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띄엄띄엄 산티아고 순례길 산티아고 프랑스길, 28일간의 556km 도보 일기

안녕 저 | 하모니북 | 2021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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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기 스페인에 산티아고 순례길이라는 것이 있다. 정식 명칭은 Camino de Santiago(까미노 데 산티아고). 성 야고보의 유해가 발견된 스페인 갈리시아 지방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향하는 8~9개의 루트를 말한다. 유래에 따라 종교적인 의미가 강하나 근래에는 트래킹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이들도 많다. -MD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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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9930882 / 336쪽 148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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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본문 속으로 예고 없이 결단되는 무언가들은 항상 삶 속에 존재한다. 유럽을 몇 번씩 방문하고 또 한참을 한 나라에 있으면서도 단 한 번도 내가 산티아고에 가게 되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처럼. 언뜻 들었을 땐 종교적인 색채가 강해서 철저히 무신론자인 나에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내가 이 길을 걷는다는 건, 하나의 모순이었다. 그것이 2019년이 오기 전까지 그랬다. 기해년의 나는 참으로 안 됐었다. 스스로 그런 말을 할 정도의 상황들이 새해 첫날부터 우후죽순 생겨났다. 마치 출연에 동의하지 않은 막장 드라마의 주인공이라도 된 느낌이었다. 하차는 나의 의지론 불가했다.…. ‘떠나고 싶었고, 도망치고 싶었다.’ - <띄엄띄엄 산티아고 순례길> 7p ‘어쩌다 나는 그곳에 갔나’ 중에서 누군가에겐 성스러운 이 순례길에 이런 말을 해도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 길을 대변 해 줄 수 있는 것은 오직 이 단어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이 오르막은 정말이지 ‘지옥’이었다. 만약 내가 지금 이 상황에서 배낭까지 메고 있었다면 당장 파리로 돌아가는 기차표를 예매했을 것이다. 힘든 경사 구간이 끝나니 긴 평지가 나왔다. 터덜터덜 숨을 고른다. 그리고 드디어, 안개 속에서 오리손 알베르게가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등장했다. 가장 만만한 콜라를 시키고 순례자 여권에 스스로 도장을 찍었다. 주인장들이 직접 찍어주는 경우도 있지만, 순례자들이 알아서 찍어 가게끔 마련해 놓은 곳들도 많다. 가만 보면 순례자들이 많이 있는 곳이 그렇다. 도장 앞에 방명록이 있다. 쓱 하고 봤더니 절규로 가득한 한국어들이 앞 장에 드문드문 보인다. 더 걷고 싶지 않다는 메시지에 피식하고 웃으며 나도 한 마디 적었다. ‘살려줘….’ - <띄엄띄엄 산티아고 순례길> 21p ‘생장에서 론세바예스까지’ 중에서 발이 일찍부터 아프기 시작했다. 전반적으로 내리막인 코스이다 보니 평지가 별로 없다. 그래도 오늘은 이벤트가 하나 있다. 이제 산티아고까지 100㎞ 남았다는 표지석을 만날 수 있는 날이다. 알 수 없는 낙서로 잔뜩 색칠된 표지석이 그것이다. 성수기에 순례자들이 몰릴 땐 사진을 찍기 위해 줄까지 서야 한다고 한다고 하는 데 날이 안 좋아서 인지 타이밍이 좋아서인지는 몰라도 사람이 없었다. 그저 아까 걸어오면서 잠깐 말을 텄던 스물 한 살의 스페인 여학생 두 분이 전부다. 오늘로 이틀째라는 그녀들의 사진 요청을 기꺼이 들어줬다. 자신들도 한 장 찍어주냐는 말에 괜찮다고 했다. 이렇게 의미 있고 멋진 장면에 내가 끼면, 또 안 보게 된다. 여행을 가서 내 얼굴 들어간 인증 사진을 정말 안 찍는 대신 그만큼 멋진 풍경을 담아온다. 화면 속 표지석의 낙서가 마치 분노를 표현한 것 같기도 하다. ‘여기까지 오느라 진짜 고생했다, 얀마.’ 라고 말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 <띄엄띄엄 산티아고 순례길> 238p ‘사리아에서 포르토마린까지’ 중에서 약간은 두근거리는 마음이 있었다. ‘정말, 끝인 건가?’ 하는 믿기지 않는 실감과 뭔가 허무하다는 느낌도 함께. 수많은 건물들 사이로 평소엔 잘 보지도 못했던 시내버스들이 쉼 없이 돌아다닌다. 잠시 후 내리막과 작은 터널이 보이며 어딘가로부터 사람들의 웅성거림과 기쁨의 환호성들이 점점 크게 들린다. 더욱더 기분이 고조된다. 아치형 구조물을 지나 넓은 광장이 나왔다.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바로 대성당인데 저 끝까지 가기 전까지는 고개를 돌리기 싫었다. 거대한 크기의 대성당을 한눈에 볼 수 있게끔 최대한 멀리 걸어갔다. 그리고 뒤를 돌았다. - <띄엄띄엄 산티아고 순례길> 278p ‘오 뻬드로우소에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중에서

저자 소개

  • 저자 : 안녕
저자 : 안녕(신효인)
<필름 안의 동유럽> 저자.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은 경험주의자.
순간을 기록하는 수단으로 필름 카메라와 그림을 사용 하기에 늘 시선이 바쁜 사람입니다. 생각보다 이것저것 하는 게 많은데 사진도 그림도 꽤 하지만 제일 잘 하는 건 글쓰기. 머리 속 잡담을 블로그에 쓰고 있습니다.
미놀타를 이용한 필름 사진 프로젝트 <나의놀타>를 홍대 프리마켓과 세종 소소시장에서 진행 하였습니다.

책 속에서

예고 없이 결단되는 무언가들은 항상 삶 속에 존재한다. 유럽을 몇 번씩 방문하고 또 한참을 한 나라에 있으면서도 단 한 번도 내가 산티아고에 가게 되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처럼. 언뜻 들었을 땐 종교적인 색채가 강해서 철저히 무신론자인 나에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내가 이 길을 걷는다는 건, 하나의 모순이었다. 그것이 2019년이 오기 전까지 그랬다. 기해년의 나는 참으로 안 됐었다. 스스로 그런 말을 할 정도의 상황들이 새해 첫날부터 우후죽순 생겨났다. 마치 출연에 동의하지 않은 막장 드라마의 주인공이라도 된 느낌이었다. 하차는 나의 의지론 불가했다.….
‘떠나고 싶었고, 도망치고 싶었다.’
- <띄엄띄엄 산티아고 순례길> 7p ‘어쩌다 나는 그곳에 갔나’ 중에서


누군가에겐 성스러운 이 순례길에 이런 말을 해도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 길을 대변 해 줄 수 있는 것은 오직 이 단어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이 오르막은 정말이지 ‘지옥’이었다. 만약 내가 지금 이 상황에서 배낭까지 메고 있었다면 당장 파리로 돌아가는 기차표를 예매했을 것이다. 힘든 경사 구간이 끝나니 긴 평지가 나왔다. 터덜터덜 숨을 고른다. 그리고 드디어, 안개 속에서 오리손 알베르게가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등장했다.
가장 만만한 콜라를 시키고 순례자 여권에 스스로 도장을 찍었다. 주인장들이 직접 찍어주는 경우도 있지만, 순례자들이 알아서 찍어 가게끔 마련해 놓은 곳들도 많다. 가만 보면 순례자들이 많이 있는 곳이 그렇다. 도장 앞에 방명록이 있다. 쓱 하고 봤더니 절규로 가득한 한국어들이 앞 장에 드문드문 보인다. 더 걷고 싶지 않다는 메시지에 피식하고 웃으며 나도 한 마디 적었다.
‘살려줘….’
- <띄엄띄엄 산티아고 순례길> 21p ‘생장에서 론세바예스까지’ 중에서


발이 일찍부터 아프기 시작했다. 전반적으로 내리막인 코스이다 보니 평지가 별로 없다. 그래도 오늘은 이벤트가 하나 있다. 이제 산티아고까지 100㎞ 남았다는 표지석을 만날 수 있는 날이다. 알 수 없는 낙서로 잔뜩 색칠된 표지석이 그것이다. 성수기에 순례자들이 몰릴 땐 사진을 찍기 위해 줄까지 서야 한다고 한다고 하는 데 날이 안 좋아서 인지 타이밍이 좋아서인지는 몰라도 사람이 없었다. 그저 아까 걸어오면서 잠깐 말을 텄던 스물 한 살의 스페인 여학생 두 분이 전부다. 오늘로 이틀째라는 그녀들의 사진 요청을 기꺼이 들어줬다. 자신들도 한 장 찍어주냐는 말에 괜찮다고 했다. 이렇게 의미 있고 멋진 장면에 내가 끼면, 또 안 보게 된다. 여행을 가서 내 얼굴 들어간 인증 사진을 정말 안 찍는 대신 그만큼 멋진 풍경을 담아온다. 화면 속 표지석의 낙서가 마치 분노를 표현한 것 같기도 하다.

‘여기까지 오느라 진짜 고생했다, 얀마.’

라고 말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 <띄엄띄엄 산티아고 순례길> 238p ‘사리아에서 포르토마린까지’ 중에서


약간은 두근거리는 마음이 있었다. ‘정말, 끝인 건가?’ 하는 믿기지 않는 실감과 뭔가 허무하다는 느낌도 함께. 수많은 건물들 사이로 평소엔 잘 보지도 못했던 시내버스들이 쉼 없이 돌아다닌다. 잠시 후 내리막과 작은 터널이 보이며 어딘가로부터 사람들의 웅성거림과 기쁨의 환호성들이 점점 크게 들린다. 더욱더 기분이 고조된다. 아치형 구조물을 지나 넓은 광장이 나왔다.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바로 대성당인데 저 끝까지 가기 전까지는 고개를 돌리기 싫었다. 거대한 크기의 대성당을 한눈에 볼 수 있게끔 최대한 멀리 걸어갔다. 그리고 뒤를 돌았다.
- <띄엄띄엄 산티아고 순례길> 278p ‘오 뻬드로우소에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중에서

 

목차

1. 순례길을 시작하게 된 이야기
어쩌다 나는 그곳에 갔나

2. 프랑스에 도착해 순례길을 시작하고 산티아고에 도착하기까지
오랜만의 프랑스 / 생장피드포르 ~ 론세바예스 / 론세바예스 ~ 라라소아나 /
라라소아나 ~ 시수르 메노르/ 시수르 메노르 ~ 마네루 / 마네루 ~ 아예기 /
아예기 ~ 로스 아르고스 / 로스 아르고스 ~ 로그로뇨 / 로그로뇨에서 쉬어가기 /
부르고스 ~ 따르다호스 / 따르다호스 ~ 온타나스 / 온타나스 ~ 이테로 데 라 베가
이테로 데 라 베가 ~ 포블라시온 데 캄포스 /
포블라시온 데 캄포스 ~ 까리온 데 로스 꼰데스 / 레온 ~ 빌라 데 마사리페 /
빌라 데 마사리페 ~ 아스토르가 / 아스토르가 ~ 엘 간소 / 엘 간소 ~ 엘 아쎄보 /
엘 아쎄보 ~ 폰페라다 / 폰페라다 ~ 비야프랑카 델 비에르소 /
비야프랑카 델 비에르소 ~ 라스 에레리아스 / 라스 에레리아스 ~ 리냐레스 /
리냐레스 ~ 트리아카스텔라 / 트리아카스텔라 ~ 사리아 / 사리아 ~ 포르토마린
포르토마린 ~ 팔라스 데 레이 / 팔라스 데 레이 ~ 아르수아 /
아르수아 ~ 오 뻬드로우소 / 오 뻬드로우소 ~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3. 산티아고에서 관광객으로 머문 이야기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거닐기 / 관광 버스 타고 당일 여행 (피스테라, 묵시아)

4. 순례길을 정리하는 마지막 후기
순례길은 안녕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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