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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과 새와 관 짜는 노인

원제 : The Boy, The Bird, & The Coffin maker

마틸다 우즈, 아누스카 아예푸스 저 | 김래경 역 | 양철북 | 2021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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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3723495 / 236쪽 129 x 19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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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그럼, 물론이지. 우린 꼭 다시 만날 거야”
상실의 슬픔 속에서 혼자 남겨진 이들에게 찾아온 마법 같은 만남


바다에서 날아오르는 물고기와 구불구불 아름다운 골목길, 마을 언덕을 따라 계단처럼 층층이 솟은 알록달록한 집들이 아름다운 마을 알로라. 알로라 언덕 꼭대기 집에서 알베르토는 혼자 산다. 처음부터 그러진 않았다. 사랑하는 세 아이와 아내의 웃음소리로 알베르토 집은 떠들썩하니 생기로 넘쳤다. 전염병이 알로라를 덮치기 전까지는.
알로라에서 으뜸가는 목수였던 알베르토는 전염병으로 마을 사람 대다수가 죽었을 때 가족을 모두 잃었다. 관 짜는 사람마저 죽고 없어서 직접 관을 만들어 가족을 묻은 뒤 자기 관을 만들기 시작했다. 어서 죽음이 자기 목숨도 거두어 가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알베르토가 관을 다 만들 즈음 알로라를 덮쳤던 전염병이 물러갔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뒤.
알베르토는 슬픔의 무게를 안고 사람들이 마지막 순간에 영원히 쉴 곳을 만들며 하루를 보내는 ‘관’ 짜는 사람으로 살고 있다. 산 사람보다 죽은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던 알베르토 앞에 어느 날, 수수께끼 같은 소년 티토와 신비로운 새 피아가 나타난다. 그리고 모든 것이 달라진다. 무채색이던 알베르토 삶에 작은 기대와 설렘이 피어난다. 무엇 때문인지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는 티토는 처음에 알베르토가 베푸는 친절을 경계하고 의심하지만, 겨울이 춥고 어두워질수록 알베르토 집은 따뜻하고 환해진다. 우리가 서로를 비출 수 있을까? 사랑이 가장 어두운 날을 비출 수 있을까?


죽음과 남은 이들의 슬픔, 사랑과 우정, 용기, 가족의 의미…
간결하고 담백하게 담아낸 삶의 통찰


어느 날 사랑하는 가족을 잃는다면 우린 무엇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단 한 번도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아 본 적이 없다면
우린 무엇을 붙들고 내일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까?
가족을 잃은 알베르토는 사람들 속으로 섞여 들어가지 않는다. 그렇다고 삶을 원망하지도 포기하지도 않고, 슬픔을 이겨 내려고 발버둥 치지도 않는다. 슬픔의 무게를 안고 조용히 관을 짜며 죽은 이들을 친절하고 다정하게 대한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관을 무료로 만들어 주거나 거미나무 대신 미루나무 관으로 만들어 주고, 죽은 이들에게 예의를 갖추어 말을 건네고, 안락한 마지막 집을 만들어 주기 위해 정성을 다한다. 혼자 살다 외롭게 혼자 죽었다고 생각한 보니토 양에게도 자기 관을 내어주고 장례식을 치러 준다. 알베르토가 삶으로서 보여 주는 타인을 위한 배려와 친절함, 선량함 같은 태도가 독자를 다독여 주는 듯하다.
우리에게 다소 생소한 ‘관 짜는’ 사람 알베르토의 하루를 따라가노라면 죽음이 조금 더 가깝게, 일상으로 다가온다. 작가가 이 이야기를 처음 구상하는 계기가 되었던 마지막 장면에 이르면 현실과 마법의 세계가 뒤섞이면서 뭉클함과 함께 삶과 죽음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온다. 우리에게 ‘내일’ 혹은 ‘희망’이라는 것이 어떻게 찾아오는가를 생각하게 된다.

선량하고 친절한 알베르토와 겁에 질린 채 안전한 피난처를 찾는 소년 티토, 가족과 함께 날아가지 못하고 혼자 남은 티토의 친구 새 피아. 그리고 가장 비싼 황금참나무로 된 초대형 관을 의뢰한 속물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알로라 시장, 수다쟁이에 험담꾼 자매, 물고기가 스스로 잡히는 알로라에서 물고기를 3,089마리나 잡았으나 한 마리도 팔지 못한 얼간이 낚시꾼, 알베르토를 믿고 이해해 주는 친구. 개성 뚜렷한 캐릭터들이 엮어져 웃음과 따스함, 안타까움과 씁쓸함 같은 우리 삶의 다양한 감정들을 느끼게 한다.
어린이 눈으로도, 어른의 눈으로도 저마다의 깊이로 읽어 낼 수 있는 책이다.
상실의 슬픔을 어떻게 끌어안아야 하는지, 우리가 어떻게 서로에게 마음을 열게 되는지, 서로를 믿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가족이란 무엇인지, 내일과 희망이란 어떻게 찾아오는지… 묵직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암울하거나 무겁지 않게, 과하지 않은 유머를 섞어 간결하고 담백한 이야기로 풀어냈다. 코로나19가 일상이 되어 버린 이 시기에, 아이들이 삶과 죽음, 상실의 슬픔과 고독 같은 이야기들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언젠가 세상 끝에 다다랐거나 혼자라고 느낄 때
아이들 마음에 힘이 되어 줄 이야기


이탈리아 북부 가상의 절벽 도시 알로라. 작가는 이 마을에 높이 뛰어올라 하늘에서 쏟아지는 고등어와 참치 같은 물고기, 청록색과 황금색이 물결치는 신비로운 새, 그리고 이야기 속의 이야기로 마법의 섬 이솔라를 창조해 냈다. 마법 같이 아름다운 마을이다.
그러나 진짜 마법은 알로라의 풍광이나 아름다움은 아니다. 세상 끄트머리에 가까운 곳, 바다에 가로막혀 그 너머로는 더 갈 수 없는 최후의 장소. 알로라는 슬픔과 희망, 절망과 용기가 교차하는 곳이기도 하다. 슬픔 속에서 서로를 보듬으며 서로가 서로의 안식처가 되어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세 존재의 이야기는 아이들 마음에 남아, 언젠가 세상 끝에 다다랐거나 혼자라고 느낄 때 힘이 되어 줄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세상은 따뜻하고 안전하고 마법 같은 곳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자극적이고 화려한 이야기들 속에서 조미료를 넣지 않은 담백한 이야기
젊은 이야기꾼 마틸다 우즈의 아름다운 데뷔작
마법 같은 분위기를 더하는 아누스카 아예푸스의 삽화


이 책은 마틸다 우즈의 첫 번째 소설이다. 데뷔작인데도 내용과 전개가 워낙 흥미로워서 영국에서 초판이 나오기도 전에 미국을 포함해 호주와 덴마크,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 10개국에 판권이 팔릴 정도로 큰 관심을 끌었다. 젊은 독자들에게는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와 이사벨 아옌데를 연상케 하는 ‘마술적 사실주의’를 보여 주었다는 호평을 받으면서 독자와 비평가에게 두루 극찬을 받았다. 마법 같은 세계를 그려 내면서도 허황되거나 현실에서 멀지 않다.
자극적이고 화려한 이야기들이 넘쳐 나는 속에서 작가는 조미료를 넣지 않은 담백한 이야기를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들려준다. 여러모로 균형감을 갖춘 이야기에 마법 같은 분위기를 더하는 아예푸스의 삽화가 더해져, 아이들과 온 가족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따스한 동화다. 어릴 적 고전에서 느끼던 따뜻함과 안정감 위로 책 전체를 감싸고 있는 마틸다 우즈만의 독특한 상상력과 분위기가 신선하다. 사랑하는 사람의 포옹처럼 오래도록 마음을 밝혀 줄 것이다.


출판사 리뷰

“사랑과 인생을 구원하는 마법으로 가득하다” 세상 끝에 다다랐거나 어두운 날을 지나고 있는 이들에게 건네는 사랑과 마법의 손길 이탈리아 북부의 절벽 도시 알로라. 삼십 년 전, 알로라를 휩쓴 전염병으로 세 아이와 아내를 떠나보내고, 홀로 고독하게 관을 짜며 살아가는 알베르토가 있다. 알베르토는 사람들 속으로 섞여 들어가지 않지만, 삶을 포기하지도 않고, 슬픔을 이겨 내려고 발버둥 치지도 않는다. 슬픔의 무게를 안고 관을 짜며 죽은 이들을 친절하고 다정하게 대할 뿐이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관을 무료로 만들어 주거나 거미나무 대신 미루나무 관으로 만들어 주고, 죽은 이들에게 예의를 갖추어 말을 건네고, 안락한 마지막 집을 만들어 주기 위해 정성을 다한다. 어째서 알로라로 흘러왔는지 몰라도 혼자 살다 외롭게 혼자 죽었다고 생각한 보니토 양에게도 자기 관을 내어주고 장례식을 치러 준다. 자기 가족의 관을 손수 만들고 땅에 묻어야 했던 슬픔을 안은 채, 알베르토가 삶으로서 보여 주는 타인을 위한 배려와 친절함, 선량함 같은 태도가 따스한 위로가 된다. 우리에게 다소 생소한 ‘관 짜는’ 사람 알베르토의 하루를 따라가노라면 삶과 죽음이 멀지 않다. 죽음은 두렵거나 무서운 것이 아니라 일상이 된다. 자칫 암울하고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과하지 않은 유머와 작가 특유의 상상력과 분위기로 담백하게 풀어냈다. 아직 죽지도 않았으면서 가장 비싼 황금참나무로 된 초대형 관을 서둘러 주문한 알로라 시장, 저 멀리 아프리카 기린처럼 담장 너머로 목을 빼고 소문거리를 찾는 알베르토 이웃, 물고기가 스스로 잡히는 알로라에서 물고기를 3,089마리나 잡았으나 한 마리도 팔지 못한 얼간이 낚시꾼 등 개성 뚜렷한 캐릭터들이 엮어져 웃음과 따스함, 안타까움과 씁쓸함 같은 다양한 감정을 준다. 산 자보다 죽은 자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알베르토 앞에, 어느 날 겁에 질린 채 나타난 수수께끼 같은 소년 티토와 신비로운 새 피아. 슬픔으로 그늘진 곳에서도 희망을 찾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아름다운 데뷔작이다. 사실적인 이야기 아래 깔린 기분 좋은 마법의 기운 독자의 상상력과 마음을 열어 삶을 긍정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동화 이 책은 여러 면에서 이상하다. 사실 아주 멋진 방식으로 이상하다. 어린이책에서 보기 드문 삶과 죽음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고, 더구나 ‘관 짜는 노인’이 중심 인물이다. 마틸다 우즈가 처음 출판사의 문을 두드렸을 때 짧은 소개만 듣고 관 짜는 노인이라는 것에 불편해하는 사람들도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막상 원고를 읽고 나서는 달랐다. 데뷔작인데도 내용과 전개가 워낙 흥미로워서 영국에서 초판이 나오기도 전에 미국을 포함해 호주와 덴마크, 독일 등 10개국에 판권이 팔릴 정도로 큰 관심을 끌었다. 젊은 독자들에게는 《백년의 고독》을 쓴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와 《영혼의 집》 이사벨 아옌데를 연상케 하는 ‘마술적 사실주의’를 보여 주었다는 호평을 받으면서 비평가뿐만 아니라 독자들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책, ‘작은 거인’ 같은 책이라는 평을 받았다. 마틸다 우즈가 창조한 세계는 겉보기에는 사실적인데, 그 아래에는 마법의 기운이 깔려 있다. 바다에서 높이 뛰어올라 비처럼 하늘에서 떨어지는 은빛 물고기와, 너무나도 희귀해서 일찍이 세상 사람 누구도 본 적 없는 빛나는 새… 그런 곳이 어딘가에 있을 것도 같다. 현실은 아니지만, 또 불가능할 것 같지 않은 작고 소소한 마법들이 마틸다 우즈만의 독특한 상상력으로 펼쳐진다. 어릴 적 고전에서 느꼈던 기분 좋은 따스함과 설렘을 주면서, 독자의 상상력과 마음을 열어 삶을 긍정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환상이면서도 그 세계가 현실과 너무 멀리 떨어져 있지 않고, 불가능한 이야기지만 완전히 믿을 수 있는 이야기. 우리는 때로 현실이 너무 절망적이거나 감당하기 어려울 때 환상의 세계로 도망치기도 한다. 그러나 또 한편 마법은 마틸다 우즈가 그려 낸 세상처럼 불가능해 보이는 것들을 가능하게 만들기도 하고, 어두운 현실에서도 저 창밖의 너른 세상을 향해 두 팔을 활짝 펼치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창밖에 경험해 보지 못한 근사한 것들이 있으리란 기대를 갖게 해 준다. 작가가 이 이야기를 처음 구상하는 계기가 되었던 마지막 장면에 이르면, ‘이야기’가 현실이 되고 ‘관’은 희망의 그릇이 되어 뭉클함과 함께 ‘내일’ 혹은 ‘희망’이라는 것이 어떻게 찾아오는가를 생각하게 된다. 마법과 현실이 뒤섞이면서, 우리를 움츠러들게 하고 슬프게 하던 것들이 현실 위로 가볍게 날아오른다. 어디에 닿을지는 알 수 없어도, 기꺼이 새로운 삶을 향해 노를 젓게 된다. 얼간이 낚시꾼이 한숨지으며 하늘 위 새를 올려다보았다. 그랬다. 부를 찾아 이 마을에 오다니 어리석었다. 하지만 이 마을을 떠나는 건 더 바보 같은 짓이라는 걸 남자는 알았다. 여기처럼 마법 같은 곳이 세상 어디에 또 있겠는가. 달리 또 어디에서 비처럼 하늘에서 떨어지는 은빛 물고기와 너무나도 희귀해서 일찍이 세상 사람 누구도 본 적 없는 저리 빛나는 새를 지켜보면서 밤을 보낼 수가 있겠는가 말이다. 알레산드로 디포르토가 모두 자기를 바보라고 부르는 마을에 남기로 한 것도 그래서였다. 첫 그림책으로 케이트 그리너웨이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던 아누스카 아예푸스가 그림을 그려 이야기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모든 페이지에는 알로라의 물고기와 꽃, 나무로 테두리를 둘러 마법 같은 분위기를 더한다. 세상 끄트머리, 기차의 종착역이자 바다로 가로막혀 그 너머로는 더 갈 수 없는 최후의 장소인 알로라의 깊은 바다를 연상케 하는 짙은 파란색으로 글과 그림을 입혀 이야기에 몰입감을 더했다. 현실인 듯 마법 같은 신선하고 아름다운 이 이야기가, 아이들만이 아니라 힘들고 어두운 날을 지나고 있는 모두에게 위로와 희망이 되면 좋겠다. 작가의 말처럼, 세상에 작은 마법이 없다면 너무 어둡다. * 인증유형 : 공급자 적합성 확인

저자 소개

스페인에서 태어나 자랐어요. 어렸을 적부터 그림 그리고 이야기 쓰는 걸 좋아했어요. 첫 그림책 『그건 내 거야!』가 케이트 그리너웨이상 후보작으로 올랐어요. 다양한 질감을 사용해 작업하는 걸 좋아해 판화, 수제 스탬프 및 스텐실 모양을 이용해 작업해요. 또 흑백과 색깔 작업을 모두 좋아하지요. 쓰고 그린 책으로는 『작은 녹색 당나귀 Little Green Donkey』 등이 있어요.

호주 서던 테이블랜즈의 작은 마을에서 자랐다. (서던 테이블랜즈에 날아오르는 물고기는 없어도 세계에서 가장 큰 양 조각상이 있다!)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아이들을 위한 소설을 쓰면서 청소년 사회복지사로 일했다. 지금은 주로 글을 쓰면서 닭 네 마리, 개 세 마리, 고양이 두 마리, 새 한 마리와 살고 있다. 
이 책은 마틸다 우즈의 첫 번째 소설로, 마술적 사실주의를 보여 주었다는 호평을 받으며 주목받았다. 첫 작품 이후 《소녀, 고양이, 그리고 항해사》《누더기 오토와 잃어버린 것들의 숲》을 잇달아 펴내며 이야기를 쏟아 내고 있다. 《소녀, 고양이, 그리고 항해사》는 2020년 Readings Children’s Book Prize를 수상했다.


 


 

역자 소개

  • 역자 : 김래경
교사였던 부모님 영향으로 영어 교육을 전공했다. 이십 년간 학교와 학원에서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면서도 책과 점점 멀어지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다가 지금은 아이들을 위한 좋은 책을 발굴하고 번역한다. 《닭다리가 달린 집》 《포그》 《상어 이빨 소녀》 같은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책 속에서

알로라 마을은 두 가지로 유명했다. 하나는 하늘을 나는 물고기이고 다른 하나는 구불구불 아름다운 골목길이었다. 바다에서 날아오르는 물고기를 보려고 전국에서 관광객이 몰려들고, 마을 언덕을 따라 계단처럼 층층이 솟은 알록달록한 집을 화폭에 옮겨 담으려는 화가들도 알로라를 찾았다. 하지만 알로라의 다채로움을 온전히 드러내기엔 화가들한테 없는 색깔이 많았다. 위대한 화가 주세페 베르니체가 오로지 피네스트라 자매 집 지붕을 표현하고자 세상에 없는 색을 만들어 냈다는 소문도 돌았다. 적어도 피네스트라 자매는 그렇게 말하고 다녔다.
_9쪽, 알베르토의 첫 번째 관


“하지만 치수가 없으면 진행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어요. 관 짜는 과정에서 치수 재는 일이 가장 중요합니다. 보통은 제가 시신 치수를 직접 잽니다. 아직 살아 있을 때 저를 찾아오는 사람은 드물거든요.”
“흠, 내가 보기 드문 사람이기는 하지. 아닌가? 난 시장입니다. 알로라 시장이라고요.” 시장이 보란 듯이 가슴을 앞으로 쭉 내밀자 탁자 가장자리에 걸렸던 펑퍼짐한 뱃살이 탁자 위로 흘러넘치듯 쏟아졌다. “마을에서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제일 크고 웅장한 관을 사용하는 건 시장인 나의 권리, 아니 나의 책임이라 이겁니다.”
아무렴, 제일 큰 관을 써야 하고말고. 알베르토가 속으로 생각했다. 살았건 죽었건, 시장만큼 살찐 사람은 처음이었다.
“뭐라고요?” 시장이 쏘아붙였다.
알베르토 눈이 휘둥그레졌다. 생각을 소리 내서 말로 했나?
“생각해 보니 내 배에서 난 소리인 것 같네.” 시장이 탁자에 걸쳐진 배를 아래로 내렸다.
_21쪽, 시장의 이른 주문


보니토 양이 어째서 알로라로 왔는지는 짐작조차 안 갔다. 알로라는 딱히 뭔가의 중심지가 아니었다. 오히려 끄트머리에 가까웠다. 이 너머로는 더 갈 수도 없는 최후의 장소이자 건너지 못할 거친 바다에 닿기 전 내려야 하는 기차의 종착역이었다. 보니토 양은 삶을 새롭게 시작하기를 원했을까? 아니면 첫 번째 삶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았을까.
_39쪽, 보니토 양 당신은 누구였나요?


삶이 계속되듯 죽음도 계속되었다. 알베르토는 낮 동안에 이제 막 세상을 떠난 이를 위해 관을 짜다가 밤이 오면 자기 관을 짰다. 지금껏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관을 짰지만, 알베르토는 자기가 관에 눕힌 사람 이름을 절대 잊지 않았다. 보니토 양도 알베르토의 기억 목록에 올랐다. 성만 알고 이름은 모르기에 보니토 양은 특별했다. 알베르토는 보니토 양을 자주 떠올렸다.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을까 봐 안타까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알베르토의 마음 역시 다른 일로 옮겨 갔다.
_44쪽, 장례식과 도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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