, 탁, 탁, 세 번 쳐보기도 했다. 아이 같아진 내 행동에 순간 웃음이 나왔다. 그 후로 빨간 컨버스 운동화도 샀으니 나이 들면 빨간색이 좋아진다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닌 듯하다.
22쪽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제주에서도 금능해수욕장은 특히 여름에 자주 가는 곳이다. 물 빠진 날은 수심이 깊지 않아 아이와 함께 놀기에도 좋고, 바닷가 근처 야영장에 그늘막 텐트를 쳐놓을 수도 있다. 아무리 더운 여름날에도 1~2시간 놀다 보면 입술이 파래질 정도로 체온이 떨어지는데, 해수욕장 근처 매점에서 각자 원하는 컵라면 하나씩을 고른다.
그러고는 텐트로 조심스레 들고 와 매점에서 얻은 라면박스를 밥상 삼아 맛있게 먹는다. 얼큰하고 뜨거운 라면으로 따스해진 몸은 다시 바다로 향할 힘을 준다. 해가 어스름해져 집에 갈 시간이 되면 10리터까지 담을 수 있는 휴대용 자바라 물통 하나로도 세 명이 씻기에 충분하다.
32쪽
돌하르방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꾹 다문 입술 속에 살짝 삐져나오는 미소를 느낄 수 있다. 마치 모나리자의 미소를 떠올려보듯이, 아주 오래도록 마음으로 본다면 말이다. 소리 내어 치아를 드러내 보이며 크게 웃을 수 없을 만큼 여러모로 힘들었던 제주도의 돌하르방처럼, 나 또한 목석같이 눈 감고 귀 닫고 입 다물며 살았지만 이제는 살짝 미소 지을 수 있을 것 같다.
38쪽
“흙탕물 안에 뭐가 있는지 몰랐다가, 가만히 두고 침전물이 가라앉으면 정작 그 안에 뭐가 있는지 보이는 것 같다.”
이 말은 제주도에 이주하니 뭐가 달라졌냐는 지인들의 물음에 언제나 인용된다. 그전에는 내가 누구인지보다 내가 누구와 있는지에 더욱 목을 맸다. 그래야 덜 외롭고 덜 슬펐다. 하지만 지금은 그 외로움이 내 삶을 지켜줄 뿐 아니라, 오히려 다채롭게 만들고 있음을 안다.
45쪽
암흑 같던 일제 강점기에 시인 윤동주가 별을 노래하듯,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을 제주에서는 쉬이 만날 수 있다. 제주 시내에서도 물론 볼 수 있지만, 가로등 하나 없고 밤 10시면 거의 모든 마을의 불이 꺼져 있는 시골집에서는 일명 ‘별밭’을 만난다.
54쪽
고통은 위로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느끼는 것이라 했다. 4.3 사건에 대해 제대로 알면 제주도 사람들이 왜 처음 보는 이들에게 입을 다물 수밖에 없는지, 속을 먼저 내어 주지 못하는지, 왜 남자가 그토록 귀한지, 제주여자들이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갈 수밖에 없었는지 해답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70쪽
제주도에는 세 종류의 사람들이 있다. 이곳에서 나고 자란 제주 토박이, 나와 같은 이주자, 그리고 잠시 관광하러 온 육지 사람이다. 마치 한 바구니에 감귤과 풋귤과 청귤이 뒤섞여 있는 것처럼 옹기종기 함께 모여 있다. 같은 것인 줄 알고 있는 청귤은 풋귤과 달리 아예 다른 재래종이고, 풋귤이 익으면 감귤이 된다.
108쪽
한라산, 클라이밍 말고 드라이빙 … 06
화내도 괜찮아 … 12
무모한 도전의 섬 … 18
세 마리 자반고등어가 되어 … 26
무심? 유심! 카드가 아닙니다 … 34
혼자만의 시간 속에 내가 보인다 … 40
별 헤는 푸른 밤 … 48
패션 테러리스트가 패셔니스타가 되기까지 … 56
4월 동백꽃에 아파하는 이 없게 … 64
대충해도 괜찮아 … 72
지천에 자연이 있다는 것 … 80
제주 책방의 멋에 취하다 … 88
싸우는 거 아니에요 … 96
귤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 104
하와이에 갈 필요 없어요 … 110
버킷리스트? 제주리스트! … 118
제주의 맛 … 126
울면 더 좋아 … 134
근데 뭐 필요한 거 없수꽈? … 140
친절의 반대말은 불친절이 아니에요 … 146
들쑥날쑥 영업시간 … 152
손심엉 고치 가게 … 158
주면 더 주는 기브 앤 테이크 … 164
벌레 친구들아, 반가워 … 170
동서남북 연세 살이의 꿈 … 176
나오며 … 18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