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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압력 불멸의 인물 탐구

샤리쥔 저 | 홍상훈 역 | 글항아리 | 2021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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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7358877 / 512쪽 145 x 2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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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영혼과 인격이 교직된 주체적인 문화의 시공 아마 굴원보다 더 깊고 무거운 억울함을 생산할 수 있는 시인은 없을 것이다. 그의 시공은 아득히 넓고 고도로 긴장되어 있었다. 그는 사상과 문화의 분위기가 상당히 자유롭게 열린 선진先秦 시기의 사람이다. 굴원은 기어이 초楚나라에서 억울한 일을 당하고 그로 인해 죽음에 이 르고자 했다. 군주가 우매하여 나라가 위태로운데 거듭 소외당하고 추방당하는 압박을 받았기 때문이다. 아침에 진秦나라를 섬겼다가 저녁에는 초나라를 섬길 수 있었다면 인간 세계에 이 굴원이라는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이것은 굴원의 노래에 담긴 아름답고 비범한 미학적 특징을 읽어내고,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그의 감정과 인격을 이해하는 데에 필요한 토대다. 굴원의 무력한 절망과는 달리 조조는 오랫동안 천하를 좌우할 수 있는 상태에 있었다. 한漢나라 말엽 대혼란의 시대를 살았던 그는 무수한 격류와 험난한 여울을 건넜으니, 그가 살았던 시공 안의 흉험함과 복잡함은 극한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 그가 구현한 터무니없음과 기이함, 망망함, 웅혼함 등 다양한 분위기는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정치가이자 군사가의 인격에 시인의 인격으로 보조한 것이 바로 조조다. 벗들과 주고받은 시에서 도잠은 늘 상대방에게 목숨을 소중히 여겨 잘 지키라고 경계해주었다. 효웅이 난립한 시대에 활시위 소리에 놀란 새와 같은 신세가 아닌 사인이 어디 있었겠는가? 그는 ‘죽음’을 두려워해서 오직 자기의 ‘삶’을 지켜내지 못하고 무력하게 죽어가는 것만을 두려워했다. 마흔한 살이 되던 해에 벼슬길에서 하나도 얻은 게 없었던 도잠은 철저하게 전원으로 돌아가 은거했다. 고독하고 적막했던 모든 것에 관해 시인은 시와 산문을 통해 사실대로 기록했는데, 그것들은 독자를 슬프게 한다. 그는 인생의 종점까지 전원생활을 견지했다. 세상 사람들의 찬탄을 얻으려는 바람은 전혀 이루지 못했으나, 다만 그의 ‘독백’은 거듭 시공을 초월하여 후세 사람들의 마음에 도달했다. 도잠은 위진풍도魏晉風度의 조류가 물러난 뒤에 가라앉은 진주로서, 문화의 ‘씨앗元種’에 가까웠다. 그는 사인의 정신을 확대하여 노장사상 밖에서 중국 문화에 하나의 영혼, 즉 전원혼田園魂을 더해주었다. 불현듯 떠오른 영감이야말로 이백의 전형적인 인격이라고 할 수 있다. 이질적인 것을 포함하 면서 순식간에 활짝 피어나는 이 천부적 재능은 불현듯이 영감을 떠올리는 사람이 필요하고, 또 불현듯이 영감을 떠올리는 황제가 필요했다. 이 황제는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즉시 그에게 고급 관직을 하사했다. 이백은 비범한 시적 재능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았으나 자기의 정치적 재능은 세상에 짝이 없이 훌륭하다고 완고하게 생각했다. 위대한 당나라에는 그래도 정말 불현듯이 영감이 떠오르는 시기가 있어서, 현종玄宗은 쑥대 휘날리는 초야에서 시인을 찾아내 조정으로 불러들였다. 그러나 시인이 정치적인 지혜에서는 약하다는 사실이 즉시 드러났다. 황제는 무거운 임무를 감당하지 못하는 재사才士에게 황금을 하사해 고향으로 돌려보내는 지극히 우아한 방식을 택해 내보냈다. 궁정은 그대에게 어울리지 않으나 위대한 당나라의 강산은 지극히 넓으니 그대가 갈 만한 곳이 있으리라는 것이다. 당 황제는 항상 긴장해 있던 여느 왕조의 황제들과는 달랐다. 2000년 동안 지속된 황권皇權의 시대에 총애를 잃은 문인 가운데 이처럼 ‘우아’하게 처리된 이가 어디 있었던가? 당나라가 없었다면 이백도 없었을 것이다. 굴원의 노래는 숨도 쉬지 못하고 말도 못할 만큼 끝없이 상심하고 실망하여 통곡함으로써 자기 목숨을 제물로 바쳤고, 조조는 아득히 망망한 속임수를 쓰면서 창을 비껴들고 시를 읊었으나 효웅의 야심이 순진한 어린애의 마음을 저해하지는 않았다. 도잠은 숨어 인내하며 내적으로 성찰하고 독백을 내뱉어 자신의 ‘삶’을 살고 싶어했으며, 이백은 고함을 지르며 멋대로 날뛰면서 자신의 심장을 가슴 밖에 내걸었다. 특정한 역사의 시공에서 시인들은 모든 감정을 쏟으며 독특한 ‘연기’를 함으로써 개성과 인격을 남김없이 표현할 수 있었다. 비첩 심리를 가졌지만 절대 노비는 아니었고, 속임수를 부렸지만 위선적인 군자는 아니었으며, 공명을 기대했지만 줏대 없는 추종자는 아니었다. 터무니없거나 독백을 중얼거려도, 속임수를 써도 순수한 어린아이였고, 비첩 심리를 지녀도 오히려 더 어린아이다웠다. 생존 환경이 확연히 달랐으나 순수한 어린아이의 마음은 서로 비슷했다. 오직 진정한 영혼을 갖추고 광대한 인격과 관련을 맺어야만 주체적인 문화의 시공을 창조할 수 있다.

저자 소개

현대 중국을 대표하는 산문 작가이자 소설가. 1962년 생으로 중국 산둥성 이난沂南 출신이다. 청소년 시절 문화대혁명을 겪었고, 1986~1988년 산둥교육학원 중문학과에서 공부하고 산둥과 신장 커스 등지에서 교사를 역임했으며, 다시 산둥으로 돌아와 신문사 편집자 등의 경력을 쌓았다. 1980년대부터 작품을 쓰기 시작하여 2000년대에는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유려한 산문으로 명성을 날렸고, 특히 2017년 12월 『시간의 압력』을 펴내 2018년 루쉰 문학상, 종산 문학상, 린위탕 산문상을 휩쓰는 등 큰 화제에 올랐다. 그 외에 산문집 『마음의 풍경』과 중편소설 『초민 강희草民康熙』 등이 있다. 중국작가협회 회원, 산둥성 작가협회 산문위원회 주임, 산둥 르자오시 작가협회 주석 등을 역임했다.

역자 소개

  • 역자 : 홍상훈

서울대 중어중문학과와 동 대학원 중어중문학과 졸업. 문학박사. 현재 인제대 국제어문학부 교수. 『전통시기 중국의 서사론』 『한시 읽기의 즐거움』 『하늘을 나는 수레』 『중국고전문학사 강해』 등의 저서와 『홍루몽』 『봉신연의』 『유림외사』(공역) 『서유기』(공역) 『양주화방록』(공역) 『시귀의 노래: 완역 이하시집』 『두보율시』(공역) 등 중국 고전문학 관련 저작들을 꾸준히 번역·소개해왔으며, 더불어 인문학 분야의 명저 『증오의 시대』 『생존의 시대』를 비롯해 『왕희지 평전』 『별과 우주의 문화사』 등을 번역했다.

 

목차

서序 - 숨쉬는 시간 : 자멍웨이
머리말

혼자만의 의식
1장 시인의 시공 - 굴원과 조조, 도잠, 이백의 경우
2장 굴원 - 홀로 노래한 최초의 영혼
3장 조조 -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
4장 도잠 - 숨어 있는 빛
5장 이백 - 홀연히 찾아온 이태백
6장 사마천 - 육체와 영혼 사이에서
7장 이사 - 잃어버린 정원
8장 이릉 - 빙설氷雪 속의 영혼
9장 상앙 - 역사의 깊은 곳에 있는 나무토막
10장 하완순 - 소년의 절창絶唱

에필로그
역자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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